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227
1226화
157. THE SHOT (20)
□ 1 쿼터 종료
SPURS 27 : 26 BUCKS
Min-Hyuk Kim / 12분 00초 출전
: 9PTS / 3AST / 4REB / 1BLK / 1TO
: 3/6 FG, 1/2 3P, 2/2 FT
: +/- : +1
Giannis Antetokoumpo / 12분 00초 출전
: 4PTS / 1AST / 6REB / 1BLK / 1TO / 1PF
: 1/4 FG, 0/1 3P, 2/2 FT
: +/-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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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싶어 했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던 그렉 포포비치는 고민에 빠져든다.
“계속해서 뛰게 하자고요?”
“그래. 하지만 뭐가 더 나은 결정인지를 모르겠어.”
“…”
만약 그에게 계속해서 뛸 의사가 있느냐 고 묻는다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받아들 일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선수의 의지에 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요한 문제는 로테이션과 혹사의 기준 점이다.
현재 절박한 입장은 밀워키이고, 그들은 자신들이 쏟아 부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시 도할 것이다. 야니스가 48분 전부를 몽땅 뛴다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스퍼스는 아니었다. 시리즈 전적
3승 0패의 절대적인 우위를 점한 상태이고, 굳이 오늘 시합에 모든 것을 쏟아낼 필요는 없다. 허나 포포비치가 이렇게 고민하는 이유는 시리즈를 빠르게 끝내는 편이 어떠한 면으로 보니 더 이득이기 때문이었다.
코칭스태프들과 모인 자리, 폽은 의견을 기다린다.
그러던 중, 에토레 메시나가 찬성표를 던져왔다.
“까짓것. 뛰게 하죠.”
“뛰게 하자고?”
“네. 지금 우리가 누구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잘 아시잖아요? 킴! 킴이라고요! 지금껏 그가 얼마나 많은 마법을 보여
줬는지 기억해 보자고요. 한 번 더 그것에 기대도 나쁠 것은 없다고 보이는데요?”
메시나의 말에 포포비치가 주위를 돌아 보며 다른 코치들의 얼굴을 살폈다. 젊지만 보수적인 성향의 윌 하디는 내키지 않는 듯 보였지만, 루올 뎅과 라수얼 버틀러를 포함 한 비교적 최근까지 선수로써 활약했던 이 들은 동의에 더 가까워 보였다.
마지막으로 팀 던컨에게 눈을 두었을 때, 포포비치는 어깨를 으쓱이며 돌아서는 사 내를 볼 수 있었다. 어울리지도 않는 정장 이란 생각을 하며, 스퍼스의 감독은 벤치로 걸음을 옮겼다.
거기엔,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하는 사 내가 앉아있다.
“계속 뛸 수 있겠나?”
“진심이세요?”
“조크였으면 좋겠나? 당연히 진심이지.”
“하하. 네. 전 계속해서 뛸 수 있어요.”
“멋지군. 스마트-D.J-제프-킴-노아. 이게 2쿼터의 첫 라인업이다.”
1쿼터를 보는 내내 포포비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밀워키가 처음부터 오늘 처럼 뛰었다면, 컨퍼런스파이널만큼이나 힘든 승부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솔직히 지난 세 번의 경기 동안, 밀워키는 NBA 파이널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된 팀 같아 보였다.
이것은 단순히 팀 전력의 좋고 나쁨 때문
은 아니다. 항상 가장 뛰어난 팀들이 우승을 차지하진 않는다. 챔피언이 될 자격이란, 전력 속에 숨겨진 무언가에서 나온다고 믿는 포포비치다.
선수들을 코트로 내보내며, 포포비치는 김민혁을 계속해서 기용하기로 한 과감한 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했다. 미팅을 통해 결정한 내용이긴 하지만,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항상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럴 때 감독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냉정함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번 선택은 틀릴 수 도 있고, 만약 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밀워키의 선수들에 시선을 둔 포포비치 는, 예상대로 야니스 안테토쿰보가 휴식 없이 경기에 재투입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좋아. 어디 한 번 해보자고.’
* * *
승리를 한다는 것 외에는 달리 가진 옵션 이 없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부덴홀저의 심정과 정확히 부합 했다.
‘좋아. 어디 한 번 해보자고.’
