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07
6 화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번에는 모 기지 대출 사업 접었다.
「조나단 “프레이 사태를 조속히 해 결하겠다는 약속 지켰다. 참담하지만 불가피한 결정.”」
프레이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조나 단 투자 금융 그룹이 원유 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한 데에 이어 핵심 자산 들을 공격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SOB(Son of Bank)는 로트실트 그룹의 투자 은 행인 로트실트 체인 사에,운용액 2조 7천억 달러에 달하는 모기지론 사업 부 전체를 300억 달러에 매각하였다.
O 모기지론 사업부를 매각했어야만 했는가? 의문점 하나.
현재 현물과 선물의 석유 시장 전반 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대규모 매도 현상들을 비추어 봤을 때,석유 카르
텔 그룹 중의 한 그룹이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라는 소문은 사실이었음 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은 석유 시장을 청산하고 얻은 수익금 중 일부만으로도 프레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〇 모기지론 사업부를 매각했어야만 했는가? 의문점 둘.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시장 장악 상황은 믿기 힘들 정도라는 말로도 부 족하다.
닷컴 버블 이후부터 조나단 투자 금 융 그룹은 IT, 통신,식품,에너지 등 전 분야에 걸쳐 그룹의 수익금을 재투 자하였다.
뿐만 아니라,구골과 페이스노트 그 리고 나일 등의 유망 기업들이 빛을 보지 못하던 벤처 시절에 진입하여, 경영권 이상의 지배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컨대 시가 총액 3500억 달러인 구 골의 50%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조나 단 투자 금융 그룹으로선, 구골에서 철수하는 것만으로도 프레이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보유 하고 있는 나노 소프트,베리 등의 수 십 개 기업 지분들에도 해당하는 이야 기다.
◊ 모기지론 사업부를 매각했어야만 했는가? 의문점 셋.
프레이 사태가 조나단 투자 금융 그 룹 전체의 위험으로 확산된다면,그 위기가 미 전역 및 세계 곳곳으로 퍼 져 나갈 것이라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 이 없을 것이다.
TOO BIG TO FAIL.
대형 금융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그간 당국은 자산 규모가 큰 회사가 파산할 경우,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 을 염려해 납세자들의 돈을 투자해서 이를 회생시켜야만 했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호언장담 에도 불구하고 프레이 사태를 진정시 키지 못했다면, 조나단 투자 금융 그 룹으로선 도덕적 해이일지언정 당국 의 수혈을 기대할 수도 있었을 것이 다.
◊ 모기지론 사업부를 매각했어야만 했는가? 의문점 넷.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SOB(Sun of Bank)는 부동산 호황기를 이끈 부 동산 담보 대출 시장의 35%를 점유,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는 80%를 점유하며 명실상부 서브프라 임 모기지 시장과 연관된 파생 상품 시장의 제왕이었다.
2003년 2560억 달러,2004년 2720 억 달러, 2005년 3200억 달러,2006 년 4000억 달러,2007년 5120억 달 러.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만 총합 1조 7천 600억 달러의 대출 상품 및
연관된 파생 상품을 판매하며,03년부 터 벌어들인 누적 수익금과 수수료는 무려 1조 달러에 육박한다고 추산되 어진다.
천문학적인 수익금을 내고 있는 모 기지론 사업부를 담보로 하였다면,프 레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 을 것이다.
◊ 위기를 곧 기회로.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원유 시장 과 모기지론 시장에서 전면 철수한 바
는, 프레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 는 이유 하나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 다.
따라서 이는 운영을 간소화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자본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프레이 사태를 진정시킨 이후,천문 학적인 수익금을 환수한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 가 주목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Nothing Venture Nothing Have!
“‘Nothing Venture Nothing Have’ 라,하하. 하하하하!”
아이작은 금일 자 월스트리트 저널 을 접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나선후가 왜 기존 지분들을 매각하 지 않았냐고?
그건 탐욕 때문이다.
왜 당국의 수혈을 기대하지 않았냐 고?
위기가 정말로 고조되지 않는 이상, 아시안 녀석이 지배하고 있는 기업을 미 당국이 도와줄 리가 없다.
소인국의 사람들은 거인국에서 돌아 가는 일을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다.
아이작은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쟁 쟁한 혈족들을 이기고 로트실트 가문 의 당대 가주가 되었던 날에나 누렸던 기쁨이었다.
5월 15일.
이번 년도 빌더버그 클럽 회의는 북 미의 워싱턴 D.C.에서 있었다.
웨스트필즈 메리어트 호텔.
교외 한적한 곳에 위치한 그곳은 이 미 회원들을 맞이할 준비가 끝나 있었 다.
CIA 요원들의 통상적인 차량 점검이 끝난 후,아이작을 태운 차량이 호텔 입구에서 멈춰 섰다.
따사로운 햇살이 아이작의 멋진 미 소를 드러냈다.
아이작은 이번에 머물게 될 객실을 안내받은 다음 정 원으로 나왔다.
하루 일찍 도착한 회원들이 교분을 쌓고 있는 장소다.
회원들 간의 유대가 깨진 건 03년부 터이긴 했다.
그때도 북미 회원 대 영,유럽 회원 들로 나눠진 각 대륙 간의 보이지 않 는 벽이 존재하긴 했었지만.
몇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보다 복 잡한 양상을 띠고 있었다.
빌더버그 클럽 안에 새로운 세력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들의 발언력은 상당했다.
카르 얀 가문의 조슈아 # 카르 안. 골드슈타인 가문의 콜튼 스펜서 골 드슈타인.
질리언 투자 금융 그룹과 텔레스타 인베스트먼트의 질리언 부부.
골드 앤 실버 인베스트먼트의 다니 엘.
제이미 코퍼레이션의 제이미.
아이작은 그들 여섯 명이 둘러앉은 티 테이블 쪽을 바라보았다.
‘나선후 그룹이군.’
이번 프레이 사태로 질리언도 석유 카르텔 그룹에서 아웃됐다. 해서 질리 언의 패색 짙은 표정이나 볼까 했던 아이작이 었으나,정작 눈에 들어온 건 조슈아였다.
‘저 녀석은 볼 때마다 눈빛이 강렬해 지는군. 젊음이 좋긴 해.’
하지만 부럽지는 않았다.
