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298
1297화
Special Ep. Fin – THE DREAM TEAM (65)
어떠한 것으로도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미국에 온 뒤, 나는 항상 도전하는 사람이었고 무언가를 갈구하는 사람이었다. 본성이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을 한다면, 난 실제 영향을 미친 것은 20%도 되지 않는다 고 답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날 견딜 수 없게 만들었던
건, 스스로가 초라해지는 일이었다. 그것은 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고, 이 거 대한 땅덩어리는 대한민국에서 온 낯선 이 방인을 집어삼키려고 드는 것 같았다.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도 않았지만, 그것이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현실을 깨달았을 때, 내 스스로가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건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스스로가 보잘 것 없게 느껴지기 도 했고, 자신을 미워하는 일도 생겨났다.
그것을 감추려 억지웃음을 짓거나 강한 사람인척 하는 일이 끝나고 나면, 더 큰 반 동효과가 발생했다. 지금이야 당시의 시간
들마저도 양분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는 일이란 결코 달갑지 않았다.
사람들은 실패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그 일부는 옳다. 하지만 만약 내가 누군가를 위해 조언을 할 기회가 있다면, 난 전력을 다해 실패로부터 도망치 라고 말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절대, 부 끄러운 일이 아니다.
유일하게 도망쳐도 박수를 받을만한 행 동이니까.
현명함과 무모함의 차이는 거기에 있다.
그리고 난,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짝짝짝짝짝-
“제 부모님은 늘 그걸 보여줬지만, 어린 저는 그것을 깨닫기엔 부족했죠. 하지만 이 젠 잘 알고 있습니다. 두 분은 정말로 강한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요. 그리고 제가 너무나도 많이 사랑한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테이블에서 눈을 돌려 정면을 바라보면, 조명에 살짝 눈이 부셔온다.
.
.
2019년 6월 24일. 산타모니카, 캘리포니아. 3021 에어포트 애비뉴. 바커 격납고.
지금으로부터 대략 5분 전, 이런 일이 있었다.
[ ” 고마워요, 샼. 당신은 오늘 정말 멋진 일을 해주었고, 이 쇼를 아주 훌륭하게 이끌어 주었습니다. (박수) 기억에 남을만한 또 하나의 시즌 동안 큰 성원을 보내어준 환상적인 팬들께 우선 감사를 보냅니다. 여 러분들 없이는, 절대로 이뤄낼 수 없는 일 들이었죠. NBA의 73년 역사동안, 오직 4천 명의 선수들만이 이 리그에서 뛸 수 있었습니다. 매우 배타적인 집단이죠. 왜냐하면 이 수준에서 경쟁을 하려면, 타의추종을 불허 하는 재능과 스스로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 기 때문입니다. ” ]
샤퀼 오‘닐의 소개로 바통을 이어받은 아 담 실버가, 단상 위에 올라 특유의 침착한 모습으로 덤덤하게 준비해 온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 ” 그러므로, 이 중에서도 가장 값어치 있는 선수에 선정이 된다는 건. 정말 특별 하다고밖에 표현을 할 수 없는 일이 될 겁니다. 특히나 김민혁, 야니스 안테토쿰보, 제임스 하든처럼 최종 후보 3인에 뽑힌 선수들은 이러한 조금이나마 실감하고 있을 겁니다. MVP 후보에 선정이 될 만한 훌륭 한 시즌을 보낸 것을 축하드립니다! 당신들의 노력과 투지 그리고 타인에게 전해준 영감들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 ]
2시간에 걸쳐 이어졌던 축제도 끝이 보였고, 아담 실버는 스스로의 입으로 이번 2019 NBA MVP 후보들의 이름을 말했었다. 이미 언질을 받았던 부분인지라 놀라울 것은 없었지만, 그의 입에서 내 이름이 불렸을 땐 살짝 소름이 돋았었다.
