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176
1175화
153. B.L.O.L (16)
ㅁ 경기결과
SPURS 136 : 107 ROCKETS
Min-Hyuk Kim / 34분 44초 출전
: 49PTS / 6AST / 8REB / 1STL / 2BLK / 3TO / 3PF
: 15/27 FG, 8/14 3P, 11/11 FT
: +/- : +29
James Harden / 38분 53초 출전
: 26PTS / 7AST / 6REB / 2STL / 6TO / 4PF
: 8/23 FG, 3/11 3P, 7/9 FT
: +/-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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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 존슨)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다시피 제 뒤쪽 관중석은 이미 텅텅 비어 있습니다만, 이것보다 더 극적인 복귀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이라이트 필름을 이미 보셨겠습니다만, 킴. 그는 오늘 단 34분만을 뛰면서 49득점 6어시스트 8리바운드 경기를 펼쳤습니다. 명백히 클리퍼스와 가진 1라운드 때의 모습보다,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부상으로 한 경기를 절반밖에 가져가지 못했음에도, 시리즈 평균 득점이 35.0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말 놀랍기만 합니다. Alright, Folks. 어떻게 보셨어요?”
(케니 스미스)
“그에겐 이런 경기를 치르는 게 너무나도 쉬워 보였어요. 마치 평소에는 에너지를 아 껴두는 것처럼 말이죠.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잖아요? Big-Game이 시작되면,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 좋아, 이제 해보자는 거지? 그럼 100% 출력을 이끌어 내겠어. ] 그러고 나면, 킴은 항상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내용을 보여줍니다. 의심할 여지없는 이 시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이고, 그가 고작 25살 밖에 안 되었다는 것에 놀 라움을 표합니다.”
(어니 존슨)
“2달 뒤에 26살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어리다는 건 분명하죠. 이 말은, 킴이 좀 더 발전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겁니다. 솔직히 짐작이 되진 않아요. 그는 이미 시즌 평균 30-8-7을 달성했습니다. 49.7%의 3점 성공률과 51.0%의 야투율을 통해서요. 그거 아십니까? 킴은 NBA에서 유일하게 1600 개 이상의 야투를 던진 사람들 중에서, 페 인트-존 안쪽에서의 슈팅 비율이 25%가
채 되지 않는 선수라는 것 말입니다.”
(찰스 바클리)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거예요. 나도 커 리어의 1/3은 50%를 넘기지 못했어요. 그 외에 또 누가 빅-맨 포지션이 아님에도 50%를 넘겼죠? 르브론. 그리고 KD? 하지 만 이들 둘은 인사이드 득점에 의한 비중이 제법 될 겁니다. 틀림없이 25%는 넘기겠죠.”
(어니 존슨)
“여러분 중 누군가는 틀림없이 궁금해 할 거라고 생각해서 자료를 가져왔는데, 케빈 듀란트와 같은 경우에는 올 시즌 슈팅의 약 31.9%가 페인트-존 안쪽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르브론 제임스는 약 40.6%의 슈팅이 페인트-존 안에서 나왔죠.”
(찰스 바클리)
“내가 이야기를 좀 더 하겠습니다. 지금 까지 줄곧 말해왔지만, 우린 새로운 NBA의 아이콘을 만나고 있는 겁니다. 킴은 이번 정규시즌 가장 유력한 MVP 후보인 것은 물론, 플레이오프에서 더 위력을 배가시키 고 있죠. 작년 NBA 파이널 MVP입니다! 작 년에도 평균 36득점을 넘겼다고요!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최 소한 올 시즌, 그는 지금까지 NBA 최고의 선수입니다. 최고의 왼손잡이라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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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득점 경기, 킴. B.L.O.L 논쟁에서 크 게 한 발 앞서 나가다. – ESP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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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있었던 승리가 가져다 준 달콤함과 더불어, 4쿼터 코트에서 뛰는 동안 수차례의 MVP 챈트를 들었던 것은 보너스였다.
1차전 후 경기가 계속해서 풀리지 않는 제임스 하든은 주심의 콜에 짜증을 내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고, 투지 속에서도 냉 정함을 되찾은 마르커스 스마트는 크리스 폴이 계속해서 걸어대는 신경전에 말려들지 않았다.
세컨옵션이 되어준 줄리어스 랜들의 17 득점은 폴 조지(6/17)와 알드리지(5/14)의 야투부진을 가려주었는데, 가장 고무적인 것은 단 11분만을 뛴 마누가 기록한 14득 점이었다.
