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89
89. 89. 다재다능 월드 스타 (3)
자몽에이드의 박지연과 조희원이 매주 화, 금 이틀간 뮤지카세븐의 레슨을 해주었다. 첫 레슨을 마친 후에 박재선과 김희경은 두 사람을 데리고 근처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
“결혼식에 초청을 했으면 갔을 텐데 아쉬워요.”
“그러게 말이에요. 누나들, 그냥 말 편히 해요.”
박재선도 그 전에 알았다면 오라고 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전에야 교류가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성지은보다도 한두 살 많은 편이었다. 성지은과 같이 만났을 때도 말을 편히 하라고 했지만 자리가 바뀌니 다시 어색하게 말을 했다.
“희경씨라 했죠? 회사에 같이 있다니 예상외에요.”
“왜요? 제가 사무 쪽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불러온 것인데.”
“남자들, 같은 직장에 아내 있는 것 싫어하지 않아? 나도 그럴까 했는데 결사반대해서 나왔는데.”
박지연의 남편도 사업을 하는 사람이었다. 나이도 일곱 살이나 많은 편이었다.
“그거야 네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렇지. 네가 가서 할 수 있는 것이 뭔데? 할 줄 아는 것은 노래하고 춤인데 사무실에서 그걸 할 거야. 반면에 희경씨는 다르지.”
조희원이 박지연을 디스 했고 둘은 그것으로 서로를 깎아내렸다. 박지연도 지지 않고 조희원의 약점을 폭로했다. 학원 내는 것도 잘 몰라서 헤맸고 둘 다 학원을 관리할 능력이 없어 원장을 따로 두고 남편들이 통제한다는 이야기까지 이야기했다.
“내가 외부 활동이나 작곡을 하다 보니 사무실을 신경 쓰지 못해 도와달라고 했어요. 사실 바람피울 것도 아니고 이상한데 돈 쓸 것도 아니니 상관없어요. 낮에는 주로 연습실에 있고요.”
“그래, 그 마음 항상 간직해라. 기획사 차린다고 해 놓고 개지랄 하는 녀석들 많은데. 너는 절대 그러지 마.”
조희원이 바로 그런 말을 했다. 그러다가 기획사 차렸다가 망한 아이돌 출신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대부분 박재선보다 먼저 데뷔했던 선배들의 이야기였다. 다들 경험부족으로 망했다는 이야기였다. 자신들은 그럴 것 같아 창업을 하지 않았다고 자랑스럽게 말을 했다.
“우리 애들 어때요? 괜찮은 것 같아요?”
“잘 하던데.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수준은 아니던데. 보컬도 괜찮고 안무도 잘 짜는 것 같으니 우리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랩도 괜찮은 것 같고. 그리고 노래가 아주 좋더라.”
“정말 그래. 애들 노래 보니까 나도 같이 끼고 싶더라니까.”
조희원이 아이돌 출신이라 그런지 몸까지 움직이면서 노래가 좋다고 공감을 표명했다.
“그래요? 하지만 애들이 조금 의기소침해서, 그런 부분을 좀 봐줘요. 한 번 실패한 애들이라 자신감이 좀 없죠?”
“그건 그렇더라. 눈치도 좀 보고. 한 번 망해서 그런 것도 같고. 아이돌은 내가 제일 멋있고 제일 잘났다는 느낌으로 무대에 올라야 하는데 그게 부족해. 그리고 대원기획에 있을 때 부른 노래는 형편없던데. 그걸 듣고 어이가 없어서.”
그러면서 무슨 생각으로 그런 노래를 부르게 했는지 욕을 했다. 기본이 안 된 노래, 기획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니 기획사도, 화이트그레이스도 망했죠. 그래도 이번 노래는 괜찮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지은이 노래, 애들 노래 들으니 나도 다시 노래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 목도 좋아졌고 몸도 이제 문제없으니. 그렇지만 전에 우리가 불렀던 노래를 하는 것은 어렵고.”
아이돌은 솔로로 나서면 아이돌 시절 불렀던 노래는 부를 수가 없었다. 편곡을 하기 전에는 쉽지 않았고 저작권을 비롯한 각종 권리관계가 복잡했다. 그래서 다른 가수의 노래를 커버하거나 아니면 새로 노래를 발표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다.
“원하신다면 아티스트 계약을 하면 어때요? 현재 이현제나 문세운도 계약을 하고 준비 중에 있어요.”
그러면서 옥탑에 연습실이 있고 거기에 이현제와 문세운이 노래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물론 드라마 OST를 불러야 해서 지금은 그걸 연습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OST가 두 개 있는데 한 번 불러보지 않을래요? 드라마 후반에 사용이 될 예정이라 가수를 선정 중인데.”