특히나 아담 실버가 더할 나위 없이 완벽 한 발음으로 나의 한국이름을 정확히 불러 준 것은 매우 특별한 감상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특히나 단상 위 화면에서 MVP 라는 단 어가 대문짝만하게 나타나고, 내 이름과 하 이라이트 필름이 흘러나올 때에는 감정이 복받쳐와 울컥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그 때 스테이시가 조용히 손을 뻗어와 날 진정시켜주지 않았더라면, 난 바보처럼 눈 시울을 붉혔을 것이다. 눈물이야 흘리지 않았겠지만, 감정적이 되었을 게 틀림없다.
순식간에 흘러간 영상 뒤, 아담 실버는 지체하지 않았다.
[ ” 2019 GIA! Most Valuable Player goes to… 이 순간 이 이름을 부를 수 있어 기쁘군요. 김.민혁. ” ]
말로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수많은 감정들과 수많은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왔고, 미리 준비했던 말들이 몽땅 휩 쓸려가 머릿속이 백짓장처럼 바뀌었다. 허나그 와중에도 덤덤할 수 있었던 건, 나도 성장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난 기뻐하는 아내와 가장 먼저 포옹을 나눴고, 뒤이어 엄마. 아빠. 민지. 데이비드. 또 함께 테이블을 지켜준 스마트와도 끌어안았었다.
[ ” Damn- Man. 네가 해냈어. ” ]
[ ” 그래, 맞아. 근데 왜 너가 우는 건데?” ]
[ ” 시끄럽고, 어서 나가보기나 해. ” ]
내가 사람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은, 항상 주위에 좋은 친구들을 두라는 것이다. 친구를 만드는 데 나이란 중요하지 않고, 첫 인 상이라는 것도 딱히 중요하지 않다. 우린 정말 최악의 첫 만남을 가졌지만, 지금은 없이는 못 사는 사이가 되었다.
근처 테이블에 있던 동료들과도 포옹을 나누고 나서야, 난 옷매무새를 고치면서 단 상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꾸며 내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잠깐,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 했더라?
아, 그렇지 참.
“그리고 내 사랑. 내 하나뿐인 짝. 당신은 정말 놀라운 여자야. 당신이 없었다면, 난 절대로 이렇게 할 수 없었을 거야. 과거에도 지금도 또 앞으로도 늘 어제보다 더 많이 사랑할 거고, 당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 다 말하고 싶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스테이시를 보니 또 감정이 복받쳤지만, 다음 시선을 스마트에게 두니 마음이 진정됐다. 난 곧장 짓궂은 미소를 지어보였고, 포포비치를 시작으로 스퍼스의 사람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아직 해야 할 이야기가 좀 더 있었고, 다 행히도 이 무대는 그러한 사치를 허락해주고 있다. 내가 부디 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것만 아니기를 바란다.
“외에도 제가 말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사과를 하겠어요. 왜녀하면 사실, 머릿 속이 하얗게 변해서 하나도 기억나지 않거 든요. 여러분들을 보며 가까스로 이름들을 떠올리고 있어요. 놓친 사람들이 있다면 미 안하고,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린 한낱 볼-플레이어다. 볼(Ball)이라는 단어가 좀 그럴 수 있으니, 후퍼(Hooper)라는 단어들로 바꾸겠다. 스퍼스에서 정말 수 많은 것들을 배웠지만,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을 꼽으라면 단연 우리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부분이었다.
물론 농구라는 분야에 한정을 하면, 우린 아주 조금은 특별할 수도 있다. 허나 하나의 볼-게임이 만들어 지기까지. 난 이 부분에서 잠깐 쉬어가며, ONE GAME 이란 표 현을 사용했다.
그래. 하나의 경기가 만들어지기까지 우리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 땀을 흘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없다면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예 이 리그자체가 성 립할 수 없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그들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 이었다.
평범하게 일을 하고 또 돈을 벌고, 모기 지라든가 아이들의 대학학비 때문에 허리 띠를 졸라매는 지극히 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우린 그런 사람들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 자리에 올랐던 이들은, 항상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를 했다. 조던, 코비, 르브론. 또 오늘 호스트를 맡은 샤퀼 오닐 역시 단상 위에서 많은 생각을 해볼 법한 이야기들을. 또 자신의 철학을 말했다.