“Good Night, Manu.”
“이 봐. 잠깐.”
“??”
오늘은 경기 후에 치료로 인한 일정이 잡 혀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난 아내와 가족들을 먼저 마이크의 SUV에 태워 집으로 보냈다. 대신 윌 세브닝이 날 집까지 태워주기 로 했고, 이제 슬슬 그의 사무실로 가 그가 정리하는 것을 기다리려고 했다.
이런 날 불러 세운 마누.
그는 의자 하나를 옆으로 당겨와 앉기를 권한다.
그의 몸은 어디 성한 곳이 하나 없다.
“이걸 주려고.”
“…워 _우.”
마누가 내게 건넨 것은 약간의 부식이 진행된 뒤에 코팅처리가 된 와인코르크였다. 난 이것이 뭔지 안다. 마누는 어디를 가나 이것을 부적처럼 들고 다녔고, 경기가 시작 되기 전에 자신의 라커에 이를 놓아두는 걸 가장 첫 번째 행동으로 삼았다.
그러니까, 이것은 마누가 처음으로 포포비치의 집에 초대되어 마신 레드와인의 코 르크였다. 당시 두 사람은 서로의 농구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폽은 마누가 너무 독특하다 생각했고, 마누는 폽의 농구를 답답하다고 여겼다.
당시의 NBA는 지금보다 훨씬 더 보수적 인 종목이었다. 미국과 여타 세계의 격차도 컸고, 미국인들은 자연스럽게 NBA의 방식으로 해야 만이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편견을 깨트리고자 부단히도 노력 했던 사람이 바로 R.C 뷰포드와 윌리 팔라 치오다. 두 사람은 모두가 제 2의 마이클 조던만을 쫓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가 다재다능함의 트위너에 초점을 맞
출 때, R.C와 윌리는 가드들을 주목했다.
그러던 중 토니 파커와 마누 지노빌리가 두 사람의 레이더망에 포착됐고, 둘의 NBA 적응은 흔히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보 다 몇 배나 더 힘겨운 싸움이었다.
“사람들이 전부 네가 다음(NEXT)이라고 할 때, 난 처음에 믿지 않았어. 그렇지만 믿음이 생기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지. 그 래서.”
정리를 끝낸 마누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다시 말한다.
“그 때부터 네게 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저, 고맙다고 할 뿐이다.
“훗. 이번 시즌이 끝나면 다시 폽의 집에 쳐들어 갈 생각이야. 그리고 새로운 코르크를 하나 달라고 하려고 그리고 그건…”
마누는 이렇게 표현했다.
농구에서 벗어난 삶을 기념하는 것이 될 거라고.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런 게 필요하지 않아. 오늘 더 그걸 많이 느꼈어. 분명 컨디션 도 좋았고 리듬도 훌륭했는데, 3분 이상 그 걸 이어갈 수 없더라.”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죠.”
“훗. 오늘은 그랬지. 하지만 다음은 아닐 수도 있어.”
그는 아마, 그런 상황들이 반복되는 걸 원치 않을 거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하길 잘한 것 같아. 작은 미련까지 몽땅 털어버릴 수 있었거든. 그러니 이 노땅에게 줄 선물이나 잘 준비해 두라고. 그걸 손에 넣으려면 엄 청나게 노력해야 할 테니까. 그거 알지?”
“하하. 네, 저도 알아요.”
“그럼. Good Night, Kim.”
“네… 좋은 밤 되세요.”
나의 마지막 대답은 마누에게 전해지지 않았을 거다. 왜냐하면 마지막 인사 후에 정말 획하고 라커룸을 떠나갔기 때문이었다.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그의 은퇴도 아 마 지금과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 틀림없었다.
충분히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리어의 거의 대부분을 팀을 위한희생으로 보낸 남자는 어떤 식으로 보내 주어야 할까? 분명한 건, 그가 바라는 대로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그를 괴롭히지 말고 놓아주는 것이 첫 번째.
‘그리고.’
그가 원하는 선물을 안겨다 주는 것이 두 번째다.
여전히 의자에 앉은 채로, 난 마누가 건 넨 코르크를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그리곤 그것을 평소 들고 다니는 가방의 작은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내일 아내에게 부탁을 해 서, 이것을 걸어두거나 혹은 넣어둘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해야 할까 보다.
감상에 젖어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몰랐을 무렵, 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 왔다. 정리를 끝낸 윌 세브닝이 어서 집으로 가자며, 내일 다시 병원으로 가보자고 했다.
