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264
263장. 프로 낚시꾼(1)
“티, 팀장님 돌아왔습니다!”
“뭔데? 왜 호들갑이야? 헤어졌던 여친이라도 돌아왔어?”
“그게 아니라 신께서 돌아오셨다고요!”
“뭐? 너 신 받았었냐?”
“아오! 그 신 말고 주식의 신 말입니다!”
“뭐라고? 진짜???”
카움 증권의 감사팀 팀장 전영국은 팀원 윤정혁의 보고에 깜짝 놀랐다.
주식으로 엄청난 수익률을 보였던 주식의 신.
환치기의 신으로 업그레이드 됐다는 소문은 들었다.
그런데 그 주식의 신이 다시 주식판에 돌아왔다.
“네! 제가 계속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그래! 이번에는 어떤 종목에 투자했어? 어서 말해봐. 수익률은?”
“그런데 그게…….”
“왜? 단위가 틀리지? 최소 수천억에서 조까지 뿌렸어?”
“투자금은 맞는데 수익률이……. 30퍼센트입니다.”
“와오!!! 대단하다. 역시 주식의 신이다! 30이라니! 경이롭네!”
“그, 그게. 마이너스요.”
“뭐? 뭐라고? 마이너스?”
“네 투자 수익이 마이너스 30퍼센트입니다.”
“헉!”
팀장은 깜짝 놀랐다.
“도대체 어떤 종목에 투자한 거야? 정말 그 거짓말 진짜야?”
“지금 우리 계좌만으로도 1,000억 정도 날렸습니다.”
“음…….”
“프로그램이 이제 안 통하나 봅니다.”
“어떤 종목들인데? 잡주야?”
“폭락 중인 오정전자, 연대자동차, 파스코 철강 등 같은 대형주 위주입니다.”
“그 종목들 지금 대폭락 중이잖아?”
“그 종목이 아니라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죠.”
“아오! 아까워라!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애널리스트들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서브프라임 발 금융 위기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필 이 때…….”
“소문에 미국도 공매도 제한한다고 하더라.”
“주식의 신이 이제 신빨 다했을까요?”
“그건 모르지……. 언제는 그분이 우리 생각대로 움직였냐.”
“팀장님, 혹시 모르니 우리도 살짝?”
“그럴까?”
“제 촉에 뭔가 있을 것 같습니다. LOR 쪽 제가 몇 번 가봤는데 여직원들이 더 충원됐습니다. 직원들도 많고요.”
“그래. 나도 촉이 온다.”
“그럼?”
“너랑 나, 둘만 살짝 담가보자.”
“알겠습니다. 절대 우리 둘만 담가야 합니다.”
“윤정혁 너만 입 조심해!”
내부자 정보 거래로 걸리기라도 하면 바로 퇴출에 손해배상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주식의 신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카움 증권의 두 직원.
조용히 음모를 짰다.
주식의 신이 결코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품고 그간 지켜봤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언제 다시 주식의 신이 사라져 버릴지 모르는 일이었다.
***
“아, 아니 무슨 재단에 1조가 넘는 돈을…….”
우리 학교 헌법 교수님 얼굴이 흥분으로 달아올랐다.
말로만 듣던 1조 단위 규모의 돈이 상상이 안 갈 것이다.
대한민국 1위 갑부인 임성철 회장도 6,000억이 맥스 사제 출현이었다.
손대균 이사가 날 봤다.
뭔가 알고 있다는 듯 희미하게 웃었다.
이들에게는 큰돈이지만 사실 얼마 안 되는 액수다.
외국 기업가들은 수백억 달러 단위로 장학금을 출현한다.
적어도 그 정도는 되어야 놀랄만한데 대한민국 갑부들은 재단 출연에 많이 인색했다.
“지금 재단법인 출현금이 5,000억 수준입니다. 중용대 매입에 사용하고도 자산이 남았습니까?”
이민석 전금감원장이 놀라며 물었다.
아마 대충 학교 법인 이사나 하는 줄 알았을 것이다.
“대국재단은 앞으로 비영리법인의 명칭에 부끄럽지 않는, 재단법인이 행할 수 있는 모든 사회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조용하고 묵직한 엄마의 음성이 연회장에 조용히 울렸다.
과거 재벌 첩 자식 소리를 들으며 성장기를 보냈지만 지금은 아니다.
사회 저명인사들이 조용히 엄마의 말을 경청했다.
“먼저 대국재단 산하 교육재단으로 중용 대학교를 둘 예정입니다. 두 번째로 사회복지법인을 자(子)법인으로 설립해 종합병원을 인수할 생각입니다.”
“종합병원 말입니까?”
“중용대학교 의과대학과 중용대학교 병원을 활용할 생각입니다. 최소 전국 다섯 곳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헛! 종합병원급을 다섯 곳이나요?”
