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7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07화
“근데 어쩌냐? 뭐 하나 나오는 게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 말입니다.”
“뭐가?”
“제가 저 입장이라면 굳이 관할도 아닌 다른 서에 수사를 맡기지 않을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뭐 다른 걸 잊어버리지 않았을까요?”
“되찾아야 할 것이 있다?”
“네. 금고가 작은데 돈이나 금괴를 잃어 봐야 얼마나 잃어버렸겠습니까? 안 그래요?”
“…음!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
10억이 넘는 고가의 아파트에 사는 경찰 고위 간부고 요즘 집에 현금 쌓아놓고 사는 것도 아닌데 굳이 다른 관할 형사들에게 이런 일을 시킨다는 건 분명 뭔가 다른 것이 있다는 거다.
솔직히 흥미가 돋는다.
돈도 돈이지만 경찰로서도 성공하고 싶다.
인생 1회차에 유진이가 자살 기도를 했던 4월 10일은 이미 지나갔고, 유진이는 집에서 엄마랑 함께 지내면서 멘탈을 회복 중이다. 그래서 이젠 만족한다고 생각했는데 부평경찰서에 적응하는 동안 내 안에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 전문털이범 쪽으로 알아보시죠.”
“누구 짚히는 놈이라도 있냐? 어? 그러고 보니 너 말이야. 왜 이리 능숙하지?”
“제가요?”
“강력계는 처음이라면서 한 10년쯤 굴러먹은 베테랑 느낌이 나서 하는 말이야.”
“에이~ 설마요.”
피식 웃는다.
박 선배도 자기가 한 말이 말이 안 된다는 걸 아니까 그러는 거다.
“그냥 그렇다고.”
“제가 서에 가는 대로 리스트 만들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럼 가는 길에 시장에서 국밥이나 한 그릇 때리고 들어가자.”
“좋죠.”
이런 게 내적 친밀감이랄까?
박 선배랑 친해지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었는데 이번엔 아니다.
파트너를 마누라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볼 것 못 볼 것 다 본다는 뜻이다.
친해지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지옥이나 마찬가지라서 이전보다 더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시장 입구에 차를 세우고 시장통 안에 있는 국밥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누군가와 우연히 눈빛이 마주쳤다.
‘어?’
느닷없이 능력이 발현됐다.
― 공개 수배범.
― 2020년 11월 5일 서울 도봉구 도봉동 일가족 살인 사건 피의자 52세 이동현.
내게 행운이 있으려나 보다.
출세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호박이 넝쿨째 들어오다니 말이다.
도봉동 일가족(3명) 살인 사건은 당시 제법 시끄러웠던 사건이다.
한국에서 이런 사건은 그냥 넘어가지 않는 법이니까.
하지만 용의자가 특정되었음에도 감쪽같이 사라져서 사건이 미제로 남을 위기에 처했다는 말만 들었었다.
‘신기하네.’
인생 2회차가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무려 12년 전 사건인데 왜 이리 또렷하게 기억날까? 마치 경찰 전산망인 킥스가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선배님!”
“왜?”
“밥은 나중에 먹어야겠는데요?”
“무슨 소리야?”
“티 나지 않게 보세요. 11시 방향 검은 모자.”
“응?”
박 선배는 이미 베테랑이다.
지금은 승진에 물먹었다고 툴툴 대도 나중엔 능력을 인정받아 경감으로 승진하면서 광역수사대 팀장으로 발탁되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내가 신호를 주자 당황하지 않고 검은 모자를 확인했다.
“보셨습니까?”
“뭔데?”
“도봉동 일가족 살인 사건 기억하십니까?”
“도봉동이라면… 아! 2년 전 그 사건?”
“네.”
“공개 수배된 이동현이 틀림없습니다.”
“뭐?”
무슨 뚱딴지냐는 표정이다.
‘나도 내게 왜 이런 능력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극락에 계신 아버지께서 절 돌봐주시는 모양입니다.’
씨익!
우리에게 행운이 다가왔으니 좋지 않냐는 웃음이다.
“틀림없습니다. 제가 기억력 하나는 죽이거든요.”
“사진으로만 봤을텐데 그걸 기억한다고?”
“동영상 본 적 있습니다. 그보다 일단 잡죠.”
“그러다 아니면?”
“아니면 사과하면 되죠.”
“헐~”
“선배님! 놈이 움직입니다.”
