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88
88. 88. 다재다능 월드 스타 (2)
2월 10일, 로보틱스의 컴백을 위한 쇼케이스 날이 되었다. 노래 제목은 여러 번 바꿔 가제를 달았지만 결국 ‘끝없는 사랑’이라는 다소 평범한 제목이 붙여졌다. 비슷한 이름의 노래만 20여 개가 검색이 될 정도였다.
“결국 서울문화센터이군.”
쇼케이스 장소는 서울문화센터로 정해졌다. 그런 행사를 할 적당한 장소는 몇 군데 없었고 당장 대관이 가능한 것도 거기뿐이었다. 그것도 친분을 이용하여 시간을 냈다.
“드라마 촬영 중인데 모처럼 시간을 냈네요.”
“대표이자 프로듀서인데 참여를 해야죠. 그 때문에 일정을 조정하느라 힘들었지만요. 그렇다고 미룰 수도 없고요. 애들도 노래를 내서 자기들 밥값을 해야죠.”
리허설을 하는 동안 최유희가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 무대연출도 직접 점검해야 했다. 물론 이현제나 문세운도 옆에서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의견을 내는 정도에 불과했다.
“노래는 좋은 것 같아요. 안무도 좋고요. 전에 발표한 노래는 특색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전형적인 아이돌 노래인 것 같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느껴줘요. 멜로디도 참신하고요.”
“‘트루 포 유’보다도 더 먼저 작곡했던 노래인데 이번에 발표할 수 있게 된 거죠. 나름 기대가 큽니다. 이번에 잘 되어서 팬클럽도 결성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저번 노래도 괜찮은 편인데 역주행도 했으면 하고요.”
성기준이 만든 노래는, 노래 자체는 좋았다. 로보틱스가 지명도가 없기에 결국 뜨지 못했다. 만일 그들이 인기를 얻는다면 충분히 대중에게 어필할 수도 있었다.
“다들 괜찮은 것 같아요. 노래도 좋고요. 가창력도 좋은 것 같아요. 애들도 골든 메이트 정도로 인기를 얻을 것도 같아요.”
“그 정도만 되면 좋죠. 저도 제가 만든 노래가 얼마나 통하는지 알고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노래를 내는 것도 1년에 10여 곡이 전부일 것 같아요. 그 이상은 문제가 될 것 같아요.”
“그렇기야 하죠. 무작정 노래를 발표하면 자신의 노래에 묻히고 마는 수가 있으니까요. 저도 아는 기자들을 몇 명 불렀어요.”
최유희가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을 했다. 서울문화센터의 간부로서 가깝게 지내는 기자들이 있었다.
“참, 앤 플로린의 돌풍이 심상치가 않다는데 미국에는 가지 않아요? 팬클럽에서 예의 주시하는 상황입니다.”
“빌보드차트 3위 안에 들면 가기로 했어요. 마지막 고비를 넘어야 하는데 그 정도 성과를 거둔다면 1주일 정도 드라마 촬영을 미루고 갈 명분이 되겠죠. 시청률에 도움이 될 것이니 투자자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작곡이지만 그 정도라면 명분이 될 것도 같아요. 촬영도 순조롭게 잘 되고 있으니 시간을 낼 수도 있고요.”
최유희는 한울그룹의 투자대리인의 역할을 수행중이라 드라마 진척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세트장의 인테리어 상당부분을 PPL로 제공하는 상황이라 미술감독과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이번에 미국에 팬이 상당히 증가하는 중이에요. 드라마가 성공하고 앤 플로린이 성과를 내면 박재선 대표님도 월드 스타는 아닐지라도 아시아 스타 정도는 될 것도 같아요.”
“그렇게 되면 좋지만 일단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합니다. 결과야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고요. 노력하면 큰 성공은 아니어도 작은 성과는 낼 것이고. 운이 좋으면 하나 정도 크게 성공할 수도 있고요.”
박재선은 솔로로 나설 때 그저 적당히 성공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간 몇 번의 행운을 만나고 약간의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성공하고자 하는 의욕이 커졌다. 그것이 명실상부한 월드 스타였다.
최경희가 명인대 컴퓨터공학부에 합격했다. 학부로 입학하고 나중에 소프트웨어학과와 하드웨어학과로 나뉜다고 했다. 최경희가 합격을 했다고 하여 축하하는 의미로 식사도 같이 했다.
그런 가운데 마침내 정우시스템에서 주금납입이 이루어졌다. 각종 절차를 진행해야 해서 계약을 했지만 시간이 걸렸다.
박재선은 가장 먼저 재원빌딩을 구입하면서 인수했던 대출을 상환했다. 다행히 대출을 인수인계 받으면서 기한을 연장하지 않아 중도상환수수료는 내지 않아도 되었다.
