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420
00419 9. 머셔너리의 소소한 일상(2/2). =========================================================================
전쟁 전 머셔너리 클랜의 인원은 열세 명이었다.
‘신상용.’
그러나 전쟁을 거치면서 한 명이 사망했다.
‘남다은, 우정민, 선유운, 원혜수, 박현우, 차소림, 사샤 펠릭스.’
그리고 전쟁 후 일곱 명을 새로 받아들였다.
단시간에 기존 인원의 7할에 가까운 인원이 불어났다. 즉 현 머셔너리 클랜의 총인원은 열아홉 명으로 볼 수 있었다.(아기 유니콘은 일부러 제외했다.)
물론 수백을 상회하는 대형 클랜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 그러나 나는 인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왜냐하면 머셔너리는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클랜이니까.
잘 키운 사용자 하나 열 사용자 안 부럽다라는 말이 있다. 어중이떠중이들로 부족한 인원을 채우는 것보다는, 싹이 보이는 사용자를 받아들여 집중적으로 밀어주는 게 훨씬 낫다는 소리다. 아니면 이미 싹을 틔워 꽃을 피운 사용자를 받아들이거나.
그러한 의미에서, 머셔너리 클랜은 수는 적지만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이들의 모임이었다. 이미 10강에 오른 사용자며, 시크릿, 레어 클래스며, 추후 10강에 될 가능성이 있는 사용자까지. 현재 머셔너리의 스쿼드는 누가 봐도 입을 벌릴 정도로 호화롭고 찬란하다.
나 또한 현재의 스쿼드에 큰불만은 없다. 그러나 큰불만이 없다는 말은 작은 불만은 있다는 소리였다. 불만이란 바로 클랜원들의 수준에 대한 불만이 아닌 태도에 대한 불만이었다.
‘클랜원이 클랜원 같지가 않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건 얼마 전 차소림의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서부터였다. 기존의 클랜원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지만 최근 가입한 클랜원들은 우물쭈물한 모습을 보였다. 흡사 눈치를 보는듯한 태도였다고 할까?
왜 그러는지, 이유는 알고 있다. 새로 가입한 이들은 대부분 내게 신세를 진 입장이었다. 즉 머셔너리에서 편의 또는 사정을 봐주고 있는 만큼 눈치를 아예 안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상황이 계속 유지되면 그것 또한 곤란하다. 클랜 내의 구도가 여러모로 이상해져 버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들도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클랜원으로서 원활히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기실 갑작스레 걱정을 하는 이유는, 이러한 문제는 내가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성질이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스스로 노력해야 이루어지는 것이지 누가 시킨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후룩. 쓰디쓴 입을 차 한 모금으로 달래며 나는 있는 힘껏 기지개를 폈다.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떠올랐다. 창문에 비치는 햇살이 방안의 한기를 약간이나마 식혀주고 있었다.
현재 머셔너리에 필요한 건 단합이다. 기존 클랜원과 새로 들어온 클랜원들이 느끼는 거리감을 줄이는 게 선무(先務)였다. 직접 간섭하는 건 힘들겠지만 간접적으로 도와줄 수는 있다. 말인즉슨 능력을 뽐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거나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
‘당장 떠오르는 건 탐험이나 축제밖에 없는데. 아니면 동반 임무를 맡기거나.’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건 많지 않다. 나는 쓰게 웃었다.
“이런 건 고연주가 도가 텄는데…. 이따가 통신이라도 넣어볼까.”
“고연주? 그게 누구지?”
“후룩. 머셔너리 클랜원. 지금은 일 때문에 잠깐 없지만.”
나는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리고 텅 빈 허공을 향해 담담히 대꾸했다. 느닷없이 들려온 목소리였지만 사실 진작부터 인기척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군…. 그나저나 역시 대단해. 눈치채고 있던 건가?”
인기척의 정체는 역시나 사샤 펠릭스였다. 이내 허공에서 홀연히 나타나는 뱀파이어를 보며 나는 나직이 입을 열었다.
“그전에 할 말이 있을 텐데.”
“미안하다.”
사샤는 순순히 머리를 숙였다. 나는 머리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집무실은 엄연한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방이야. 다음부터 볼 일이 있다면 제대로 노크하고 들어오도록.”
“명심하겠다. 아직 인간 세계에 익숙지 않으니 이해해다오. 아. 혹시 다른 주의 사항은 없는가? 예를 들면 말투라던가. 요.”