특히 케빈 듀란트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팀메이트에 대한 애정을 10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여 표현했다. 스스로 매일 최 고의 선수가 될 수는 없지만, 팀 메이트들이 있어, 다시 슈팅을 던질 수 있게 된다며 서 말이다.
또 그들이 자신을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만들며, 그들과 함께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받은 일이라고도 했다. 뭐 결과적으로는, 거대한 기만(數滿)이 된 셈이었지만.
아무튼, 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것을 생긱하면, 우리 스스로 조금 더 겸손해 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스퍼스 커 유니티의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사함을 표 현합니다. 이것을 보고 있을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난 자연스레, MVP 라는 이름을 다른 이들에게로 돌릴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까지 이곳에 설 수 있도록 만들어 준 모든 사람들에게 말이다.
여기엔 아내와 아이, 가족들은 물론이고
모든 스퍼스의 사람들과 지금은 함께하지 않는 전(前) 동료들 또 내가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훈련을 도왔던 사람들. 마지 막으로 스퍼스라는 프랜차이즈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상을 바쳤다.
“전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끊임없이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있으니까요. 오늘은 정말 멋진 밤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다 같은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Thank you, People. Thank you, Korea. And God Bless America. 감사합니다.”
뭐, 그렇게까지 말을 잘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뭔가를 빠트리기도 한 기분이 들었고, 준비한 이야기를 전부 하지 못했다는
약간의 찝찝함도 남아 있었다.
한 때 마음을 품었던, ‘ 모든 사람들을 울려보겠다. ’던 다짐도 이루지는 못한 것 같다. 지금 눈물을 머금고 있는 건 나의 사랑 하는 가족들과 저 바보 같은 스마트 녀석뿐이다. 그는 지금 알렉사에게 오히려 위로를 받고 있었다.
난 몸을 돌려, 아담 실버와 포옹을 나눴다.
“정말 멋진 수락연설이었네. 자네는 이 상을 받을 자격을 스스로 증명했어. 시즌 내내 그래왔고, 지금 이 자리에서도 말일 세.”
“하하. 감사해요.”
“아니. 내가 감사해야지.”
내 등을 두드려준 아담 실버는 쇼가 끝난 뒤 호텔에서 이어질 애프터 파티(After Party)에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자고 말을 했다. 난 그러겠노라고 대답했고, 가족 들이 기다리는 단상으로 내려서며 환한 미 소를 지어보였다.
스테이시가 얼른 앞으로 나오려고 했지만, 엉뚱하게 날 끌어안은 것은 못말리는 내 친구 녀석이었다.
“존나 감동적이었어. 존나게 말이야.”
“아, 제발. 수트가 얼룩지잖아?”
“훌쩍. 넌 내 베프야. 그거 알지?”
“그래그래. 아마, 앞으로 50년쯤 더?”
“뭐? 60년이지!! 50년 뒤 10년은 어쩌려고?”
종종 느끼는 것이지만, 이 녀석은 엄청나 게 사소한 부분에서 딴죽을 걸어댔다. 50 년이나 60년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딱히 꼬투리를 잡기 싫었다.
그래서 난, 순순히 60년으로 정정을 해주었다.
“당연히 그래야지! 이젠 양보할게.”
“응? 양보?”
눈물을 손으로 닦으며 날 밀쳐낸 스마트 가, 스테이시가 기다리는 방향으로 날 밀어 냈다. 그제야 난 본래 하려던 일이 떠올랐고, 아내와 키스를 나누곤 조용히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사랑해, 자기야. 진심을 다해서 하는 말 이야.”
“응. 나도 알아.”