세상은 지금 본가인 로트실트 가문 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비로소 나선후 그룹으로 인해 희석 됐던 영광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성 공했다.
아이작에게 먼서 인사를 건네 오는 회원들이 다양했다.
아이작은 한 회원의 초청에 응해 그 쪽 테이블에 합류했다.
아이작이 앉자,회원들의 축하 세례 가 시작됐다.
“축하드립니다. 로트실트 가문의 좋 은 소식,매번 접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준비되어 있는 분께 성배가 가 는군요. 그렇게 되리라 예상하고 있었 습니다.”
그때 한 사내가 말했다.
“하면 조나단을 초청한 건을 물려야 하는 게 아닐까요?”
아이작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 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석유 시장 과 모기지론 시장을 잃었어도,이 자 리에 계신 몇 분 기업의 최대 주주이 기도 할 뿐더러 자금력과……
그러면서 아이작은 나선후 그룹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눈짓해 보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선후 그룹 사람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표정들이었으나,나선후 그룹 사람들은 이쪽을 눈여겨볼 수 없을 만 큼 심각한 대화 중이었다.
“들으셨습니까? 아이작. 조나단이 올해 초청에 응했다고 합니 다.”
아이작은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하 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질렀다.
조나단이 지을 울상을 한시라도 빨 리 보고 싶은 까닭에서도 그렇지만, 클럽의 힘이 본가로 쏠려 있는 시점에 합류한다는 것은 조나단도 비로소 질 서에 순응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선후는 어쩐답니까?”
나선후와 그와 연관된 자금들을 계 속 배척하는 것은 힘들어졌다.
05년 결의에서 그들을 편입시키기로
결정했다.
06년에 제시카와 제이미를 초청했 고,07년에 다니 엘을 초청 했다.
“글쎄요. 회답이 없는 걸로 봐서는 이번 년도에도 불응하겠다는 것이 아 닐까요?”
“다들 아실 겁니다. 저 무리를 움직 이는 건,나선후입니다. 끌어다 앉혀 서라도 데려다 놔야 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질리언 투자 금융 그룹,텔레 스타 인베스트먼트,골드 앤 실버 인 베스트먼트의 자금 출처를 분명히 해 야 할 겁니다. 단지 나선후에게 협조 적인 자금이 아니라,만일에 하나 나
선후가 직접 개입된 자금이라면
아이작의 말꼬리가 흐려졌다. 회원 들의 표정이 시선에 들어왔기 때문이 었다.
모두 다 터무니없는 가정이라 생각 하고 있었고,그건 직접 말을 꺼낸 아 이작도 마찬가지이긴 했다.
아무리 나선후라도 월가에 더불어 시티까지 침투해 있을 수는 없었다.
그게 그들이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 이었다.
나선후에게 협조하고 있는 자금들, 그것을 음직이는 또 다른 배후 세력이
존재한다!
“로트실트에서는 나선후에게 압력을 가할 수단이 더 남아 있습니까?”
“있다면,진즉 그자를 저기에 데려다 놓았을 테지요.”
“꺼림칙한자로군요.”
“여러분들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입 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제 뜻에 따라 주시리라 믿어도 되겠습니까.”
“어디 선까지 진행하시려 합니까?” “나선후부터 끄집어낼 생각입니다. 그런 후에야 나선후에게 협조하고 있 는 자금들의 출처를 밝혀낼 수 있겠지 요.”
“끄집어내신다는 말은?”
“세계 사회에 나선후를 공개하여 공 론화시 키고자 합니다.”
“저항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회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나선후 그룹 쪽으로 향했다.
“우리 초청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건 그 아시안입니다. 사실 늦어도 너무 늦었지요. 수년 전 백악관에서 그러한 시도를 했을 때,우리가 전폭으로 지 원했어야 했습니다. 올해를 놓치면 내 년에 또,그 다음 해에도 또 똑같은 후 회를 반복할 일이지 않습니까.”
아이작의 강력한 주장에도 불구하
고,회원들의 반응이 그닥 신통치 않 았다.
아이작은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 로트실트가 보증하지요. 나선 후는 이 화두를 화폐 전쟁으로 끌어갈 수 없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협조 약 속을 깨지만 않으신다면,나선후는 우 리 초청에 응하든지 장막 뒤에서 끄집 어내지든지. 다른 방도가 없을 겁니 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로트실트 를 믿어 보는 수밖에요.”
“동감입니다.”
“찬성입니다.”
“그럼 다른 회원들에게도 제 뜻을 전 해주실 거라 믿고……
문득 아이작이 말을 끊으며 고개를 뒤로 돌렸다.
회원들의 시선이 제 어깨 너머로 향 해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는 막 차량에서 내리는 조나 단이 있었다.
조나단을 빌더버그 클럽에 데려다 놓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의 명성과 그의 자본력 그리고 로 트실트 가문과의 빅딜 때문에라도.
정원에 나와 있던 모든 회원들이 시 선의 조나단에게 쏠려 있었다.
언젠가 발간했던 그의 자서전처럼, 조나단은 미소를 지으면서 나타났다.
‘웃어?’
아이작도 실소를 머금으며 몸을 일 으켰다.
7 화
아이작은 조나단이 피눈물을 미소로 감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회선과 서류상으로 여러 번 만남을 가졌긴 하지만,실제 대면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이작이 먼저 악수를 청 했다.
“언제 오시나 기다리고 있었습니 다.”
“저 역시,직접 감사의 인사를 꼭 드 리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석유 시장에 서 손 털고 나올 수 있었습니 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제가 더 감사 하군요.”
“진심입니다. 그 자본을 마련하시느 라,애 좀 쓰셨을 텐데요. 과연 세간의 사람들이 로트실트,로트실트 하던 진 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 다. 거래가 전부 체결되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리 로트실트라도 그만한 현금 동 원력이 있을 거라 믿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니까요. 대단하십니다.”
조나다의 말마따나,쏟아지는 거래
를 받아 주기 위해서 가문 자산을 담 보로 세계의 온갖 은행들로부터 돈을 끌어와야 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 었다.
석유 시장의 완전한 통제권은 그렇 게 역사상 유례가 없이,한 가문의 손 아귀로 들어왔다.
이제는 산유국들조차 본가의 눈치를 살필 시대였다.
