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385)
〈 385화 〉우주에서 온 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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쥔 칼이 가볍다.
“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공포에 질린 나약한 병신들을 죽이는 것보다 쉬운 일은 없다. 나는 아비규환이 되어버린 전장에서 두려워 도망치는 주민들을 차례대로 참살했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엨!!!!!!!!!!”
하나가 쓰러질 때마다 더 큰 공포가 번진다. 그러나 나는 더욱 큰 용기를 얻고 포효한다.
이딴 새끼들은 결코 내게 닿지 못해.
나 김캇트는 나보다 약한 상대에게 절대로 패배하지 않는다!
“괴물! 괴물이야!!!”
“사, 살려줘!”
“크아아악!!!”
대부분의 적들이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피와 살을 흩뿌리며 쓰러졌다.
“도망치지 말라고!!! 안 싸우면 우리 다 뒤져, 병신들아!!”
“안개 사나이다! 저 자는 안개 사나이야!!!!!!”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놈들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든 싸워서 이 상황을 타파하려고 악을 쓰는 놈들이 있다. 그것들이 한 곳에 뒤섞인 지금, 혼란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죽음으로 사죄하라, 이 사악한 씹새끼들이여!!”
짙은 안개만큼이나 큰 공포.
“비켜, 비키라고!”
“니가 비켜 씨발!!! 오, 온다!!!”
“으아아아!!!”
도망치려 하는 놈들은 팀킬조차 불사하며 자신들의 동료를 밀치고 도려내며 현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야말로 범죄자들 다운 쓰레기 같은 근성이었다.
ㅡ화륵!
“크헉!”
하지만 도망칠 수 없다.
위니아의 파이어 볼트가 숙련된 명사수의 화살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도망자들의 머리통을 불태웠으니까.
“끄아아아아아악!!!!”
평소처럼 고스트라이더가 되어 버린 그들은 마을을 질주하다가 풀썩 쓰러졌다. 사악한 자들의 최후로 썩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싸워! 싸우라고!!! 도망치지 마!! 이대로 있으면 몰살이라고!!”
나는 싸울 의지가 있는 놈들을 먼저 노렸다. 이럴 때일수록 팀원들의 멱살을 잡고 캐리를 하려고 하는 놈들부터 박살을 내야 하니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녀석들에게 싸울 의지가 있다고 해서 강한 것은 아니다.
“그래! 와서 싸워라, 이 분충!!”
“엇, 씨발!!”
싸우자고 악을 쓰던 놈도 막상 내 앞에 서면 도망을 치려 했다. 물론 내 칼은 녀석이 마음을 바꾸는 속도보다 빠르다.
ㅡ촤악!
“으허어어억!!!”
단두대처럼 떨어진 칼날이 그의 생명을 끊어냈다.
“다음!”
몹시 간단하다. 기술도, 실력도 없다. 그런 주제에 겁도 많아서 제대로 싸우려 하지도 않는다. 주민은 수십이 넘었으나, 전부 미쳐 도망치는 돼지에 불과했다.
이딴 새끼들을 죽이는 것은 식후 운동조차 되지 못한다.
“이 천마를 만족시킬 적은 어디 있는가!”
그 누가 나의 패도를 막겠는가!
“끼에에에에에엨!!!!!!!!!!”
“우와아아아악!!!”
“이 강도 새끼들!!! 내가 바로 너희들의 심판자다!!!!”
마을의 대지가 시뻘겋게 물들고, 터져 나온 비명이 공간을 압도한다. “주, 죽어!” 이성을 잃은 주민 몇몇이 내게 칼을 들이대며 달려들었다.
“이 새끼들이!!!”
ㅡ파파팟!
기술조차 없는 돌격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ㅡ채앵!
내 칼로 녀석의 칼을 치워내면서 모가지를 절단한다.
“크헙?!”
검술이라는 것은 괜히 있는게 아니다.