전직 5선 국회의원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
국회의원 지역구에 하나만 유치해도 표를 수두룩하게 딸 수 있는 사업이었다.
만약 사실이라면 후배 국회의원들에게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수였다.
국회의장까지 지낸 마당이라 정치력이 떨어졌지만 다시 부활할 수도 있었다.
윤진용 의장 눈빛이 예사롭지 않게 빛났다.
“종합병원 인수 자금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나만 해도 최소 수천억 단위가 될 겁니다.”
금감원장 출신답게 이민석 원장은 투입될 자금에 민감했다.
사람 하나는 잘 뽑은 것 같았다.
저런 사람이 꼭 있어야 재단 사업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다.
자금 흐름과 투명성에 대해 민감해서 나쁠 게 없었다.
떡 고물 바라고 찾아오는 관직자나 정치인들을 막아줄 수 있는 단단한 방패들을 보고 있으니 흐뭇했다.
모든 게 계획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법인 설립 시 정관에 이사장이 이사들의 해임과 위촉을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재단법인은 정관이 모든 것 앞에 우선했다.
주요 결정 사항은 반수 이상의 동의를 요했지만 해임과 위촉을 이사장이 쥐게 되면 탈이 없었다.
그걸 알고도 서명하고 이사가 됐다.
이런 구조 아래 엄마가 엄청난 권력자라는 걸 모를 리 없었다.
질문하는 말투가 공손했다.
“부족하면 추가 자금을 투입하거나 수익 사업을 통해 보충할 계획입니다.”
엄마는 사전에 약속한 대로 연기를 잘했다.
“추가 자금을 더요???”
이민석 원장이 질린 표정이 됐다.
재단법은 법인 자금을 확충할 때 주무관청의 허가를 요한다.
귀찮을 때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내 옆에는 무적의 인물들이 많았다.
이들의 인사 로비를 통하면 안 될 일이 대한민국에서 별로 없었다.
연봉과 따라붙는 혜택이 공짜가 아니다.
“정관에 보면 재단 자금 확충을 위해 1,000억 정도를 주식이나 환율에 투자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엄마가 조용히 설명을 이어갔다.
1,000억 정도면 1년에 몇 조도 우습다.
자금이 떨어지면 내 능력으로 채워 넣으면 된다.
지금도 마음만 먹는다면 국내 병원들 모두 엄마에게 사줄 수도 있다.
병원들 그거 값나간다고 얼마나 하겠나.
그래도 하나씩 모으는 재미가(?) 있어야 했다.
“그걸로 가능합니까? 1,000억으로 기껏 10퍼센트 수익을 내도 100억입니다. 불가능합니다. 종합병원은 좀 더 신중하게…….”
“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손대균 이사가 나섰다.
“손 이사. 말이 안 돼. 1,000억으로 뭘 할 수 있나?”
금감원장으로 재직 중 다뤘던 숫자가 수조에서 수십조를 봤던 양반이라 1,000억을 우습게 봤다.
모두 판돈이 2,000만 원으로 시작됐다는 걸 몰랐다.
지금 당장 오늘만 맡겨도 수백억을 뻥튀기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이곳에 있는 한 명 때문에 가능합니다.”
“뭐? 누구?”
“저기 있는 장태산 군입니다.”
“장태산 군?”
“손 이사. 장태산 군은 겨우 1학년이야. 이것저것 재능을 보이지만 어떻게…….”
법학과 주태열 교수님이 반문했다.
학교에서 난 그저 잘나가는 전도유망 일개 학생일 뿐이다.
“장 대표라면 저도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1,000억이라면 일 년에 최소 두세 배는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조 이사까지 왜 이래? 불가능하다니까! 그런 미친 수익률이 어딨어? 인터넷 주식 갑부라는 놈들도 파보면 대부분 다 사기꾼이야. 벌어봐야 얍삽한 수로 수백억 단위 정도라고.”
이민석 원장 목소리가 예민하게 나왔다.
“후배님. 직접 설명 좀 해줘. 이러다 선배님들에게 뻥쟁이로 찍히겠어~.”
손대균 이사가 날 보며 웃었다.
그와 나만 아는 비밀이 있었다.
한 달에 해외 계좌로 던져주는 보호비가 꽤 많았다.
결코 누구도 알 수 없는 돈.
그걸 이용해 난 무사함을 얻었다.
칼끝에서 춤을 춰야 돈을 버는 법이다.
적의 가랑이 밑에 숨어서 보호를 받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태산 군. 어디 설명 좀 해보게.”
주태열 교수가 답답한 듯 말했다.
“장 대표. 말 좀 해줘. 선배님들이 은근 고지식하다니까.”
이런 때를 대비해 조 변호사님과는 말을 끝내놓았다.