“자금 운용계획을 세워야할 것 같아. 그냥 90억 가까운 자금을 그냥 묵히는 것은 낭비인 것 같고.”
“드라마나 영화 제작에 투자하려는 거야?”
“직접 제작하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고 투자를 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은데. 그렇다고 무작정 아이돌그룹을 만들고 아티스트를 영입할 수는 없는 일이지.”
가수나 배우를 영입하면 그 자체로 돈이 들어갔다. 거기에 그들을 지원해 주려면 매니저부터 많은 사람이 붙어야 해서 그것도 비용이 들어갔다.
그렇기에 가장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제작 분야였다. 하지만 제작도 성공과 실패가 불확실하기에 리스크가 컸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 투자를 위한 투자를 할 생각은 없어. 확실하다는 확신이 들 경우에만 투자할 생각이야.”
박재선은 다소 불안한 표정을 짓는 김희경을 그런 말로 안심을 시켜 주었다. 막상 돈이 생기면 펑펑 쓰다가 무너지는 경우가 있기에 김희경도 그 돈이 들어오자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 돈이 들어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어. 물론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벌써부터 접근하는 자들이 있지만 그런 사기꾼에게 홀라당 뜯길 생각은 없으니.”
돈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온갖 감언이설로 투자를 해달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냥 사옥 사는데 꽤나 많은 돈이 들었고 그 빚을 갚는데 상당 부분 소요되어 남은 돈이 별로 없다고 해.”
“그렇게 말을 할게. 하긴 갑자기 대본이 왜 들어오나 했는데 그 때문이구나.”
“맞아. 대부분 제작할 가치조차 없는 것들이지. 그래도 괜찮은 것이 있을 수 있으니 잘 모아놔. 시간이 나면 살펴보게.”
괜찮은 작품이 있다면 제작을 지원할 수도 있었다. 성공만 한다면 투자한 자금의 서너 배 수익을 낼 수도 있었다.
“로보틱스도 성적이 괜찮은 것 같은데 행사는 그리 들어오지 않아 걱정하는 것 같은데, 왜 그런 거야?”
“아이돌은 인원이 많고 기본 단가가 높아. 작년에 내가 나왔을 때보다도 2배는 높은 편이야. 그러니 문의는 하지만 행사에 초청을 하지 않아. 시간이 지나야 해결이 되는 문제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박재선은 다소 걱정이 되기는 했다. 기획사의 역량이 떨어져서 영업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걸 강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전문가가 필요했다.
“홍보와 영업 쪽에 인력을 강화할 생각이고 그런 쪽의 인재를 물색하고 있어. 그러면 좀 더 나아질 거야. 조현민 실장도 그걸 알기에 방송국 외에 여러 경로로 홍보를 하는 상황이고. 음원을 듣는 것은 대중에게 많이 노출하면 되지만 행사에 초청받는 것은 다른 문제이고.”
박재선은 뭐든 쉽지 않은 문제이기에 고민이 되었다. 드라마 촬영이나 작곡, 프로듀싱 외에 경영까지 신경 써야 했지만 이런 것이 없이는 자신의 발전도 없기에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앤 플로린에 이어서 로보틱스가 박재선이 만든 곡으로 출격을 했다. 로보틱스의 ‘끝없는 사랑’은 빠르게 음원차트에서 선두권에 올랐다. 실시간 차트가 부작용이 크기에 데일리 차트로 바뀌면서 새로 나온 노래의 차트 진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로보틱스의 노래는 첫날 75위라는 성과를 거둔 후에 다음날 수직 상승하여 30위까지 치솟았다. 거대 팬덤을 가진 아이돌 그룹은 데뷔 첫날 3위 안에 드는 상황에 비해서는 늦지만 무명 아이돌로서는 상당한 성과였다.
“자기 팬이 많이 나서주는 것 같아.”
김희경이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그렇게 말을 했다. 박재선은 로보틱스의 쇼케이스에 참석한 직후에도 촬영이 있어 급하게 이동을 했고 그 이후에도 쉴 사이가 없이 촬영을 하느라 로보틱스의 성과를 잘 모르고 있었다.
물론 음악방송 일정은 보고를 받았지만 그런 것은 김운찬 실장과 조현민 실장이 담당하는 일이라 세세한 것은 몰랐다.
그러는 와중에도 오철민 감독에게 받은 편집본을 보면서 BGM 작업을 하고 있었다. 물론 OST를 BGM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오리지널 사운드로 채우고 있었다.
