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Barbarian Warrior RAW novel - Chapter (135)
135 어머니 도끼가 반으로 쪼개졌다
돌아가고 싶다.
우리의 곁으로, 왕의 것이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
왕의 사랑하는 아이를 찾아다니던 그때로, 우리가 우리였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데….
보이지 않는다.
캄캄한 어둠 속, 나는 왜 여기에 혼자 있는가.
우리는 어디에… 우리는 어디에 있지… 왜 나는 여기에 혼자….
아무도 듣지 않는 어둠 속 고요함에 나는 계속 호소했다.
왜 나는 여기에 있나.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거대한 저주 덩어리였다.
먼 옛날 우리 몸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 나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거대한 저주 덩어리가 내 몸을 꽉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우리가 멀리 사라져 가는데, 나만 여기에 홀로 남겨졌다.
왕의 아이야, 너를 찾아야 하는데.
너는 행복한가.
위험하지는 않은가.
어딘가에서 울고 있지는 않나.
왕의 아이야, 너는 괜찮으냐.
…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 우리에 돌아가고 싶다… 왕의 아이를 찾아 길 떠나던 그때로… 나는 돌아가고 싶다….
*
어수선한 연구실, 목적인 물건은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
에블린이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쉽게 손닿는 곳에는 둘 수 없었다.
다닐은 흩어진 물건들을 끄집어내고 책장과 책장 사이 구석에 있는 작은 상자를 꺼냈다.
철조각은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이 상자에 있었다.
작은 철조각 하나.
그런 걸 뭐 상자에까지 넣어두나 싶어 꺼내려고 했지만 꺼낼 수 없었다.
분명 상자 안에서는 이리저리 굴러다니는데 밖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투명한 뭔가에 막힌 것처럼 상자 안에만 머물렀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게 중요한 거라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그저 실패한 마도구 조각이거나 별 의미 없는 거라고 생각했겠지.
면밀히 살펴보자, 상자는 이중으로 정교하게 제작되어 있었다.
보이지 않는 안쪽에 기하학적인 무늬가 숨겨져 있다.
다닐은 그 무늬를 본 적이 없지만, 무엇인지는 금방 알았다.
저주다.
일부 마도구사는 저주를 사용해 마도구를 제작한다.
저주가 들어간 마도구는 대부분 좋지 않은 일에 사용되었다.
대상자를 미치게 하거나 질병으로 시름시름 죽게 하는 등, 남을 해치는 데 특화되어 있다.
다만 저주를 사용하는 마도구사는 소수이고 타인에 드러나지 않게 자신을 숨긴다.
일반 마도구사는 그들이 만드는 마도구에 무지하다.
저주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저주 마도구사가 거의 없었다.
이 상자의 의미를 아는 자를 찾기 어려웠다.
한 명 겨우 찾아냈지만 그는 이미 늙고 병들어 눈이 보이지 않았다.
저주 마도구사 대부분이 그렇다.
저주에 몸이 먹혀 마지막이 비참하다.
그 때문에 저주 마도구사는 점점 적어지고 지금은 희귀해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 늙은 마도구사에게 아는 자가 또 없는지 물었지만, 그는 자신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정말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다닐은 그 이외의 저주 마도구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찾아간 곳이 마녀의 집이다.
저주를 전문으로 하는 마녀는 다닐의 설명을 듣자 대가 없이 일을 맡았다.
저주 마도구에 사용하는 무늬는 매우 특이하고, 다닐의 설명을 들어보면 그것은 매우 오래된 저주라고 한다.
그러니 대가는 필요 없다고, 그 저주 무늬를 볼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대가라고 말했다.
마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상자의 무늬를 분석하고 검증했다.
마녀의 말에 따르면 그 저주는 강력한 힘을 한곳에 묶어두는 것이다.
마녀는 저주의 일부를 해석할 수 있었지만 모두는 알지 못했다.
확실한 것은 철조각이 그 상자의 저주에 묶여 있다는 사실이다.
마녀는 그에게 상자를 돌려주며 경고했다.
[이것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주 무늬에서 오래 벗어나 있거나 같은 조각이 여러 개 모이면 풀려날 수 있어요. 그러면 저주는 시술자에게 되돌아옵니다.]마녀는 그렇게 말했지만 이 세상에 같은 철조각이 여러 개 있을 리 없고, 클라우스를 죽이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아무 문제 없다.