하루 전, 부덴홀저는 야니스에게 48분
전체를 전부 뛰게 될 수도 있다고 말을 했었다.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NBA 파이널 혹은 그보다 아래단계에서도,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경기 전체를 뛰는 투혼을 발휘해왔다.
물론 부덴홀저는 이것을 투혼이 아닌 혹 사라고 생각하는 유형에 가깝기는 했다. 하 지만 눈앞의 현실이 그의 철학을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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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브 알버트)
“킴. 그리고 야니스. 양 감독들이 이 두 선수를 2쿼터에도 계속 뛰게 하고 있습니
다.”
(레지 밀러)
“야니스의 경우에는 이해가 되지만, 킴이 계속해서 뛰는 것은 조금 놀랍기는 합니다. 아마도 포포비치는 이번 4차전에서 어떻게 든 시리즈를 끝내고 싶어 하는 것 같네요. 어떠한 식으로 전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만, 양쪽 모두 필사적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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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에 들어선 야니스는 김민혁이 계속 코트에 모습을 비춘다는 사실에 약간은 당 황했다. 일반적으로는 로테이션을 가져가
야 하는 상황이 맞았고, 사실 1쿼터 12분을 전부 뛴 것도 의외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 이었다.
내심 2쿼터에는 조금 더 공격에 집중할 생각이었었던 그는, 플레이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 또 한 번의 생각에 잠겼다.
[ ” 그가 널 박살내러 왔다고-! ” ]
‘Oh, Shut Up.’
야니스에게 있어, 1쿼터의 결과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이었다. 12분 내내 김민혁을 쫓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플레이를 해나갔다. 수비의 강도가 약했다거나, 실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NBA All-Defensive Team의 일원이자, Defensive Player of the Year에서도 충분히 득표를 받을 수 있는 자신이었다. 하 지만 김민혁은 그것이 전혀 상관없다는 듯 보였다.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플레이오프에서의 수비는 정규시즌과 차 원을 달리한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야니스 자신도 매 경기 거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30점 전후의 득점이 가능했다.
[ ” He’s Another Level. ” ]
“…”
[ ” Even You!! ” ]
먹잇감을 포착한 상어처럼 달려드는 녀석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야니스는 불필요 한 생각을 털어버리고 시합에 집중하기로 결정을 내린다.
“I got kim, I got kim.”
그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 * *
* * xx * *
나는 밀워키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2쿼터부터 조금씩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다. 미 로티치의 부상이탈이 가져온 로테이션의 공백이 어떠한 방향으로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득 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는 문제이 고 말이다.
꼭 어려운 상황이 드러난다고 하여 나쁘 게 일이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감추고 있던 어려움을 솔직히 드러냄으로 써 더 나아가게 되기도 한다.
“공격적으로. 더 압박을 해야 해요.”
“그래. 템포를 끌어 올릴까?”
“상황을 봐서요.”
힐 -브로그던-스넬 – 일 야소바- 야니스로 구성 된 밀워키의 라인업이다. 브로그던과 스넬이 캐치&슛이 특화되었다는 것을 생각 하면, 스스로 공격을 창조할 수 있는 선수
는 야니스 혼자뿐이었다. 그의 돌파에서 파 생되는 공간을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이는 반대로 말해, 온-볼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야니스 혼자뿐이라는 말도 되었다. 일야소바의 플레이는 굉장히 단순했고, 조 지 힐은 1:1에서는 좋은 공격수가 아니다.
우리의 선공으로 시작 되는 2쿼터에서, 나는 좀 더 야니스가 수비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만들 결심을 했다.
온-볼 플레이가 가져다주는 정신적인 압박과 집중력 소모는 오프-더-볼 보다 조금 더 심하기 때문에, 수비까지 신경을 쓰게 하는 건 언제나 좋은 선택이 된다. 많은 것을 신경 쓰게 된다는 건, 전반적인 플레이의 레벨이 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
와도 같았다.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전제 하에, 한 가지 일만을 할 때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할 때의 차이는 분명하니까 말이다.
“스크린-!!”
코너에서 코너로、그리고 다시 윙으로 내가 빠르게 움직임을 가져가자 야니스가 날 놓치지 않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발을 멈춰 세웠을 때에 야니스가 보게 된 건, D.J 어거스틴의 좋은 패스를 이어받은 제프 그린의 손쉬운 골밑 마무리였다.