“Yes sir. 어서 집으로 돌아가죠.”
경기 후의 여운이 고스란히 남은 라커룸의 흔적들을 눈에다 담아두며, 나는 앞서 걷는 세브닝의 뒤를 따랐다. 생각해보면 저 남자도, 이 프랜차이즈와 10년 이상을 함께 일했다. 그가 바라봐 온 풍경들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과연 어떻게 보일까?
그러한 것은 지금의 나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어떻게 보이냐 니?”
“그냥요. 12년이면 긴 시간이니까요.”
“하하. 생각지도 못한 질문인데? 흐음-”
세브닝의 볼보에 올라타, 곧바로 안전벨 트를 채운다.
“슬슬 마지막이 다가온다는 것은 느껴지지.”
“마지막? 당신의 커리어 말인가요?”
“그럴 리가! 난 부지런히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해. 그러니까 내 말은, 위대한 시대를 의미하는 거야. 너도 무슨 의미인지 알지? R.C는 자신의 유산들을 확인하고 있어.”
굳이 확인할 필요가 있는가 싶다.
이 프랜차이즈 전체가 그의 유산인 것을.
“올리버.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하지 만 시행착오를 겪겠지.”
“네. 그래서 그의 주변에 도움을 줄 이들이 있는 거죠.”
“조이. 그녀는 진짜 무서운 여자야. 뭐, 일은 잘 하니까.”
“그거면 충분하죠.”
올리버가 단장으로 임명이 되고나면, 자 연스럽게 그의 자리를 조이 랭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단장의 교체와 함께 대부분의 스태프들이 바뀌는 일반적인 풍경과는 반 대로, 내년에도 프런트의 핵심인원들은 고스란히 남게 될 예정이라고 들었다.
차기 단장님의 말에 따르면, [ ” 난 아직 스퍼라고 볼 수 없으니까. 여전히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만 해. ” ].
난 아마도 이러한 태도가 사람들에게 큰 호의를 얻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덩달아 역할이 커질 스콧 레이든은 올리버의 좋은 조언자로써, 그가 훌륭한 단장으로 향하 기 위한 많은 일들을 도맡아 줄 것이라고 들었다.
빌 에반스가 중심이 된 스카우트 팀과 매 튜 올슨을 비롯한 바스켓볼 오퍼레이팅 팀 역시도 그대로 내년 함께하게 된다.
‘They’re going to next.’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 선수단 처럼, 프런트 역시도 다음을 바라보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시즌이 끝나고 나 면 휴식을 취하게 될 우리와는 달리, 올리 버를 비롯한 사람들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되겠지.
과연 올리버도, RC로부터 무언가를 전해 받았을까?
집으로 가는 길, 난 가방에서 꺼낸 코르 크를 계속해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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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NBA Play-Off Second Round(Day-13)
% 동부
x1. 벅스 4 VS 0 x4. 셀틱스 – END
x2. 랩터스 1 VS 3 x3. 식서스
%서부
x1. 스퍼스 3 VS 2 x5. 로케츠
x2. 워리어스 2 VS 2 x6. 블레이저스
++++
2019년 5월 10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리온 밸리. 포레스트 미도우 스트리트
확실히 경기를 뜀으로써 생겨난 피로가 부상부위에 축적되었던 것 같다. 붓기도 살짝 생겨났고, 발목의 염증 또한 조금 심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내일 시합에 뛸 수 없을 정도는 아니어서, 난 치료를 받은 뒤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 상태다.
지금 내 오른쪽 발에는 조쉬로부터 받은 치료용 신발이 신겨져 있었고, 절대안정을 취하라는 윌 세브닝의 말에 따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물론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것은 아니고, 한스 워싱턴이 편집을 해서 보내준 동부 플레이오프 팀들의 하이라이트 영상이었다. 1 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마저도 4:0 스윕시 리즈를 보여준 밀워키는 한참 전에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었다.
무기력하게 무너진 보스턴으로써는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입었던 알 호 포드의 공백이 두고두고 아쉬웠을 거다. 하 지만 한편으론, 어빙에 대한 한계를 떠올리 게 만든다.
NBA에서 가장 차가운 심장을 지닌 그에게 이런 표현이 어울리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그도 팀을 승리로 이끄는 능력에 관한 의문을 받게 될 것 같다.
‘왜 저렇게 무기력한 거야?’