OPEC(석유 수출국 기구)에서 원유 생산량을 조율할 때에도,본가에게 먼 저 의향을 묻고 허락을 받아야 할 정
도로!
아이작은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태 연한 듯 떠벌이고 있는 조나단의 모습 은 지금껏 봐 온 어떤 광대보다도 우 스웠다.
“괜찮으십니까?”
“푸흐흐흡…… 괜,괜찮습니다. 그, 그럼 다시 뵙겠습니다.”
아이작이 황급히 떠나 버렸기 때문 이었다.
그는 본인보다 더 격렬하게 떨고 있 는 조나단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북미의 일반 개인 신용 등급은 다음 과 같이 세 가지로 나뉜다.
1등급. 프라임 (Prime).
2등급. 알트에이 (alt-A).
3등급. 서브프라임 (Sub-prime).
세계 경제 대공황.
흔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라고 부르는 ‘서브프라임’은 거기서 유래되 었다.
프라임 등급은 재산도 있고 안정적 인 직장을 가진 자들이지만,서브 프 라임 등급은 가진 것이라곤 쥐뿔도 없
는 자들이다.
그런 자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 고 부동산 대출,즉 모기지론을 남발 한 이유는 별게 아니다.
언젠가 말했었지,모든 일들은 원인 과 결과들이 얽혀서 일어나는 거라고.
시간을 역행했을 때로 돌아가 보자.
아니,튜토리얼이라 정의됐던 시간 대 다음인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로.
세계의 투자 은행들과 투기 세력들 이 우리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아시아 에 외환위기를 일으켰다. 그런데 그 공포는 뜻하지 않게 서울에서 멈춘 게
아니라 러시아와 남미를 때 렸다.
미 정부는 곤란해졌다.
아시아발 경제 위기가 자신들에게 돌아오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금리를 한 단계 낮추면서 방 어한다. 금리를 낮추는 건 경기 부양 책으로 먹혀드는 카드다.
금리를 낮추니까 투자자들은 은행과 채권에 더 이상 투자할 이유가 없어졌 다.
투자자들의 돈은 새천년의 장밋빛 희망과 맞물려서 닷컴 붐을 일으켰다.
버블은 언젠가는 터져 버리기 마련 이다.
닷컴 붐이 터져 버리며 또 경제가 위 태로울 것 같자,미 정부는 금리를 한 단계 더 낮췄다.
그러던 중에 테러리스트들이 미 본 토를 공격하였고,미 정부는 금리를 또 한 단계 더 낮추는 것으로 경기를 부양시 키고자 한다.
그런데 금리를 낮추는 게 만병통치 약은 아니다.
금리가 저 밑바닥까지 떨어져 버렸 다는 것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데 부담이 없다는 뜻이다.
누구라도 돈을 빌린다.
기업가라면 기업을 위해서 쓰겠지만
일반 대중들 같은 경우에는 뻔하지 않 은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그동안 봐 뒀 던 집들을 구매하기 시작한다.
너도 나도 집을 사기 시작하니, 집값 은 하루가 다르게 뛰어오른다.
집 살 마음이 없던 사람들도 집을 사 야만 하는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북미의 부동산 거품은 그렇게 일어 났다.
한데 문제는 이 거품에 편승하는 세 력들이 일반 대중에 그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어김없이 월가의 탐욕이 스며 들어 가기 시작한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입원은 이자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은행들이 돈을 빌려주지 말아야 할 사람들에게도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 다.
가진 건 쥐뿔도 없는,서브프라임 등 급의 사람들에게까지 말이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집값이 내년에도 또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출자의 집을 담보 로 잡으면 그만이 었다.
대출을 많이 해 줄수록 그게 전부 이 자 수익이 었으니,집값의 100%를 빌 려줘 버린다.
알겠는가.
이 시절의 북미에서는 얼마짜리 집 을 사든,내 돈 하나 들이는 것 없이 집을 구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다시 일반 대중들의 탐욕까 지 얽혀 버린다.
혹시나 싶어서 돌아가신 부모님의 이름으로 대출 심사를 받는데 이게 웬 걸?
은행에서는 아주 밝은 미소와 함께 그냥돈을 빌려줘 버린 것이다.
여기까지가 1단계.
은행 창고는 무한의 주머니가 아니 다. 모두가 돈을 빌려 대는데 돈이 남 아 있을 리가 있나.
어떻게든 현금을 확보할 방법을 찾 아내야지.
그래서 은행들은 담보로 잡은 집들 을,또 담보로 한 상품들을 만들어 투 자자들에게 판매한다. 현금이 확보되 었다!
은행들은 다시 대출을 남발하기 시 작한다.
여기까지가 2단계.
1단계와 2단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히 반복된다.
그런데 누누이 강조해도 부족한 것 은 그러한 장치의 커다란 축 중에 하 나를 ‘서브프라임 등급’,돈 한 푼 없
이 이자만 내며 집을 구입한 사람들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그들이 왜 아무런 걱정 없이 돈을 빌 릴 수 있었겠는가?
이자가 싸니까.
답은 분명했다.
당국에서 이자를 높이라고 지시하면 은행은 따라야만 하고,그 순간부터 지옥문이 열리는 것이다.
이자를 내지 못하면 집이 날아간다. 거기서 그치면 문제없으나, 그 집을 담보로 한 상품들까지도 일제히 한낱 종이 쪼가리로 변해 버리는 것이 진정
한문제였다.
세계의 금융 시스템을 마비시켜 버 린 거대 사태는 그렇게 일어났었다.
그럼 엘리트들이 이 뻔한 문제를 왜 방관하고 있었냐고?
지나가 보면 뻔하지만,당시에는 파 악하기 힘들 정도로 금융 상품들이 복 잡하게 꼬여 있었다. 그런 금융 상품 들을 더 잘 팔기 위해 위기를 감추고 있던 사기극도 존재하면서 말이다.
이를 사전에 눈치챈 소수만이 돈을 긁어모으는데…… 그들은 비주류다.
나는 주류,이 사달을 만들어 낸 장 본인이고.
어쨌든.
로트실트 가문에 팔아 버린 모기지 론 사업부.
그 총액 2조 7천억 중에서 1조 7천억 이상의 자금이 바로,서브 프라임 등 급의 사람들과 연관된 자금이다. 모조 리 증발해 버릴 자금인 것이지.