다소 맥이 풀려버린 듯한 야니스가 어깨를 축 늘어트리는 것을 보며, 나는 속으로 또 하나의 질문을 이어갔다.
이런 것도 그의 집중력에 영향을 미칠까?
‘Hell Yes.’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 * *
* * xx * *
전(前) NBA All-Star 포워드이자, 어떻게 보면 시대를 앞서나간 플레이스타일을 보유한 남자. 현(現) 의 해설위원 인 크리스 웨버는 최근, 김민혁의 플레이를 보면서 농구를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구기 종목 중 가장 적다고 할 수 있는 5명이 하나의 팀으로 구성되는 농구라는 스포츠에서, ‘ 팀보다 나은 개인은 없다 ’ 란 이야기는 설득력이 약간 부족한 것이 사실 이었다.
NBA의 역사를 살펴보면 위대한 팀은 전부 위대한 개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거나, 위대한 개인이 위대한 팀을 만든 경우였다. 전자는 60-80년대를 풍미한 셀틱스나 레 이커스 등의 팀을 말할 수 있을 것이고, 후 자는 단연 마이클 조던이었다.
‘어떤 쪽이지?’
크리스 웨버는 궁금했다.
현재의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어떠한 범 주에 놓아두어야 하는지가 몹시 궁금했다. 스퍼스는 올스타레벨의 선수를 셋이나 보유했고, 리그에서 가장 수비를 잘하는 포인 트가드와 역동적이고 유틸성이 좋은 윙-플레이어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그렉 포포비치라는 NBA에서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하나와 함께한다. 부상 선수가 없다는 전제 하에,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슈퍼-팀이다.
허나 한편으로, 크리스 웨버는 샌안토니 오 스퍼스가 김민혁 없이도 위대한 팀 혹은 슈퍼-팀의 면모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는, 올 시즌은 단 한 차례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김민혁은 정규시즌 전체를 소화한 것은 물론, 휴스턴과의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 발목부상으로 단 한 경기를 결정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슈퍼-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현재의 스퍼스를 위대한 한 사람이 이끄는 위대한 팀으로 두 기에도 어딘가 애매했다. 라인업자체의 무 게와 개개인의 실력은, 90년대 시카고 불스 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강했으니까 말이다.
결국 크리스 웨버는 언제나처럼, 고민을 멈추기로 결정했다. 당장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시간을 더 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킴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매우 특별합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의견은 피력할 수 있었다.
“농구에서는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긴 합니다만, 그가 오프-더-볼을 하 기 시작하면 항상 반대편에 스페이싱이 발 생합니다. 재미있는 건, 본래 오프-더-볼은 움직이는 당사자가 스페이싱을 확보하기 위해 하는 움직임이라는 것이죠.”
위대한 팀에 대한 정의를 놓아두더라도, 스퍼스가 훌륭한 팀이라는 점은 확신할 수 있는 것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 중에 하 나가 바로 지금처럼, 김민혁의 오프-더-볼에서 발생하는 스페이싱을 영리하게 활용 하는 것이었다.
스트롱-사이드와 윅-사이드의 경계를 교 묘하게 오가면서, 수비가 예측하기 힘든 곳에서 득점이 발생했다. 많은 연습과 전술적 인 공감대 없이는 불가능한 장면들이었다.
문제(?)는 지금껏 이러한 경우를 지켜보 지 못했다는 점이다. 보통 스페이싱의 확보는 선수들의 포지셔닝과 볼이 움직이는 방향을 특정하게 둠으로써 일어난다. 코너 3 점이 가능한 이를 기용한다거나, 를 변형한 각종 전술을 사용하는 식이다.
혹은 특정선수가 온-볼을 시작했을 때 발생하는 더블-팀과 수비의 균열을 통해 슈팅을 던질 공간을 확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의 스퍼스는 모두 아니었다.
“지금의 이 장면을 좀 보시죠. 킴이 움직 이기 시작했을 때, 밀워키의 선수들은 전부 한 곳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탑의 스마트. 그는 김민혁이 아닌, 어거스틴이 있는 반대편으로 패스를 돌렸어요. 왜냐하면 반대편에서 공간이 생겨난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크리스 웨버는 생각했다. 만약 이런 득점 기여도 어시스트로 집계가 될 수만 있다면, 김민혁의 시즌 평균 어시스트는 15개를 넘 어섰을 것이라고.
