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er is too good at sailing RAW novel - Chapter 305
304화 후일담2 : 남명
남경 조약 이후 대명과 진명은 일시적으로 군비를 축소하고, 전염병 확산 방지와 피해 복구에 주력했다.
하지만 양쪽은 모두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대명은 생산력이 부족하고, 북방의 위협이 거세다는 점에서.
진명은 정통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덕분에 나는 양쪽에 자주 초청되었다.
특히 당장 권력의 공백과 군사력의 부재가 크게 다가온 진명에서 자주 초청했다.
“그러니까 국호를 바꾸려 한다는 말씀이시죠?”
“전하처럼 아예 다른 길로 가려고 하네. 차라리 국호를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
육부의 상서들이 모인 자리.
예부 상서 마인환이 대답했다.
“남명이면 좋지 않겠나. 북송과 남송이 다르듯, 대명과 확연히 차별점을 두고 싶네.”
“어쨌거나 명의 국호를 쓰는군요. 괜찮겠습니까?”
“백성들은 황제를 원하네. 그리고 원나라의 패악질로 한족의 역사가 단절된 지금은 주씨 일가 외에는 대안이 없지.”
“하지만 주씨 성을 가진 남아는 없습니다.”
“전하께서는 늘 주장하지 않았나. 여인도 황제나 왕이 될 수 있다고.”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측천무후 외에는 다른 여제가 없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아마도 한 고조 유방의 아내 여후나, 진나라의 가남풍, 측천무후의 살벌한 정치.
그리고 경국지색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여자는 국운을 기울게 한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녕공주를 황위로 내세울 생각입니까?”
“그 또한 하나의 방법이겠지.”
그런데도 스스로 여제를 원하는 까닭은 아마도 두 개.
하나는 황제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
다른 하나는 정치적 목적 때문이겠지.
전자는 신라를 떠올리면 된다.
남자 성골이 없자, 여자 성골인 선덕여왕과 진덕여왕을 내세운 것.
후자의 경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흔히 있는 일이다.
귀족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기 위해 허수아비 군주를 세우는데, 여자를 세우는 것만큼 괜찮은 게 없기 때문이다.
여자에게 교육의 기회가 잘 제공되지 않는다는 이유 외에도, 기센 여자는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혹시나 해서 묻는 말이지만, 여러분들은 절대 황권을 원하시지는 않지요?”
“…….”
“좋습니다. 한 명이 절대 권력을 가지는 체제는 나도 반대하니까요. 하지만 얼굴마담으로 책임만 대신 지는 자리가 된다면 내가 먼저 반대할 겁니다.”
“그럼 어찌하는 게 좋겠는가?”
“법을 정하지요. 황제와 신하의 권한을 명시하고, 서로의 권리를 함부로 침해할 수 없도록 이 선을 분명히 합시다.”
입헌군주제다.
내 대답에 육부의 상서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설마 다 해 처먹으려고?
“실은…….”
서로의 눈치를 보는 와중 이부상서 공손하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대만의 제도를 도입하고 싶으이.”
“대만이요?”
“각 지역의 유지들로 구성된 입법 기관을 만들고, 과거 제도로 인재를 뽑아 행정 기관을 만들 생각이네.”
“사법은요?”
“사법은 형부 상서가 주관하는 분야가 아닌가.”
꼭 삼권분립이 정답은 아니다.
선진국 중에서도 입법과 사법만 분리하는 예가 많으니까.
의원내각제가 그것 아닌가.
하지만 이 경우 행정은 보통 다수당에서 구성하는 방식인데.
즉, 입법과 행정이 합쳐진 경우다.
행정과 사법이 하나로 합쳐진 경우는 대체 무슨 경우인가.
내가 정치적 식견이 적어서 잘 모르겠는데, 이래도 되나 싶었다.
“굳이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까?”
“있지.”
“왜요?”
“북명과 확실하게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하니까.”
보여주기식이라는 거구나.
“게다가 지금은 전국이 힘든 상황일세.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으려면, 지방이나 백성에게도 권리를 나눠줘야 하지 않겠나.”