“다행이지. 나도 쉬는 시간에 종종 팬클럽 게시판을 보는데 곡이 좋다는 평이 대부분이더라. 내가 마치 심시티를 하는 것 같다는 말도 하는 팬도 있고. 내 입맛에 맞는 아이돌을 만든다고.”
“부정적인 의견이 올라오지만 운영진이 진화를 하기도 했어. 자기가 곡을 만들면 직접 부르기 어려운 곡이 나온다고. 주로 아이돌이 불러야 하는 스타일이나 여자 가수가 불러야 하는 스타일의 곡이. 그런 것을 그냥 묵히는 것은 재능낭비이고 그런 곡을 부르게 하기 위해서 다른 아티스트를 영입하는 것이라고.”
팬클럽에 로보틱스의 영입과 뮤지카세븐의 영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기류가 나타나자 그걸 진화하기 위해 최유희를 비롯한 운영진이 나섰다. 박재선이 부르는 노래만이 아니라 출연하는 드라마, 박재선이 만든 노래도 좋아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혹시 트레이너로 오는 자몽에이드의 박지연씨와 오희원씨를 영입할 생각이야?”
“그럴 생각도 있지만 강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나중에 할 의지가 있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내가 만든 노래 중에 그들에게 어울리는 곡도 있을 것 같고.”
“사실 박지연씨야 메인 보컬이었으니 가수로 데뷔해도 되겠지만 오희원씨는 노래는 조금 별로잖아? 목소리도 그렇고.”
“오희원씨도 보컬은 괜찮아. 단지 조금 목소리가 특이해서 그렇지. 그냥 듣기만 해도 약간 칭얼거리는 느낌이라 짜증이 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울리는 노래가 없는 것은 아니야?”
“어떤 노래?”
“디스코 계열의 경쾌한 댄스곡을 부르면 아마 성공할 거야. 성량이 커서 내지르지 못해 그런 느낌이 들지만 내지르면 달라. 물론 노래가 좋아야겠지. 나이가 있기에 아이돌처럼 격렬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고. 잠깐 간주 하는 사이 댄스를 해도 되고.”
“역시 너는 계획이 있었구나.”
“물론 그들이 원한다는 전제하에 그렇지. 그렇게 해서 솔로 넷, 아이돌 넷 정도면 내가 만드는 노래로 1년을 채울 수도 있어 보여. 물론 항상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박재선의 말에 김희경은 욕심도 많아도 했지만 박재선이 가진 노래 라이브러리를 확인했기에 그 말이 허풍으로 들리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실현이 가능한 이야기 같았다.
“참, 빌보드차트 얼마 전에 확인했더니 62위에 올랐더라. 그 정도면 대단한 것이라고 하던데.”
“대충 20위권, 10위권까지 빠르게 올라갈 거야. 어느 정도 이름 있는 가수는 4주 정도면 거기에 도달한다고 하니. 그 이후에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지. 거긴 포인트의 누적이 보통 1개월 단위이니 그 정도가 되어야 모이는 것이니.”
“미국에 갈 거야?”
“순위에 들면 가야지. 대략 3위 이내에 들 것 같으면 가려고 비자도 신청을 했잖아. 그냥 가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
“알아야 할 것이 많은 것 같아. 비자 면제라 신혼여행 가는 것처럼 그냥 가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법이나 규정도 상당히 많아. 그러니 그런 것들을 알아서 잘 챙겨야 해. 사무실에서 그런 것을 챙기지 못하면 난리가 나는 수도 있어. 예능을 나가는데 음식과 연관이 있다면 보건증도 챙겨야 해. 해외여행은 각종 전염병 예방접종도 챙겨야 하고.”
“그러면 그런 쪽 전문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야?”
“나도 7년이나 다녔기에 대충은 알고 실장급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 그러니 체크카드를 만들어서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피도록 하는 것이 필요해. 몇 번 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그런데 자기는 어느 쪽에 중점을 둘 거야? 가수이기도 하고 연기자이기도 하며 작곡가로 곡을 쓰기도 하면서 심지어 로보틱스의 프로듀서까지 맡는데. 너무나 중구난방인 것 아니야?”
박재선도 자신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활동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 일부 직원은 너무 여러 가지를 하려고 해서 이름을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기도 했다.
“가수와 작곡가이지. 연기나 프로듀싱은 후순위라고 생각해.”
“그러면 이번 드라마 끝나면 한동안 연기는 하지 않겠네. 그리고 프로듀싱은 골든 메이트를 끝으로 소속 가수만 할 거야?”
“그럴 예정인데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은 못하겠어. 앨범 내고 가수로 활동하면서 작곡을 주로 하고 싶어. 물론 작곡만이 아닌 작사도 하겠지만.”
자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언급했다.
89. 다재다능 월드 스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