카린에게 배운 검술. 그리고 내가 실전을 거듭하며 개량한 실장검법. 그것은 지극히 효율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기술이다. 검법의 검자도 모르는 무지렁이 새끼들이 당해낼 수 있을만한 것이 아니다.
“이야아압!!!”
“뒈져!”
두 새끼가 동시에 덤벼든다.
즉시 칼날을 앞세우며 전진하자 먼저 온 놈이 당황하며 칼을 휘둘렀다. ㅡ채앵! 그것을 크로스가드로 막아냄과 동시에 안면에 칼을 박아 넣으니 비명과 함께 피가 터져 나온다.
“흐아아악!!!”
“병신!”
ㅡ쿠웅.
쓰러진 녀석을 무시하고 보법을 행하여 다른 새끼의 공격을 회피하면서 옆구리에 칼빵을 찔러 넣는다.
ㅡ푸욱!
“까하악!”
“느려, 이 새끼들아!”
느리다. 약하다. 쉽다. 간단하다. 적들의 수는 많았지만 정리하자면 고작 이 정도 감상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약자들이 모여봤자 진정한 강자의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것이 바로 이 천마 김캇트가 네 녀석들에게 내리는 심판이다!”
이후로도 패닉에 빠진 몇몇 녀석들을 간단하게 살해했다. 그것으로 상황이 종료되었다.
ㅡ고오오.
새하얀 안개는 어느샌가 대지만큼이나 시뻘겋게 물든 상태였다. 사방에 토막난 살더미와 시체가 즐비했고 들리는 것이라고는 고통에 찬 신음과 비명 말고는 없었다.
완벽한 승리다.
일방적인 도살이었고 학살이었다.
그것은 여행객들을 털어먹고 살던 강도 놈들의 최후로서 썩 어울리는 것이었다.
ㅡ촤작!
피투성이가 된 클라우디가 칼날을 휘둘러 피를 털어내면서 다가왔다. 위니아 역시 가라앉은 눈빛으로 스태프를 겨눈 채 주변을 살폈다.
“멋모르고 내게 깝친 것이 바로 너희들의 패인이다.”
내가 공포 상태에 빠진 주민들에게 돌진해서 신나게 칼질을 하는 동안 클라우디와 위니아는 나를 지원하면서 도망치는 녀석들을 참살했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이 현장에서 도망치지 못했다.
도망을 치려 해봤자 클라우디가 더 빠르다. 동료를 밀치고 빠져나가려 해봤자 파이어 볼트를 피할 수는 없다. 대부분이 죽었고, 살아남은 놈들이라고는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놈들뿐이었다.
“끄으으윽…!”
“크학!”
“아파앗…! 아파, 아파앗…!”
나는 그들을 내려다봤다.
하나같이 피투성이가 된 채 절단면을 부여잡고 울부짖고 있는 중이다.
“사, 살려줘! 제발!”
“흐윽! 엄마, 엄마아아!”
“오지 마! 오지마아아아!!!”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면서 살아온 주제에 정작 자기가 죽게 되니까 억울해하고 슬퍼한다.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을 한다.
세상 이따구로 뻔뻔한 새끼들이 또 어디 있을까.
이세계는 이딴 놈들로 넘쳐난다.
“흐흐흐, 이 씹새끼들. 부처님께서 너희들의 죽음을 원하신다.”
나는 일단 악어의 눈물을 보이는 녀석들의 숨통을 끊기로 했다.
이 마을에 있는 악마들을 단 한 새끼라도 살려 보낸다면 크나큰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흉악범들은 범죄가 곧 삶의 방식인지라 죽음으로 심판하지 않으면 무고한 희생자들이 계속해서 나오게 된다.
어설픈 용서와 자비가 착한 사람들을 죽인다.
나 김캇트는 퓨전유교의 구도자로서 그런 끔찍한 미래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악인들은 그 자리에서 죽여 없애는 것이 마땅하다.
“사,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제발!”
“흐윽…! 엄마, 엄마아아아!!”