그들이 식사를 하러 온 것도 그런 의향이 있기 때문이었고 박재선이 그런 자리를 만든 것도 두 사람을 영입하기 위함이었다. 서로 탐색을 하는 것도 귀찮기에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네가 출연하는 엘프의 여왕인가 하는 드라마 OST 말이지?”
“맞아요. 지은이 누나가 부른 OST도 그 드라마에 들어갈 노래이죠. 드라마가 어느 정도 인기만 얻으면 괜찮을 겁니다.”
“최리나와 황진아도 불렀다는데 엄청나게 많은 것 같다? 보통 오리지널은 서너 곡이 전부인데. 나머지는 커버곡이고.”
“적당한 것을 찾는 것보다 만드는 것이 편해서 드라마에 들어갈 BGM도 그냥 영상 보면서 즉석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시간이 짧게 걸리더라고요.”
“와, 미쳤네. 그게 가능해? 다른 음악 감독들은 몇 개 곡에서 샘플링해서 적당히 넣는다고 하던데.”
“그렇게 하는 것이 보통인데 그게 귀찮아서 그냥 느낀 대로 표현을 하는 것이죠. 제가 게으르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듣고 보니 뭔가 조금 재수 없는 것 같아. 자기 잘 났다고 자랑하는 것 같지 않아?”
“그런 것 같은데. 요즘 지은이가 너를 보면 짜증이 난다고 하던데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아. 희경씨, 뭔가 잘난 체 하는 것 같지 않아요?”
조용히 듣기만 하고 있는 김희경을 갑자기 끌어들였다.
“조금 그렇죠? 그런 스타일이라고 하니 그러려니 해요.”
김희경은 맞장구를 치기도 아니라고 하기도 그래서 적당히 반응을 했다. 말을 하면서도 양쪽의 눈치를 봤다.
“지금 시간 있으면 제 연습실에 들렀다 가실래요? 지금 말한 노래 들려 드릴까 하는데?”
박재선은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 괜히 길게 이야기하면 자신만 여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 같았다.
“그럴까? 들어보고 부를 수 있을지 먼저 봐야지.”
둘은 상당히 기대를 하는 것 같았다. 성지은의 노래를 들었을 때 그동안 참고 눌러두었던 복귀에 대한 욕구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박재선을 만나는 자리도 만들었다.
먼저 매달리기에는 자존심이 있기에 선을 그었지만 뮤지카세븐의 레슨 제의를 받아들였다. 먼저 제의를 하지 않았다면 슬쩍 운을 떼고 간을 볼 예정이었는데 먼저 제의를 하니 다행이었다.
박재선도 그들의 상태를 알기에 레슨이라는 것을 매개로 하여 유인한 것이기도 했다. 둘을 보면 가수로 데뷔하는 것도 좋지만 예능에 나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칼리 크리슨은 앨범 케이스를 보면서 표지에 적힌 뮤지션의 이름을 확인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편으로 고개를 저었다.
“뭔가 맘에 들지 않은 것이 있어?”
옆에 다가온 존 드리먼드가 이유를 물었다.
“여기에 제이슨 박이라는 이름으로 도배가 되어 있군.”
“앤 플로린과 그가 공동 작업을 했으니 당연한 것이지.”
“여기를 보라고. 세션에도 다 들어가 있어. 심지어 믹싱까지 참가를 했단 말이야. 겨우 마스터링만 국내에서 했어. 문제는 이번 노래는 앤의 노래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점이야.”
“그거야 앤이 공동으로 참여를 했으니 앤의 특색이 남을 수밖에 없지.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니야?”
“존, 이거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앤처럼 본인의 색깔이 강한 뮤지션은 다른 뮤지션과 공동 작업이 어렵다고. 일례로 나도 싱어송라이터 외길을 포기한 후에 다른 뮤지션과 공동 작업을 하는데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거의 10년이 되어서야 내 노래보다 나은 성적을 냈어. 그런데 고작 3년만에 제대로 된 음악을 선보였단 말이야.”
“하지만 성공할지 여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살펴야 하는 것 아냐? 고작 62위에 불과하잖아?”
“그래서 너는 작곡가나 프로듀서로 대성하기 어려운 거야. 작곡을 하고 편곡하는 것은 잘하는데 귀가 좋지를 않으니. 망할 노래인지 뜰 노래인지 아직도 분간을 못하니.”
칼리 크리슨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존 드리먼드를 보았다. 그런 존 드리먼드이기에 칼리 크리슨의 전속 프로듀서로 있는지도 몰랐다. 그렇지 않았다면 칼리 크리슨같은 유명 가수를 여럿 거느리는 유명 프로듀서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
“전에는 앤 플로린의 음악은 1피트 정도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1야드 정도로 폭이 넓어졌어. 대충 9배, 10배 정도로 지평이 넓어졌다고. 그걸 단기간에 이루었고 거기다 세 곡 전부 차트 3위안에 들 정도로 뛰어나고 크리티컬 러브는 차트 넘버 1에 들어갈 노래야. 거기에 이름의 순서를 봐? 다른 두 노래는 앤의 이름이 먼저인데 그 노래는 제이슨이 먼저야? 그건 오리지널 아이디어를 그가 냈다는 말이지.”
