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748
747화
100. Being Myself (2)
43.
이 숫자의 의미는 2017-18 시즌, 우리의 전국방송 중계횟수다.
이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더불어 NBA 최다였으며, 당연히 휴스턴의 40회와 클리블랜드의 39회보다도 많았다. 와 가 각각 12회, 이 13회. 그리고 가 여섯 차례, 우리의 경기를 전국에 생중계로 방송하기 로 되어있다.
“넌 완전히 미쳤어. 요즘만 놓고 보면, 진 짜 그렇다니까?”
“언젠가는 감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레지. 지금은 그 때를 준비하려고 해요.”
“벌써? Jesus! 좀 더 즐겨도 되지 않아?”
이번 12월은 NBA는 물론이고, 내 농구 인생을 통틀어서도 커리어-하이였다. 내가 작성 중인 기록이지만, 3점 성공률이 56% 라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새 시즌 야투율과 3점 성공률도 각각 48%와 46%로 끌어 올린 상황이다.
“결국에는 슛이지. NBA는 이제 올바른 값어치에 몰두하는 거야.”
“안 그래도 전에, 크리스가 이런 말을 했었어요.”
“웨버?”
“네. 그는 당신이 이 시대에서 뛰었으면, 더 대단한 커리어를 보냈을 거라고 했죠.”
“하-! 걔는 절대로 내 앞에선 그런 말을 하지 않더라.”
하지만 사실 지금의 이야기는 내가 살짝 바꾼 것이긴 했다. 정확한 표현을 빌리자면, 과거 NBA에서 뛰었던 위대한 3점 슈터들은 이 시대에서 훨씬 더 많은 효용성을 가졌을 거란 말이었다. 아무래도 8, 90년대는
3점에 후한 시대가 아니었으니까.
이 시기는 인사이드와 미드레인지의 시 대였고, 모든 NBA 구단들이 골대와 더 가까이에서 슛을 던지는 편이 좋다고 믿던 때 이기도 했다. 50%의 2점보다 35%의 3점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고 말이다.
아무튼, 나는 이번 시즌 들어 유독 자주 만나고 있는 레지 밀러와 한창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MSG의 좌석들 중 7,80%가 채워진 걸로 봐선 경기 시작 전이면 내부가 관중들로 꽉꽉 들어차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기분은 좀 어때?”
“뭐가요?”
“라바 볼, 그 머저리의 이야기에 신경을 쓰진 않았어?”
“뭐, 별로요. 그가 헛소리를 한 것이 이번 이 처음도 아니고요.”
듣기론, 라바 볼은 여전히 입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니, 인터뷰가 아닌 SNS로 떠들고 있으니 입보다는 손이 멈추 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편이 옳을 것 같다.
“하여간, 기존에는 없었던 캐릭터야. 굳 이 없어도 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공감이에요. 전 이만 가봐야겠어요, 레지.”
“그래. 행운을 빌어.”
레지 밀러와 악수와 포옹을 한 나는 몸을 돌려, 벤치의 앞으로 걸어갔다. 오늘도 코트 사이드 좌석에는 많은 유명인들이 자리하 고 있었고, 스파이크 리를 비롯해 또 하나의 사생 팬임을 자처하는 잭 니콜슨도 날 올려다보는 중이었다.
그렇게 익숙한 닉스의 셀레브리티 팬들을 지나쳐가던 와중, 스퍼스의 유니폼을 입 고 있는 뜻밖의 남자와 마주치게 되었다.
“Good Luck, K.”
“…”
반사적으로 뻗어온 손을 향배 손을 내밀었음에도, 움찔할 수밖에 없었던 나는 이 사내에게 사실은 내가 K라는 애칭으로는 잘 불리지 않는다는 걸 알려줘야 하나 싶었다. 마흔을 훌쩍 넘겼음에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동안과 오히려 더욱 잘생겨진 얼굴.
내게 손을 뻗어 온 오른손에 새겨진 익숙 한 타투는 이 사내의 노래를 들을 때면 가끔 화면을 통해 보던 것이었다. 데뷔 때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지금까지 내내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며 이를 누구보 다 혐오하는 에미넴 (EMINEM) 이 오늘 MSG를 찾았다.
약간의 당황 뒤에 퍼뜩 할 말이 생각나, 발을 멈춰 세우며 질문을 던져 본다.
“당신은 디트로이트의 골수팬이잖아요. 그렇죠?”
“그래, 맞아. 그래서 닉스가 싫은 거지.”
“…그거 말 되네요.”