현재는 랩터스와 필라델피아의 경기를 지켜보는 중이다. 현재까지 시리즈 전적 3 : 1 로 식서스가 앞서있는 상태이며, 랩터스의 원정 경기력은 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지겹도록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 카일 라우리&더마 드로잔 콤비의 부진 과 파스칼 시아캄&리온 베이커의 좋은 활약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 아이 러니하다. 이제 슬슬 랩터스도 리빌딩이나 리툴링을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
파스칼 시아캄이라는 차기 올스타재목을 발견했으니, 그편이 훨씬 더 나아 보인다. 만약 올 시즌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탈락을 한다면, 라우리&드로잔 콤비에 대 한 여론은 한층 더 악화 될 것이 분명했으니까 말이다.
우승을 노릴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이들이 더 젊고 가치 있을 때에 팔아치우는 편 이 좋았다. 그래야 훨씬 더 나은 조건을 받아들 수 있을 것이다.
“왜 거기서 그런 판단을 내리는 거야?!”
드로잔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나는, 갑자 기 답답해져 불쑥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다. 그냥 자신 있게 3점을 올라가면 되었을 건 데, 그는 굳이 돌파를 선택하다 좋은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저런 플레이는 지금 보 고 있는 장면이 처음이 아니었다.
현대 농구는 슈팅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곳이 되었다. 드로잔이 미드레인지 게임을 잘 풀어내고 또 NBA 최고수준의 슬래 셔능력을 보유했다는 것도 알지만, 슈팅이 없는 그의 한계는 너무나도 명백해 보인다.
사실 ‘ 슈팅부재 ’는 이번 플레이오프를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지금 보고 있는 식서스가 네츠에게 고전한 것도, 슈팅을 지닌 선수의 보유정도 때문이었으니까 말이다.
올 시즌의 식서스가 대권에 도전하기 힘든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그들은 선발라인 업에 벤 시몬스와 지미 버틀러라는, 슈팅이 부족한 가드를 백코트에 두고 있다. 특히 지미와 같은 경우는 식서스의 시스템 내에 서는 공격능력을 뽐내기가 매우 빡빡한 여 건이다.
기본적으로 식서스의 스페이싱은 지미 버 틀러가 불스 시절부터 가져온 공격플레이에 정확히 반대되는 것이며, 오히려 이는 벤 시몬스의 돌파를 위한 것에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니 조엘 엠비드라는 상수와 벤 시몬 스의 플레이를 억제할 수만 있다면, 시합을 풀어내는 일이 매우 간단하게 변한다는 거다.
실제로 로빈 로페즈와 네츠의 수비시스 템이 그를 가능케 만들었었다.
허나, 랩터스는 그것을 해내지 못하고 있어서 고전 중이다.
‘Too Big, Too Strong.’
브루클린과의 시리즈 내내 엄청난 비판 여론에 휩싸였던 벤 시몬스. 허나 플레이오 프 세미-파이널에 접어들면서는 매 경기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농구란, 같은 값으로도 늘 다른 결과를 도출해내는 스포츠였다.
그래서 그렇게 재미있는 것이고.
‘끝났어. 잘 봐줘도 4 : 2 시리즈야.’
리모컨을 집어 들어 TV를 끄고, 난 테이 블에 놓아두었던 음료를 들이켰다. 아내가 내 건강을 위해 이런저런 재료들을 집어넣어 만든 것인데, 초록색 음료가 흔히 그러 하듯 맛은 썩 훌륭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내의 정성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숨을 참고 억지로, 남은 음료를 한 번에 밀어 넣는다.
“God!! 진짜 심심해 죽겠네!!”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홀로, 지루함을 이
기지 못하여 기지개를 크게 편다. 그러자 소파 아래에서 잠들어 있던 메리가 깜짝 놀 라더니, 자신과 놀아주는 것인 줄을 알고 내게 달려들었다. 그렇게 털북숭이들과 한 창 소파에서 뒹굴고 있으니, 기분이 좀 나 아짐을 느꼈다.
그래서 난 강아지들을 데리고 마당으로 나섰다. 장난감 몇 개와 테니스공들을 여기 저기로 던져주자, 처음엔 그것으로 달려들었던 아이들이 이내 서로 뒤엉켜 놀기에 바 빠진다.
그리고 나는 그런 광경을 보며, 흐뭇한 미소로 안락의자에 주저앉았다. 내리쬐는 5월의 햇살은 살짝 덥게까지 느껴지지만, 그래도 한결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팔자 좋군. 혼자 있는 건가?”
“Good Afternoon, Willey.”