“그렇기야 하지만 운이 좋아서 하나 정도 얻어걸린 것 아닐까? 항상 그런 노래를 만들 수 있을까? 그는 언어도 다른 나라 사람이고 공동 작업을 했기에 가능한 것 같은데.”
“언어 문제는 없다고 보이는데. 저번에 보니까 말도 잘 하고 레인보우 스토리를 부르는 것을 보면 이질적인 느낌도 없어.”
“그래서? 뭘 걱정하는 거야? 설마 그가 미국에 와서 너의 라이벌이 될까 걱정하는 거야?”
“라이벌? 내가 고작 그런 것을 신경 쓸까? 뮤지션으로 내 음악을 하면 되는데. 단지 너무나 다양한 방면, 악기 세션까지 하면서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낭비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야.”
“재능을 낭비한다고?”
“기타와 피아노를 잘 치는 것은 좋지만 뮤지션의 메인은 작곡과 노래야. 세션의 입장은 다르겠지만 그는 세션이 아니잖아? 거기에 믹싱은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아? 그런 것까지 그가 다 할 필요는 없는 것이야. 물론 믹싱도 상당한 실력이고 그만의 독특함이 있지만.”
“무슨 말인지 알지만 싱어송라이터를 고집하던 너도 한 때는 이렇게 했지 않아? 물론 앨범제작비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혼자 다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그는 상황이 다르잖아? 이미 성공한 뮤지션이라고 알고 있어. 그런 그가 좀 더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는데 세션이나 믹싱 같은 지엽적인 것에 매달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 거지.”
“그거야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 않을까? 한국의 경우 유능한 세션이나 엔지니어도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어쨌든 이번 앨범 작업할 때 같이 작업할 수 있도록 해봐. 전에는 한 번 정도 해보고 싶은 정도라면 이제는 꼭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니.”
“하지만 그는 지금 드라마 촬영 중이고 음악감독까지 맡은 것 같던데. 제 시간에 곡을 보낼 것인지 의문이라고.”
“한국에서 이번에 아이돌 노래도 냈더군.”
그러면서 스마트폰을 조작하여 ‘끝없는 사랑’을 플레이시켰다. 로보틱스가 부른 노래가 울려 퍼졌다.
“K-POP은 장르부터 헷갈려. 힙합인지 디스코인지, EDM인지 구분이 안가. 거기에 록인지 발라드인지, 블루스에 재즈까지, 심지어 소울까지, 어떻게 이런 혼종의 노래가 나올 수 있는지. 더 재미있는 것은 이런 혼종이 어울린다는 거야.”
칼리 크리슨이 난감하다는 평가를 했다.
“이것도 능력이지. 그렇기에 K-POP이 하나의 장르가 되어 세계를 휩쓰는 것 아냐? 요즘 뜨는 BTU 봤잖아? 요 근래 가장 핫한 뮤지션은 걔들이라고.”
“어쨌든 그가 발표한 노래 세 곡, 다른 가수가 발표한 두 곡까지 다 괜찮은 수준이야. 거기에 앤 플로린의 노래까지. 같이 작업하면 내 음악도 뭔가 변화를 줄 것 같아.”
칼리 크리슨은 기대가 큰 것처럼 말을 했다.
“드라마 촬영 끝나면 정규앨범 제작에 들어간다고 하던데. 미국에 건너오는 것은 정규앨범 발표 이후일 것 같아. 곡은 보낼 것이지만, 한 곡 정도 같이 작업할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은 어려울 것 같던데.”
“어떻게든 자리를 만들어 봐. 걔가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앤 플로린처럼 나도 거기 가서 할 마음도 있으니.”
“설마? 그렇게까지 해?”
“그럼? 뮤지션이라면 체면이니 형식이니 그런 것 다 필요 없어. 그냥 찾아가서 가서 작업하는 거지. 내가 널 데려 올 때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나중에 막귀라는 것을 알고 허탈했지만.”
“알았다. 일단 노래를 모아보고 그 이후에 논의를 하자. 맘에 드는 노래가 없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방법이고.”
“나도 내 노래를 들어보면서 이제 한계가 오는 것을 느껴. 비슷한 느낌,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해.”
자신의 색이 강한 것은 처음에는 장점이지만 그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한계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다른 뮤지션의 곡을 받아서 변화를 꾀했지만 그것도 이제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었다.
90. 다재다능 월드 스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