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102)
〈 1102화 〉크라스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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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제가 알기로… 클라우디님과 위니아님. 그리고 저번에 뵙게 된 리샤님이 있었지요. 그분들과는 이미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정말 좋은 분들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엘리제는 이미 그녀들 셋과는 만난 적이 있었다.
“성도님의 정의로운 성품에 감화된 분들이라는 것이 아주 잘 느껴졌지요. 아주 선하고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엘리제는 미소를 지은 얼굴로 그녀들의 성품을 칭찬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나, 이거. 이렇게 칭찬을 들으니까 입이 찢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흐흐흐, 이거 좀 부끄러운걸.”
“자부심을 가질 만큼 좋은 일입니다.”
확실히 자부심을 느낄만한 일이다.
나는 애초에 그녀들의 존재로 하여금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다섯 명이라고 하셨지요. 저는 클라우디님과 위니아님. 그리고 리샤님은 뵈었지만, 다른 두 분은 뵙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그러네.”
“그렇기에 기회가 된다면 그 영웅 같은 분들을 한 번 만나 뵙고 싶습니다.”
“뭐랏.”
만나고 싶다고!
“예. 꼭 만나고 싶습니다.”
엘리제는 여전히도 미소를 지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당연한 일입니다. 그분들과 함께 이번 악마 사태를 해결한 것이 아닙니까? 무려 대악마 안드로말리우스를 처치하신 분들입니다. 그런 거대한 정의를 집행한 영웅들은 지금 성도님과 그 아내분들이 유일한 것입니다.”
“그건… 그렇구만.”
확실히 그런 업적을 행한 것은 우리 말고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영웅이 맞다. 어디 가서 말만 하면 영웅 대접을 받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런 영웅분들이니, 뵙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게 불타오르는 것 같습니다.”
“흠.”
엘리제니까 당연한 반응인가?
순간 힐데와 아리 생각 때문에 흠칫했지만, 누구라도 그녀들을 만나보고 싶어 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했다.
성직자라면 더더욱 그런 생각을 가지겠지.
특히나 엘리제 같은 광신도라면 더더욱.
“무엇보다 저의 디바인 프렌드인 성도님의 아내분들이 아닙니까. 이런 인연이 있으니 이렇게 말을 꺼낸 것입니다.”
그거야 뭐.
“사실 저희 교단 측에서도 원하는 일이었지요.”
“광명성십자회에서?”
교단 측에서?
“저희 교단의 분들은 이미 제가 성도님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잘 알며, 성도님이 어떤 협행을 해왔는지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성도님의 아내분들에 대한 것은 말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를 성도님과 그 동료분들이 힘을 합쳐 해냈다는 것은 제대로 알고 있습니다.”
광명성십자회 크라스하임 지부의 성직자들은 내가 엘리제와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심지어 내가 행해온 모든 협행에 대해서도 아주 잘 있다고 한다.
내 여자들에 대한 것은 모른다지만, 이번 일로 하여금 내 동료들에 대한 관심을 아주 크게 가지게 되었다.
엘리제가 말한 것은 그런 이야기였다.
“하여, 성도님과 함께 그 동료분들을 초청하고 싶은 것입니다. 실은… 교단 측에서 그걸 요청해보라는 말을 들었지만, 애초에 저도 그것을 원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초대를 하게 된 것입니다.”
“광명성십자회에서 초대라.”
“그렇습니다. 성도님같은 영웅분을 대접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값진 일이 될 것입니다.”
하기야 뭐 이 사람들은 전원이 정의로운 파괴자들이니까. 우리를 초대하고 싶어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엘리제도 뭐 영웅을 보는 김에 내 다른 두 아내들도 보고 싶다는 것이겠지.
“그런데 다섯 분이라고 하셨는데…”
그런데 아니야…!
“어.”
지금 내 여자의 숫자는 자그마치 여덟 명이나 된다…!
엘리제는 이번 기회로 하여금 다른 두 아내를 보고 싶은 것이겠지만, 사실 엘리제가 모르는 내 여자들은 더 많다!!!
물론 나는 이런 것에 대해서 몹시 당당한 사람이다. 이 천마 김캇트에게 여자가 많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반박의 여지조차 없다.
강력한 대전사.
그리고 진정한 천마.
그런 내게 여자가 많다는 것은 상식이다.
