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707)
검머외전 – 초월자의 삶
“디엘아 어딨니!!!”
마구 포효를 하며 내 딸 디엘이를 찾는다!
“디엘아 아빠왔어!!!”
나의 귀여운 딸 디엘이.
사실 기질 자체는 리제리제 엘리제의 딸인 리카와 많이 닮았지만, 성격은 영 다르다고 해야 하나. 까칠하고 엄근진한 면이 있다.
카디아가 유도리 있는 성녀였다면 디엘이는 약간 유도가 없는 스타일이라고 해야지. 그리고 예절에 민감하다.
물론 내겐 그런 모습마저 귀엽게 보일 뿐이다. 사실 카이나도 귀여운 마당에 나한테 안 귀여운 게 있을 리가 있나? 내가 괜히 카디아 볼 때마다 끌어안는 게 아니거든.
“디엘아! 디엘아아아! 크아아아아아!”
딸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비명이 나올 지경이다…!
ㅡ사사삿!
나는 네발로 벽과 천장을 기어다니며 디엘이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그러고 있으니.
ㅡ끼익.
“…오셨습니까, 아버지.”
문이 열리면서 차분하지만 기가 아주 쎄보이는 얼굴을 한 디엘이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참 카디아를 닮았단 말이지. 카디아에게서 다크서클을 빼고 엄근진 한 스푼을 섞으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
ㅡ파앗!
아무튼 즉시 팔다리로 천장을 박차 디엘이를 향해 점프. 양팔을 활짝 펼친 채 디엘이를 끌어안으며 바닥을 굴렀다.
ㅡ우당탕!
“아빠 왔어, 디엘아!!! 아빠 안 보고 싶었니!!!”
바닥을 구르면서도 표정을 깨뜨리지 않은 디엘이가.
“…하아.”
내게 안긴 채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진정 좀 하십시오, 아버지. 볼 때마다 이러기입니까?”
“아, 왜 그래 또.”
“본인이 황제이자 신이라는 자각이 있긴 한 겁니까? 대체 왜 이런 가벼운 행동을 하시는 겁니까.”
조목조목.
“무릇 황제라면 항상 그 언동을 주의할 필요가…”
날 혼내듯이 말을 하고 있다.
디엘이는 그런 면이 있다. 내가 조금 더 권위적인 모습을 바란다. 근데 밖에서 많이 하는 일이지 않은가. 굳이 가족들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일 필요가?
애초에 필요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다.
“아이고, 진짜. 우리 디엘이 또 왜 그렇게 무게를 잡고 있어?”
“…”
“조용히 하고 아빠한테 뽀뽀나 좀 해봐라. 설마 황제이자 신인 아빠의 명령을 거절한 생각은 아니겠지.”
“…큿.”
큿.
“풀어주십시오. 아버지.”
“안 풀어줄 건데?”
“…”
익숙한 일이라는 듯, 디엘이가 입을 닫았다.
“뽀뽀해주기 전까지 안 풀어줄래. 디엘아. 빨리. 황제이자 신이 아빠가 말하고 있잖아. 어? 흐흐흐.”
“풀어주십시오.”
같은 말만 반복하기는.
하지만 참으로 신기하게도, 디엘이는 차분하고 엄근진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 그냥 이러고 살아야겠다! 내가 황제이자 신인데 딸이 말도 한마디 안 들어주네! 기분 상할 것 같애!”
“크읏…! 아버지, 제발. 항상 말하지 않습니까. 황제이자 신인 만큼 언동을 주의하라고…!”
“밖에선 그러고 있잖아.”
“집안에서도 그러셔야 합니다!”
“어, 싫어. 그것보다 디엘아. 앞으로는 아빠랑 이러고 살자. 안 풀어줘야지.”
ㅡ스륵.
바로 디엘이를 끌어안은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마신공의 힘으로 띠를 만들어 디엘이를 내 몸에 고정시켰다.
마치 포대기를 앞으로 찬 것 같군.
“흐흐흐, 완전 포대기. 포대기.”
