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218
218. 칼리 크리슨 (2)
“괜찮군요. 작사까지 하여 이대로 사용해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작사를 먼저 한 것입니까?”
“작곡을 하고 작사를 하는 방식과 작사를 하고 작곡을 하는 방식을 병행하여 작업합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곡은 작사부터 했고 두 번째는 작곡을 먼저 했습니다. 총 아홉 곡이군요. 이걸 기반으로 작업을 하죠.”
그러면서 USB에 자신이 만든 세 곡을 넣어서 존 드리먼드에게 건넸고 존 드리먼드도 여섯 곡을 저장하도록 했다.
“내일은 청주라는 곳에서 콘서트르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서울에서 보내고 내일 같이 내려가도록 하죠.”
박재선은 그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 번거롭지만 같이 다니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어 보였다. 특히 세션의 조율이나 안무, 코러스 등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기도 했다.
로보틱스와 뮤지카세븐은 SBC에서 진행된 주간 음악방송을 마치고 회사에 복귀한 다음에 모처럼 같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가 않았다.
그들은 3주내내 정상의 문턱에서 좌절했으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1위 후보만 오르고 계속 1위는 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표님의 ‘봄의 교향곡’이 우리의 앞을 딱 가로막고 있어.”
로보틱스가 발표한 ‘사랑의 맛’이나 뮤지카세븐이 발표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란 노래도 어느 때보다 음원 판매가 잘 되고 있지만 박재선이 발표한 정규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인해 여전히 1위 후보에만 머물고 있었다.
“그러게 말이야. 죽은 공명을 산 중달이 당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딱 그 짝이야.”
박재선은 콘서트를 핑계로 방송활동을 중단했지만 정규앨범의 판매나 음원 판매, 방송횟수 등에서 압도적인 수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3주 후에 신곡으로 컴백한 로보틱스나 뮤지카세븐은 2,3위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두 그룹의 리더인 김인영과 최리나가 탄식을 하자 다들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 성과면 컴백한 것이 성공적이라 할 수 있지만 사람의 욕심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일찍 발매하고 활동을 끝낸 레쎄가 운이 좋아. 빅라이언은 딱 1주 1위하고 뒷덜미를 잡혔고 그 이후에 3주간 1위 후보만 하다가 우리에게 1위 후보 자리에서마저 밀려났으니.”
“그래도 그 정도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죠. 3군에도 들지 못했는데 이제 2군 정도로 올라섰으니.”
“그렇기야 하지. 사실 이제야 데뷔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그동안 무명이나 마찬가지였는데 대표님 덕분에 우리도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봐야지.”
그들은 모처럼 소고기로 회식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대표님은 대단해. 월드스타 중에서도 진짜 월드스타인 칼리 크리슨이 찾아와서 매달리는 것을 보면.”
“그동안 보여준 것이 있으니 그렇지. 벌써 세 번이나 빌보드차트 정상에 올렸잖아. 더구나 이번에는 미국의 평론가들이 떼를 지어서 비난을 했는데도 마침내 정상에 올랐으니. 그걸 칼리 크리슨도 인정한 것이고.”
아직 그들은 정규앨범을 발매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활동을 마치고 그동안 발표한 곡들과 신곡으로 정규앨범을 낼 예정이었다.
“국내 콘서트를 성공했고 동남아 콘서트까지 성공하면 미국에 가겠지? 내년에는 국내에 없으니 다행인가? 다른 기획사에서도 빨리 미국에 가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노래를 주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던데.”
그렇게 중구난방으로 서로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일본 한 번 더 갈 것도 같던데.”
“그럴 수도 있겠지. 10월에 간다고 했으니. 정규앨범 내고 준비해서 가면 딱 맞겠다. 대표님이나 우리 노래도 일본에서 꽤나 반응이 좋은 것 같아. 3대 기획사들 1군 아이돌 수준으로 음원판매가 이루어지는 것 같으니.”
그들은 자신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고 한국이나 일본은 매일 체크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한 달 반이나 활동을 했으니 인지도가 있고 대표님의 앨범이 알려지면서 우리도 주목을 받는 것이지.”
“어쨌든 이번 주에는 열심히 움직여서 우리가 1위를 하자.”
