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53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253화
@산업스파이
장마가 시작됐는지 빗줄기가 거세다.
“국장님! 어디로 갈까요?”
“어디긴. 집으로 가야지.”
경무관이 되면서 의전 때문에 수행비서 겸 운전해줄 사람이 배정됐는데 내 요청으로 박성식 경위가 소임을 맡게 되었다.
“빗줄기 보니까 작년에 구명보트 타고 시민들 구조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러게. 올해도 그러면 안될 텐데 걱정이네.”
“빗물 처리 한다고 공사를 하긴 한다던데 작년처럼 국지성 폭우가 내리면 또 물난리가 날 겁니다.”
“하늘이 하는 일을 어쩌겠어. 어?”
순간 머리가 띵 하더니 한동안 잠잠하던 머릿속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복잡한 메시지였다.
[산업스파이 박종태, 송기련, 이상래, 김호락, 신형만, 김무승, 이승강.]산업스파이라면서 무려 일곱 명의 이름이 떠올랐다.
딸랑 이름만 알려주고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괜찮으십니까?”
“응. 괜찮아. 박 경위! 차 좀 돌려.”
“네?”
“사무실로 돌아가자. 갑자기 할 일이 좀 생겼어.”
“아! 네.”
“그리고 신다현 경사 어딨는지 확인해서 알려 줘,”
메시지가 뜬 이상 집으로 가서 휴식을 취할 순 없어서 다시 특수국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내게 알려준 일곱 명이 어떤 사람인지 빨리 알아내야 하는데 지금은 신다현 경사만 생각났다.
국장실로 돌아갔더니 신다현 경사는 아직 퇴근 전이라 특수국 상황센터에 남아 있었고, 그녀에게 일곱 명의 이름을 적어서 건넸다.
“이게 뭐야?”
다현 누나는 여전히 자유롭다.
내가 국장이 되고 경무관이 되어도 그리고 사람이 있든 없든 반말이다.
“이 사람들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이름밖에 없어요.”
“이름만 가지고 어떻게 찾아. 동명이인이 많을 텐데.”
“그러니까 공통점을 찾아야죠.”
“공통점?”
“일단 산업스파이란 카테고리로 묶어서 찾아보세요. 찾아내는 데 오래 걸릴수록 첨단 기술이 외부로 빠져나갈 확률이 높아지니까 노력 좀 해보세요.”
“퇴근도 못 하게 왜 부담을 주고 그래.”
“간만에 솜씨 좀 발휘해 보세요. 산업스파이면 중국이나 일본일 가능성이 제일 높은데 이름만 봐서는 역시 중국이 가장 가능성이 높을 거예요. 일단 거기서부터 시작해 보세요.”
“알았어.”
신다현 경사는 퇴근했던 특수국 센터 직원들까지 전부 불러 모아서 내가 준 명단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동명이인이 검색되고 그중에 공통점을 찾아내기 위해서 밤을 새웠다.
새벽 한 시쯤 미안해서 그만 퇴근하고 내일 다시 하자고 했지만, 누나는 멈추지 않았다.
경찰이기 이전에 화이트 해커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누구든 기술을 훔치는 놈들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말이다.
덕분에 국장실에서 쪽잠을 자야 했다.
* * *
“최 국장! 이 사람들 공통점 찾아냈어.”
“그래요?”
밤을 새고도 오후 3시가 돼서야 신난 얼굴로 국장실 문을 두드렸다.
“이 사람들 전부 한국인은 맞는데 화교 출신이야.”
“화교요?”
“그래. 전부 한국에서 태어났고, 자란 것도 한국이야. 하지만 부모들이 전부 중국에서 넘어온 사람들이야.”
“그럼 화교란 전제하여 용의자 특정할 수는 있겠네요?”
“여기.”
이미 조사까지 마쳤는지 서류 파일을 내밀었다.
하여간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하는 사람이라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벌써 조사 마친 거예요?”
“싹 털었어. 박종태, 송기련, 이상래는 오성전자 반도체 연구팀에서 일하고, 김호락, 신형만은 대연로템 마지막으로 김무승, 이승강은 안화디펜스 소속이야.”