박 선배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검은 모자를 쓴 이동현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아직 낌새를 챈 것 같지는 않았다.
“아이고~ 나도 모르겠다.”
“수배범 잡으면 특진 되는 겁니까?”
“언론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겠지만 이슈가 묻힌 사건이라 특진까지는 어려울 거다. 그래도 승진 심사 때 도움은 되겠지.”
“일단 잡아 보시죠.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네네, 파트너님!”
그렇게 하겠다면서도 꽉 쥔 주먹을 내 얼굴에 들이민다.
아니면 혼날 각오하라는 것인데 그럴 일 없다는 걸 아니 웃음이 배어 나왔다.
초보라면 ‘이동현.’이라고 소리를 쳐서 맞는지 확인부터 했겠지만 우리는 영화속에서나 나오는 그런 짓은 하지 않았다.
박 선배는 오른쪽으로 나는 왼쪽으로 다가가서 단번에 팔짱을 끼어서 오도 가도 못하게 만들었다.
“헉!”
“당신, 이동현 맞지?”
내가 ‘이동현 맞지?’라고 말한 그 순간 고개를 푹 숙인다.
그랬더니 박 선배가 되려 놀라는 것이 보였다.
“어? 정말이네?”
이동현이 취한 행동을 보고 안 것이다.
격렬하게 저항하는 피의자도 있지만 잡히는 순간 이렇게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체념하는 범죄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동현을 태우고 서로 들어가자마자 조사실로 향했고, 소지품과 지문을 확인했다.
“선배님! 지문 조회 결과 이동현 맞습니다.”
“정말이냐?”
“네. 틀림없습니다.”
“와~ 살다 살다 이런 날이 다 오다니… 가만있어 봐. 일단 팀장님한테 보고부터 하자.”
“네. 그러시죠.”
박 선배가 자리를 비운 서일권 팀장에게 수배범을 체포했다고 연락하자 발바닥에 땀 나도록 달려왔다.
우당탕탕!
“뭐가 어떻게 됐다고?”
“2년 전 도봉동 일가족 살인 사건 피의자 이동현을 잡았습니다.”
“확실해?”
“네. 지문 확인했습니다. 팀장님.”
“어디서?”
“부평시장에서요.”
“아니. 시장에 사람이 엄청 많을텐데 어떻게 알아보고 이동현인 줄 알았어?”
“막내가 한눈에 알아보던데요?”
“막내가?”
“네. 딱 보더니 이동현이 틀림없다고 일단 잡자고 해서 잡아 와서 지문 확인했더니 이동현이 맞았습니다.”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날 보길래 손가락으로 V까지 그려가면서 웃어주었다.
이만하며 쓸만한 놈 아닙니까? 하고 눈빛에 내 의지를 가득 담아서 보내주었다.
“헐~ 너 뭐냐?”
“막내지 말입니다.”
“복덩어리가 아니고?”
“네?”
“아니야. 순간 복돼지로 보여서 말이다. 하하하하!”
이제야 믿음이 가는지 파안대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후다닥 서장실로 올라갔다.
* * *
다른 말 하면 사족이다.
이동현을 잡은 날 부평경찰서는 난리가 났으니까.
하지만 박 선배 예상대로 특진은 없었다.
서장이 회식하라면서 금일봉을 주기는 했는데 푸짐하게 소주 한잔할 정도라 어떻게 보면 이게 다야? 라고 말할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알아봤더니 결국엔 관한 검사에게 넘겨줘야 해서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담당 검사와 관할서 경찰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잡혔다는 것만 강조하지 어디서 누가 잡았는지는 묻혀버리기 딱 좋았다.
“실망했냐?”
“아닙니다. 경찰이 할 일 했으면 된 거죠. 그래도 회식은 거하게 했잖습니까?”
“아쭈! 제법이네?”
“그래도 6년 차 경찰인데 뭐가 어찌 돌아가는 정도는 압니다.”
“좋았어. 이제 우리 사건 해결해야지. 리스트 만든다고 했던 건 어떻게 됐어?”
선배가 이렇게까지 말한 거면 이동현 건은 떠나보내고 우리 일에 집중하자는 거다.
나도 원인 모를 능력 때문에 얻어걸린 거라 아쉽진 않았다.