“그래. 빈집털이를 해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면 체면이 말이 아니지. 빡세게 움직이지. 좀 더 활동하자.”
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박재선을 이기자는 결의를 다졌다. 만년 2등을 하고 만족하기에는 아직 젊었다.
박재선은 콘서트를 하는 동안 자주 칼리 크리슨과 만나서 작업 상황을 점검했다. 물론 공연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듣기도 했다. 특히 무대 구성이나 조명, 음향에 대한 조예가 깊어 박재선이 간과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같이 다니면서 한국을 제대로 살필 수가 있다고 좋아하기도 했다. 주로 같은 호텔에 머물렀다. 박재선은 김희경과 아기가 있기에 스위트룸을 사용했는데 보통 옆 호실을 사용했다.
그 대신에 칼리 크리슨은 콘서트에 게스트로 등장하여 한두 곡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칼리 크리슨에게 개런티를 챙겨주려고 했지만 그 정도 금액은 굳이 받지 않겠다고 하여 지급을 하지 않았다. 지급을 하려고 하면 비자 변경부터 여러 가지 절차를 밟아야 했는데 그런 것을 귀찮아했다.
“아홉 곡 중에서 두 곡은 확정을 했지만 타이틀곡이 없는데 문제입니다. 새로 작곡을 하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존 드리먼드가 작업 말미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두 사람에게 말했다. 가사까지 확정하고 편곡도 대부분 마무리 지은 상황이지만 타이틀곡으로 내세울 곡은 보이지 않았다.
박재선이 만든 노래 하나와 칼리 크리슨이 만든 노래 하나를 서브타이틀곡 후보로 결정했다. 싱글이라면 최대 3곡 정도를 담기에 수록곡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면 이 곡을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곡이 잘 나왔지만 제가 부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줄까 고민하던 것입니다. 칼리에게 어울릴 것도 같고요.”
박재선은 칼리 크리슨이 타이틀곡으로 적당한 노래를 만들면 굳이 선보일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 남은 시간이 없었다. 인천 3회와 서울 2회만 공연하면 전국순회콘서트가 마무리될 상황이니 결국 마지막 패를 선보였다.
칼리 크리슨은 박재선이 노래를 들려주자 놀란 표정이 되었다. 칼리 크리슨이 만들고 싶어 하는 노래였다. 하지만 현재의 칼리 크리슨의 수준에서 만들기 어려운 노래이기도 했다.
청년 칼리 크리슨이 부를 노래가 아닌 장년 칼리 크리슨이 부를 노래였다. 창작자는 어느 순간이 되면 창의력이 고갈이 되는 상황이 직면하는데 현재 그런 상황이었다.
“대단하군요. 지금까지 보름 이상을 기다려 준 것이군요.”
박재선이 타이틀곡으로 사용할 노래를 만들었지만 꺼내지 않고 기다린 것을 알아차렸다. 그렇기에 바로 그런 반응을 보였다.
“그런 면이 있죠. 사실 작년에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내가 부르기에는 다소 나이가 어울리지 않은 면이 있고요. 제가 한 10년 후쯤에 부르면 어울릴 노래이죠. 타이틀곡은 칼리가 만들었으면 했는데 더 기다려도 힘들 것 같아 선보이는 것입니다.”
“앤 플로린도 그렇게 했던 것 같군요. 두 번 다 타이틀곡은 제이슨이 만든 노래로 냈던데. 기다렸지만 그러지 못했고 역시 이번에도 그런 것으로 보이는군요.”
“싱어송라이터라면 최소한 앨범의 타이틀곡을 만들어서 발표하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일반적인 가수가 아닌 월드스타 레벨의 곡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죠.”
박재선이 이미 다 준비를 해놓고도 여태까지 칼리 크리슨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린 것을 알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덕분에 서브타이틀로 사용할 ‘미들랜드’는 건지지 않았나요?”
“그동안 감각을 회복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제 창작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며칠 이 노래를 살핀 다음에 이야기를 합시다.”