‘아니. 아마도 20개는 되었겠지.’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발견한 놀라움을 설명했다.
“킴이 스퍼스의 공격에 기여하는 부분은 단순히 그가 직접 기록하는 득점/어시스트 에만 있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러한 모습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볼을 쥐고 있건 혹은 그렇지 않건, 그의 동작 하나하나 로 인해 코트에서는 항상 공간이 발생합니다.”
현대농구의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슈팅.
그리고 다음이 스페이싱이다.
“이제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인정을 해야만 한다고요. 지금까지 킴처럼 뛰는 농구선수는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 뛸 수 있는 ’ 이라 표현을 해야겠죠. 그는 지금껏 NBA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선수입니다. 누구도 올 시즌의 김민혁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우린 400개 이 상의 3점을 50%에 근접하여 집어넣은 선
수에 대해 말을 하는 겁니다. 시즌 평균 30 득점과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에 대해 말하는 거라고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크레스 웨버는 코트에서 뛰는 저 사내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김민혁이 올 시즌 기 록한 각종 지표들은, 단순히(?) 위대했다는 말로는 전부 설명이 될 수 없는 것이었다.
초현실적.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는
이런 수식어를 보태야만, 조금이나마 김민혁이 이번 시즌에 달성한 업적들을 설명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과장 된 표현이 아니었다.
“그는 현시점 이 행성에서, 가장 농구를 잘 하는 선수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그의 목소리에는, 강한 확 신이 담겨 있었다.
* * *
ㅁ 2쿼터 3 : 04
SPURS 35 : 32 BUCKS
팅-!
“SHIT!!”
림을 맞고 튀어 오르는 농구공을 보며, 라인 앞에 서있었던 마이크 부덴홀저가 고개를 숙였다. 오늘, 밀워키 벅스는 분명 좋
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농구는 절반의 실패를 전제에 둔 스포츠였고, 절반의 성공으로 최고가 되는 스포츠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밀워키는 오늘 분명한 성공을 거두고 또 승리를 조금씩 바라볼 수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전광판에 새겨진 양 팀의 차이는 도무지 좁혀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러한 유형의 노력은 분명, 제대로 된 보상이 따라야만 하는 것이었다. 허나 오히려, 차이는 더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
철썩-!
“타임아웃!”
1점과 3점을 오가던 차이가 5점까지 벌 어지자, 부덴홀저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양 손을 교차시켰다. 버저가 울리면서 경기가 중단이 되고, 착잡한 기분으로 얼굴을 쓸어 내린 그의 곁으로 밀워키의 코칭스태프들이 모여들었다.
로테이션의 타이밍이다 보니 누구를 투 입할 것인지에 관한 의견이 먼저 이어졌고, 습관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부덴홀저는 자신이 사실 경청을 하지 않는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돼.’
부덴홀저는 김민혁에 대한 야니스의 수비가 매우 적절했다고 보는 중이었다. 실제 로 김민혁은 2쿼터에 아직 득점이 없었다.
더군다나 코트에는 폴 조지와 라마커스 알드리지도 없었다. 하지만 D.J 어거스틴/제 프 그린이 계속해서 득점을 적립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지금, 부덴홀저는 생각의 다음 단계로 도무지 전진할 수 없었다.
“Alright, Listen.”
작전타임시간동안 이야기를 하는 일이 이토록 어려웠던가?
부덴홀저는 머리를 쥐어짜내 가까스로 문장을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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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브 알버트)
“파이저브 포럼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37 : 32.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5점차의 리 드를 확보한 상황입니다. 느린 화면으로 스퍼스의 득점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크리스 웨버의 말처럼, 계속해서 김민혁의 반대 편에서 뭔가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레지 밀러)
“득점을 하지 않는 선수에게 이런 주목이 쏟아진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 만큼 현 시점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선수란 의미겠죠. 스퍼스가 계속해서 김민혁 이 움직이는 반대편에서 득점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밀워키는 이에 대한 대처방 법을 찾아야만 할 겁니다. 시즌 마지막일 수도 있는 경기입니다. 반드시 그래야만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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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턴과 브룩 로페즈를 투입하기로 결정한 부덴홀저는 스퍼스 역시도 폴 조지와 라마커스 알드리지를 투입했다는 것을 확 인할 수 있었다. 김민혁은 여전히 코트 위에 있었고, 이 사실이 밀워키 감독의 마음을 조금 불편하게 만들었다.