진짜 포대기를 찬 기분이다. 디엘이 덩치랑 내 덩치랑 차이가 엄청 나니까.
“이러고 존나 막 걸어 다녀야지.”
“하지 마십시오!”
“디엘아… 생각을 좀 해봐. 아빠의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세상에서 우리 가족뿐이라고. 밖에서 그런다고 내가 안에서도 그래야겠냐? 늘 말하는 거지만 디엘아. 가족 앞에서 그럴 필요는 없단다.”
그리 디엘이의 방안을 활보하면서 말했다.
“제가 언제 집안에서도 바깥처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까.”
“계속 그러고 있잖아.”
“제가 말한 것은 최소한의 언동을 말하는 것입니까! 신-황제인 아버지께서 모두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이미 다 좋아하는데?”
“크윽!”
디엘이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은 없다!
“집안은 편한 공간이라고, 편한 공간. 디엘아. 그런 곳에서도 딱딱하게 있어야겠냐? 이렇게 사랑이 넘쳐나는 공간에서?”
“최소한의 언행을 말한 겁니다. 구태여 딱딱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어. 아니야.”
사실 디엘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바깥에서의 내 모습. 만인의 머리 위에 군림하는 절대신인 나의 모습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디엘이는 진짜 그런 거 좋아하더라.
내가 신으로서 명령 내리고, 각 세계에 존재하는 권력자들에게 내 뜻을 강요하는 그런 권위적인 모습을 몹시 좋아한다. 그런 것에서 ‘김캇트 간지’를 느끼는 것이겠지.
그래서 집안에서도 내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는 거다. 이거는 뭐 카디아랑도 이야기를 해봤는데 취향은 안 바뀌는 듯.
“디엘아. 아빠랑 이러고 일하러 갈까? 아빠 일하는 거 직관시켜줄게.”
“그것만큼은 안 됩니다! 자기 딸을 이렇게 포대기처럼 묶어두고 공무를 보러 간다니…!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흐흐흐, 딸바보 아빠라고 생각하지 않겠냐? 말 그대로 친근한 러브천마의 이미지지.”
“그럴 순 없어! 아버지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라…!“
봐봐. 원하는 이미지가 있다니까.
“뽀뽀 안 해주면 진짜 한다?”
“크읏! 알겠습니다!”
바로.
“…!”
디엘이가 전신을 부들부들 떨면서 목을 쭉 빼며, 내 볼에 뽀뽀를 하기 위해 입술을 내밀었다.
ㅡ쪽.
그리고 행해지는 뽀뽀.
“캬! 바로 이거지! 약속대로 풀어주마!”
바로 디엘이를 풀어줬다!
이제야 좀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니까!
이것을 느낄 수만 있다면 딸에게 뽀뽀나 요구하는 이상한 아빠라는 오명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천마 김캇트라는 존재니까. 근데 아들한테도 그러고 있으니 이상한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진짜…!”
얼굴이 붉어진 디엘이가 날 보면서 말을 삼켰다.
“흐흐흐, 디엘아. 근데 반대로 생각해봐. 아빠가 이러니까 디엘이랑 이렇게, 어? 편하게 교감할 수 있는 거잖아. 뭐 진짜 권위적인 아버지면 가능하겠냐? 말도 못 붙여 임마.”
“…”
“낄낄낄. 귀여운 녀석 같으니라고.”
엄근진한 느낌이지만 사실 그건 어리광을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 아빠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하고 떼를 쓰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귀엽게 보일 수밖에 없는 거다.
“어? 너무 귀여워.”
바로 머리에 손을 얹어주니.
“카디아 닮아서 그렇게 귀엽나?”
“큿…!”
얼굴에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사실 아무리 그래도 디엘이는 날 사랑한다. 이렇게 스킨십을 해주면 아주 좋아하고 있지.
“아, 아무튼.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단 하나뿐입니다. 평소에도 신-황제다운 언동을 보여주십시오. 제가 존경할 수 있도록.”
“뭐랏! 이런 아빠면 존경할 수 없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칼답!