그들이 중국의 사주를 받아 일하는 거라면 앞, 뒤가 맞아 떨어진다.
최근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진행 중이고 대연로템과 안화디펜스는 방산 회사고 세계로 수출하는 전차와 자주포를 만들어내는 기업이니까.
“혐의점은 어때요?”
“금융 기록부터 털어 봐야 하는데 그건 영장이 있어야 하니까 아직이야.”
“알았어요. 금방 처리해 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럴게.”
영장 받아서 금융 기록을 조사하게 하는 한편 즉시 특수국 형사들을 붙여 두었다.
하지만 암만 생각해 봐도 시간이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여유 부릴 때가 아니야.’
메시지가 툭! 하고 떠올랐다는 건 뭔가 터지기 직전이라는 증거다.
오성전자 반도체 기술이라면 이미 전 세계가 알아주는 첨단 기술이다.
군사 기술 또한 문제긴 하지만 그쪽보다는 반도체 기술 관련 산업스파이가 더 문제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혐의를 밝혀낸 다음에 오성전자에 알리는 방법이 최선이겠지만 시간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결국 오명섭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무진입니다. 회장님!”
―허허허! 그래. 오랜만이네.
“별일 없으십니까?”
―무슨 일이 있어야 하나?
“급한 일이라 전화로 말씀드리긴 그렇고 지금 좀 뵀으면 하는데 시간 괜찮으시겠습니까?”
―중요한 일인 모양이군.
“아직 확신은 없습니다만 조심해야 할 일이 생겨서요.”
―그럼 내 사무실로 오겠나?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그럼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최근 들어 오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기술을 완성했다.
놈들이 그 기술을 노린다면 기술 유출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무슨 일인데 그리 급하게 보자고 한 건가?”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만 오성전자에 산업스파이로 의심되는 인물들이 있어서요.”
“산업스파이라니… 그게 무슨 소린가?”
“반도체 분야에 일하는 직원들인데 조사에 완벽을 기하다가 늦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찾아뵌 겁니다.”
“그럼 용의자는 있다는 소린가?”
“그렇습니다.”
“그게 누군가?”
“세 사람인데 이름이 박종태, 송기련, 이상래란 이름이고 모두 화교 출신입니다. 우선 세 사람을 고립시켜 놓고 같이 일하는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은데 가능하겠습니까?”
조금이라도 알려지면 감쪽같이 사라질 것이 뻔하니 일단 고립시켜 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건데 오명섭 회장도 내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너무 잘 알아들었다.
“그런 일이라면 내가 먼저 나서야 할 일이군. 뭐든 협조하겠네.”
“일단 적당한 핑계를 대서 세 사람을 격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하지. 한 시간만 주게.”
“알겠습니다. 저흰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조사 시작하겠습니다.”
“그러게.”
오명섭 회장은 오성전자 사장인 오길승 사장을 호출해서 상황을 알리고 해당 인원을 격리 조치하라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나는 차를 돌려 장인어른을 찾아갔다.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인가?”
“대연로템에 산업스파이가 있습니다.”
“응?”
“아직 정황뿐이지만 산업스파이가 노릴 만한 기술이 있습니까?”
“최근 들어 무인 전차 연구가 활발해진 상태인데… 큰일이군. 용의자는 있고?”
“김호락, 신형만이란 이름을 가진 화교 출신입니다.”
“아직 증거가 없다고?”
“네. 조사 중인데 곧 기술을 빼낸다는 정보가 있어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해야겠나?”
오명섭 회장에게 말했던 대로 조치해 달라고 한 다음 이번엔 안화그룹을 찾아가서 김무승과 이승강을 업무 현장과 격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이 무혐의로 밝혀진다면 무고죄로 나를 고소하겠지만 계시가 뜬 이상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 * *
“박종태 책임!”
“네. 소장님!”
“잠깐 나 좀 보지.”
“네.”