“득!”
석유 시장을 내준 대가로 가져온 자 본을 제외하고도,그것만으로 로트실 트 가문은 메가톤급 핵폭탄을 떠안은 셈이다.
기존 역사에서 서브프라임 사태의 주역은 단연코,리먼 브라더스였다.
역대급 파산 규모 6700억 달러로,시 작의 날이 오기 전까지 무엇으로도 깰 수 없는 기록이었다. 한데 이번 시절 에 그들은 조연으로 밀려난다. 그러니 그들은 내게 천 번을 절해도 부족할 것이다.
나는 그들보다 더 큰 입으로 서브프 라임 시장을 집어삼켰고.
로트실트 가문에서 그 토사물을 받 아먹었다.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의 주역은 리 먼 브라더스가 아니라 로트실트 그룹 의 투자 은행 체인 사다.
“큭큭……!”
오늘부터 빌더버그 클럽 회의가 진 행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선 당장 날아가,그들의 분 란을 지 켜보고 싶다.
03년도 빌더버그 클럽 회의가 역대 최악이라고 했던가.
틀렸다.
이번 년도 빌더버그 클럽 회의야말 로 최악의 정점을 찍을 것이다.
로트실트 가문에서는 북미 회원들에 게 금리를 높이지 말라고 지시할 테지 만,미 정부로서는 더는 부동산 거품 을 방관할 수 없는 시국이다.
양측 입장에 화합점은 없다.
어느 쪽도 물러설 수 없다.
그렇게 빌더버그 클럽은 산산조각 날 가능성이 높다.
조나단을 빌더버그 클럽에 보낸 건 그 때문이었다. 그는 초대장을 듬뿍 들고 갔다.
새로운 클럽의 이름도 정해 놓았다.
빌더버그 클럽이란 명칭의 유래가, 암스테르담 인근 빌더버그 호텔에서 최초의 회의가 진행됐기 때문이었으 니.
새로운 클럽의 이름은 ‘전일 클럽’ 이다.
내년도 전일 클럽의 첫 회의는 새만
금 리조트 내의 전일 호텔에서 개최된 다.
조나단은 객실로 들어오자마자 베개 에 얼굴을 파묻었다.
“크하하핫! 크하하하핫! 미쳐 버리 겠네.”
한번 터진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베 개를 껴안은 채로 침대 위에서 뒹굴며 두 발까지 굴러 댔다. 겨우 진정한 그 는 창가로 걸어갔다.
선후를 위주로 한 그룹이 빌더버그
클럽 안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말과는 달리,그들은 어쩐지 외톨이처럼 분리 되어 있었다.
중심은 단연 아이작 로트실트였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빌더버그 클럽 이 아니라, 로트실트 가문에서 주최한 사교 파티처 럼 보이는 광경이 었다.
“마음껏 즐겨 둬. 멍청이.”
조나단이 창밖을 향해 중얼거리던 그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잠시 괜찮겠소?”
질리언과 그의 아내 제시카였다.
그런데 제시카는 질리언을 말리고 있었고,질리언은 고집스런 얼굴로 기 어코 객실 안으로 발을 뻗었다.
조나단은 질리언이 그새를 못 참고 올라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언급하는 이름 이 있었다.
오딘.
처음에는 조나단도 몰랐지만,조슈 아를 통해 그 이름이 선후의 다른 가 명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죄송해요. 이이를 막을 수가 없네 요. 아직 짐도 못 푸셨는데.”
제시카가 말했다.
“짐이랄 것도 없습니다.”
조나단은 들고 온 가방 하나만 턱짓 해 가리켰다. 조나단의 발걸음이 그쪽 으로 향했다. 그가 가방 안에서 작은 편지 봉투 하나를 꺼내 질리언에게 돌 아왔다.
“마침잘 오셨습니다. 질리언에게 첫 번째로 주라더군요.”
“이게 뭡니까.”
조나단은 미소와 함께 어깨를 으쓱 해 보였다. 편지 봉투 안에 들어 있는 건 초대장 하나였다. 조나단이 초대장 을 펼치고 있는 질리언에게 말했다.
“오딘이 보냈습니다.”
그대로 질리언의 동작이 및었다.
그의 시선만 조나단을 향해 번뜩였 다.
“그동안 어려운 일을 잘 따라와 줬다 며, 고맙다는 말도 전해 달라 하더군 요. 확인해 보십시오. 오딘이 당신을 제일 먼저 초대하였습니다.”
제시카가 질리언의 한 손에 깍지를 꼈다. 질리언의 손이 떨리기 시작한 찰나에 바로 진정세를 찾았던 건,아 내의 온기 때문이었다.
제시카는 질리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질리언은 그제야 초대장을 완 전히 펼칠 수 있었다.
[ 시일: 2009년 5월 5일.장소: 전일 호텔,새만금 리조트. 한국. 주최자: 나선후 (전일 클럽) ]
“질리언도 일찍이 만나 본 적이 있습 니다. 질리언은 오딘을, 그러니까 선 후를 에단이라고 알고 있을 겁니다.” 조나단의 그 말에 질리언의 두 눈이 부릅떠 졌다.
8 화
언젠가 조슈아가 했던 말과는 달랐 다.
당시에 조슈아는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진짜 주인인 나선후조차 오딘 의 수족이라는 투였다.
한데 나선후가 곧 오딘이었고,오딘 이 곧 에단이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질리언이 에단과
처음 만났던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12세였다는 것이다.
질리언은 너무도 오래된 기억이지 만,당시의 첫인상 정도는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그때 열두 살이었다고? 겨우 열두 살? 어떻게……
질 리 언의 두 눈이 빠르게 깜빡였다.
어차피 그에게 중요한 건 나선후나 오딘의 진짜 정체 같은 게 아니 었다.
줄곧 오딘을 만나길 희망했던 이유 는, 오랜 시간 변함없이 천재성을 유 지하고 있는 디렉팅 부서 때문이었다. 오딘을 만나면 꼭 부탁하고 싶었다.
디렉팅 부서의 천재들과 만날 수 있 게 해 달라고.
“선후는 혹 질리언이 속았다는 느낌 을 받을까,그걸 우려하고 있습니다. 괜한 우려일까요?”