에미넴이 주연한 유명 힙합 영화인 ‘ 8 마일 ’은 실제 그의 언더그라운드 시절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다. 디트로이트 빈 민가에서 자란 그의 생생한 경험과 로드리 고 프레이토(Rodrigo Prieto)의 연출이 잘 어울러져 명작 중 하나로 평을 받는다.
나 역시도 열 번도 넘게 이 영화를 시청 했었다.
“Never lose your self, Buddy.”
” 하하.”
그래서 난 영화의 OST 제목을 본따 말하는 에미넴에게, 이런 식으로 대답할 수 있었다.
“I’m a man. And I got a new plan.”
“!! 완전 죽이는데? 그 대답은 완전히 죽여줬어!”
다소 시크했던 에미넴의 얼굴에서 표정을 이끌어내는 건, 지금의 이 한 마디면 충분했던 것 같다. 본래 정확한 가사는 [ ‘ I’ma man, I’ma make a new plan. ‘ ] 이었지만, 다소 비튼 내 대답은 이해하는 것 에는 별다른 무리가 없었다.
MSG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에미넴의 것이 아니었지만, 난 멋대로 비트를 만들고 그의 목소리를 입혀 노래를 직접 그려냈다.
‘Sometimes …’
{ Sometimes I just feel like, quittin’ I still might. Why do I put up this fight, why do I still write. Sometimes it’s hard enough just dealin’ with real life. / 가끔 난 은퇴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 지금도 그렇듯이. 왜 난 이 싸움을 해야 하고, 왜 여전히 펜을 들고 있어? 가끔은 그 냥 현실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 거든. }
‘Sometimes …’
{ Sometimes I wanna jump on stage and just kill mikes. And Show these People what my level of skill’s like / 가끔은 그냥 무대로 뛰어 올라 마이크는 다 꺼버리고. 그리고 사람들에게 내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싶어. }
하지만 난 황인이어서. 가끔씩 난 삶이 고달프지.
{ But I’m still white, sometimes I just hate life. / 근데 난 여전히 백인이거 든. 그래서 가끔 삶이 싫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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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1쿼터 0 : 00
SPURS : KNICKS
On Court
San Antonio Spurs
PG : No. 36 마르커스 스마트(6-4)
SG/SF : No. 33 재비어 크로포드(6-6)
SF/SG : No. 24 폴 조지 (6—8)
SF/PF : No. 22 김민혁 (6-9)
PF / C : No. 12 라마커스 알드리지 (6-11)
VS
New-York Knicks
PG : No. 55 재럿 잭(6-3)
SG : No. 05 코트니 리(6-5)
SF/PF : No. 42 랜스 토마스(6-8)
C/PF : No. 06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7-3)
C : No. 00 에네스 칸터(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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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난 브레이크는 안 밟아.”
“??”
팁-오프를 위해 포지션을 잡던 도중, 내 혼잣말을 들은 랜스 토마스가 눈을 동그랗 게 뜨며 날 쳐다봤다. 하지만 난 그에게 집중하지 않았고, 고개를 계속 까닥이며 에미 넴의 ‘ 8 Mile ’ 노래 가사를 계속해서 중 얼거렸다.
“Great the I falls—”
잘 하다가도 떨어지고, 잠깐 스스로 낮은 포복으로 기어 다니다가도.
‘Clam Up(한 방을 날려).’
철썩-!!
‘Slam Shut(강한 한 방).’
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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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할란)
“초반부터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기세를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완전히 기계와도 같은 움직임이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3점 슛으로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인사한 킴이 닉스의 서둘렀던 공격 뒤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레지 밀러)
“이건 양 날의 검입니다. 포르징기스와 킴의 매치업은 서로가 수비에서 상당히 고전할 수밖에 없어요. 이 대결에서 어느 쪽 이 우위를 점하느냐가 결국, 오늘 경기의 승패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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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내겐 농구와 가족 이 외의 것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래서 난 내가 가진 에너지를 모두 이 두 가지에 집중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세계는 절대로 이런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나는 주위에 더 좋은 사람들을 남겨둬야 한다. 데이비드. 그리고 스퍼스에 근무하며 날 도와주는 이들. 코트 위의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코트 에서는 적이지만, 벗어나면 다시 친구가 되 어주는 남자들이 내겐 무엇보다도 필요했다.
난 정말로 낭비할 에너지가 없다.
라바 볼이나 스파이크 리처럼, 입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이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언제나 코트 위에서 답을 하는 것이었다.
철썩-!!
