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25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225화
미호는 공사하는 걸 잠깐 지켜보다가 전화를 걸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물막이 공사는 지나친 것 같아서다.
“저예요. 국장님!”
―아! 네. 안녕하세요.
“오늘 공사 현장에 왔다가 물막이 공사팀 봤는데 그 공사 꼭 해야 하나 싶어서요.”
―이미 계약했고, 돈도 다 지급했습니다.
“아! 그러셨어요?”
―그리고 이번 여름에 강남에 물난리가 날 수도 있으니까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C&U그룹, 대연그룹, 오성그룹 관련 건물은 모두 같은 공사를 이미 마쳤거든요.
“정말요?”
―네. 혹시 걱정되는 분 있으면 미리 연락해서 공사하라고 하세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인명피해를 볼 수도 있어서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이해했어요. 국장님!”
―그럼 또 연락 주세요.
“네. 수고하세요.”
미호는 공사 현장을 둘러본 다음에 이번엔 종로로 넘어갔다.
거기서 다시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여의도 퍼시픽으로 가서 현주를 만났다.
아직 문을 열 시간은 아니었는데, 청담동 트윈에 필요한 것들을 의논하기 위해서다.
“언니! 어서 와요.”
“일찍 왔네?”
“저도 조금 전에 왔어요.”
“품목 리스트는 만들어 봤니?”
“여기요.”
“내일은 업자 불러서 의논 좀 해야겠다.”
“언니! 근데 법인 계좌로 돈이 얼마나 들어온 거예요?”
“100억!”
“공사비 말고 100억이요?”
“응!”
미호는 이미 놀랄 거 미리 다 놀랄 상태라 현주처럼 놀라진 않았다.
공사비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투자로 변호사를 통해 건설회사로 지급했고, 인테리어에 필요한 가구와 기타 집기들은 미호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현금 100억을 새로 설립한 법인 계좌로 이체해준 거였다.
“말씀하실 때 보면 조용조용하시던데 성격은 화끈하신가 봐요.”
“그러게. 나도 엄청 놀랐었잖아. ‘돈 보냈습니다.’ 하고 문자가 와서 당장 필요한 돈 얼마 정도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했다가 계좌 확인해 보고 깜짝 놀랐잖아. 근데 생각해 보면 국장님 원하는 수준에 맞추려면 100억도 많은 돈은 아니겠더라.”
“따지고 보면 그렇죠. 명품 소파로 룸 하나 꾸미려면 1억은 후딱이니까.”
단순하게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룸 50개면 50억이다.
거기다 기타 소품이랑 벽에 걸 그림까지 고려하면 청담동 트윈에만 100억을 다 쓴다 해도 무리라고 하기 어려웠다.
* * *
진철이랑 만난 이후 어쩔 수 없이 나 또한 조직내 정치가 필요하다는 걸 인정했다.
진철이 의견을 100% 받아들였다기보단 장인어른과 아내 조언을 종합한 결과였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서울지방경찰청 홍승태 치안정감을 만났다.
어떤 측면에선 김무학보다 더 청장이 될 확률이 높다고 보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갑자기 연락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닐세. 언제 한번 보고 싶었는데 먼저 연락해 줘서 고맙네.”
“제가…….”
먼저 청우회를 주제로 해서 대화를 나누다가 식사를 하면서는 경찰이 나아갈 방향을 의논하고 마지막으론 청장 선출까지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자네가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줄은 몰랐군. 자네 환경에 끝까지 경찰에 남아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전 제 직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제 의견을 진지하게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무슨 뜻인지 알겠네.”
“혹시 포돌이 재단에 요청하고 싶은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예산 부족으로 못 하는 일이 있기는 한데 자네랑 인연이 됐다고 바로 발을 뻗대기가 좀 그러니 다음에 보면 말함세.”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또 보자고.”
“네. 지청장님!”
홍승태 지청장을 필두로 경기지방청도 만나고 부산지청장도 만났다.
그러자 김무학 차장이 바로 반응했다.