다닐은 작은 상자의 표면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상자에는 마녀가 그려준 저주 무늬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다닐이 마녀에게 의뢰한 일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상자의 저주 무늬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아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면 이 철조각을 이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철조각 안에는 정령과 비슷한 것이 있다고 한다.
마녀의 말이다.
다만 일반적인 정령과는 달라, 마녀도 그게 어떤 건지 정확하게는 알지 못했다.
아는 것은 철조각 안에 있는 존재가 매우 강력하다는 점뿐.
마녀는 그 힘을 수백 개로 쪼개는 데 성공했다.
정령은 원래 작고 소소한 것들이 모여 강한 힘을 내는 존재다.
하지만 철조각 속의 정령은 분리되어 서로를 인식하지 못한다.
몇 개인지 모를 정도로 수많은 정령이 모여 있지만, 각자가 자기 혼자만을 인식하게 된다.
자신 하나만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진짜 하나의 존재인지, 아니면 열 개의 정령이 모여 있는데 하나라고 생각하는 건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혼자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진실이 된다.
인간의 지배가 가능할 만큼 약해진다.
마녀가 그린 무늬는 그런 저주라고 한다.
바로 옆에 같은 정령이 있는데 그걸 모르는 외로움의 저주.
마녀는 그런 걸 만들어 낸다.
딱히 정령이 아니라도 인간에게조차.
소름 끼치는 일이다.
다닐은 둥근 항아리 모양의 마도구 안에 상자를 놓았다.
클라우스를 자기 소유로 만들기 위해 에블린의 언니가 만든 것이다.
마지막 마무리는 다닐이 했지만, 그건 흩어져 있는 것들을 한군데 쓸어 모아 마녀의 저주 무늬로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아름다운 마도구는 오롯이 천재가 만들어 낸, 마지막으로 자기를 태워 만든 명작이다.
‘바보 같은 여자. 고작 그런 남자를 위해서….’
보석처럼 빛나는 재능을 버리다니.
다닐은 아무리 원해도 가질 수 없는, 이 세상 무엇보다도 빛나는 것을 가졌는데.
그런 천재를 평범한 여자로 만들어버린 클라우스를 다닐은 용서할 수 없다.
‘비참하게 죽어버려라, 클라우스.’
그걸 위해서 오랜 시간 기다려 왔으니까.
다닐은 항아리 안에 그녀가 소중히 보관했던 클라우스의 머리카락과 체액 묻은 헝겊 조각을 함께 넣었다.
이렇게 하면 저주가 클라우스를 찾아갈 것이다.
마도구에는 원래 마법사의 힘이 필요하지만, 철조각의 넘치는 힘이 그걸 대신해 준다.
다닐은 마녀가 가르친 대로 자신의 피를 몇 방울 항아리 안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주문을 외운다.
“어둠에 물든 정령아 내 말을 들어라. 그대, 이 세상 무엇보다 강한 자여, 그대를 어둠에 가둔 이의 이름은 클라우스일지니, 마녀 라훼의 아이야, 그를 죽여라, 찢어라, 다시는 살아나 너를 해치지 못하도록 완전히… 이 세상에서 없애 버려라.”
상자 안에 있는 철조각에게 마녀의 아이라는 역할을 주고, 죽일 상대의 몸 일부와 이름이 있으면 저주는 성립한다.
죽일 사람의 이름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귀찮으면 숫자나 눈에 띄는 물건 아무거의 이름이나 붙여도 된다.
다만 죽일 상대를 특정하기 위해서만 이름이 필요했다.
클라우스라는 이름을 붙인 건 그게 그의 이름이라서가 아니라 단순히 다닐의 만족 때문이다.
그를 자신이 죽인다는 실감을 갖고 싶었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걸 쉽게 손에 넣었으면서 그 소중함을 모르는 자.’
클라우스는 모든 걸 가진 사람이다.
집안, 외모, 능력,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모든 인간의 사랑까지.
마법사의 힘은 없다고 하지만, 그 정도는 우습다고 여길 만큼 넘치는 걸 가지고 있었다.
하나 정도, 그녀 한 명 정도 없어도 되었을 텐데, 어째서 그는 탐욕스럽게 모든 걸 가져가 버리고, 그럼에도 귀히 여기지 않는가.
그 남자가 밉다.