나는 속으로 웃었다. 어색이 요 자를 붙이는 게 꽤나 웃겼기 때문이다.
“말투는…. 굳이 고칠 필요는 없어. 사석과 공석만 구분하면 돼. 그 정도는 가능하겠지?”
사샤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코를 벌름벌름 거리는 게 꼭 강아지처럼 냄새를 맡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 아무튼. 여기까지 무슨 볼 일이지?”
“아아. 인사를 하러 왔다.”
“인사?”
“고맙다는 인사 말이다. 겸사겸사 사과할 것도 있고.”
“…뜬금없는 말이군. 응?”
살짝 손을 들어보자 손가락에 걸린 찻잔이 가벼워진 게 느껴졌다. 이내 한 쪽에 놓아둔 후 나는 바로 말을 이었다.
“혹시 도난 사건을 말하는 거라면 사과하지 않아도 돼.”
“그, 그런가? 하하. 제법 시원시원하군 그래.”
“그리고 감사는 네 주인이 충분히 했으니 역시 필요 없고.”
“어, 어. 음. 으음.”
사샤는 말을 더듬었다.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딱히 할 말이 없는 모양. 그러나 아직까지 우물쭈물하는걸 보면 다른 용무가 있는 게 분명하다.
한동안 눈치를 보던 사샤는 결국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시, 실은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결국 그게 목적이었냐. 아무튼 좋아. 말해봐.”
“알겠다. 하지만 말하기 전, 일단 나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밝히도록 하지. 단언컨대 너는 이 몸의 정체를 들을 자격이 있다.”
“그거 참 고맙네. 눈물이 날 지경이야.”
“하하. 눈물까지야. 아무튼 나는 과거 찬란한 영광을 이룩했던 펠릭스의 적통 후계자로, 이름하여….”
꼬르륵.
그 순간 사샤의 배에서 끓는 소리가 울렸다. 뱀파이어는 다급히 시선을 내리더니 어버버하며 나를 응시했다. 돌연한 시장기의 습격에 한껏 당황한 모습이었다.
“킥. 꼬르륵이라. 꽤나 별난 이름이군. 아주 특이해.”
“아, 아니다! 내 이름은 꼬르륵이 아니다!”
꼬르륵!
분연히 외쳤지만 사샤의 배는 다시 한 번 주인을 배반했다. 그것도 더욱 큰소리로.
“좋다. 꼬르륵. 계속 말해봐라.”
“이익!”
분한 기색을 내비치는 사샤 펠릭스. 나는 킥킥 웃으며 몸을 일으켰고 곧장 방문으로 이동했다. 뱀파이어는 여전히 선 채로, 고개만 돌려 나를 보았다.
“어디 가는가? 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가자.”
“으, 응?”
“식당으로 가자고. 나도 배가 고프거든. 식사하면서 말하면 될 거 아냐.”
사샤 펠릭스는 멍한 얼굴로 눈을 끔뻑였다. 그러더니 떨떠름히 머리를 끄덕여 몸을 돌렸다. 이내 천천히 문을 나서자 등 뒤로 헛기침을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사샤 펠릭스는 생각보다 수다를 좋아하는 뱀파이어였다. 식당으로 향하는 와중 끊임없이 조잘거리는데, 기실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자랑하는 말이었다.
하여 간단한 요약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만한 게 대부분이었다. 왜냐하면 사샤의 정체는 예전 제 3의 눈으로 확인한적이 있기 때문. 나는 적당히 대꾸해주며 계단을 밟아 내려갔다.
1층에 다다르자 쉴 새 없이 이어지던 수다가 뚝 끊겼다. 이어서 호흡을 고르는 소리가 들리는 게 약간은 지친 모양이다.
이윽고 로비로 들어선 순간 아는 얼굴들이 보여 나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둥글게 비치된 소파에는 비비앙과 남다은이 사이 좋게 앉아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따금 서로를 쳐다보며 진한 미소를 짓기까지.
“클랜 로드. 뭐 하는가? 나는 배가 고프다.”
“잠깐만.”
칭얼대는 뱀파이어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후 나는 둘의 모습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때 갑자기 남다은이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를 보니 진정으로 즐거워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아까의 걱정을 단번에 날려보낼 정도로, 둘의 모습은 정말이지 보기 좋았다.