“…”
바닥에 착지한 나는 먼저, 왼 손을 길게 뻗은 자세로 골대를 돌아보고 있던 프랭크 닐리키나를 먼저 발견했다. 그리곤 그의 팔이 힘없이 떨어짐과 동시에 몸을 돌려, 코트 사이드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스파 이크 리의 앞을 스쳐 지나갔다.
잠깐 달려가는 속도를 늦춘 나는 그가 충분히 들릴 수 있을 만큼의 큰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느냐 고 말이다.
그리고 다시 공격 진영으로 넘어서게 되었을 때, 난 그가 절대로 듣고 싶지 않아했을 한 마디를 더 보태기로 했다. 벌써 나한 테만 두 번째로 듣는 말이었고, 이 전에는 셀 수도 없을만큼 많은 이들에게서 들었던 이야기일 거다.
“It’ your fault, Spike. It’s all- your fault.”
* * *
□ 경기 결과
SPURS 124 : 109 KNICKS
Min-Hyuk Kim / 38분 44초 출전
: 28PTS / 8AST / 7REB / 3TO / 4PF
: 11/24 FG, 4/10 3P, 2/2 FT
: +/- : +12
* * *
[ Ian Begley(@Ian Begley) – 닉스 전담 리포터 ]
↳ { ” 스파이크 리는 마치 닉스가 킴의 가장 큰 라이벌이기라도 한 것처럼 거창히 떠들어댔지만, 최소한 내가 볼 때 이 포워 드는 그저 자신의 대단함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닉스를 대했다는 느낌이다. 프랭크 닐 리키나는 2,3 쿼터에 킴을 고전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4쿼터 추격 상황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고, 3점을 얻어맞았다. ” }
++++
2017년 12월 30일. 디트로이트, 미시건. 2645 우드워드 애비뉴. 리틀 시저 아레나 (Detroit, MI. 2645 Woodward Ave. Little Caesars Arena).
□ 경기시작 30분 전
SPURS : PISTONS
On Court
San Antonio Spurs
PG : No. 09 토니 파커 (6-2)
SG : No. 55 조쉬 하트(6-5)
SF/SG : No. 14 브랜든 잉그램 (6-9)
SF/PF : No. 22 김민혁 (6-9)
PC/C : No. 12 라마커스 알드리지 (6-11)
VS
Detroit Pistons
PG : No. 14 이쉬 스미스(6-0)
SF/SG : No. 25 레지 불록(6-7)
SF : No. 34 토너|아스 해리스(6-9)
PF / SF : No. 43 앤소니 톨리버 (6-8)
C : No. 00 안드레 드러먼드(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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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다들 어디에 있는 거야?”
“하하. 그게 그렇게 됐어요.”
예상치 못했던 변수였다. 28일 경기 후에 우린 뉴욕에 남았고, 어제 하루 종일 시내를 돌아다니고 저녁에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그곳에서 우린 근사한 해산물을 잔뜩 먹었는데, 바로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메뉴들 중에서 굴이 들어간 저녁을 먹은 이들이 집단적인 식중독 증상을 일으켰던 것이다. 어젯밤 호텔로 구급차가 드나들었고, 윌 세브닝과 보 캠벨은 선수단과 동행 하지 않는 대신 아픈 이들과 샌안토니오로 날아갔다.
그 결과 스마트, 재비어, 폴 조지, 주바치가 오늘 경기에서 뛰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10명으로 줄어든 선수단의 모습에 놀란 에미넴이 내게 이렇게 질문을 던져온 것이다.
“이런! 심각한 거야?”
“아뇨. 다행히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일단 다음 경기까진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난 또! 우릴 이기게 해주려고 일부러 그런 줄 알았지.”
“설마요. 고작 이틀 만에 유니폼을 갈아 입기 있어요?”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이어, 에미넴은 오늘도 리틀 시저 아레나를 찾았다. 그 때와 오늘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내 유니폼이었던 것이 드러먼드의 것으로 바뀌어 있다는 거였다.
말했던 것처럼 피스톤즈의 광팬이었던 터라 딱히 놀랍지는 않았고, 지금은 그냥 새롭게 친분을 트게 된 남자와 친한 척을 하려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은 루틴을 소화한다는 의미도 있었고 말이다.
“오늘은 응원하지 않을 거야.”
“바라지도 않아요. 그럼.”