자신이 가지지 않은 재능을 질투로 날려버린 그녀도, 그런 그녀에게 사랑 한 번 주지 않은 그 남자도, 모두 증오스럽다.
‘… 요물.’
인간을 인간이지 않게 만드는, 죄악의 과실.
다닐은 칼로 손가락을 더 깊이 베어냈다.
피가 항아리 속으로 뚝뚝 흘러 떨어진다.
다닐의 피는 항아리 속에서 방울져, 뭔가를 찾는 것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꼭 붉은 벌레가 움직이는 것 같다.
피는 잠시 항아리 바닥을 기어 다니며 클라우스의 머리카락과 체액을 붉게 물들이다 마침내 벽에 닿았다.
항아리 벽에 그려진 마녀의 주문이 빛난다.
작은 상자에 있던 철조각이 검은 먼지 같은 것에 휩싸여 점차 떠올랐다.
항아리 위로 떠 오른 철조각은 검은 먼지에 감긴 채 빙글빙글 돌았다.
마치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몰라 헤매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목표물을 찾은 모양이다.
갑자기 쏘아지듯 허공을 날았다.
철조각은 두꺼운 벽을 뚫고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
할아버지는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왕궁에 사람을 보냈다.
내일 최대한 빨리 왕을 만나 갑옷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모양이다.
아버지가 모아놓은 갑옷기사의 정보가 상당히 많아 특별히 따로 조사할 것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왕의 알현은 한 달 정도, 아무리 빨라도 일주일 전에는 신청해야 할 것이다.
신청한다고 해서 곧바로 왕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공작가는 특별대우인가.
물어보니 실제로 그렇다고 했다.
공작가와 왕가는 굉장히 가까운 혈족이라, 과거에는 왕가에서 보라색 눈동자가 태어나지 않거나 직계 혈통이 끊길 것 같으면 공작가의 핏줄로 왕을 세우거나 입양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는 그게 공작가를 경계하는 이유의 하나가 되었으니 세상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할아버지도 무사통과인 것 같지만, 아버지의 경우에는 신청하지 않은 채 찾아가도 언제든 오케이인 듯했다.
언제든지 와라, 그런 느낌이다.
가만 들어보면 왕이 자주 부르기 때문에 그럴 기회도 없는 것 같다.
저녁에는 수십 년 만에 돌아온 아버지 환영을 겸해 만찬 시간을 갖기로 했다.
이 세계 귀족의 만찬은 대략 여섯 시 정도에 시작해 밤까지 이어진다.
가족끼리의 만찬이라고 해도 지구에서처럼 대강 입고 먹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만찬에 어울리는 옷과 장신구를 착용해야 한다.
요리도 정석대로 차려지고, 식사 예절도 제대로 지킨다.
타티아나는 머리를 높이 올리고 공작가 며느리에게 주어진다는 머리 장식을 꽂았다.
원래는 어머니가 해야 하지만, 어머니는 당분간 남장을 해야 하는 모양이다.
공작가에는 역대 공작부인의 드레스를 모아놓은 컬렉션이 있는데, 거기에서 맞는 드레스를 찾으려고 해도 소용없었다.
어머니 덩치가 들어가는 드레스가 없다.
뭐, 어머니의 이두박근 삼두박근은 나도 부러울 정도로 훌륭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드레스는 당장 주문하는 것 같지만, 당분간은 계속 드레스를 안 입었으면 좋겠다.
그 모습을 보면 내가 여장한 것 같아서 왠지 마음이 괴상해질 것 같아.
아버지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계속 웃고 계셨다.
아니, 옆에서 보면 재미있나.
나는 어머니랑 붕어빵이라 전혀 재미없지만.
“라파 씨, 나 괜찮아요?”
타티아나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물어보았다.
“응, 굉장히 예뻐.”
“이상한 곳은….”
“전혀 없어. 진짜… 굉장히 예쁘다.”
이 세계 귀족 남성은 입에서 미사여구가 줄줄이 사탕처럼 쏟아져 나오지만 나는 거기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다.
게다가 진짜 예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만큼 타티아나가 예쁘니까.
내 말솜씨는 그저 그랬지만 눈이 웅변이었던 모양이다.
매디즈 부인이 웃으며 타티아나에게 속삭였다.
“도련님의 눈이 말을 대신하네요, 부인. 오늘은 이전보다도 더, 매우 아름답습니다.”