그것도 자기 방으로 호출한 것이 아니라 내 사무실로 찾아왔다.
“어?”
“내가 못 올 데라도 왔나?”
“아, 아닙니다. 앉으시죠.”
“요즘 자네 행보가 놀랍던데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건가?”
“뭐가 말입니까?”
“자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청장을 선출직으로 전환하자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서. 그렇게 해서 빨리 청장이 되고 싶은 건가?”
“전 단지 경찰의 미래를 위해 선배님들과 토론했을 뿐입니다.”
핑계긴 하지만 맞는 말이기도 했다.
이게 핑계가 될 수 있는 건 내가 만난 지청장들은 10년 후면 모두 은퇴한 뒤라는 거다.
그러니 사심 없이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고, 나랑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을 청우회에 대항할 사조직에 원로로 끌어들일 수도 있었다.
다시 말해서 각, 지청장들의 성향을 알아보기 위해서 그들을 만난 거였다.
다들 노회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속 시원하게 터놓고 대화하는 사람은 없었다.
자기 의견을 말해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두고 애매하게 말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토론이라… 하하하!”
“왜 웃으십니까?”
“재밌어서 웃는 것뿐이야. 누가 봐도 사심이 있어 보이는데 그런 핑계를 대다니 웃겨서 말이야.”
“차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뭘 말인가?”
“청장 선출에 관해서 말입니다.”
“자네가 뭘 착각하는 모양인데 경찰은 법을 개정하는 조직이 아니라 법을 지키는 조직이야. 그러니 정신 차려야 할 거야.”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애초에 내가 청우회에 들어가지 않는 한, 날 적으로 간주할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홍승태 지청장 만난 것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했다.
“참고하겠습니다.”
“난 자넬 이해할 수가 없군.”
“뭐가 말입니까?”
“경도회가 뭘 할 수 있는지 경고했는데도 좁게만 생각하니 말이야. 이러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 나오기라도 한다면 우리 경찰은 쭉정이로 전락하고 말 걸세.”
“누가 대통령이 되건 간에 국민이 선택한 거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리 생각하나?”
“검찰이 아니라 경찰 출신이라 해도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된 거 아니겠습니까?”
“허허~ 도대체가 말이 통하질 않는 사람이군.”
퍽퍽!
김무학은 답답하다면서 자기 가슴을 세게 두드렸다.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에 이런 식이라면 영원한 평행선만 그을 뿐이다.
“저와 차장님은 생각이 다를 뿐입니다. 그러니 강요는 그만하셨으면 합니다. 전 청우회에 가입할 의사가 없으니까요.”
“좋네. 그렇다면 최소한 우리 청우회를 방해하지는 말게.”
“법을 지키기만 한다면 제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말 기억하겠네.”
* * *
―네. 명진구명보트입니다.
“10인승 구명보트 좀 구매하려고 하는데 원하는 장소로 배달됩니까?”
―물론입니다만 10인승은 주문 제작을 해야 하고 7인승은 바로 배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재고가 몇 대나 있죠?”
―얼마나 필요하신데 그러십니까?
“20대는 있어야겠는데 가능할까요?”
―일주일만 주시면 가능합니다.
“그럼 포돌이 재단으로 세금계산서 보내주시면 바로 발주서 넣어 드릴 겁니다.”
―가격은 안 물어보십니까?
모터 달린 구명보트 7인승이면 가격이 백만 원이 넘는다.
그런데 가격도 묻지 않고 20대를 주문하니 되려 묻는 거였다.
“얼마죠?”
―대당 150만 원입니다.
“재단으로 견적서 넣으시면 될 겁니다. 그리고 제작 완료되면 잠실 C&U그룹 본사로 보내시면 됩니다.”
―강이나 바다가 아니구요?
“네. 재단에서 설명해드릴 겁니다.”
―아! 네.
도깨비놀음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명진구명보트 사장은 이날 전화 통화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주문한 구명보트 20대가 배달되고 한 달쯤 지나서 내가 예언했던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헐~ 정말 들이붓네. 들이부어.”