케빈 듀란트의 말처럼, 우린 24/7 늘 완 벽할 순 없다. 인간이라는 게 그렇게 뛰어 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자 주 우리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시간을 보내고는 한다. 허나 중요한 건, 그렇다고 하여 절 대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거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러니까. 가끔 남들보다 못한 순간이 있는 것 같다면, 그건 그저 운이 없는 하루일뿐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을 하자면, 당신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더 너그럽고 당신의 생각보다 더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중요한 건, 가끔 비틀거리는 날이 있다고 해도 절대로 포기를 하지 말라는 점이다. 그것이야 말로 결국은 스스로를 초라 함으로 내모는 일이었으니까.
물론 노력이란 공평하지 않고, 그에 따른 보상은 차이가 있다.
허나,
‘그래도 또 다른 ONE GAME 이 있을 거니까.’
처음 목표했던 곳에 다다랐다고 하여. 혹은 실패했다고 하여 삶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이 있다면, 거기엔 얼마든 길이 존재했다.
그래서.
난 묻고 싶다.
‘What’s your ONE GAME?’
당신이 바라는 ONE GAME 이란 무엇이 냐고.
* * *
여정의 끝에 달콤한 보상들이 보장 된 시간들은 인고를 할 만한 값어치가 있다. 몇 가지 전제조건들이야 당연히 달라붙겠지만, 그것들이 크게 능력에서 벗어나는 일이 아 님을 깨닫게 되면 고통을 참아내는 것 또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높이 날아오른 미첼이 덩크를 꽂아 넣은 순간, 이미 한참 전부터 일어서 있었던 나는 수건을 휘두르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취이-!!! 바로 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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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5일. 베이징 시, 중국. 69 푹싱 로드. 캐딜락 아레나.
ㅁ 4쿼터 7 : 57
U.S.A 107 : 73 France
이 말에 반박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난 오히려 이번 팀이 처음부터 완벽 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같다. 1992년 드림팀처럼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게 다 완벽했다간, 오히려 이런 감흥 이 덜했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캠프에서부터 삐끗 거리고 또 1차 예선 터키와의 경기에서는 실망스 러운 경기력으로 스스로 자책을 하기도 했다. 허나 지금은 오히려, 지금의 이 팀과 더 많은 경기를 가져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잔뜩이었다.
과거에도 그래서 르브론이 그랬던 것 아 닐까?
[ ” Man- 너도 거기 가보면 내 말을 이 해할 거야. ” ]
당신이 옳았어요, 르브론.
TEAM U.S.A 란 정말로 특별하네요.
그것이 드림/리딤팀이냐 아니냐는 중요 하지 않다.
“GOD! 드디어 집으로 돌아가겠네!”
“벌써 그러기야?”
“Man-! 난 진짜 가족들이 보고 싶거든?”
“하긴, 그건 그렇겠다.”
난 슬쩍 고개를 돌려 스테이시를 바라봤고, 그녀는 지금 휴대폰으로 영상통화를 하는 중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다시 시선을 코트 위에 두었고, 마일스 터너가 마치아스 레조(Mathias Lessort)를 상대로 블록 하는 것에 다시 환호했다.
현재 양 팀 모두, 벤치멤버를 투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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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이제 2분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대회 3 연패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았죠. 그리고 아시아권에서 열린 FIBA World Cup 첫 번째 우승이기도 합니다. TEAM U.S.A의 명성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라고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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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회 최초의 우승.
난 이 말을 들었을 때, 매우 놀라웠다.
올림픽 같은 경우에는 아시아에서 개최 된 대회에서 몇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지만, FIBA World Cup에서 만큼은 우승과는 인 연이 없었다. 1978년 필리핀에서 개최 된 대회에서는 아예 4강에도 들지 못했고, 2006년 일본 대회 때에도 3위에 오르는 것에 그쳤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부분을 대회 시작 전부터 알았더라면, 팀 전체가 커다란 동기 부여를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야(Hey)! 야-!!”
“응?”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보니, D그 린이 손가락들을 까닥이며 자리에 앉으라는 제스처를 보내온다. 평소처럼 반응을 하
기엔 지금은 너무나도 기분 좋은 순간이었고, 그래서 난 순순히 움직여 벤치에 앉는 방법을 택했다.
