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36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35화
“뭐, 뭣이!”
“네놈들이 검은 사자 용병단에 이곳에서 캔 철광석과 철괴를 팔아넘긴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추궁하듯 드워프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그 철괴로, 인간 용병단이 쓸 무기를 만들었지. 바로 보탄이!”
그러며 나는 보탄을 가리켰다.
“뭐, 뭣?!”
“그것도 제대로 된 대가를 받고 한 것도 아닌, 착취를 당했다! 그러면서도 보탄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순진하게도 거기에 따랐지!”
의외로 드워프들은 그 말에 꽤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
“네놈들이 캔 철광석이! 인간들의 손에 들어가 네놈들의 동족을 착취하는 데 쓰였단 말이다! 부끄럽지도 않냔 말이다!!”
드워프들은 그 사실에는 다소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는지 크게 동요했다.
“우, 우리가 캔 철광석이……?”
“게다가 우리가 아니라, 어째서 보탄 따위에게…….”
“그, 그래서 뭐 어떻단 거냐!”
그 중에서 검은 빳빳한 수염을 한 드워프가 역성 내며 앞으로 나왔다.
“우리가 판 철광석이 저 수염 빠진 놈에게 가든 말든 우리가 알게 뭐냐!”
“그래, 우리가 캔 철광석이 어떻게 쓰이건 어떻게 알아!”
“게다가 보탄 저 녀석은 우리 혈족, 아니 드워프 조차 아니야!”
“그놈이 인간에게 착취를 당하건 뭘 어쩌건! 우리 혈족관 아무 상관 없어!”
“읏…….”
그 무참한 말에 보탄도 순간 울적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분노했다.
“네놈들은 겨우 그런 신체적인 특징 만으로 동족인지 아닌지를, 동포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거냐?”
“뭐, 뭣……?”
쿵! 쿵!
나는 일부러 소리를 크게 내며 검은 수염 드워프에게 다가섰다.
“뭐, 뭐야!”
“그렇다면!”
콰악!
“켁!”
나는 검은 수염 드워프의 수염을 움켜쥐었다.
쫘아악!
“끄아아악!!”
그리고 단번에 잡아당겨 뽑아버렸다.
“켁…….”
“오호.”
그 엄청난 폭거에 보탄조차 흠칫 인상을 찌푸릴 정도였다.
“내, 내 수염! 내 수염이이!! 아아악!!”
가운데 수염이 뽑혀버린 검은 수염 드워프 앞에 내 손에 쥐어진 수염을 훅 불어 흩날렸다.
“그럼 이제부터 네놈도 드워프가 아니로군. 짐 싸서 당장 여기서 나와라.”
원래 이런 집단 괴롭힘은, 역지사지를 맛보여줘야 정신을 차리지!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이 빌어먹을 오크-끄헉!”
쿠웅!
나를 향해 달려들려는 검은 수염 드워프의 머리를 꾹 땅바닥에 짓눌렀다.
“드워프라고 기대했건만, 결국 이 정도 밖에 안되나. 이런 나약한 것들.”
“로헨……?”
“너희는 약해 빠졌으니 드워프로 대하지 않고, 나의 노예로 대해도 괜찮다는 거지?”
나는 일부러 사악하게 씩 웃으며 말했다. 아마 눈도 안광이 뿜어져 나오고 있을지도.
“이, 이 오크 놈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어!”
“이래서 외부 종족 따위 믿을 게 못 돼!”
스릉!
카앙!
그러자 십여 명의 드워프들이 일제히 그 자리에 있는 워해머, 창, 할버드 등의 무기를 들었다.
“그래, 역시 입씨름보단 몸으로 부딪치는 게 제일 빠르지!”
“저 오크놈을 죽여!!”
와아아아!!
“도와줄까 로헨?”
“아니. 저 정도야.”
제대로 단련되지도 않은 근력, 훈련되지 않은 무력, 유산소를 등한시한데다 고지방 식사와 음주로 지방 낀 몸.
저런 녀석들이 무기를 들고 수백 명이 덤비더라도, 내 맨손이면 충분하다!
“라잇 웨잇!”
뻐억!
“꾸엑!”
우선 가장 먼저 덤벼든 놈을 펀치로 날려버린다.
내 주먹을 제대로 안면에 얻어맞은 드워프가 비명을 꽥 지르며 날아간다.
주먹에 닿는 느낌이 다른 종족들을 두들겨 패는 느낌보단 좀 단단하다.
다른 종족보다 굵은 목. 거기에 들어찬 근육. 듣자 하니 뼈 자체도 다른 종족들보다 더 단단하다는 듯했다.
‘아마 예전의 내 어설픈 주먹이었다면 한 방에 쓰러뜨리지는 못했을 수도.’
하지만, 지금의 내 펀치는 과거와 다르다!
『펀치력의 기본자세는, 하체로 지면을 딛는 힘에서부터 나온다. 지면을 내딛는 힘을 허리를 통해 상체로 옮겨서 주먹에 담아 뻗는다고 생각해라!』
뛰어난 격투 능력을 가지고 있는 스타인에게서 전수 받은 맨손 격투의 묘를 근심안으로 분석,
거울근을 이용한 카피 능력으로 그의 모든 맨손 격투술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좀 튼튼하긴 하지만! 네놈들은 나의 상대가 안된다 베이비!!”