문득 남다은이 가입했을 때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머셔너리에서 새 출발을 해보고 싶어요.’
그때를 회상하자 흐뭇하면서도 고마운 감정이 일었다.
거듭 말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면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남다은은 스스로 새 출발을 하고 싶다고 했고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사실 알게 모르게 걱정하던 나였다. 왜냐하면 전쟁 전까지만 해도 부랑자와의 기억에 심히 상처받고 아파하던 그녀였으니까.
그러나 몇 달 만에 저렇게 환히 웃을 수 있다는 건 정말로 노력했다는 방증이 아닐까? 남들이 씌워준 가면을 벗고 스스로 걸어 나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기에, 지금 보이는 모습에 찬사라도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휴, 말도 마. 걔 은근히 이런 거 좋아해. 진짜로.”
“네? 그분이요? 에~이. 설마 요.”
“정말이라니까? 나 원. 야. 이건 비밀인데. 걔, 예전에 남몰래 내 엉덩이도 만졌어. 아. 쳤다고 해야 하나?”
“어머. 어머 어머. 정말이에요 언니?”
하여 흐뭇한 기분으로 가까이 다가갔을 때였다. 발소리를 들었는지 둘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비비앙. 사용자 남다은.”
“어, 어? 기, 김수현?”
“클랜 로드?!”
끝말이 묘하게 올라간 걸로 보아 꽤나 놀란 듯싶다. 그리고 한 번 서로를 쳐다보더니 재빠르게 나를 응시했다.
꼴깍!
왜인지 두 여인의 목울대가 동시에 움직였다. 뭘 했길래 침을 꼴깍꼴깍 삼키는 거지?
비비앙은 삽시간에 뭔가를 뒤로 숨기더니 어설프게 웃었다.
“호, 호호. 그나저나 여기는 어쩐 일이야? 맨날 집무실에만 있으면서.”
“밥. 사샤 펠릭스랑 점심이라도 같이 하려고. 아. 둘은?”
혹시 아직 안 했다면 같이 하려는 생각에 물어보자 둘은 홰홰 머리를 저었다.
“아냐. 우린 괜찮아. 이미 먹었거든.”
“아하하. 오늘 점심 정말 맛있었어요. 클랜 로드님도 맛있게 드세요.”
일순 절로 눈이 가늘어지는 게 느껴졌다. 뭔가 수상하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뭐하고 있었어? 꽤나 즐거워 보이던데.”
“어, 어? 그나저나 김수현!”
하여 고개를 살짝 옆으로 빼며 말을 이은 순간, 비비앙이 벌떡 일어나 시야를 가렸다. 그러더니 내 품에 몸을 묻어 팔을 끌어안는다. 얘 갑자기 왜이래?
“김수현 김수현! 생각해보니까 요즘 클랜원들이 되게 많이 들어왔잖아? 그렇지?”
“그렇지. 근데 그게 왜.”
“실은 근래 들어온 클랜원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거든. 우리 이 참에 오늘 밤 축제라도 하는 게 어떨까? 축하 겸 또 친해질 겸. 응? 좋은 생각이지?”
“축제라.”
뜻밖의 말에 순간적으로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축제가 의외라는 게 아니라 비비앙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뜻밖이었다.
‘얘가 축제를 좋아하는 성격이었나?’
아니다. 비비앙이 축제에 관심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음식에 한해서였다. 즉 절대로 먼저 말을 꺼낼 성격은 아니었다.
“와. 축제. 재미있겠다. 저도 참가해보고 싶어요.”
어느새 자리를 바꿔 앉은 남다은이 추임새를 넣는다.
나는 잠시 머리를 긁적였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좋은 생각이기는 한데. 오늘 밤은 무리.”
“왜?”
“고연주가 없으니까. 혼자 다른 도시에 나가서 일하고 있잖아. 그런데 우리끼리 축제를 열면 어떻게 생각하겠어?”
“아~. 그러네. 미안. 그 생각을 못했어. 요호호호. 그, 그럼…. 뭐 다른 일정이라도 있나?”
비비앙은 어줍게 웃었다. 그녀를 보며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아까부터 왠지 모르게 대화가 겉도는 기분을 느낀 탓이다. 억지로 화제를 돌리려는 걸 보니 내가 낀 게 달갑지는 않은 모양이다.
‘관두자.’