같은 셀럽을 각자 다른 장소에서, 그것도 두 경기 연속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묘한 기분과 함께 돌아온 벤치는 확실히 빈 자리가 여기저기에서 느껴진다. 하필이면 또 브랜든 폴을 G-리그에 동행시킨 터라, 더욱 허전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비록 많은 경기에서 뛰지는 못하지만, 브랜든 폴은 라커룸에서 인기가 많은 사내 중에 하나였다. 늘 긍정적이었고, 그가 NBA에 진출하기까지 겪은 경험은 나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에게는 많은 귀감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브랜든 폴과 대화하길 즐 겼고, 그가 이 바닥에서 꼭 성공하기를 바 라고 있었다. 연습 때만 놓고 보면, 분명 재능은 충분한 남자다.
“컨디션은 어때요, 토니?”
“좋아. 근데, 지금 네가 날 걱정하는 거야?”
“하도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는 거니까요. 떨고 있으면 어쩌나하고 생각을 했죠. 그래 서? 괜찮은 거예요?”
물음표에서 물음표로 끝나는 대화가 언 제까지 이어질 지는 잘 모르겠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던 토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포기했다는 얼굴로 자신은 아주 괜찮다고 대답했다. 헌데 정말 괜찮다면 왜, 농구화 끈을 계속 풀었다 묶는 것일까?
복귀 후 꾸준히 18분 안팎을 출전 중인 이 사내는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짧은 시간에 쏟아 붓는 것에 제법 익숙해진 상황이다. 사실은 폽도 오늘 머레이를 선발로 투 입하는 걸 고려했었던 것 같았는데, 결국에는 경험에 더 무게를 뒀다.
조쉬 하트와 브랜든 잉그램이라는 레이 커스 출신의 선수가 둘이나 선발 라인업에 포함이 된 만큼, 좀 더 리딩에 능한 가드가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준비는 됐어?”
“그렇고말고. 준비야 진즉에 됐지.”
“멋지네.”
타의에 의한 것이지만, 오늘은 또 색다른 스퍼스였다. 스마트와 폴 조지가 샌안토니 오로 돌아가며 생긴 루틴의 공백을 조쉬 하 트, 브랜든 잉그램이란 비슷한 나이 또래와의 요란한 핸드쉐이크로 대신해 본다.
사실 한 편으로는, 약간 작년의 기분이 나는 것도 같았다.
토니와 알드리지가 함께 선발로 나서다 보니 그런 것이리라.
“휴우우우우-”
{ ” BOOOOOO-!!! ” }
피스톤즈 장내 아나운서의 선수 소개가 불러온 야유소리와 함께 코트로 들어서며, 난 먼저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하트, 잉그램과 또 한 번 핸드쉐이크를 나눴다. 다만 이번에는 아까 전에 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것이다.
알드리지는 요즘도 내게 가끔 [ ” 대체 그 많은 인사법은 어떻게 다 외우는 거야? ” ] 라고 말을 했었는데, 그 때 마다 난 [ ” 젊어서 그래요. ” ] 라 답을 했었다.
젊기에, 다소 거칠지만 또 자유롭다.
‘그래. 오늘은 아마 그렇겠네.’
오늘 우리가 코트에서 보이게 될 모습은 지금까지의 것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
ㅁ 1 쿼터 2 : 43
SPURS 3 : 6 PISTONS
삑-!
[ ” Piston-s, Baaaaaaaaaa-ll!!! ” ]
실책이 너무 잦았다. 기록지에 턴오버로 오를 것도 것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들이 자꾸 우리의 발목을 붙잡았다. 지금 만 하더라도, 조쉬 하트가 와이드 오픈에서 던진 슈팅이 에어볼이 되며 그대로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일부러 더 목소리를 크게 내는 장내 아나 운서의 외침과 함께, 조쉬 하트를 향한 휘파람과 박수가 이어진다. 당연히 잘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뭐, 물론 어떠한 의미에서는 잘한 것이긴 하다. 디트로이트에게 공격 권을 그대로 넘겨준 셈이니까 말이다.
1쿼터 첫 번째 수비를 성공하고 이어진 공격에서 알드리지의 3점이 들어 갈 때만 해도 좋았던 우리의 분위기는, 급격히 정체 되기 시작한 상태다.
“괜찮아, 조쉬. 침착해. 다시 처음부터 집중하자고.”
“이런, 바보같으니!”
오른손바닥으로 자신의 머리를 다소 강하게 두드린 조쉬 하트는 1쿼터 현재까지 자신의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슈팅 미스도 미스이지만, 전반적으로 서두르는 느낌이 너무나도 강하다보니 안정감이 전혀 없었다.
