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44
144. 미국 데뷔 (2)
“비용이 크다고 해도 어떻게 보면 큰 것도 아니니 이 정도 하는 것으로 문제가 되지 않겠지요. 잘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더 이상 그 문제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애들의 안무실력이 좋지만 전문 안무가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애들끼리 안무를 구상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문제로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처럼 자신들이 직접 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입니다. 다른 아이돌그룹의 경우 안무 문제나 대형 문제로 인해 갈등도 많고요. 여긴 애들끼리 조정하고 종종 위치를 바꾸면서 불만도 해소하는 편이고요.”
로보틱스는 정해진 센터를 두는 것이 아니라 시시 때때로 위치를 바꾸기도 하고 안무도 수정을 했다. 그러면서 종종 보컬마저 서로 바꾸기도 했다. 박재선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허용을 해주는 편이었다.
“상현이와 정수가 춤에 일가견이 있으니 맞기지만 항상 좋을 수만은 없으니 각종 트레이너들에 대해서도 알아봐요. 그리고 로보틱스 후속 그룹에 들어갈 연습생 선발도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박재선은 더 늦기 전에 연습생을 선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조현민 실장에게 이야기를 했다. 사실 신인개발팀을 만들어서 추진해야 하는 일이지만 아직은 그런 역량이 없었다.
“한 번 매니저팀 실장들과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일은 보통 AR팀이 맡습니다. 그 부분까지 하기에는 회사가 여력이 없겠지만요.”
박재선은 김운찬 실장보다 조현민 실장이 나이가 많은 것이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매니저팀의 통솔을 김운찬 실장이 하지 못하는 면도 있었다.
‘매니저팀 팀장을 별도로 영입을 해야 하나? UY엔터 유지한 실장을 영입하면 괜찮을 것도 같은데.’
박재선은 매니저라고 해도 위로 올라가면 관리능력이 필수이기에 그런 역할을 맡기고 싶기도 했다. 더구나 블루사파이어와 레드코랄을 기획할 정도의 능력이 있다면 데려와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박재선은 로보틱스의 쇼케이스를 마치고 복귀한 다음 연습실로 김운찬 실장을 따로 불렀다. 매니저팀을 총괄하고 신규 아이돌 그룹을 론칭할 업무를 맡을 사람으로 유지한을 영입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었다.
“유지한 실장이 있기에 전민상 대표가 엉망이어도 회사가 유지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관리능력도 있고 안목도 있고요. 하지만 UY엔터 출신이라 회사에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김운찬 실장은 유지한 실장이 회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아티스트도 문제지만 매니저도 기피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딴 회사라면 그것도 문제일 것이지만 우리야 피해당사자이니 그런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정리를 하는 것도 좋아 보이고요. 그리고 나이가 다섯 살이나 많은 조현민 실장이 부담스럽죠?”
직제상 김운찬 실장이 선임자의 위치이지만 조현민 실장을 관리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렇기에 조현민 실장이나 강진희 실장의 경우에 박재선이 직접 통제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면이 있습니다. 업무상 협조를 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지적을 하는 경우 쉽지 않습니다.”
“매니저팀 팀장, 정식명칭은 아티스트지원팀 팀장으로 영입하고 매니저의 관리와 신규 아이돌 론칭 업무를 맡기려고 합니다.”
“저야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조현민 실장도 이제 나이 서른다섯이고 강진희 실장은 저와 같고요.”
“당장 영입할 것은 아니고 한두 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 봅니다. 회사 정리도 한두 달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요. 그렇게 알고 연습생 모집이나 훈련에 관한 계획을 세워 봐요. 이현제나 문세운에게 도움을 받고 조현민 실장이나 강진희 실장의 의견도 듣고요. 아직 연습실도 없어서 문제지만 조만간 여유가 생길 것도 같으니 말이에요.”
박재선은 자신의 일이 그만큼 많아지지만 그렇다고 아예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기에 서둘기로 했다. 아이돌그룹을 데뷔시키려면 최소 2~3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지금 시작해야 제 때 데뷔할 수 있었다.
“트레이너도 영입해야 하니 리스트를 만들어 봐요. 실력도 중요하지만 평판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 점을 유의하여 살폈으면 합니다. 그건 로보틱스나 뮤지카세븐에게 도움을 받아도 될 것입니다. 그들만의 평가도 있을 것이니.”
“갓 데뷔한 애들이 그런 것은 잘 알 것입니다. 보통 연습생들은 비정규직인 객원트레이너에게 교육을 받다가 데뷔조 후보나 데뷔조로 선발이 된 이후에 전임 트레이너에게 교육을 받습니다. 우리가 채용할 수 있는 사람은 객원트레이너일 것이고요.”