“지방은 입법 권한을 준다 치고, 백성에게는 어떤 권한이 주어집니까?”
놀랍게도 현재 동아시아 사회는 상대적으로 평등한 편이다.
천민 출신이라도 능력만 있으면 관직에 등용될 수 있으니까.
물론 그렇게 되려면 엄청난 재능을 타고나야 하긴 하지만, 어쨌든 가능하긴 하다.
실제로 노비 출신이 고위 관직에 오르는 예가 꽤 있다.
조선의 장영실이나 반석평이 대표적이지.
이런 상황에서 백성에게 줄 권리가 있긴 한가.
“여러 유지 중에서 의회에 들어갈 의원을 뽑을 권리를 줄 생각이네.”
“……그게 가능하리라 보십니까?”
“첫술에 배가 부르지는 않겠지. 하지만 시작이라도 하면 뭐라도 되지 않겠나.”
현대 한국을 예로 든다면 국회의원만 뽑고, 대통령이나 지방자치단체는 알아서 임명하겠다는 뜻이다.
의미가 있나 싶긴 하지만,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점이라는 걸 생각했을 때 나쁘지는 않았다.
제대로 굴러갔을 때 이야기지만.
“또한, 예전에 그대가 말하지 않았나. 대진국에서는 호민관을 뽑아 백성을 위하게 했다고. 그 제도도 도입해볼 생각이네.”
상업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토론 때, 그라쿠스 형제를 언급한 걸 말하는 것이다.
당시 나는 ‘어떻게든 살아남았다.’라는 감상이었다면, 그들에게는 꽤 깊은 인상을 준 모양이었다.
“알아서 해보세요. 내가 진명…… 아니, 남명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도 웃기는 일 아닙니까.”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뭐가요?”
“상녕공주께서 황위에 오르시면, 그대는 국서이자 상국의 역할을 맡아야 할 게 아닌가.”
상국이란 재상.
고대 중국에서 최고의 벼슬을 의미하는 이름이다.
중국 최고위직을 생각하면 보통 승상을 떠올리는데, 승상은 상국을 보좌하는 벼슬이다.
워낙 권한이 막강하기에 당나라의 주전충 이후로 임명된 사례가 없다.
주전충은 상국이 된 후에 당나라를 멸망시키고 오대십국 시대를 열게 되고.
“승상도 권력이 강하여 폐지된 마당에 무슨 상국입니까?”
“남명은 달라져야 하니까. 신권이 어느 정도 강해졌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겠지.”
“하지만 나는 남명에만 머무를 수 없습니다. 남명은커녕 육지에 있는 동안에는 항해를 준비하느라 내정을 들여다볼 시간이 거의 없을 겁니다.”
“대신 상국을 보좌할 승상을 임명할 권한을 갖게 되지.”
아. 그러네.
명목상의 황제는 상녕공주.
실권은 내게.
하지만 나는 자주 돌아다니니 자신들이 호가호위하겠다는 뜻이고.
여기에 내가 상국을 맡게 되면 지금보다 더 확실하게 지원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있겠지.
“내가 상국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 어찌할 생각입니까?”
“그대에게 권력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수단으로 볼 뿐, 목적으로 보지는 않으니까. 최악의 상황에는 이르지 않으리라 보이.”
“사람을 믿지 마세요. 어찌 그걸 장담합니까?”
“그대가 자신을 못 믿는다면 상국을 견제할 수단을 마련하겠지. 대만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네.”
그렇긴 하다.
나는 날 못 믿는데, 다른 사람이 날 믿는다는 게 의아하긴 하지만.
“내가 상국이 된다면, 누구도 권세를 누리기 어려울 겁니다. 권력을 최대한 찢어놓을 테니까요. 그래도 좋습니까?”
“권력은커녕 나라가 망할 판이네. 겨우 살만해졌던 백성들도 죄다 굶어 죽을 지경이고.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네.”
이런 점도 놀랍다.