조나단이 걱정스레 물었다.
“짐작은 하고 있었소. 본부는 서울에 있소? 아니면 조나단의 그룹 본사에? 디렉팅 부서 말이오.”
조나단은 질리 언이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 단번에 파악했다.
초거대 자본을 지휘하는 사령부가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런 건 없었다.
선후 개인이 사령부며 사령관이었 다.
조나단 본인이 생각해도 질리언의 오해는 당연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까지 예견한 장기 시안뿐만이 아니라 매해 있었던 단기 시안들까지.
그것들은 결코 개인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니 었으니까.
“시안들 말입니까.”
“맞소.”
“그건 선후가 작성한 겁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다시 말해 주겠소?”
조나단의 얼굴이 굳어졌다.
질리언의 반응이 조나단 본인이 예 상했던 것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었다.
질리언은 선후의 천재성에 감탄하며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동 공뿐만 아니라 온몸 전체를 떨기 시작 한 것이다.
떨림은 마치 경련에 가까웠다.
그건 세상이 무너진 사람이나 보일 법한 반응이었다.
제시카가 둘 사이에 급히 끼어들었 다.
그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
로, 질리언의 안색이 새파래져 있었 다.
제시카는 질리언을 껴안으며 질리언 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충격을 받긴 제시카도 마찬가지였으 나, 그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그녀는 질리언이 오랜 시간 동안 디 렉팅 부서의 천재성에 집착을 보여 왔 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종종 디렉팅 부서를 향했던 찬사는 자책으로 변했고,자책은 질투로 변하 다,다시 찬사로 바뀌는 등.
디렉팅 부서의 존재는 그녀의 남편 에게 양날의 검이었다.
삶의 원동력인 동시에 자괴감의 근 원이었다. 그러지 말라고 누누이 말해 왔어도.
“질리언에게 간질이 있었습니까? 의 료진을 불러오겠습니다.”
“그만두세요. 이이는…… 그런 게 아 니 예요.”
제시카는 말을 끊고서 질리언의 얼 굴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숨 깊게 쉬어 봐요. 내 눈 똑바로 보 고요. 내 눈 똑바로 보라니까요.”
“제시 카.”
“알아요. 하지만 세상에는 그런 사람 도 있을 수 있는 법이에요. 그런 사람
이니까,그런 천재니까 지금의 자본을 만들 수 있었던 거잖아요. 우리들의 보스는 그런 사람이에요.”
조나단은 당혹스러웠다. 눈앞에서 벌어지는광경이 납득되지 않았다.
‘감탄할망정, 이렇게까지나 충격에 빠져 버릴 일인가?’
그제야 조나단은 선후의 당부가 떠 올랐다.
질리언에게 모든 걸 설명해 줄 때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당부 말 이다.
‘실수했군. 선후가 옳았어.’
조나단은 제시카가 질리언을 침대로
이끄는 뒷모습을 지켜보다,제시카와 함께 질리언을 부축했다.
침대에 앉힌 다음에도 질리언은 넋 이 나가 있었다.
그의 공허한 눈빛은 먼 과거들을 헤 집고 있을 뿐이었다.
조나단은 제시카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다음,질리언의 어깨에 팔을 둘 렀다.
질리언이 문득 그 팔을 쳐 내며 말했 다. 시선은 초대장으로 돌리면서.
“그래서 내년에는,진짜 오딘을 뵐 수 있는 거요?”
“그렇습니다.”
“질서가 재편성되는 시기에…… 말 이오?”
08년도 빌더버그 클럽의 첫 회의.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들은 나선후의 그룹밖에 없었다.
삿대질을 시작으로,모두 벌떡 일어 선 채 경제 용어로 포장한 욕설들을 날리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미국 회원들이 클럽의 결의를 깨트 리고 이라크전을 감행한 직후보다 격 렬했다.
여기,회의장이야말로 전장이다.
그날은 서류가 날아들고 고성이 오 고갔다.
사태를 진정시켜야 할 의장조차 그 럴 여유가 없었다. 그도 소리치는 사 람 중의 한 명이었다.
결국 회원들이 회의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아이작도 시뻘게진 얼굴로 객실에 돌아왔다.
미국의 금리는 연방 준비 제도(FED) 에서 결정된다.
중앙은행,이사회,연방 공개 시장 위 원회,연방 준비은행의 대 기관들이
모여서 미국의 통화 금융 정책을 수행 하는 제도다.
로트실트 가문은 연방 준비 제도에 서도 영향력이 강했다.
달러를 찍어 내는 중앙은행의 지분 을 소유하고 있으며,각 이사회와 위 원회에는 가문의 하수인들이 배속되 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아이작은 분을 삭이기가 힘들었다.
은혜를 몰라도 유분수지, 본가에서 공들여 키워 준 녀석들이 본가보다 미 국의 경제 현황을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들이 본인을 향해 삿대질하는 미국 회원들을 방관할 때만큼은,총이 라도 꺼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미국 회원들보다도 가문의 하수인 녀석들을 쏴 버리고 싶었다. 그럴 수 없었기에 망정이 었지.
나선후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낼 사 안은 언급하지도 못했다.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서 회수율이 적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익이 줄어든다는 소리였다.
“그건 어린아이라도 아네. CDO(부 채담보부증권) 중에서도 서브프라임
의 MBS(주택저당증권)를 기반으로 한 것을 묻고 있는 것이네.”
“그 점은 염려하실 것 없습니다. 조 나단 투자 금융 그룹에서 가져온 상품 들은 모두 초우량,AAA급 물건들입 니다. 염려되신다면 자세히 알아보라 하겠습니다.”
물론 수차례 검토가 끝난 사안이긴 했다.
최악의 상황.
금리가 계속 오른다 해도,수익률에 만 변동이 올 뿐이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모기지론 시장을 장악했던 규모는 실로 거대해
서 여전히 황금 알을 낳는 사업임에는 분명했다.
회의장에선 분노로 가득 찼으나,조 나단 투자 금융 그룹에서 가져온 것들 을 생각하니 조금은 진정되는 것 같았 다.
아이작은 멍청히 앉아만 있던 나선 후 그룹 사람들,그중에서도 조나단의 얼굴을 떠올렸다.