“Damn-! 평소에도 이러면 좀 좋아?”
“Ah- Shut up.”
“큭큭큭. 너 지금 내 말 들었다.”
만약 이전까지의 흐름이었다면, 내가 닥 치라는 말 뒤에 냄새나니까라는 부분을 덧 붙였을 거다. 그리고 그랬다면 보나마나 평 소처럼 서로 으르렁거리는 모습으로 발전을 했을 거다. 허나 문장 하나를 참은 것만으로, 상황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D그린은 마음에 든 듯이 낄낄거리더니, 대회가 끝나면 번호나 주고받자고 슬쩍 제
안을 해왔다. 여기에서 또 내 본능은 기겁을 하라고 부추기고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그러지 않았다.
어차피 스마트 녀석은 플로어에 편히 드러누워 경기를 지켜보느라, 이쪽은 아예 신 경 쓰고 있지도 않았다. 녀석이 이 말을 들었다면 매우 귀찮아졌을 테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난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 했다.
“에이전트에게 말해둘게.”
“뭐???”
다만, 순순히 응하고픈 마음은 없었다.
결과적으로야 연락처를 교환하게 되겠지 만 말이다.
“야.”
“왜 또?”
“언제 한 번 같은 팀에서 뛰어 볼 생각은 없어?”
“Man- 실버가 지금 이 이야기를 들었어야 하는데 말이야.”
“아- 시답잖은 소리 말고. 어때?”
시끄럽고 귀찮고 또 짜증나게 군다.
이게 뭐냐면 D그린이란 남자를 표현하는 말이다.
결코, 악감정만을 담아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D그린과 같은 팀이 된다는 것을 저 세 가지
로 설명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 남자는 같은 팀이어서 다행인, 그런 종류의 사람이었다.
D그린과 같은 팀이라.
뭐, 나쁘지는 않지.
“언젠가. 만약 기회가 된다면.”
“그럼 네가 워리어스로 와.”
“뭐? 왜 이야기가 그렇게 돼? 당연히 네가 와야지.”
“거긴 너무 지루한 동네잖아. 그래서 싫어.”
“하-! 오클랜드는 괜찮고?”
“그래도 거긴 L.A랑 가깝거든.”
“어쩌지? 난 Small Town Boy 인데.”
“병신. 그렇게 말한 남자가 저기에 있네.”
“…”
D그린이 듀란트를 조용히 가리켰고, 난 손가락이 향하는 방향을 따라 잠깐 시선을 돌렸다가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어쨌거나, 난 스퍼스를 떠날 마음이 없어.”
“젠장. 그럼 천상 너랑 난 안 되는 거 네?”
“Nope! 처음부터 턱도 없었지.”
아무래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난 D그린과의 이런 대화가 재미있다.
우린 대화를 중단하며 다시 경기에 집중 했고, 잠시 뒤에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자 리에서 일어서서 샷클락이 멈추기만을 기 다렸다. 수비하기를 포기한 프랑스의 선수 들이 어깨를 축 늘어트리는 것을 보며, 난 박수와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삐이이이이-
GAME is O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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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TEAM U.S.A!! 압도적인 승리입니다!!
2019 FIBA World Cup의 챔피언!!
TEAM U.S.A가 됩니다!! 긴 여정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새벽이나 오전 시간에 경기를 지켜봐왔을 팬들에게 정말 큰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
.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대로, 우린 승리했다.
허나 이건, 아주 작은 여정 중에 하나.
“느슨해 질 틈이 없어요, 폽. 곧바로 시즌을 준비해야죠. 안 그래요?”
“…허허. 넌 아무래도 내 나이를 잊어버 리는 것 같군.”
“아직 좀 더 할 수 있잖아요. 안 그래요?”
우린 미국으로 돌아간다.
나름대로 즐거웠던 약간의 여흥을 끝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