“후우, 이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어? 딸한테서 존경받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디엘아. 너무 그러면 아빠 마음이 도려내진다고. 알아?”
“그렇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흐흐흐, 발칙하기는.”
뭐, 좋다.
마침 디엘이한테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었고.
“디엘아.”
“…예.”
“디엘이는 통치에 관심이 많았지.”
“그렇습니다.“
왜 갑자기 그것을 물어보냐는 듯, 디엘이가 의문을 표했다.
디엘이는 카디아랑 비슷한 기질을 지니고 있다. 관리. 통치. 그런 걸 아주 좋아하지. 말하자면 군림하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나중에 내가 새로운 차원을 찾고 하면 그 땅에 퓨전유교의 복음을 퍼트리고, 직접 통치하고 싶다는 꿈을 내비치기도 했다. 내 뜻에 따라서 그런 세상을 하나 통치하는 게 소원이란다.
어린 녀석이 꿈도 크지. 벌써부터 행성 총통의 자리를 꿈꾸다니. 조만간 크게 될 녀석이다.
“마침 새로운 차원을 하나 찾았는데 말이다.”
“네엣…?!”
눈이 크게 뜨여진다.
역시 관심을 보이는군!
“대충 파악을 해 보니까 여기도 인간들이 있더라. 근데 인간밖에 없더라고. 다른 뭐 특이한 존재들도 없고, 초인적인 힘도 없었다.”
“그, 그곳은…! 어떤 곳입니까?”
“흐흐흐, 궁금해?”
노골적으로 웃으면서 물어보자 어쩔줄을 몰라한다.
“그, 그게…!”
“아빠 사랑해요. 제발 알려주세요. 뽀뽀 열 번 해드릴게요. 복창 실시.”
“아버지!”
“어. 디엘이한테는 비밀로 해야겠다, 그럼.”
“크, 크윽!”
“안녕. 잘 놀았어. 아빠 이만 간다.”
“잠깐! 기다리십시오!”
목소리 기백 좀 보소.
“왜. 아빠한테 뭔가 할 말이라도 남았니?”
“그, 그게… 그러니까…”
“가야지.”
“아빠 사랑해요!”
오오!
“제, 제발 알려주세요… 뽀뽀 열 번 해드릴게요.”
“흐하하하하하! 그럼 당연히 알려줘야지! 내 귀여운 딸이 이렇게 부탁을 하는데!”
너무 좋구나!
“자!”
바로 디엘이에게 볼을 들이댔다.
디엘이는.
“…”
완전히 홍시가 된 얼굴로 내 볼에 뽀뽀를 해줬다.
“흐흐흐! 바로 이거지!”
“이제… 알려주십시오.”
“그래. 알려주마.”
사실 내 자식들 중에 이런 통치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는 건 리카나 디엘이 정도 뿐이다. 다들 관심 분야가 다르니까.
물론 나는 내 자식들의 꿈을 존중해주는 아버지다.
그런 일을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도와줄 생각이다.
“잘 들어라. 이번에 알아낸 거니까.”
뭐 마침 새로운 차원도 발견했겠다, 또 바빠질 것 같으니 반쯤 휴가를 내는 기분으로 내 자식들과 시간을 보내던 거였다.
그래서 디엘이를 마지막에 만난 거다. 디엘이는 이런 분야에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까.
말하자면 견학을 좀 시켜줄 생각이지.
“어디까지 말했더라?”
“인간만이 있는 세상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래. 잘 들어라.”
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에 발견한 차원은 지구랑 좀 비슷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만 있고 초인적인 힘이 없으니까. 그래서 상태가 좀 비슷한데.”
“…”
아주 진지하게 내 말을 듣는 디엘이.
“인간들이 이념전쟁을 하고 있더라고.”
“이념전쟁 말입니까…?”
“어. 이념으로 세상을 갈라서 전쟁을 하고 있더라.”
그런 세상에는 천마가 강림해야 제맛.
인간들이 전쟁을 하고 있다니 용서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