이를 악다문 채 입꼬리를 부들부들 떠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했다. 석 유 시장에서도 모기지론 시장에서도 아웃된 그들은 가장 큰 돈줄을 잃었 다.
‘열이 뻗치겠지. 생각해 보니 나선후 에 대한 건 언급조차 못 했군.’
안타깝게도 그 얘기를 다시 꺼내긴 어려울 것 같았다. 03년도 때처럼 회 의는 이대로 흐지부지되다가 해산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아이작에게는 비장의 한 수 가 있었다. 비단 언성만 높일 게 아니 라 북미의 회원들을 향해 칼을 뽑아드 는 거다.
서로 피를 흘려 대긴 하겠지만,아랫 것들에게 누가 진정한 주인인지 가르 쳐 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힘은 애초부터 있었고 명분도 생겼다.
사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몇 년 전부 터 진행되어 온 일인 건 맞다.
본가에서도 그걸 승인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거 품을 좀 더 키우되 최대한 유지하면 서,그동안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모기지론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금 보다 더 큰 수익금을 거둬들여야 할 때였다.
아이작은 본인의 객실로 연방 준비 제도(FED)와 관련된 회원들을 초청 했다.
전통 북미파는 여전히 분노를 감추 지 못한 얼굴들이고,본가의 하수인
쪽들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들 이었다.
빌더버그 클럽 안에서도 소규모의 회의가 따로 열린 것이다.
상황은 똑같았다. 아니,오히려 더 양 측의 반감이 더할 수 없을 정도로 극 에 치달았다.
아이작은 직감했다.
‘내년도 빌더버그 클럽은 열리지 않 겠군.’
본시 빌더버그 클럽은 본가의 선대 가주가 만든 것이었으나,그 역사성에 속박되기에는 얽힌 이문이 너무 컸다.
아이작이 소리쳤다.
“나는 분명히 경고하였소! 당신들이 저버린 거요!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 어날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들 보시 오!”
그때 였다.
위이잉.위이임一
그들의 주머니 속 핸드폰이 맹렬하 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북미 회원 하나가 핸드폰 문자를 확 인했다. 그가 비명을 터트리듯 소리쳤 다.
아이작을 향해서 였다.
“아이작! 미쳤습니까! 지금 무슨 짓 을 하고 있는 줄 아십니까!”
누구는 한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이런 짓 을..”
또 누구는 아이작을 죽일 듯이 노려 보며 노성을 터트렸다.
“좋습니다!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시끄러운 가운데,아이작도 핸드폰 문자를 확인하였다.
짧지만 강렬했다.
난데없이 월가의 5대 투자 은행 중 하나가 무너 지고 있었다.
북미의 전체 증권사로는 업계 3위였 고, 세계적인 위탁 중개 업체이기도 한 그곳은 무너 지 려야 무너 질 수 없는 곳이었다.
‘난 아니야. 난 아직 시작도 하지 않 았어.’
아이작은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북미의 회원들이 빠른 걸음으로 빠 져나갈 때,로트실트의 하수인들은 책 망 어린 시선으로 아이작을 쳐다보았 다.
“선을 넘으셨습니다. 저희에게 수습
하라기에는,감당할 수 없다는 거 아 실 겁니다. 프레이 사태가 진정되기 전에 터트린 이것은 미국 회원들뿐만 아니라 아이작에게도 큰 화로 돌아올 것입니다.”
“돌아들 가시오.”
아이작은 모두를 내쫓았다. 베어스 턴스가 파산한 일은 예삿일이 아니었 다.
그 순간 아이작의 뇌리를 스치고 지 나간 이름 하나.
나선후였다.
그 아시안이 제 핵심 사업 두 개를 빼앗긴 것에 대한 화로,제대로 미쳐
버 렸는지도 몰랐다.
건실한 은행을 한순간에 터트려 버 릴 힘을 가지고 있는 세력은 나선후밖 에 없었다.
아이작이 조나단의 객실을 향해 뛰 어나가려던 찰나.
아이작의 보좌가 그를 소리쳐 부렸 다.
“서 브프라임 입니다! 서브프라임에 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갑자기 서브프라 임이 라니!”
“베,베어스턴스에서 확인한 사실입 니다.”
“대체 무슨 소릴!”
“서브프라임……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품들이…… 터졌습니다.”
빠직.
아이작의 미간 혈관이 부풀어 올랐 다.
눈에 띄게 탱탱해진 그것은,콕 찌르 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보였다. 아이작은 온 인상을 찌푸리며 두통 이 일기 시작한 머리를 감쌌다.
“머저리들. 당장의 수익에 눈이 멀어 서 저급한 상품들을 다루고 있었겠지. 그렇지 않나?”
아이작은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는
투로 말했다. 그런데 보좌의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아이작이 보건대,보좌는 간신히 서 있는 것에 불과했다.
실제로 아이작이 성을 내면서 그의 어깨를 건드리자 보좌의 다리가 힘없 이 꺾였다.
“……죄송합니다.”
“그런 소리 말게. 안 돼. 그럴 수는 없어. 일어나. 당장!”
“서브프라임입니다. 조나단 투자 금 융 그룹에서 가져온 상품들과 같 은…… AAA 우량 상품들에서 터진 문제였습니다.”
시간이 및은 것 같았다. 아이작을 둘 러싼 세계는 그렇게 정지되어 버렸다.
그러다 툭!
아이작의 머릿속에서 뭔가가 끊어지 는 느낌이 일었을 때.
“악!”
아이작은 뒤통수에 큰 충격을 받음 과 함께 두 눈이 부릅떠 졌다.
한동안 앞이 잘 보이 지 않았다.
그의 시야가 제대로 돌아왔을 때에 는 그의 보좌가 자신을 끌어안고 있었 다.
하반신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뿐더 러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이작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또 더 듬거리며 한 단어,한 단어를 겨우 이 어나갔다.
“모,모기지론. 사,사업부…… 팔, 팔, 팔아…… 빨,빨리……
9 화
몇 년 전부터 찰스 포웰이 집중하고 있는 분0>는 빌더버그 클럽이다.
세계 정부,권력 구조의 정점인 그곳. 찰스는 클럽 회의가 개최되기 일주 일 전부터 호텔에 투숙객으로 가장하 여 숨어 있었으나,발각되어 쫓겨난 이틀 전부터는 시위대에 합류해 그들 을 인터뷰해 왔었다.