모든 자들이 그리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당당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힐데가 서큐버스이며, 아리가 알라우네라는 점이었다. 심지어 리샤는 마족이다. 내 여자 여덟 명 중에 반이 인간이 아니다. 클라우디는 하프엘프니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도, 서큐버스와 알라우네의 존재는 우리만의 비밀이다.
그렇기에 이것은 진정한 디바인 프렌드인 엘리제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내 여자인 카디아한테도 말하고 있지 않은 상태인데 누구한테 또 말하겠는가. 이거는 뭐 엘리제를 넘어서 카디아한테도 평생 숨겨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내 여자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중대한 삶의 비밀이다.
당연히 나는 당당하다.
하지만 나는 당당하더라도 숨길 것은 숨기는 남자다.
특수부대원이 자신의 직업에 당당하다고 해서 은밀한 침투작전을 행할 때 침투지에서 나 특수부대원이라고 동네방네 광고를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
그것이 바로 천마다.
“그게 말이야, 엘리제.”
“성도님?”
그런데 힐데와 아리의 존재를 숨긴다고 치면… 여덟 명 중 두 명이 빠지니까, 남은 것은 여섯 명이다. 그러니까 다섯에서 여섯으로 늘어났다고 설명을 해야 하나?
그래.
거기까지 엘리제에게 숨길 필요는 없다.
그것에 있어서는 당당한 부분이니 엘리제에게 사실대로 말해줘도 그다지 상관은 없다. 이게 뭐 부끄러운 일이라고. 당당한 것을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천마가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디바인 프렌드에게 해주지 못할 것은 없다.
“다섯 명이라고 말했었지.”
그렇게 운을 띄운 순간이었다.
“성도님… 설마.”
엘리제의 표정에서 미소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 그새… 또… 늘어나신 겁니까?”
그러더니 거의 경악하기 직전이 된 모습으로 말했다.
“그렇다. 엘리제.”
나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이제 다섯 명이 아니라 여섯 명이다.”
“허억!”
ㅡ벌떡!
벌떡 일어난 엘리제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예상대로의 반응.
아주 크게 놀란 것 같았다.
“이제 제 상식이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성도님! 부인분들이 여섯 명이나 된다니!”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야. 그래도 걱정 말라고. 저번에 너가 걱정해줬던 뭐 그런 건 전혀 없으니까 말이야.”
엘리제야 뭐 성직자니 이런 부분을 크게 걱정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제대로 말해서 문제가 없음을 알려주도록 하자.
“걱정이 안 될 수가 있겠습니까! 너무 놀랍습니다!”
“나도 놀라워.”
“성도님의 일인데 너무 태연하십니다!”
“내게는 당연한 일이니까.”
“그, 그런…! 아니! 그렇군요! 성도님에게는 당연한 일…!”
경악하던 엘리제가 납득을 했다는 것처럼 다시 자리에 앉았다.
“성도님에게는 몹시 당연한 일이었지요… 저번에 설명을 들었지만, 워낙 갑작스러운 이야기였던지라 크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괜찮아. 누가 들어도 놀랄 이야기가 맞으니까.”
“후우.”
“이런 말을 하긴 좀 부끄럽지만, 그 일부다처제라는 게 이상한 게 아니야.”
“그… 저도 알고는 있습니다만, 평생 배워온 것이 있기 때문에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개념이기는 합니다.”
엘리제는 거의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느낌이었지.
그러나 클라우디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살아온 결과, 나는 진정한 자아를 확립했다.
“그게 좀 그렇긴 하지. 그래도 걱정하지 마라. 이 내가 하는 일에 문제가 있을 리가 없으니까. 다 좋은 사람들이라고.”
“무, 물론 성도님의 부인이 된 분이시니 당연히 좋은 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늦었지만 축하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내게 덕담을 전해주는 엘리제.
역시 제대로 말하면 엘리제도 이렇게 이해를 한다. 이것도 특별한 일인데 엘리제에게는 당연히 전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고맙다, 엘리제야. 확실히 좋은 사람이긴 하지.”
카디아는 성녀인 만큼 정의로운 사람이 맞다.
“그럼에도 이 놀라운 감정을 지울 수 없다는 것도 사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흐흐흐, 이게 팔라딘 생활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
돌이켜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자연스러운 일… 그, 그렇다면! 이번 대악마 토벌은 총 일곱 명의 인원으로 행하신 것입니까?”
“아니. 그건 아냐.”