오성전자 반도체 연구팀 박종태 책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소장과는 업무 관련해서 자주 독대하기에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호출이었다.
“일단 회의실로 좀 가지.”
“그러시죠.”
기술 보안을 위해 회의실이 제일 안전하다.
그래서 회의실로 가는 것은 자연스러워서 박종태는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
“먼저 들어가 있게. 난 수첩 좀 가지고 들어가지.”
“알겠습니다.”
박종태는 의심 없이 소회의실로 들어갔는데 자리에 앉고 보니 낌새가 이상했다.
‘뭐지?’
문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저건 틀림없이 자물쇠를 채우는 소리였다.
회의실에서 마라톤 회의가 있는 경우가 있기에 도어락이 설치돼 있는데 이건 안에서 열리게 돼 있기에 박종태를 가두기 위해 미리 자물쇠를 걸 수 있게 조치를 취해 둔 거였다.
낌새가 이상한 박종태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응?’
그런데 당연히 떠야 할 안테나 표시가 뜨질 않는다.
그래서 문을 열어보려고 했는데 덜컹 소리만 나고 문이 열리지 않았다.
‘젠장! 눈치챈 건가?’
박종태는 자신이 고립됐다는 걸 깨달았다.
당장 중국 대사관에 전화라도 해야 하는데 신호가 뜨질 않는다.
같은 시간 박종태뿐만 아니라 송기련과 이상래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소장님! 왜 이러시는 겁니까?”
“거기서 좀 기다려.”
“이렇게 하면 절 가두는 거잖습니까?”
“나도 영문을 잘 모르겠네. 그보다 자네 핸드폰 문 밑으로 밀어줬으면 하는데.”
“핸드폰은 왜요?”
“사장님 지시 사항이야.”
“네?”
“자네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산업스파이로 의심받는 모양이야. 그러니까 결백을 주장하려면 자네 핸드폰부터 줘야겠어.”
“싫습니다.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차라리 경찰 불러주십시오.”
박종태는 버텨야 했다.
어떻게든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중국 대사관으로 가면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이미 완벽한 그물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는데 박종태는 자신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최소한 기술을 같이 빼내기로 했던 송기련과 이상래와는 연락이 돼야 하는데 전화가 되질 않으니 속이 타들어갔다.
“어차피 조사하면 다 나와. 그럴 바엔 협조하는 것이 자네 결백을 증명하는 길이네. 그래도 버틸 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요.”
“버텨봐야 자네만 손핼세.”
“경찰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경찰은 이미 와 있어. 그러니까 기다리게.”
“네?”
“경찰이 아니라 사내 규정에도 자네를 조사할 명분은 충분해. 나도 자네를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무슨 소릴 하는 겁니까?”
“아니라고 밝혀지면 사과하지. 그러니까 잔말 말고 기다리게.”
금융 기록을 조사했더니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 오고 간 정황이 밝혀졌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산업스파이란 사실이 확실하진 않았는데 몇 시간이 더 지나고 그 돈이 중국 대사관 소유의 계좌란 것이 밝혀졌다.
“국장님! 박종태, 송기련, 이상래 이 세 사람에게 돈이 흘러간 곳이 중국 대사관으로 밝혀졌답니다.”
“그래?”
“네. 체포 여건은 밝혀졌으니까 체포부터 하시죠.”
“대연로템이랑 안화디펜스 쪽은?”
“다 한통속이랍니다. 심지어 그 사람들이 같이 찍힌 사진도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찾았는데?”
“신다현 경사가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돌렸는데 도토리 산악회란 이름으로 SNS에 떠도는 사진을 여러 장 발견했답니다. 그게 바로 이 사진들입니다.”
성식이가 내미는 사진에는 모두 아홉 명이 찍혀 있었다.
일곱 명은 정말 우리가 확인했던 산업스파이들이었고, 나머지 두 명은 신원을 알 수 없었다.
“일곱 명은 알겠는데 남은 두 명은 누구지?”
“중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랍니다.”
“개자식들…….”
“정말 더러운 놈들입니다. 남의 나라에 와서 그딴 짓이나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