퍼버버버벅!
“크허억!”
“끄아악!”
내게 날아드는 날과 창은 모두 피하고, 거리를 좁혀 주먹으로 턱주가리를 날려버리거나 명존쎄로 하나 둘 쓰러트렸다.
“뒈져라 오크!!”
콰아!
아마 굴착 용도로 쓰는 끝이 뾰족한 해머가 날아들었지만.
빠악!
“겨우 그 정도로는 내 피부 한 장 뚫지 못한다!”
“뭐, 뭣?!”
해머를 휘두른 드워프는 그 뾰족한 해머가 로헨의 피부에 약간 피를 내는 정도밖에 하지 못한 걸 보고 경악했다.
“저, 저놈을 두들겨!”
“움직이게 만들지 마!”
네 명의 각자 크고 작은 해머를 든 드워프들이 나를 둘러싸고 마구 내려치기 시작한다.
“우오오오! 라잇 웨이잇!!”
[근육 조작 : 방어 특화 펌핑]불끈!
나는 일부러 반격하지 않고, 그에 맞서서 근육을 단단하게 조였다.
빠악! 뻐억! 뻐억! 퍼억!
“으, 으으으!”
“으아아아!”
격투기를 업으로 하는 회원님들은 종종, 특정 부위에 타격을 맞으며 근육이 타격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했지.
‘물론 그걸 왜 하필이면 우리 헬스장에서 하냐고 타박도 많이 했지만.’
“아무리 두들겨봐라! 철은 두들겨도 단단해지고 떡은 두들겨도 쫄깃해질 뿐!”
나도, 그렇게 더 강해진다!
카앙!!
“허억!”
“뭐, 뭐야 방금 그 소리는!”
갑자기 로헨을 두들긴 망치에서 돌을 내려치는 소리가 들리자 드워프들이 일제히 당황했다.
“고맙군, 너희들 덕분에 나는 한층 더 강해졌다! 우오오!”
퍼버버버벅!
“끄어억!”
“꾸엑!”
어지간한 철에 가까울 정도로 단단해진 피부와 근육과 뼈 덕분에 주먹의 위력이 훨씬 더 강해졌다.
대충 내지른 주먹만으로도 드워프들을 일격에 눕혀버릴 수 있게 되었다.
“으, 윽!”
“괴물 같은 놈!”
순식간에 절반 이상이 때려눕혀지자 나머지 드워프들은 두려워 주춤거린다.
“그 어떤 종족들도 깔보던 고집불통 녀석들이, 압도적인 무력 앞에는 두려워서 주춤거리는 꼴이라니.”
“크윽……!”
“그래 놓고서 자기보다 약한 자를 멸시하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 그리고 내게 복종해라!”
“네놈이 아무리 우릴 두들긴다 한들, 우리는 죽으면 죽었지, 네놈에게 복종하진 않는다!!”
가장 연장자인 것처럼 보이는 색이 바랜 회색 수염에 주름이 가득한 얼굴의 드워프가 나서서 소리쳤다.
“그 정도 자존심이 남아있다면 다행이로군.”
나는 피식 조소했다.
“로헨, 아무리 그래도 나의 동포들이네. 이런 식으로 힘으로 짓눌러서 노예처럼 부리는 건…….”
보탄이 결국 보다 못했는지 나와서 나를 말렸다.
‘똑같은 경험이 있으니, 차마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되는 걸 보지 못하는 건가.’
“로헨, 저런 녀석들은 힘으로 아무리 두들겨 패도 제대로 복종하진 않을 것 같다.”
“걱정 마라. 알고 있으니까.”
지금은 그저 그들에게 ‘역지사지’라는 것을 체감시키고, 정신적으로 확실히 꺾어 놓기 위한 과정이다.
“그렇다면, 너희가 인정하는 자란 무엇인가.”
“뭣?”
“신체 일부가 모자라다는 이유만으로 짓밟히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자기보다 강자에게 지배당하는 것도 인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너희가 인정할 수 있는 것이냐?”
“윽…….”
내 참교육으로 논리가 하나 둘 박살난 그들은 할 말이 없다는 듯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네놈들이 드워프인 이상 다음 나올 것은-.
“대장장이 실력이다!”
무리들 가운데, 모히칸 머리와 붉은 수염을 한 드워프가 나타났다.
그는 오른손에는 망치가, 왼손에는 집게가 들려 있어서 대장장이로서의 아이덴티티가 확고했다.
“드워프는 형태의 차이는 있어도 모두가 불과 철을 다루는 대장장이다! 그리고 그 대장장이로서의 실력이야말로 드워프의 가치! 그러니!”
처억!
그는 나와 보탄을 향해 망치를 겨누었다.
“나보다 더 뛰어난 대장장이 실력이 없다면,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다!”
그 말은 모든 드워프가 같은 마음이라는 듯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여기까지도 예상대로다. 그렇다면 거기에 응수해 줘야지!