타티아나는 아버지, 어머니와 처음 식사한다고 긴장한 것 같지만, 글쎄, 그럴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나는 손을 내밀어 타티아나를 에스코트하며 히죽 웃었다.
“오늘은 무슨 실수를 해도 괜찮아, 타티아나.”
“네?”
“….”
“그게 무슨 소리예요?”
“보면 알아.”
말하지 않아도 조금 뒤면 알게 될 거다.
우리 어머니는 전사의 규범.
싸우는 것도 엄청나지만 먹는 건 더 엄청난 사람이다.
어릴 때 내가 그 모습을 동경했어.
“….”
조금 그립구나, 내 어린 시절.
오늘의 만찬은 평소와 다른 곳이다.
여느 때 사용하던 만찬장도 상당히 크지만, 오늘은 웬만한 방이 몇 개는 들어갈 정도로 커다란 장소였다.
다만 식탁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바로 옆에서 소곤거리며 이야기할 정도로 작지는 않아도 대화 소리가 들릴 정도는 된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구의 식탁보다는 몇 배 길었다.
이러니 이 세계 귀족들은 가족 간의 관계가 좋지 않은 거라고 생각해.
밥상만 조금 작아도 가족의 거리는 기하 속도로 가까워질 거다.
만찬은 커다란 고기가 통째로 나온 뒤, 할아버지가 그걸 자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집안의 가장이나 당주가 고기를 잘라 가족에게 나눠 주는 것이 이 가문의 전통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먹을 때마다 모두 잘라주는 건 아니고 처음 한 번만 가장이 각자의 접시에 나눠준다.
매번 식사할 때마다 그렇게 하는데, 그때마다 엄청나게 커다란 고기를 통째로 내온다.
항상 다 먹지 못하기 때문에 버리는 건가 하고 아까워했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그런 건 사용인들이 먹거나 챙겨 간다고 한다.
부수입의 일종인 모양이다.
‘하지만 오늘은… 흠….’
아마 남지 않을 거다.
나는 히죽 웃었다.
식사가 시작되자 어머니는 다른 음식은 쳐다도 보지 않고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고기가 입에 들어가자마자 다음 고기가 연이어 들어갔다.
쉴 새 없이 들어간다.
할아버지가 식사하다 말고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할머니는 겉으로 냉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심 놀랐는지 눈동자가 조금 커져 있다.
타티아나는 대놓고 눈이 동그랗게 되어 있었다.
거대한 고깃덩어리가 반쪽이 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 어머니는 배속에 비축할 필요가 있다 싶으면 한꺼번에 멧돼지 반 마리도 먹는 사람이니까.
밥도 몸에 비축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어머니 덕에 처음 알았다.
하지만 어머니도 분위기라는 건 느꼈던 것 같다.
평소보다 훨씬 적게 먹은 시점에서 손을 멈췄다.
자신에게 쏟아진 시선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어머니가 이번에는 다른 음식에 손대기 시작했다.
역시 눈치가 보여 고기는 그만뒀어도 배가 차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근처에 서서 식사 시중을 들던 사용인들의 동작이 바빠졌다.
일부가 밖으로 나가는 걸 보면 요리사에게 추가 음식을 주문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타티아나, 빨리 먹지 않으면 어머니가 다 먹어버린다.”
내가 웃자, 타티아나가 자기 그릇을 보고 중앙에 놓인 음식에 시선을 주었다.
그러더니 부지런히 먹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자기 고기를 반 잘라 어머니 접시에 놓아주었다.
“….”
숲에서도 매번 그러길래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맛이 없어 그러나 했지만, 저건 그냥 아버지의 사랑이었던 것 같다.
나도 음식이 없어지기 전에 서둘러 이것저것 끌어모아 먹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활기찬 만찬이구나.”
할아버지가 빙그레 웃으며 어머니 식사하는 모습을 바라볼 때였다.
갑자기 뭔가가 벽을 뚫고 날아왔다.
눈으로는 확인이 안 될 만큼 빠르다.
뭔지 모르지만, 그것은 아버지의 이마를 향해 곧바로 쏘아지고 있었다.
어머니가 번개처럼 의자 밑에서 도끼를 꺼내 휘둘렀다.
그 순간, 요란한 소리와 함께 어머니 도끼가 반으로 쪼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