“그렇게 감쪽같은 솜씨를 가진 놈은 세 놈 정돕니다. 김병묵. 나이 45세. 절도 전과 3범으로 전자식 다이얼식이든 전자 금고든 가리지 않고 잘 열기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이태성으로 절도 전과 2범이고 나이 39세인데 이 사람은 가능성이 좀 낮아 보이더군요.”
“왜지?”
“이유는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종문. 나이 50세. 절도 전과 5범으로 행방이 묘연합니다. 그리고 이태성은 전북 무안으로 귀농해서 농사를 짓는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서 가능성이 낮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그럼 김병묵, 박종문부터 확인해 보면 되겠네.”
“네.”
“누구 맡을래?”
“제가 김병묵 찾아보겠습니다.”
“좋아. 그럼 난 박종문. 필요하면 바로 연락하고 급하면 지원 요청하는 거 잊지 말고.”
“네. 선배님!”
김병묵이 범인이라는 걸 아는데 놈을 선배한테 양보하기 싫었다.
그리고 뭘 잃어버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개인적으로도 궁금해서 누구보다 먼저 김병묵을 만나보고 싶었다.
공교롭게도 김병묵 역시 경마에 미친놈이다.
놈이 자수했을 때 훔친 돈을 경마로 탕진했다는 기억이 남아 있었다.
마침 오늘이 금요일이라 금요 경마가 열리는 날이다.
부산 경마장에서 말이 달려도 TV로 중계를 하고 전국 도처에 설치된 실내 경매장에서 베팅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놈이 주로 다녔다는 동인천 경마장을 찾아갔다.
막상 경마장에 도착해서는 깜짝 놀랐는데 보는 사람마다 전과가 있다는 신호를 받아서다.
‘후~ 머리 좀 아프겠네.’
전과자만 모아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과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어쩌다 수배범이 보이긴 했는데 집시법이나 사기 피의자였다.
저런 놈들은 나중에 잡아도 된다.
‘지금은 김병묵에게 집중해야 해.’
능력을 통제할 수 있으면 좋은데 이게 전과자나 수배자만 보면 아무 때나 나타나니 머릿속에서 알람이 울리는 것 같아서 처음엔 어질어질했다.
하지만 정신을 집중하니 견뎌낼 수 있었고, 차츰 적응되기 시작했다.
‘아! 그게 있었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33억짜리 1등 로또는 다음 주다.
이왕 경마장에 온 김에 노진구 사장에게 줄 돈 정도는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게 로또 1등 맞을 생각을 하니 정신이 또렷해진다.
이철구 배당 노트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사진으로 찍어서 핸드폰에 저장해 두었다.
스마트폰 갤러리로 들어가서 오늘 금요 경마 배당 결과가 있는지 찾아보았는데 다행히도 발견할 수 있었다.
’10년 치를 분석해 놓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덕분에 혜택을 보긴 하는데 아직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이철구 노트를 손에 쥐고 과거로 오다니 말이다.
배당 판과 경마 정보지를 번갈아 보면서 몰두하고 있는 김병묵을 발견하고는 7경주 결과를 확인했다.
3번 마와 5번 마가 1, 2등으로 들어오는 복승식 배당이 35.5배다.
한 경주에 인당 10만 원까지 베팅할 수 있는데 사실 그걸 지키는 사람은 없다.
여러 창구를 돌아다니면서 시간되는 대로 매입하는 경우도 다반사니까.
하지만 난 경찰이고 합법적으로 베팅해야 한다.
나중에 알려지면 누군가는 문제 삼을 수도 있기에 합법적인 선에서 즐겨야 뒤탈이 없어서다.
배당 판이 35.5배니까 10만 원을 베팅하면 355만 원이 되는 마법이 벌어지는 곳이 경마장이다.
도박에 미치다 인생 막장들이 오는 곳이 경마장이란 소리도 있는데 실제로 경마장을 드나드는 수배자들이 많아서 용의자 찾으러 다녔던 기억도 많았다.
마권을 구매하고 김병묵이 자리 잡은 자리 옆에 슬쩍 앉았다.
그는 아직 마권을 구매하지 못하고 경마 정보지를 연습장으로 만들 만큼 분석에 열중하고 있었다.
‘으이그~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지금쯤 인생이 달라졌을 거다.’
목적이 있으니 체포보다는 친해지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왜 그랬는지도 알 수 있으니까.
잡아가서 조사하면 다 나오겠거니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것만은 아니라서 일단은 플랜 A를 가동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