칼을 치켜들고 핏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놈들에게 다가가자, 놈들이 돼지처럼 울부짖으며 기어서 도망치려 했다.
“울지 마, 이 새끼들아. 이제 엄마 보러 갈 텐데 울면 슬퍼하실거 아냐. 자, 자. 웃어. 웃으면 복이 온다.”
“히익?! 머, 멈춰! 그만해!”
“웃으라니까 왜 안 처웃어 이 씨팔새끼야아아아아아아!!!!!!!”
“안돼애애애애애애애애!!!!!!!!”
거꾸로 든 칼을 자비 없이 내리찍는다.
ㅡ푸학!
“씨발! 존나 단 한 새끼도 말귀를 들어 처먹는 새끼가 없어, 개새끼들이!!!”
“그만, 그만해!!! 안돼애애애애!!”
“으아아아악!!!!”
이 씨팔 새끼들은 마지막 가는 길까지 말귀를 안 들어 처먹는다. 아마 염라대왕님의 앞에서도 협조를 안 할 것이 분명하니 내가 먼저 버릇을 고쳐놔야 한다.
“아아아아악!!!”
그리 마음먹은 나는 기어서 도망치려는 놈들의 등판을 짓밟고 계속해서 칼을 찔러 넣었다.
“좆부랄새끼들.”
그런 작업을 몇 번쯤 더 반복하니 살아있는 이들이 아무도 없었다. 그로서 정화 작업이 끝이 났다.
“후우, 뭐. 오늘도 좋은 일 했군.”
살인자들이 살아가던 안개 마을은 결국 안개처럼 사라지게 된 것이었다.
이로서 더 이상의 희생자는 나오지 않겠지.
조금 끔찍한 일을 하기는 했지만 정의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퓨전유교의 구도자로서 이런 일을 그냥 보고 넘어갈 수는 없다.
자부심과 만족감이 차올랐다.
칼질 실력이 늘어나긴 늘어났다.
“캇트…”
“클라우디?”
다가온 클라우디가 내 등을 껴안았다.
“역시 최고야. 이렇게나 멋진 모습을 보여주다니… 대체 혼자서 몇 명이나 죽인 걸까?”
그러고 보니 그녀에게 제대로 된 내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상당히 오랜만이다. 목소리에 색기와 애교가 섞인걸 보면 상당히 만족한 눈치였다.
날뛰기를 잘한 것 같군.
클라우디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평소보다 더 힘이 들어가기는 했다.
“더는 참을 수 없어. 캇트, 응? 오늘은 마을도 비었으니까, 응?”
이런 못된 마마 같으니라고.
“흐흐흐, 그래. 클라우디. 오늘은 충분히 쉬었다 가자고. 그래도 그전에 할 일은 끝마쳐야지.”
“응. 그래야지. 기대하고 있을게?”
지금부터 마을을 싹 다 털어야 한다.
비단 여관 말고도 민가에도 놈들의 재산이 쌓여 있을 것이 분명하니까.
“…오늘은 편하게 쉴 수 있겠네. 아으, 운석 찾으러 와서 이게 무슨 꼴인지 원. 그래두 다 죽이니까 속은 시원하네. 이딴 놈들은 그냥 다 죽여버려야 돼.”
주변을 살피던 위니아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고생했다. 위니아.”
“그래. 깜둥이도 고생했어.”
시체를 내려다보는 그녀의 표정에는 짙은 경멸이 서려 있었다. 위니아 역시 이세계의 사람인지라 이런 범죄자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쭉 시체를 내려다보던 위니아가 내 얼굴을 보았다.
나를 잠시 쳐다본 그녀가 웃음을 터트렸다.
“쿡쿡. 그래, 이제 깜둥이랑 있으면 진짜 아무 걱정 없겠네. 원래는 안쓰럽구 바보 같았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믿음직스럽지?”
“내가 씹마초 천마 김캇트라. 어서 내 품에 들어와라.”