칼리 크리슨은 노래가 맘에 들지만 타이틀곡으로 확정을 짓지는 않았다. 검토한 후에 확정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하죠. 노래를 불러야 할 사람이 맘에 들어야 하니까 혹시라도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보도록 하십시오. 특히 가사의 경우 본인의 어투나 문체와 다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하죠. 발성도 중요하니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칼리 크리슨과 론 드리먼드가 마음이 급해 보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주일 정도 더 시간을 주어도 의미가 없기에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결착을 봤다.
“전에 준비했던 노래 준 거야?”
칼리 크리슨의 호실에서 나와서 자신이 사용하는 옆 호실로 가자 김희경이 기다리고 있다가 그렇게 물었다. 어떤 노래인지 궁금해 하여 들려준 적이 있기에 그 노래가 좋은 것을 알았다.
“더 기다리는 것은 시간 낭비인 것 같아서 준비 했던 노래를 주었어. 역시 듣는 귀는 다 똑같은지 깜짝 놀라던데. 그래도 일단 검토하고 나중에 이야기하자던데.”
“그 노래를 들었다면 그럴 것 같아. 그러면 해외 공연을 가기 전에 녹음까지 끝낼 거야?”
“사실 내 역할은 이제 끝났다고 봐도 될 거야. 녹음이나 믹싱, 마스터링이야 그들이 알아서 해도 되는 일이고. 녹음의 프로듀싱이 조금 중요하기에 내가 할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좋지만 시간이 안 되면 마는 것이고.”
“세 곡만 내는 싱글앨범으로 발매하는 거야?”
“그건 모르지. 수록곡이 아깝다고 미니로 낼 수도 있고.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싱글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아.”
칼리 크리슨은 그런 곳에서 은근히 고집을 부리는 면이 있었다. 디지털 싱글만 발매하는 것은 앨범을 내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앨범을 낼 때 싱글을 내면 팬들을 기만하는 행동이라 생각하는 면도 있었다.
“나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싱글 내면 얄팍한 상술이라고 욕했지. 샤이닝로드 때도 그런 면이 있었잖아. 지금은 완전 음원시장으로 바뀌고 앨범은 일종의 기념품이 되었지만. 요즘에 CD는 듣는 것도 쉽지 않지. 음원 사이트에서 다운로드를 받지.”
“그렇지. 그래서 싱글은 디지털싱글을 의미하는 면도 있고.”
김희경도 싱글 앨범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이었다.
“힘들면 먼저 자라고 했는데 힘들지 않아? 유모차가 있어도 애 안고 있으려면 힘들었을 것인데.”
“나보다 자기가 더 힘들었지. 그런데 팬카페 보니 학생들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도 해달라고 하더라. 12개 도시에서 하다 보니 소외된 지역이 많은 것 같아.”
12개 도시는 주로 대도시로 서울, 부산, 울산, 포항, 대구, 대전, 청주, 원주, 광주, 전주, 수원, 인천이었다.
“그런 이야기가 많기는 하더라. 순천이나 진주, 안동, 춘천, 강릉에서 그런 요구가 많아. 부산만 했다고 창원에서도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수도권도 각 도시에서 해달라고도 하지만 선택의 문제이지.”
“그건 그렇지. 그런데 순정남 양석길이란 피켓도 많이 보이긴 하더라. 그걸 보면 무슨 생각해?”
“창피하지. 뭐, 어쩔 수 없지만.”
박재선은 얼마 전에 끝난 두 드라마의 인기가 만만치 않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양석길로 출연한 것으로 인해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OST 콘서트 안 해? 드라마 홈페이지에 그런 요구도 많던데. 시청률도 좋은 편이니 기대가 크던데.”
각종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기에 박재선보다 그런 것은 더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같이 다니는 경호원들도 대기 시간에 박재선이나 JS엔터 소속 연예인들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하면서 김희경에게 특이사항을 말했다.
“그건 사무실에서 알아서 할 문제이지. 나 한 사람 빠져도 하는데 지장이 없고. 굳이 내가 준비할 이유도 없고. 시간이 되면 출연하여 부르면 되고.”
그런 이야기가 나오자 홍정민 대표에게 판단하여 결정하라고 위임을 했다. 굳이 박재선이 다 할 필요는 없었다. 이번 콘서트도 음악적인 것만 박재선이 챙기지 다른 것은 홍정민 대표나 직원들이 다 준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