재민이 창밖을 보더니 혀를 내둘렀다.
거센 빗줄기가 창을 때리는데 두꺼운 복층유리가 깨져도 그럴 만하다고 여길 정도였다.
“재민아.”
“네. 국장님!”
“팀원들 다 모아.”
“회의합니까?”
“그게 아니라 오늘은 구호 활동 좀 해야 할 거다.”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서둘러야 해. 박 팀장 좀 내 방으로 오시라고 해.”
“알겠습니다.”
장마에 태풍 영향까지 겹쳐서 물 폭탄이 서울을 강타했다.
오늘의 비가 바로 내가 예언했던 바로 그 비였다.
10년 만에 서울을 물바다로 만들 바로 그 비 말이다.
“최 국장! 나 찾았어?”
“네.”
“비가 이렇게 오는데 어디 가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
“가야 합니다.”
“어딜?”
“강남에요.”
“거긴 더 장난아닌데 거길 가자고? 무슨 제보라도 받았어?”
“그게 아니라 구호 활동 때문에요.”
“응?”
내가 하는 말이라면 철석같이 믿는 박 선배라도 한참을 설명했다.
처음엔 무슨 소린가 하더니 나중엔 어이없어했다.
“이대로라면 강남이 잠긴단 말이지?”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근데 우리가 강남에 가서 뭘 하게?”
“가보면 알아요.”
“진짜 가게?”
“할 일이 있다니까요. 절대 후회 안 할 거니까 따라만 오세요.”
재난 이후라면 몰라도 홍수가 나기 직전에 할 수 있는 일이 뭘지 몰라서 박 선배는 지금 가봐야 무슨 소용이냐고 한 거다.
하지만 현장에 가서 구명보트를 보게 되면 무슨 표정을 지을까?
늦으면 강남으로 들어가는 것이 막힐 거라고 생각해서 서둘렀다.
“여깁니다.”
“여긴 C&U 본사잖아.”
“네. 맞아요.”
“여긴 왜?”
“곧, 알게 됩니다.”
잠실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강남 일대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강남은 오목한 지형이고 시간당 100mm 정도만 처리할 수 있기에 300mm가 넘는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하수도와 우수관이 역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사는 이미 텅 비어 있었는데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하자 대부분의 직원들을 이미 조기 퇴근시킨 상태라 보안요원들과 홍수에 대비할 수 있는 인원만 남아 있었다.
“어?”
로비에 설치된 TV를 통해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작됐네요.”
“설마 저리될 줄 알고 있었어?”
“저 정도는 예보만 봐도 예측이 가능하죠. 강남은 예전에도 물에 자주 잠겼었잖아요. 최근엔 10년 전이지만.”
“그런 걸 다 기억하냐? 넌 인천에서 살았었잖아.”
“에이~ 기본이죠. 아무튼 인명구조를 해야 하니까 준비하죠.”
“뭘?”
박 선배뿐만 아니라 팀원들 역시 의문만 가득했으나 구명보트를 발견한 순간부터 내 의도를 알아챘다.
“이겁니다.”
“구명보트를 준비했어?”
“유비무환이란 말이 있잖아요. 곧, 퇴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곤란을 겪기 시작할 겁니다. 비옷 입고 출발하죠.”
“아이구야~ 에라 모르겠다. 가자. 가!”
우리와 그룹 보안요원은 보트 20대에 나눠 타고 강남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순찰했고, 불어난 물 때문에 고립된 사람이나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시작했는데 나는 재민이와 한 조를 이루었다.
“국장님! 저기 좀 보세요.”
재민이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승용차 지붕에 양복 입은 남자 한 명이 앉아 있었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우릴 보고도 손짓을 하거나 불안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저쪽으로 몰아.”
“네.”
방향을 틀어 50미터쯤 전진해서 그 사람에게 접근했다.
“얼마나 계셨어요?”
“아! 한 시간쯤 됐습니다.”
“이쪽으로 옮겨 타세요.”
“감사합니다.”
침착하고 덤덤한 말투다.
기껏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대범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