“오늘은 회의가 시작된 당일입니다. 여전히 우리 행정부의 수장은 우리에 게 정확한 설명을 하지도 않고,하고 싶지도 않아 보입니다.”
빌더버그 클럽은 그들의 비밀 회합 이 세상에 알려지는 걸 절대 바라지 않는다.
대중 매체 보도를 금지하며,조그마 한 소스를 풀기라도 하면 철저한 보복 을 가한다. 그래서 빌더버그 클럽을 쫓는 매체는 찰스 포웰이 운영하는 폭 로 전문의 작은 사설 매체 따위가 전 부였다.
“대통령과 FED(중앙은행 제도)의
관계자들은 똑똑히 들으세요. 당신들 은 연방법을 어기고 있습니다. 연방 공무원은 연방 공무원이 아닌 자와 연 방 정책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 을 알 겁니다. 거기에서 벌어지는 일 을 우리가 모를 것 같습니까?”
찰스가 카메라를 돌리며 말했다.
“당신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찰스가 건넨 마이크를 시위대의 한 사람이 받았다.
“우리의 흑인 대통령께서 대단한 민 주주의 하에 당선되었다는 것은 큰 착 각이오! 진실은! 저들에게 진즉부터 당선 허가를 받았다는 것이지!”
“이를 음모론이라 치부하는 사람들 에게도 한 마디 해 주시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힘 있 는 125명이 매년 모임을 가지고 있소. 만나서 스테이크나 썰고 헤어질 거라 는 게 더 우스운 소리 아니오? 세상은 눈으로만 보는 게 전부가 아니고,안 보이는 세상이 진짜 존재하고 있소. 저 빌더버그클럽 같은!”
그때.
우우우 –
야유 소리가 터졌다. 찰스와 사내에 게 향하고 있는 게 아니다.
통제되어 있던 쪽이 개방되면서,호
텔에서 차량 한 대가 나오고 있었다.
경찰들은 이미 시위대가 도로에 접 근하지 못하도록 경 고하는 중이 었다.
“우리들은 당신들 노예가 아니야! 알 겠어? 당신들은 우리 주인이 아니라 고!”
“빌더버그 클럽은 해산해라! 해산해 라!”
“수작질 따원 집어치워!”
시위대는 백 명이 넘지 않는 작은 규 모였지만,열의만큼은 대단했다.
찰스의 팀은 빠르게 움직였다. 차량 의 전면 창만큼은 짙게 선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찰스의 팀은 그쪽으로 초
점을 맞췄다.
평소에 회원들의 차량들은 시위대의 안전을 의식해서라도 느릿하게 진입 하거나 떠난다.
그러나 호텔에서 나온 차량은 속도 를 늦추지 않았다. 실제로 사고가 날 뻔한 일을 만들며 지나간 후,시위대 는 호텔을 향해 야유를 퍼부어 댔다.
그 시각 찰스는 찍은 영상을 판독했 다.
차량 번호판은 아이작 로트실트가 타고 들어온 차량의 것과 일치했으며 영상에도 뒷좌석의 아이작이 찍혀 있 었다.
그런데 그의 양 옆에 의료진으로 보 이는 사람들이 붙어 있었다. 호텔 내 부의 의료진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문 제가 아이작 로트실트에게 터진 것이 다.
‘대박이군!’
찰스가 다루는 사안들은 언제나 소 외받고 음모론 따위로 취급받기 일쑤 지만,증거가 쌓이다 보면 이야기는 점점 신뢰성을 갖기 마련이다.
로트실트 가문의 가주 신상에 적신 호가 켜졌다는 것은,앞으로 일어날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었 다.
사실 이번 년도 클럽을 취재하며 얻 은 가장 대박은 조나단 헌터의 출입 장면을 찍은 것이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그 조나단 헌터 말이다.
찰스가 주력하고 있는 사안은 빌더 버그 클럽이지만 클럽은 한 해에 한 번 열릴 뿐.
클럽 회의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조 나단 투자 금융 그룹을 추적 해 왔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북미 경제 를 장악하게 된 과정을 조사하고 추적 함으로써 그들의 실제 금권(金權)이 어디까지 미쳐 있나 파악하기 위해서.
찰스는 생각해 왔었다.
대중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전 세계 나라들,전 세계의 사람들에 게 소수의 금융 엘리트들에게 지배되 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알리고 경각심을 심어 줘야 한다.
자신에게는 그러한 사실들을 폭로할 애국적 의무가 있으니까.
전대 대통령,에이브러탬 링컨은 진 즉부터 이렇게 될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지 않았던가.
“자본 권력은 평화 시에 국가를 잡아 먹으려 하고,역경의 시기에는 변화를
꾀한다. 그것은 군주제보다 더 포학하 고,독재보다 더 거만하며,관료제보 다 더 이기적이다. 나는 가까운 미래 에 나를 무력하게 하고 내 조국의 위 험 앞에 떨게 하는 위기가 닥쳐올 것 을 알고 있다. 타락의 시대가 뒤따를 것이며,재부가 소수의 손에 집중되 고,공화국이 파괴될 때까지 자본 권 력은 대중에게 피해를 끼치며 그 권세 를 확장할 것이다.”
그러다 결국 암살당하고 말았지만, 링컨의 예견은 사실이 되었다.
‘어쩌면 빌더버그 클럽보다…… 조
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더 문제일지도 모르지.’
찰스는 우연이라기에는 일이 너무 중첩돼서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자본이 미 경제를 장악한 수 준에 이른 시점부터,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전통적인 가문들에서 사달이 일 어나기 시작했다.
카르얀 가문에서는 조슈아 폰 카르 얀이 쿠데타를 일으켰고.
골드슈타인 가문은 여가주의 실종과 더불어 가문이 산산조각 나,한국계 자본에 헐값에 팔려 나갔으며.
머건 가문에도 가주와 후계자가 갑
자기 실종되더니 이번에는 로트실트 가문의 신변에도 문제가 터졌다.
그게 다 우연일까?
이튿날.
차량 한 대가 나타났다.
로트실트 가문의 이인자라고 알려진 드레스너 로트실트가 타고 있었다. 시위대들도 찰스만큼이나 이쪽 방면 으로 눈이 뜨인 사람들이다.