“법학과 후배 장태산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나와 엄마 옆에 서며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조 변호사님이나 손대균 이사를 비롯해 뒤에 서 있는 여직원들, 엄마 모두 나에 대해 정확히 몰랐다.
알아봐야 믿지도 못할 회귀자가 나의 정체였다.
그런 회귀자는 입이 무거워야 혼란한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다.
“선배님들 앞에서 이실직고 하자면 어머니가 소유하고 운용하고 있는 자금은……. 제가 다 키웠습니다.”
“키워? 뭘?”
이민석 원장이 가장 강하게 궁금증을 보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주식 투자를 비롯해 여러 선물투자를 해 자금을…… 축적했습니다. 그 자금이 대략 2조가 넘습니다.”
대략이라 말했지만 내 앞으로 있는 순수 자금은 제외한 금액이다.
이번에 총 결산해 보니 엄마와 내 계좌 총액이 4조가 살짝 안 됐다.
그걸 모두 털고 가기 위한 일이 진행 중이다.
폭락장에 자금을 털어 넣었다.
오늘 아침 날짜로 마이너스 4,000억.
남들이 보면 망했다 싶겠지만 지금 장기 투자를 실행 중이다.
오정전자를 비롯해 연대 자동차는 이번 금융위기를 넘기면 쭉쭉 오른다.
최소 몇 배 이상의 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자금이었다.
나머지 돈은 투자 형식으로 모두 사용 중이다.
시은 바이오텍을 비롯해 투자법인 하나 세워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일이 진행 중이다.
TS 건설과 계약한 공사도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투자할 자금을 예비비로 나뒀다.
몇 달 내에 모두 집행할 생각이었다.
이 모든 것을 위한 투자 법인을 따로 세웠다.
1,000억 정도만 현금으로 남겼다.
그 정도면 충분히 불필요한 의심을 지울 만했다.
엄마 자금도 지금 이곳에서 세탁 중이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한? 그런 투자 수익률은 세상에 없어!”
“그건 직접 자료를 검토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뒤돌아봤다.
“이 자료는 대외비입니다. 검토 후 바로 회수하게 됩니다.”
도도희와 유세라 팀장이 몇 장으로 된 자료를 나눠줬다.
빠르게 자료를 살펴보는 이사들.
“으음…….”
“허어!”
“이런 일이…….”
신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조 변호사님을 제외하고 손대균 이사도 놀란 눈치다.
해외에 따로 투자자금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손대균 이사.
자료를 보다말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조금 후에 보자는 신호였다.
고개를 끄덕였다.
“지, 진짜 장…… 태산 대표 수익입니까?”
이민석 원장 말투가 변했다.
금융 쪽에서 살아왔던 그는 살아 있는 전설을 눈앞에 두고 떨었다.
버핏 같은 투자자도 내 앞에서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눈빛에 경악과 존경심까지 담겼다.
“보고 계시는 자료와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엄마도 처음에 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자신의 통장 잔고와 보유 자산이 수조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으면 그게 이상했다.
막연히 돈이 좀 많다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다 쑥 내민 숫자에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주태열 교수가 연회장이 떠나가라 시원하게 웃었다.
“이거 천재가 들어왔나 싶었더니 괴물이었구만! 미안해. 장태산. 널…… 합격시키는 데 마지막까지 내가 말렸었다.”
“괜찮습니다.”
“아니 안 괜찮아! 만약 끝까지 말렸다면 나 관 뚜껑 닫고 얼마나 발로 찼겠어? 고맙다! 한국대 법학과에 들어와 줘서!”
주태열 교수가 가치를 정확히 판단했다.
“어떻게 수익을 올렸나요?”
“선배님 말씀 놓으십시오.”
이민석 원장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밝힐 수 없는 투자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그래요? 그거 지금도 가능합니까?”
“아쉽게도……. 과거와 다른 체계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 년에 최소 2,000억 이상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투자금의 한도를 정했다.
이것저것 아껴서(?)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머니를 대신해 이사님들께 제안할 게 있습니다.”
“???”
궁금한 눈으로 날 보는 이사들의 시선.
“재단 운영을 비롯해 종합병원, 학교법인, 자선법인을 망라해 다양한 인재가 필요합니다. 이사이신 선배님들이 추천해 주신다면…… 적극 인사에 참고하겠습니다.”
“!!!”
내 말뜻을 알아들은 이사들의 눈빛에 놀람이 가득했다.
1조 5,000억짜리 재단에 추천 인사를 받아주겠다는 의미였다.
사회적 영향력이 생명인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달콤한 미끼.
다들 떡밥을 확인하고 힘차게 파닥거릴 모습이 벌써 눈에 선하게 보였다.
흐뭇하게 그들을 봤다.
이사들이 상상도 못할 감춰진 진실 하나.
내가 신들도 후려치는 프로 낚시꾼이라는 걸 그들은 안타깝게도 몰랐다.
# 264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