노련함이 더해지기는 했어도, 오늘만큼은 토니도 어딘지 모르게 다소 성급히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난 우리의 백코트가 조금 더 침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하지만 정신없이 몰아붙이는 이쉬 스미스가 저들이 생각을 정비하는 시간을 허락 하지 않는다. 이는 본래 이쉬 스미스의 스타일인데, 오늘은 그것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이포스트 다툼에서 드러먼드가 알드리지를 압도하고 있다.
커리어 통산 하나도 채 되지 않던 어시스트의 숫자를 급격히 끌어올린 드러먼드의 평균 어시스트는 현 시점 기준으로 평균 3.6개다. NBA 전체로 놓고 보면 대단찮은 기록이지만, 센터 포지션으로 한정하면 최 고수준이다.
특히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그의 하이포스트 핸드오프였다.
‘또. 제길.’
드러먼드가 하이포스트에서 패스를 받아 들고, 이쉬 스미스가 핸드오프를 건네받아 페인트-존을 파고들면 피스톤즈에 넓은 스 페이싱이 생겨난다. 이 같은 플레이게 연속 해서 통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토니의 수비력 부재이고, 조쉬 하트의 현명치 못한 판 단도 한 몫을 담당한다.
매치업 상대가 레지 불록 (Reggie Bullock)처럼 캐치&슛에 특화 된 사내라면, 설령 손쉽게 2점을 허용하는 일이 있더 라도 오픈 기회를 만들어 주면 안됐다.
3점의 효율성에 대해 강조할 때의 표현을 따오자면, 차라리 2점을 주는 것이 3점을 얻어맞는 것보다 1.5배는 더 낫다. 거기 정신적인 부분까지 합친다면 족히 2배는 더 나은 일이었다.
하지만 조쉬 하트는 성실히 백-업을 갔고, 이쉬 스미스가 코너로 보낸 패스 하나는 레지 불록에게 완전한 오픈기회를 제공 했다.
농구공이 날아오르고, 난 그것을 바라보다 눈을 질끈 감았다.
철썩-!
‘최악이네.’
실로 오랜만에, 우린 초반부터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타임-아웃이 아냐? 진짜?’
실점을 허용한 뒤에 기대했던 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난 눈을 뜨고 벤치가 있는 방향을 돌아보았다.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는 폽은 지켜보겠다는 듯한 얼굴이었고, 타임-아웃이 아닌 것을 확인한 나는 공격을 준비 하며 하프라인을 넘어섰다.
현재 디트로이트의 수비컨셉은 매우 명 확했는데, 토비아스 해리스를 거의 전문 수비수처럼 내게 붙여놓고 날 제외한 다른 이 들이 슈팅을 집어 던지도록 만들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보통 알드리지가 힘을 내줘야했지만, 컨디션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었던 그는 드러먼드에 막혀 자꾸 외곽에 서만 맴돌았다. 결국 공격은 지금처럼 토니의 돌파에 의존하거나, 잉그램이 톨리버를 공략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게 된다.
장담하는데, 분명 스턴 밴 건디는 이런 풍경을 그렸을 거다.
‘에너지 레벨을 낮추고 있어.’
오늘의 디트로이트는 마치, 과거의 멤피스. 혹은 이번 시즌의 유타처럼 플레이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상대의 페이스를 끌어 낮 춰, 최대한 슈팅을 덜 던지도록 만들려고 한다. 상대가 에너지 레벨을 높이도록, 허 락하지 않으려는 심산이다.
나는 이것이 분명, 급조 된 작전일 거라고 생각했다. 주전들의 결장이 알려진 것은 우리가 디트로이트에 도착한 다음이었고, 정상적인 전력이었다면 이런 전략은 보통 먹혀들지 않는다.
티잉-!
“SHIT!!”
톨리버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하던 잉그램은 골대 가까이까진 접근하지 못하고, 애매한 위치에서 페이드어웨이 점퍼를 시도 했다. 기술적으로 상당한 발전이 있었던 잉그램의 올 시즌이지만, 저러한 종류의 공격은 그가 가장 잘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빗나간 농구공은 드러먼드의 손에 안착 했고, 그가 전방을 바라보며 길게 밀어 보낸 농구공은 앞서 달리고 있던 이쉬 스미스에게 도달했다.
토니 파커가 그를 열심히 추격하고는 있지만,
삐익-!
“앤워어 어어어 어어-언!!”
결국에는 그에게 앤드원을 헌납하고야 만다.
그리고 이제, 한 박자 늦은 타임아웃.
삐이이이이-
[ ” 타임아웃, 스퍼스. ” ]
3:11.
실로 오랜만에, 이런 분위기 속에서 농구를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