그들의 야유와 거친 소리가 시작됐 다.
“로트실트 돼지들은 우리 땅에서 꺼 져!”
“우리가 똑똑히 보고 있어 ! 당신들은
어디에나 노출되어 있어!”
“중앙은행이 당신네들 소유인 걸 우 리가 모를 것 같아? 천만에! 다 알 아!”
쩝.
드레스너 로트실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최하위 계급들이 팩팩대는 소리야, 견고한 차벽에 막혀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그가 기분 나쁜 이유는 시위대 때문
이 아니었다.
가주의 고혈압이 터져 버리면서 왕 좌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건 맞 다.
그러나 날아오는 동안 확인해 본 문 제가 너무나 심각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석유 시장 장악 분량을 매입하기 위해 온갖 군데 에 가문의 자산들을 담보 잡힌 데다 가.
문제가 터진 모기지론 사업부는 2조 7천억 달러짜리 핵폭탄이었다.
온통 현금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가문의 존망이 걸 려 있었다.
‘고대하던 빌더버그 클럽의 첫 입성 이 이 따위라니.’
드레스너는 회원들의 객실을 돌아다 니다가,마침내 조나단과 만났다.
“드네스너 로트실트요.”
“조나단 헌터요.”
“거두절미하고 말하리다. 당신이 판 상품들이 문제가 많소.”
“그랬소?”
“시치미 떼지 마시오. 이렇게 될 걸 알고 우리 가문에 떠넘긴 거 아니오?”
“아이작은 좀 어떻소? 듣자하니 하 반신이 마비되었다던데. 쯧쯧. 그래도 얼굴 쪽은 멀쩡하다니,내게 말고 당
신 가주께 직접 들으셔야지. 환장하고 갈취해 간 건 당신네 가주였소. 우리 그룹의 위기를 아주 즐거워하면서 그 랬지.”
조나단은 웃음을 참지 않으며 계속 말했다.
“영업하러 온 거요? 아니면 한판 붙 어 보자고 언성 높이러 온 거요?”
“합의점을 찾아 봅시다. 조나단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오.”
“기회? 어떤기회?”
“우리 가문은 빚을 잊지 않소. 이자 를 쳐서 반드시 갚소. 그런 게 신용이 란 거요.”
“한 번 도와 달라는 거요?”
“우리 가문의 원한을 사지 말라,경 고해 주고 있는 거요. 친절하게.”
“당신네 가주가 쓰러지기 전에 어떤 난장을 쳐 댔는지 모르고 있구려. 로 트실트는 북미 회원들을 적으로 돌렸 소. 아주 기고만장하였지. 당신도 그 걸 봤어야 했는데.”
“논점을 흐리지 맙시다.”
“장담하건대 총기를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다면,당신네 가주가 만든 분위기는 여기를 시가전으로 만 들었을 거요. 아직도 분위기 못 읽었 소? 로트실트는 고립됐소.”
드레스너는 할 말을 잃었다. 조나단 의 말이 맞았다. 본가의 가주는 일이 이렇게 될지도 모르고 클럽 회원들의 공분을 샀다.
“자,그럼 합의점을 찾아봅시다.”
조나단이 말했다.
“모기지론 사업부를 10억 달러에 돌 려 드리겠소.”
“큭. 그 쓰레기 더미를? 나 조나단이 그렇게 멍청이로 보이시오? 형편없구 려.”
“그 쓰레기를 당신들이 만들었소.”
“보시오. 드레스너. 합의점이란 건 그런 게 아니오. 서로 양보할 것을 찾
아 의견을 일치시키는 거라오. 우리 조건부터 말하리다. 로트실트 가문에 원조금을 대 줄 수는 있소. 제대로 된 걸 내놓는다면.”
“말해 보시오.”
조나단은 악당 같은 미소로 대답했 다.
“미 중앙은행의 지분.”
〈그래서?〉
< 금방이라도 혈압이 터져 버릴 것처럼 부들대던데. 제 가주 뒤를 그대로 따라갈
줄 알았지. 어쨌든 얼마를 빌려줄 수 있냐 고 묻더군. 멍청한 자식의 사고는 거기까 지였던 거야. 중요한 건 얼마가 아니라 언 제잖아. 안 그래?〉
〈그렇지.〉
< 하하. 지금까지는 그랬겠지.〉
〈그것도 지금까지는.〉
그건 로트실트 녀석들의 말마따나, 두고 볼 일이이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규모가 과거보다 월등히 크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로 뛰어든 금융 세력들이 판을 키우며 역사는 달라졌다.
본래대로였다면 작년 여름부터 눈에 띄는 징조들이 쉴 틈 없이 이어져야 했었다.
베어스턴스 그룹이 통째로 파산 신 청하는 게 아니라.
휘하의 헤지 펀드 두 곳에서 먼저 파
산 신청을 하는 것으로 서브프라임 시 장이 더 이상 가치가 없다는 사실이 세간에 밝혀질 일이었다.
그때부터 세계의 은행들은 서브프라 임 시장을 정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 지만,이미 다 들통난 마당에 어떻게 든 내부의 위기를 숨기는 데에만 주력 했어야 했다.
그것이 과거의 일.
하지만 거품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것이 품고 있는 폭발력은 배가 되는 법.
이번에는 중간 과정이 생략되다시피 했다. 더 커져 버린 폭발력으로 시장
이 반응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베어스턴스 그룹의 파산은 단지 기 폭제에 불과하다.
과앙!
〈썬!〉
문득 조나단의 목소리가 커졌다.
모니터 속 속보를 바라보며 대답했 다.
마침,업계 10위권 안의 투자 은행 한 곳에서도 폭탄이 터졌다.
< 아메리카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 (AHMI) 도 날아가 버 렸군. 크크…….〉
< 로트실트 녀석들은 일단 내버려 둬. 제 정신이 들 때까지는.〉
그것들이 가져간 모기지론 사업부가 터지고 나면,그들로선 우리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
전 세계를 통틀어 로트실트 가문을 구제해 줄 수 있는 수준의 현금을 보 유한 세력은 우리밖에 없으니까.
그러니까 그날.
미 중앙은행의 지분을 가져온다.
긁어모아서만은 아무래도 아쉽지. 우리도 달러 좀 찍어 봐야 하지 않겠 어?
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