“피냄새나서 싫어.”
“아니.”
아무튼 오늘 쉬려면 일과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아무튼 클라우디. 위니아랑 같이 민가 좀 뒤지러 가줘. 시체는 내가 뒤질 테니까.”
“응. 그럴게.”
그녀들이 민가 쪽으로 가고, 나는 즉시 시체들의 품을 뒤졌다. 옷이나 장비는 패스하고 딱 현금만 챙기기로 했다.
“이런 거지새끼들.”
그런데 딱히 챙길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다들 지갑은 고사하고 주머니도 비어있는 상태다.
재산은 그냥 마을 공동으로 여관에 모아두는 것일까? 그 정도로 협동심이 있는 마을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단순히 집안에 보관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이프로 옷을 자르고, 죽은 녀석들을 뒤집으면서 살펴봐도 딱히 뭘 가지고 있는 놈들은 없었다. 열 명을 뒤졌음에도 챙길 수 있는 것은 10쿠퍼 남짓이었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미 큰돈을 챙겼으니 딱히 문제는 없다.
대충 시체들을 빠르게 살피고 민가 쪽으로 향했다.
요즘은 시체 뒤지는 솜씨도 늘었구만.
그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민가 쪽으로 들어갔다.
“클라우디, 위니아. 뭐 찾은거 있어?”
“캇트? 벌써 다 뒤지고 온 거야?”
“딱히 뭘 가지고 있지는 않더라고. 이쪽은?”
“이쪽도 마찬가지야. 챙길만한건 딱히 없는 것 같아.”
“그래?”
뭐, 없으면 어쩔 수 없다. 집이 몇 개 정도 더 남아있긴 하지만 그건 내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럼 내일 하자. 곧 해지겠다. 들어가서 쉬어야지.”
그리 우리들은 당초 들어갔던 여관으로 향했다. 변한 것은 없었다. 숨겨뒀던 돈자루를 챙기고 2층으로 향했다.
문을 여니, 아까 죽였던 두 사람이 그대로 쓰러져 있었다.
이쪽 방을 쓰는 것은 무리 같다.
짐을 챙겨서 두 칸 옆의 방으로 향했다.
어차피 오늘 이 여관의 주인은 바로 우리들이다. 어느 방이든 자유롭게 사용해도 상관없다.
“언니. 씻을까?”
“후후, 좋지.”
아무튼 피를 뒤집어쓴 관계로 씻기는 해야 했다.
옷가지와 수건을 챙겨서 그녀들과 함께 여관 뒤쪽으로 향했다. 내려가 보니 과연, 아까 여관 주인이 말한대로 우물이 하나 있었다.
즉시 옷을 벗은 그녀들이 두레박을 퍼올리며 몸을 씻었다.
나는 혹시 모를 생존자들의 습격을 주의하면서 망을 봤다. 그러고 있으니까 슬슬 세상이 주황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깜둥이도 이제 씻어. 피 냄새 안 나게 박박.”
다 씻은 그녀들에게 수건을 넘겨줬다.
“넹.”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나는 머리에 찬물에 부으며 피투성이가 된 몸을 씻어냈다. 몸에서 피가 마를 날이 없다는 것이 정말 어메이징 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내 살이 타인의 피로 젖을 때마다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내가 있다. 살아있는 것을 넘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내가 있다.
죽인 만큼, 그리고 싸운 만큼 나는 점점 더 천마에 가까워진다.
마을의 강도들은 내게 그런 깨달음을 선사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녀석들도 나름대로 괜찮은 새끼들이었다는 생각이 조금이나마 들었다.
따지고 보면 녀석들이 돈을 모아서 우리에게 준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흐흐흐.”
설마 마을 하나를 통째로 털어먹게 될 중이야.
김캇트… 성장했구나…!
내일도 살아가는 것이다, 김캇트!
노을의 저편에서, 메르신이 엄지를 치켜들고 씨익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