“이주나씨나 다른 스타일리스트들의 의견도 들어봐요. 그렇게 해서 보컬 남녀 각 2명, 댄스 각 2명, 랩 각 1명, 총 10명으로 트레이너진을 구성할 것입니다. 객원으로 할지 전임으로 할지는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입니다.”
트레이너의 인건비도 만만치가 않았다. 전임으로 고용할 경우 연봉 6천만 원은 지급해야 했고 객원일지라도 3천만 원 정도는 나갔다. 전임 절반, 객원 절반으로 채운다면 인건비만 연간 5억 원의 지출이 있고 부대비용까지 더한다면 10억 원 정도였다.
로보틱스 쇼케이스가 끝난 직후에 정우전자 홍정민 이사가 만나자는 연락을 했다.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저녁식사 약속을 잡고 시간이 되자 약속장소로 갔다.
“따로 할 말이 있어서 이렇게 보자고 했습니다.”
전에는 최우철이 동석했지만 이번에는 단 둘이 마주앉았다.
“연락이 없어 거절하나 생각했습니다.”
“사실 거절하기에는 내 처지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알다시피 회사라는 곳이 정에 얽매일 정도로 호락호락한 곳은 아니어서 말입니다. 박관석 부사장님이 그간 뒤를 봐준 면이 있지만 임원 자리는 그 선배가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서요.”
“박관석 부사장님도 오너 일가이지만 방계이고 사실상 용병으로 일을 보는 입장이라 들었습니다.”
“잘 알고 있군요. 어떤 면으로는 박관석 선배 때문에 밀린 면도 있어요. 여자라는 면도 있지만 선배 라인으로 분류가 되었으니. 그래서 승진을 못하고 이제 밀려나는 판국이죠.”
“그런 면도 있겠군요. 그동안 열정을 바쳐 일을 했는데 물러나려니 아쉬울 것도 같습니다.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승진도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군요. 사실 번아웃이라고 할까요? 열정이 식은 상황이라 그냥 쉬고 싶은 생각이 큽니다.”
박재선은 괜히 아는 체를 했다 싶기도 했다. 그런 것은 모른 척 했어야 하는데 동조를 하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서 박재선 대표가 이직을 제의한 상황입니다. 다른 계열사로 가는 것도 제의받은 상황인데 굳이 JS엔터로 가야하는지, 그럴 가치가 있는지 확신을 갖고 싶다고 할까요?”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딱히 드릴 말씀이 없군요. 신생 기획사이고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고요. 단지 그래도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는 정도이고 작곡한 노래를 준 가수가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정도라고 할까요?”
박재선은 홍정민 이사가 온다면 환영하지만 그렇다고 사탕발림까지 하면서 데려올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하는 것은 그의 성격상 맞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데려온다고 해도 뜻이 맞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할 것 같았다.
“사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다소 떨떠름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에 나탈리아 캐튼이 발표한 러브홀릭을 보면서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더 큰 비전이 있어 보였고요. 문제는 과연 내가 가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무슨 의미인지 알겠군요. 적절한 역할과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의미겠죠?”
“맞습니다. 연예계에서 갑은 콘텐츠 생산자라고 하죠. 만일에 제가 JS엔터로 간다면 그 생산자가 아닌 생산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고 그런 사람은 언제든 대체가 가능합니다. 물론 오너라면 또 다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적절한 관리시스템이 갖춰지는 순간 그저 그런 관리자에 불과하죠.”
JS엔터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다면 홍정민 이사의 역할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그런 관리자를 찾으려고 하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기도 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건 나중의 문제가 아닐까요? 더구나 저 같은 경우 콘텐츠 생산자의 입장이기에 굳이 지원하는 사람과 사내에서 경쟁할 이유도 없고요. 관리자에게 문제가 없다면 굳이 귀찮은 상황을 만들 이유가 없죠.”
박재선은 확실하게 보장을 할 수는 없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일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더구나 비즈니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확답을 할 수는 없었다.
“젊은 사람답지 않게 신중한 성격이군요. 알겠습니다. 당장 옮겨올 수는 없고 9월 중순이나 10월 초에 이직이 가능할 것입니다. 당장 그만둘 수도 있지만 제대로 정리해야 후환이 없죠.”
“아직 그렇게 급한 것은 아니니 잘 정리한 후에 오시면 됩니다. 그 정도 시기라면 늦지 않고 적당할 것 같습니다.”