보통 나라가 망할 지경이면, 있는 자들은 돈 챙겨서 떠날 생각부터 해야 정상 아닌가?
자신의 것을 내어놓고 국난을 극복하려 한다라…….
참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 명나라는 아직 멸망할 운명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상녕공주에게 물어보겠습니다. 결국, 그녀가 황위를 승낙해야 진행될 일이니까요.”
***
나는 아내들을 본국에 보내면서 최대한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넓은 집을 마련해 주었다.
다만 딱 한 명이 예외였는데, 바로 상녕공주였다.
원래 상녕공주의 집은 남경 황궁이었고, 현재 남경 황궁에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은 그녀 혼자였으니까.
엄밀히 말하면 그녀도 자격이 없다.
남명은 건문제를 따랐고, 그녀는 영락제의 딸이니까.
하지만 정치의 구심점이 될 황제는 필요한 상황.
나는 이런 경우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꼭 해야 할 일과 본인이 했던 말이나 명분이 상반될 경우 정치인들은 대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해야 할 일을 선택한다.
부끄러움 따윈 없다.
그런 거 따질 거였으면 정치를 안 했겠지.
다른 황족을 내세워도 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얼굴에 철판을 깐 정치인이라도 최소한의 명분은 있어야 한다.
보통은 그게 ‘백성(국민)을 위해서.’이다.
그 백성이나 국민이 대체 누굴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그래도 진실성이 조금이나마 있다.
상녕공주는 나와 결혼을 한 만큼, 확실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상녕공주는 치사율 90%의 백사병에서 살아남은 만큼, 역병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명분이 있다.
어쩌면 이런 시기에는 이보다 확실한 정통성이 없을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상녕공주는 남경 황궁에서 존귀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
나는 황위에 관한 의사를 묻기 위해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녀의 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할 말을 잃게 했다.
“뭘 봐?”
“뭐 하고 계십니까?”
“엽자희.”
엽자희(葉子戲)는 마작의 원형이 되는 게임이다.
일설에 따르면 공자가 발명한 놀이가 계승·발전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중국에서 엽자희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백성의 삶이 도탄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이 무슨…….”
“내가 엽자희를 멈추면 백성의 삶이 원래대로 돌아오나?”
그건 아니지만.
“괜찮잖아. 딱히 돈을 걸고 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백성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습니까?”
“관심은 있어.”
“그러면요?”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이것저것 손대면 문제가 더 많아질 것 같은데.”
그것도 맞다.
상녕공주는 제왕학은커녕 행정학도 배운 적 없으니까.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할 생각입니까?”
“뭘 해야 하는데?”
“예?”
“하라는 대로 할게. 까부는 신하가 있으면 질책을 할 테고, 백성들에게 죽을 쑤어주라면 그렇게 할게. 내가 뭘 해야 해?”
“…….”
생각해보면 딱히 할 게 없다.
현재까지 사대부들은 국난을 타개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고.
수해나 병충해면 몰라도 역병이 돌고 있는 시기에 최중요 인물을 밖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리고 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야.”
“뭘 하고 있습니까?”
“엽자희를 연습하고 있어.”
“연습해서 뭐 하시려고요?”
“부인들을 휘어잡으려고.”
“예?”
“귀부인들 취미가 엽자희잖아.”
“그런데요?”
“엽자희는 단순한 도박이 아니야. 사교 모임이라 할 수 있지. 내가 귀부인들하고 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면 네 정치 활동에도 도움이 되겠지.”
무슨 말도 안 되는…….
“틀린 말은 아닙니다.”
옆에서 이소군이 말했다.
“구라파에서도 귀부인들끼리 트럼프 카드놀이가 인기라고 하더군요.”
“그래?”
“예. 귀부인들은 삶에 자극도 없고, 특별히 할 일도 없어서 도박을 자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도박이 아니라 사교 모임으로 생각하시는 게 더 옳습니다.”
“그럼 접대도 하나?”
“물론이지요. 백작 부인은 백작급. 공작부인은 공작급이니까요. 남편을 위해 싫은 사람에게도 웃으면서 비위를 맞춰주곤 하지요.”