“그렇단 말이지, 잘 됐군. 너보다 더 뛰어난 대장장이가 있으니까!”
“뭣? 네놈이 대장장이 노릇도 한단 말이냐!”
그럴 리가. 예전부터 내 손으로 뭘 만드는 건 정말 못하거든.
“아니, 바로 보탄이 말이다.”
나는 보탄의 어깨에 손을 턱 올리며 말했다.
“로헨?”
“저, 저 수염 없는 녀석이?!”
“망치도 제대로 쥐고 들지도 못하던 녀석이!”
“그건 이제부터 해 봐야지. 옛날 이야길 들먹여봐야,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으니까.”
“로헨? 설마……?”
나는 보탄에게 씩 웃어 보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부터, 보탄과 대장장이 대결을 벌인다!”
*
당연히 내 기세에, 그리고 내뱉은 말이 있으니 먼저 나선 붉은 수염 모히칸 드워프 ‘울드릭’은 대결을 받아들였다.
“조건이 있다!”
“말해 봐라.”
“첫째, 대장장이 작업은 아무런 보조장비 없는 순수한 몸으로 할 것!”
“윽!”
보조 외골격을 사용하는 보탄을 대놓고 저격한 말이다.
“그래, 좋다. 그정돈 해야지.”
“하, 하지만 로헨……!”
“걱정 마라, 내가 키우고 네가 노력한 몸을 믿어라.”
나는 걱정스러워하는 보탄을 격려해주었다. 다시 말하지만.
‘난 절대로 지는 싸움은 안 한다.’
“그래서, 다음 조건은 뭐냐?”
“지금 있는 철괴는 이미 판매처가 있는 것들이다. 그러니 쓸 수 없다. 대결에 쓸 수 있는 것은 이 광산 안에 있는 광석을 직접 채굴해서 사용하는 거다!”
“호오.”
재미있는 조건을 붙여주시는군.
“좋다! 그것도 얼마든지 하지!”
“뭐엇?!”
“흥! 채굴 작업 땐 그 장난감을 몸에 붙이는 것 정도는 봐주지!”
울드릭은 조소하며 말했다.
“그럼 승부 방법은 이렇다! 각자 보조 한 명과 2인 1조를 이룬다. 12시간 동안 채굴 작업으로 필요한 광석을 구한 뒤 다시 12시간 동안 제련, 그리고 5시간 동안 검 한 자루를 만들어 어느 쪽이 뛰어난 검을 만들었는지를 겨루는 것이다!”
“음!”
그동안 힘만 쓰다 이런 대결 방법을 오랜만에 보니 흥미진진하다. 나도 당사자건만.
“좋다. 그렇게 하지!”
“그럼, 지금부터 채굴에 들어간다!”
끼기기긱! 철컹!
12시간을 재는 커다란 모래시계가 뒤집혀서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 순간 울드릭은 방금 내게 수염이 뽑힌 검은 수염 드워프와 조를 짜서 광산 안으로 들어갔다.
“로헨, 이 대결…… 우리가 정말로 불리하네.”
보탄은 불안한 기색으로 말했다.
“나는 이 광산을 제대로 모르네. 물론, 채광을 위한 지식은 누구보다 많이 쌓았다고 자부하지만, 이 광산의 구조를 모르니 필요한 걸 캘 수 있을지…… 게다가, 내가 과연 외골격의 도움 없이 제대로 망치질을…….”
“믿어라.”
“뭐……?”
“나는 널 최선을 다해 강해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너를 돕기 위해 내 곁에 있다.”
“로헨…… 트레이너.”
“그러니 걱정 마라. 내가 너를 이기게 만들어 줄 것이다. 네가 할 일은, 자신을 믿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윽……!”
보탄은 순간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 함께 하지! 저 산에만 틀어박힌 멍청한 녀석들에게 진짜 대장장이의 실력을 보여주겠어!”
“바로 그 자세다! 라잇 웨잇!”
“라잇 웨잇!!”
자신감이 최대로 차오른 보탄과 함께, 우리는 광산 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여기는 자원의 보고로군. 온갖 금속들이 지천에 널려 있어!”
“철광석부터 캐야 하지 않겠나.”
“그, 그렇지. 저쪽의 막다른 벽일세. 철광석 그 자체야. 그럼 저길 캐기 위해서 곡괭이를-.”
“필요 없다! 베이베!!”
빠아악!
“허억!”
퍼버버버벅! 콰직! 콰앙! 콰각!
로헨은 맨주먹으로 마구 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철광석들이 부서져서 떨어져 내려 순식간에 보탄의 발목 위로 더미가 올라올 정도였다.
“역시, 자네가 함께 있으면 문제없을 것 같아! ……응?”
로헨의 위용에 감탄하던 보탄은 문득 뭔가를 발견했다.
오렌지색이 희미하게 섞여있는, 철광석과 다른 또 다른 어떤 광석.
“이, 이건!”
보탄은 그 광석을 들어 보았다.
그의 머리가 미친 듯이 돌아가며 앞으로 만들 물건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로헨,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네!”
보탄은 희열에 찬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