김희경의 출산예정일이 11월 말이니 한 달 정도 인수인계를 한다면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나탈리아 캐튼의 성과가 상당한데 미국에는 언제 진출할 계획입니까? 한국보다 미국에서 성공해야 확실하게 스타로 자리를 잡을 것 같은데. 그럴 목적으로 전문경영인도 영입하려는 것으로 압니다.”
“당장에라도 진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미국에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 것이야 어렵지 않죠. 문제는 성공하는 것이죠. 상황을 보면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움직일 생각입니다. 물론 그 전에 한국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먼저 잡아야죠.”
“하긴 집토끼부터 제대로 단속하고 산토끼를 잡으러 가야죠. 욕심 사납게 한꺼번에 잡으려고 하다가 둘 다 놓칠 수도 있죠. 그렇다면 올해와 내년에는 주로 한국에 있겠군요.”
“일단 올해까지는 한국에서 활동할 생각입니다. 내년에는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하고요. 며칠 후에 칼리 크리슨과 프로듀싱과 작곡 관련하여 계약을 할 것인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여부에 따라 결정할 예정입니다.”
박재선은 그렇게 말을 하였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다소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다행이라면 홍정민이 회사에 오기로 했고 관리에 대한 부담을 그만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드라마 ‘사랑스러운 엘프의 여왕’이 종영을 앞둔 상황에서 그동안 촬영을 하던 ‘황금빛 신입사원(가제)’가 ‘골든 샐러리맨’이란 이름으로 KDS에서 첫 방영을 시작했다.
JS엔터와 정우그룹, 한울그룹이 투자를 하여 제작하는 작품이었다. 넉넉하게 자금이 투자되어서 그런지 완성도가 상당히 높았다. 홍보도 충분히 이루어져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괜찮은 성적인데. 첫 방송 시청률이 10.2%를 기록하다니.”
김희경이 시청률을 말하면서 제작사에서 보내준 시청률 차트를 건넸다. 첫 방영 시청률로는 준수한 성과였다.
“그러게 말이야. PPL도 깔끔하게 잘 나온 것 같아. 이러면 정우전자나 한울그룹의 매출도 괜찮을 것 같은데.”
PPL을 협찬한 드라마 두 개가 연속으로 히트를 친다면 해당 제품도 덩달아 혜택을 볼 수 있었다.
“한데 어떤 기준으로 투자를 한 거야? 나도 시나리오를 살피는데 재미있는 것 정도만 구분하지 더 이상 알기 어려운데.”
투자한 드라마의 성적이 좋은 것에 감탄하면서 물었다.
“그냥 감이야. 물론 기본적으로 재미는 있어야지. 하지만 재미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기에 감이 필요하고. 딱 대본을 접하면 그냥 느낌이 온다고 할까?”
“그러면 ‘신의 선택’도 감이 좋아서 선택한 거야?”
“그런 면이 있지만 제작사나 감독 등도 살피고 출연진도 살펴보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여 투자했어.”
박재선의 말에 김희경은 의구심을 지우지 않았지만 달리 더 묻지를 않았다. 사실 더 물어도 그 이상 대답하기 어려웠다.
“우리 회사에 배우가 있다면 저기에 출연시켰을 것인데, 아쉽다. 앞으로 배우도 영입하는 것은 어때?”
“당장 여력이 없잖아? 연말쯤에 생각해 보려고 해. 후속 아이돌 연습생도 모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서둘지 말자.”
김희경이 아쉬운 기색으로 욕심을 부리자 자제하자고 했다.
“미안. 내가 너무 서둔 것 같아. 오히려 내가 중심을 잡고 말려야 하는데 생각 없이 부추기는 것도 같고.”
“그건 아니야. 제작으로 영역을 확장할 생각이라면 배우를 영입하는 것이 맞지. 언제까지 제작에 투자만 할 수 없는 일이고 직접 제작도 해야지.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해나가야지.”
“홍정민 이사님이 온다고 했는데 빨리 왔으면 좋겠다. 나도 11월초에 출산휴가를 가야 하는데.”
“그 사람 외에 매니저팀 팀장도 영입할 생각이야. UY엔터 사람이지만 꽤나 능력도 있고 사람도 괜찮아 보여서.”
“아, 저번에 만났다는 유지한 실장인가 하는 사람 말이지? 아직 오라는 말도 꺼내지 않았다면서?”
“폐업도 마무리 수순이니 이제 말을 꺼내봐야지. 말로는 거기서 불판부장을 하면 된다고 하는데 미련이 남은 것 같아. 언제까지 거기 있을 상황도 아닌 것 같고. 일단 김운찬 실장에게 계속 연락을 하라고 했고. 조만간 연락이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