하여 이쯤에서 빠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있어봤자 추근대는 것처럼 보일뿐더러 둘의 사이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샤 펠릭스를 계속 세워둘 수도 없는 노릇이기도 했고.
“일정은…. 아마 곧 생길 거야. 때 되면 공지해줄 테니까 항상 준비하면서 기다리고 있어.”
“오호. 그거 정말 기대되는데.”
“아무튼 이만 식당으로 가볼 테니까. 그만 좀 놔줄래?”
비비앙은 냉큼 떨어지더니 도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미약한 한숨을 내쉬는 게 매우 안도한 얼굴이었다.
“그럼 이만.”
이윽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나는 다시 몸을 돌렸다.
“아. 그러고 보니…. 검후에게도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자 서로의 어깨를 치고 있던 두 여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응시했다.
나는 한동안 남다은을 주시하다가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남다은? 비비앙과 이러고 있는 모습,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보았으면 좋겠네요.”
조금 낯간지럽기는 했지만 나름 격려의 의미를 담아 던진 말이었다.
“네?”
그 순간 남다은이 의아한 음색으로 반문했다. 이어서 살짝 눈망울이 떨리는 게 약간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하여 왜 그러냐는 의미로 눈을 치켜 뜬 순간이었다.
“죄, 죄송해요.”
갑작스레 고개를 푹 숙이는 남다은. 그러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이번엔 내가 의아할 차례였다.
“예? 뭐가 죄송합니까?”
“아, 아하하. 아니에요. 어떤 말씀인지는 잘 알겠습니다. 앞으로 절대 이런 모습 보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습니다.”
뭔가 굉장히 상처받은 얼굴로 대답한 검후는 이내 바람처럼 달려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하여 멍하니 눈만 깜빡이고 있자 비비앙이 몸을 일으키는 소리가 들렸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니 조금 전과는 달리 뾰로통 볼을 부풀린 그녀가 보였다.
나는 얼른 입을 열었다.
“비비앙? 남다은 갑자기 왜 저래?”
비비앙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아랫입술을 삐쭉 내밀며 날 힘껏 흘겨보았고, 곧 시무룩이 입을 열었다.
“김수현. 너무해.”
“어, 어? 아니 뭐가….”
“됐어! 물론 고연주가 열심히 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비꼴 것까지는 없잖아? 우리도 나름 열심히 하는데…. 흑!”
“아, 아니…. 비, 비비앙?”
몸을 팩 돌린 비비앙은 남다은이 사라진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내 저 멀리 사라지는 그녀를 보며 난 비로소 말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고연주를 언급한 게 실수였다. 나는 진심으로 꺼낸 말이었는데, 둘은 “고연주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둘은 한가로이 놀고 있네요. 적당히 하세요.”로 받아들인 것이다.
‘젠장. 이래서 평소 안 하던 말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또한 평소 항상 클랜원들을 바짝 죄던 행동도 한 몫 했으리라. 뒤늦은 후회가 찾아 들어 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오호. 겉으로는 칭찬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비꼬는 것처럼 받아들일 수도 있군. 좋은걸 배웠다. 클랜 로드.”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샤 펠릭스가 마구 고개를 끄덕인다. 의도치 않은 확인 사살을 들으며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남다은이 웃는 모습을 떠올리자 왠지 모르게 어깨가 축 늘어진다.
‘나는…. 그냥….’
보기 좋았다고…. 웃는 게 예쁘니, 종종 보여달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 작품 후기 ============================
1. 12월 26일(목요일) ~ 12월 27일(금요일)에 스키장에 갑니다. 하여 27일(금요일), 28일(토요일) 휴재합니다. _(__)_
2. 9번은 머셔너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김수현의 일상 파트였습니다. 다음 회부터는 김수현과 클랜원들이 주를 이루는, 외전의 마지막 순번인 10번이 시작됩니다. 모든 외전을 쓸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겹치는 방향으로 골랐습니다.
3. 10번에서는 이번 회 김수현의 걱정이 어느 정도 풀어지는 방향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즉 클랜원들의 시선에서 서술되는 파트가 약간 나옵니다. 또한 한 명과의 응응(?)이 예정되어있으며, 다른 한 명과는 깃발 회수(?)가 예정되어있습니다. 응응 파트는 적나라한 표현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몇몇 분께서 보시기에 불쾌하실 수 있으니, 연재 시 따로 경고 문구를 삽입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