굳이 나한테는 그렇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허락만 해주신다면, 남경에 머무르시는 동안 저도 참여하겠습니다.”
“네가?”
이소군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자리에 앉아 화려하게 패를 움직였다.
“맙소사! 그 짧은 시간에 구련보를 완성했어!”
상녕공주가 깜짝 놀라며 감탄했다.
“그게 뭔데요.”
“엽자희 최고의 패 중 하나야.”
섯다로 치면 삼팔광땡이라는 뜻인가?
“이런 기술은 언제 또 익혔대?”
“전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내가?”
“전에 배에서 카드를 만지는 기술을 가르쳐 주시지 않았습니까. 배에서 심심할 때마다 연습했지요.”
기억난다.
근데 그거…….
밑장빼기 같은 거잖아.
한마디로 타짜의 기술이다.
“뭐야? 어떻게 한 거야? 가르쳐줄 수 있어?”
“물론이지요.”
“너 마음에 든다. 같은 아내끼리 잘해보자고.”
으쌰으쌰하는 둘을 보자니 할 말을 잃었다.
이거 괜찮은 건가.
“그보다 이번에 황위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공주마마께서 황위에 오르시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었습니다만…….”
“내가 황제가 되면 뭘 해야 하는 거야?”
“아마도 명예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너에게 도움이 되는 거고?”
“명예직이라고 해도 황제입니다. 마마의 의도에 따라 충분히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럼 할게.”
“예?”
“그래도 아내인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지.”
쓰읍.
대체 무슨 생각인가.
남편이라고 해도 조금도 존중 안 하는 것 같은데.
황제가 되는 엄청난 일은 날 위해서 하겠다고?
“왜 그런 눈으로 봐?”
“아닙니다.”
“나도 현모양처가 될 수 있는데…….”
“네?”
“아니야. 모르면 됐어.”
목소리가 작아서 잘 안 들렸다.
설마 시대에 뒤처진…… 아니, 시대를 앞서나간 츤데레라거나 그런 건 아니지?
“아무튼!”
상녕공주가 나를 보며 큰소리쳤다.
“네가 하라는 대로 할게. 너는 내 유일한 남편이니까. 하지만!”
“말씀하세요.”
“내가 황제가 되면 다음 황제는 무조건 너와 내 핏줄로만 할 거야.”
그렇게 말하며 쑥스럽다는 듯이 얼굴을 붉혔다.
처음 보는 모습이라 온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났다.
남경에 와서 뭐 잘못 먹었나?
아니면 역병에 돌연변이가 생겨 이상한 증상이 일어났나?
“네 다른 자식도 자식이긴 하지만, 황족으로는 인정하지 않을 거니까.”
***
1. 개요.
건문제와 영락제의 내전인 1, 2차 정난 전쟁 이후 사대부를 중심으로 강남에서 재건한 왕조.
명나라 초기에는 북로남왜라고 할 정도로 몽골이나 왜구의 침략이 최대의 문제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북로는 북명이, 남왜는 대만이 방파제가 되면서 경제 발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의 황제 중심 정치 체제에서 입헌 군주제로 선회했고, 영락제의 강력한 대외원정을 비판하며 탄생한 나라이기에 외정은 지양하고 내정에만 치중했다.
그 결과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주변국에 많은 걸 양보해야 했지만, 대신 독립할 당시의 영토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나라의 크기는 남송보다 작아졌지만(남송에서 사천성, 복건성, 광동성을 제외한 크기라 보면 대충 유사하다.) 개혁·개방을 통해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했다.
중국의 학자들은 남명을 가리켜 ‘외세에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의 나라’라고 비판하지만, 남명(후에 중화민국) 학자들은 ‘우리는 너희와 다른 나라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우리 국민이 너희 국민보다 훨씬 더 잘 사니, 남명이 더 옳았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2. 역사.
건문제가 2차 정난 전쟁을 일으켰다가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진명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만약 선덕제 주첨기에게 항복했다가는 또다시 대숙청이 일어날 게 자명한 노릇.