2쿼터 내내 엄청난 운동량을 보여주었는 데도, 그의 얼굴에는 조금의 피로감도 드러 나지 않고 있었다.
‘저건 정말로 말도 안 돼.’
NBA는 전 세계에서 가장 터프한 스케줄을 지닌 스포츠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휴식과 로테이션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과거에는 전 경기를 출전하는 일이 개근을 하는 것만큼이나 당연하게 느껴졌다면, 요즘은 휴식을 주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었다.
많이 뛴다는 것은 결코, 일반적인 의미에서 결코 현명한 행동이 아니었다. 슈퍼-스 타들 중에는 의도적으로 경기 중에 기어를 조절하는 이들도 많았다.
“워-우!”
지금도 김민혁이 사이드라인으로 빠져나 가려는 농구공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러다 부덴홀저와 잠깐 엉키게 되었고, 밀워키의
감독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에이스가 여 전히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조금 살살 뛰지 그러나.”
“하하. 이미 그러고 있는걸요.”
“…정말??”
“두고 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부덴홀저는 김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Oh, Boy.’
부디 자신의 불길한 예감이 틀렸기를.
그는 보통 이러한 예상이 맞아 떨어진다
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 * *
* * xx * *
“헤이, 마르커스! Good D.”
“Damn. 거의 잡을 뻔 했어.”
“흐름이 아주 좋잖아. 좀 더 해보자고.”
“그래야지. 헤이! 미들턴의 왼쪽을 조심해.”
“왼쪽이라고? 접수했어.”
더블-팀을 시도한다는 것은 밀워키와 경기를 치름에 있어서, 우리의 본래 수비옵션
이 아니었다. 야니스에게는 새깅을 하고, 밀워키의 스크린 혹은 핸드-오프와 관련해서는 핸들러를 사이드라인으로 몰아넣는 아이스를 기본으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방금 전 스마트가 시도한 더블-팀은 즉흥적인 그의 판단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수비판단력에 관해서는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녀석이다.
미들턴은 당황해 볼을 떨어트렸지만, 하 필이면 그것이 스마트의 발끝에 맞는 바람에 사이드라인 밖으로 벗어나게 되어버렸다.
고개를 숙인 채 뭔가를 끊임없이 중얼거 리는 야니스의 모습이 보인다. 많은 의지가 필요한 상황이니만큼, 끊임없이 자기최면을 거는 중인 것 같다.
“LA! LA!! 3점을 조심해요.”
브룩 로페즈의 3점 컨디션은 오늘이 시 리즈 중 가장 좋아 보였다.
그래서 나는 알드리지에게 로페즈의 슈팅을 주의하라고 외쳤다.
“헤이!! 물러나!! 물러나!!”
볼을 넘겨받은 야니스의 곁으로 로페즈가 달라붙고, 새깅을 하기 위해 스크린의 한참 뒤로 물러선 폴 조지가 거리를 벌린다. 슈팅을 던지기에도 또 퍼스트스텝을 밟아 돌파를 하기에도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만, 좀처럼 선택을 하지 못한다.
그러다 그는 매우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
해버렸고, 3점 라인의 바로 앞에서 롱2를 집어던지는 가장 나쁜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티잉-
다시 튕겨져 올라가는 농구공을 보며 날 아오른 스마트가 리바운드를 거머쥐고, 뒤 늦게 달려든 조지 힐이 그만 파울을 범하고야 만다.
플로어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스마트가 밝은 표정으로 손을 뻗어오고, 가장먼저 그의 곁으로 달려갔던 나는 친구를 일으켜 머리를 한 번 슬쩍 두드려 주었다.
“흐름이 넘어왔어.”
“그래. 모멘텀이라는 녀석을 사냥하러 가봐야지.”
“Like Hunter?”
“물론. 집요하게 추적해서, 결국은 잡아 낼 거야.”
사냥꾼이라.
난 이번 스마트의 표현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