“흥. 자, 이거나 받게.”
나는 윌리가 건넨 잔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었다. 맥주를 조금 줄이기로 결정한 그는 최근, 술 대신 과일주스를 먹는 일이 잦아졌다. 지금 내가 받아든 것도 오렌지로 만 든 것이었는데, 미안하지만 아내가준 것보 다 몇 배는 더 나았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액체에 한결 더 기분이 좋아진 나는, 잔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의자를 앞뒤로 움직였다.
“발은 좀 어떤가?”
“100%는 아니지만, 괜찮아요. 이거 보이
세요? 아디다스에서 제게 준 것인데, 완전히 발을 꽉 조여 줘요. 평상시 걷거나 움직 일 때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할까요?”
“흥. 완전히 어린아이나 다름없군!”
“당신의 세대에 비하면 그렇게 보이겠죠. 하지만 전 이걸 기술의 발전이라 표현하고 싶어요. 이런 것들이 우릴 더 건강하고 오랫 동안 뛰게 하니까요.”
윌리는 딱히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은 한가롭게 샌안토니오의 5 월 한낮을 즐기게 되었다.
“도대체 어땠어요?”
“뭐가 말인가? 질문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닐세.”
“그러니까, 마누를 데려왔을 때요. 대체 어떻게 폽을 설득했죠?”
“…”
문득 어제의 일이 생각났고, 난 윌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말했듯이 당시의 NBA는 보수적인 곳이었고, 폽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이야 좀 다르지만, 폽도 한 때는 티 보듀 못잖은 남자였다.
“그 때의 폽은 티보듀보다 훨씬 더 심했다던 대요.”
“하-! 아마 자넨 상상도 못할 걸세.”
2000년대 초반의 기준으로 봤을 때, 마 누가 펼쳤던 농구는 너무나도 파격적인 것
이었다. 단순히 화려한 플레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농구를 이해하는 방식에 관한 부분이다. 많은 이들이 마누가 좋은 선수라는 걸 알고난 뒤에야, 비로소 그를 따라했으니까.
그러니까 대강, 한 5년 쯤 앞서나갔다고 봐야 할까?
윌리는 보다 더 후하게 쳐주는 것 같았다.
“못해도 7년은 앞서 나갔지. 토니는 그냥 좋은 싹수를 가진 녀석이었지만, 마누는 달랐어. 그는 이미 완성되어 있었고, 오히려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품고 있었지. 그렇지만 그걸 이해하기엔, 우린 너무 고지식했어.”
“당신과 RC가 많은 노력을 했다고요?”
“정확히는 R.C일세. 난 계속 떠돌아다녔으니까.”
당시의 스퍼스는 세대교체의 과정이었지만, 매년 우수한 성적을 냈던 상황에서 좋은 재능을 영입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다. 드래프트와 관련 된 시스템도 지금과는 전혀 달랐고, FA 시장에서 큰돈을 지르는 일 또한, 거의 없던 시절이기도 했다.
FA를 통한 우승을 두고는 돈으로 트로피를 샀다고 수군거리는 이들이 많았던 때인 지라, 자존심 강한 NBA의 남자들로써는 과감히 투자를 하는 일이 꺼려지던 것도 사 실이었다.
그래서 팀 던컨과 함께할 파트너를 두고
고민을 이어가던 R.C와 윌리는 아무도 시 도하지 않았던 색다른 방식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그건 바로, 유럽과 남미의 최고 선수들을 주목하는 일이었다. 지금이라면 너 끈히 1라운드에 뽑혔을 재능들도 외면을 받았던 시기니까.
해외의 재능들을 독점하는 일이, 그리 어 렵진 않았을 거다.
“처음 마누의 플레이를 보았을 땐 뭐랄까. 머리에 한 방 번개가 떨어진 기분이었지. 그는 농구가 뭔지를 알았어. 어떠한 식으로 게임이 굴러가는 지 알았지. 마치 자 네처럼.”
“칭찬은 나중에 한꺼번에 기뻐하죠. 그래 서요?”
“그래서 그를 데려왔지만, 폽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아했지.”
너무 자유롭다는 이유에서 말이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고, 난 윌리가 회상 하는 장면을 바라보는 유일한 관람객이 된다.
“그래서 어느 날, 내가 R.C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지.”
[ ” 이보게, R.C. 마누는 리그 최고의 왼 손잡이가 될 거야. ” ]
나의 지루했던 하루는, 이 대화로 인해 조금 흥미진진하게 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