이번에 직전 싸운 것은 나와 클라우디. 그리고 카린과 리즈티나였다.
“같이 싸운 건 나를 포함해서 네 명.”
“아…”
어찌 됐건 엘리제가 초대하고 싶은 사람은 나와 그 세 명일 것이다.
안드로말리우스전에 위니아와 리샤. 힐데와 아리는 없었으니까. 힐데와 아리에 대해서 숨기고 있으니, 구태여 존재를 알릴 필요는 없다.
그리고 뭐 초대에 응하는 것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 일이다. 그녀들이 응하면 바로 갈 수 있는 것이니까.
광명성십자회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도 아니고… 아니. 냉정하게 판단해 보자면 이상한 사람들이 맞지만 긍정적으로 이상한 사람들이니 오히려 초대해주면 좋다.
“그러면 이번에는 성도님과 클라우디님. 그리고 위니아님과 리샤님께서 토벌을 하신 겁니까?”
“아니. 나랑 클라우디랑 카린이랑 리즈티나라고 해. 다른 여자들은 이번에 같이 안 싸웠어.”
“그런… 것이로군요. 아무튼 그분들 역시 영웅입니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분들의 명성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단 네 명이서 토벌을 한 것이 아닙니까!”
“그렇지. 그녀들 역시 영웅이라고.”
진짜 영웅이다.
“아무튼 엘리제. 광명성십자회 측에서 우리들을 초대하고 싶다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엘리제가 고개를 끄덕인다.
“식사를 대접한다는 것이 상부의 지침입니다만, 아마도 그것보다는 정성이 더 들어가지 싶습니다. 현재 교단 내에서 성도님의 이름이 드높습니다.”
내가 그 정도라니.
이것도 당연한 일이 되었군.
“흐흐흐, 나는 놋쇠성천사회 쪽인데 말이지.”
“어디 소속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성도님과 아내분들이 영웅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요.”
“역시 엘리제다.”
출신이나 소속 단체 따위가 뭐가 중요한가. 인간들은 그것으로 서로를 구분 짓고 싸우는 데 특화되어 있지만, 이세계의 성직자들에겐 그런 게 없다.
“아, 그리고 크라스하임에는 놋쇠성천사회의 지부도 있으니, 그들도 초대하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까 이곳에도 지부가 있기는 했었지.
존나 옛날에 거기서 성수를 받겠답시고 위니아랑 함께 서 있던 적이 있다.
한번 가보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그건 엘리제 생각이야?”
“아니… 이건 상부에서 들은 것입니다.”
엘리제의 의견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일이 좀 커지는 감이 있지만, 저는 그저 개인적으로 성도님의 아내분들을 뵙고 싶었을 뿐입니다.”
“좋아. 알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그녀들한테 말은 전할게. 응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설득하면 가겠다고 할 거다.”
“감사합니다, 성도님! 모두가 기뻐할 것입니다!”
“흐흐흐,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렇게 좋아?”
“물론입니다! 대악마를 처치한 영웅분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대악마가 흔한 게 아니니까.
그럼 오늘 돌아가면 그녀들에게 말을 전해주도록 하자.
“근데 엘리제. 앞으로 대악마들이 더 많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게 무슨…?”
“말했잖아. 판데모니움과의 경계가 옅어졌다고.”
이거는 말해줘야 한다.
“그리고 리치가 대악마의 영혼을 원하는 이상 분명 뭔가 다른 움직임을 또 보이겠지. 말고도 옛날에 악마들을 잡아서 심문하다가 알아낸 건데, 다른 대악마들도 이 땅을 노리고 있다더라고.”
아라크네와 협력하던 고그니쟈라는 악마가 내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다 불었었다.
“그런…!”
“그러니까 앞으로는 더욱 위험해질 거다. 대악마는 반드시 또 나타나게 되어 있어.”
“크… 몹시 큰일입니다!”
“대비해야지.”
아무튼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니 엘리제가 내 손목을 잡았다.
“성도님. 크라스하임에 얼마나 더 계실 생각입니까?”
“그렇게 오래 있지는 못할 것 같은데, 왜? 뭐 있어?”
뭐가 있나?
“일단 성도님이 오신 김에, 그동안 저희 교단에서 밝혀낸 것들을 좀 알려드리는 시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이곳과 조금 떨어진 곳에 그런 게 있는데… 괜찮다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오오! 그런 거면 무조건 봐야지!”
“그렇다면 그것은 초대 이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