사대부들은 고민 끝에 당시 대만 국왕인 강해인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오랜 회의 끝에 영락제의 딸이자, 강해인의 아내인 상녕공주를 황위로 옹립하면서 남명의 역사가 시작된다.
단, 절대 황권의 명나라가 아닌 입헌 군주국으로 시작한다.
홍무제나 영락제의 명나라와는 확실하게 달랐다.
지나치게 강력한 황권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생각하여, 권력을 최대한 분산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진보는 느리지만, 퇴보 역시 느려서 결과적으로 더 빨리 나아가는 셈이 되었다.
대신 대만과는 사실상 같은 나라처럼 지냈기에, 기술의 발전은 상당히 빨랐다.
남명은 지나친 부정부패로 인해 신해혁명이 일어나 멸망하였는데, 이때 십사, 혹은 천안문이라는 비밀결사가 움직였다는 의혹이 있다.
음모론에 의하면 십사, 혹은 천안문은 건문제가 동남아시아에서 도피 생활을 할 때 조직한 비밀결사라고.
단순히 음모론으로 취급되었지만, 후에 강해인 기록 박물관에서 강해인이 역사의 뒷면을 적은 ‘흑역사서’가 발견되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현재 중화민국의 지도부는 십사나 천안문과의 관계를 철저하게 부정하고 있다.
3. 대외정책.
중국 어떤 역대 왕조보다 온건책을 고수했다.
대월의 독립을 인정하였으며, 미얀마에는 북부 샨주를 넘겨주는 등 내정에만 치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남송과도 비슷한 면이 있지만, 남명은 남송보다 더하다.
사천성을 대서국(大西國)에, 복건성과 광동성을 대만국에 상실하였지만 재정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토목보의 변 이후 분열된 북명을 보며 북진 통일론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내부에서 기각되었다.
이 탓에 현대에 와서는 ‘영원한 분열을 초래했다.’라며 중국인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지만, 당시 주변국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대만이 아예 대외 원정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복 전쟁만 하지 않았을 뿐, 대만과 함께 바다 개척에 힘을 썼다.
덕분에 현재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와 호주, 뉴질랜드 등은 화교 자본에 잠식되어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
요약하자면 한나라 이후 중국 역사상 가장 약한 왕조이자, 가장 평화적인 왕조.
동시에 가장 바다에 진심이었던 왕조이다.
3. 경제
경제적으로는 크게 성장했다.
중상주의를 도입했고, 동시에 곡물 생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나우루섬에 있는 인광석을 처음으로 활용한 국가이다.
이 덕에 ‘남명의 백성은 거지도 하루에 다섯 끼를 먹을 수 있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조공무역을 폐지하고, 대신 대외무역을 장려함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보았다.
대외무역이 활성화됨에 따라 공업 능력도 급격히 상승했고, 이에 따라 임금 노동자의 임금과 권리도 급격히 상승했다.
산업혁명을 일으킨 나라는 대만과 조선이지만, 자본주의를 발달시킨 나라는 남명이라고 할 정도.
이 덕에 남명의 초기를 가리켜 동양의 르네상스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물론 중화민국 학자는 르네상스 시대를 서양의 남명시대라고 불러야 한다고 반박한다.
4. 남명 태조.
영락제의 5녀로 상녕공주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중국 역사상 두 번째이자, 최후의 여제다.
그녀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편이다.
강해인이나 사대부의 허수아비라는 평부터.
시대를 앞서나가 여성 서사를 완성한 영웅이라는 평까지.
자세한 것은 을 참조.
다른 건 몰라도 다른 여인들을 휘어잡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다.
일설에 의하면 마작의 고수라고 하는데, 포커의 고수인 이소군, 거래의 달인 강해인과 함께 부부사기단이라 불린다.
5. 창작물
해인하서양 – 중화민국 드라마. 강해인을 명나라 사람으로 묘사하여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청풍대월 – 남중국해는 물론, 인도양과 태평양의 영유권을 주장하여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