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261
11화
이태한은 홀로그램 외에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추가 보안 기술들이 접목되었다는 설명을 늘어놓는 중이 었다.
「이름: 나선후
등급: 정회원 레벨: 281 소속: 안전국 – 세계 각성자 협회一」
신분증 앞면에는 협회 로고인 허공 을 움켜쥔 주먹이 홀로그램으로 박혀 있고 뒷면에는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 의 계열사 중 한 곳인 SOB(Sun Of Bank)의 로고가 조그닿게 새겨져 있 다.
신분증에 1C 칩이 박혀 있는 것이 그 저 장식만은 아닌 것이,협회에서 발 급하는 이 신분증은 SOB 계좌와 연동 되는 현금 카드 역할도 하고 있었다.
각성자를 포함한 모든 협회원들은 오로지 SOB 계좌만 이용해야 한다는 강령이 시행된 건 부활을 기다리는 동 안이었다.
피하에 마이크로칩을 이식시킨 것에 보태 각성자들의 현금에까지 꼬리표 를 부착해 놓은 것이다.
추적에 용의하도록.
“각성자 나선후는 안전국 요원 중 한 명으로 ‘추방팀’에 속합니다.”
“추방팀?”
“각국의 특수 부대들과 함께 협회의 반역자들을 체포하여 전장으로 보내 는 일을 하고 있습니 다.”
기존의 비등록 각성자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협회원 소속이 었다 가 팔에서 스스로 마이크로칩을 제거 한 것들이다.
대개 그것들은 이계의 전장을 시작 의 장과 동일하게 여기는 것들로 내 이름으로 포고령이 떨어졌음에도 불 구하고 끝까지 본토에 잔존한 것들이 었다.
그 수가 소요 사태로 번질 만큼 많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
하지만.
“군인들에게 각성제를 지급했었나?”
이태한의 설명이 필요 이상으로 길 어지고 있는 까닭이 거기에 있었다.
“클럽의 결의였습니다.”
용병들이 자의로 각성제를 투약한 일과 국가에 헌신하고 있는 군인들에
게 각성제가 지급된 일은 엄연히 구분 될 수밖에 없다.
조나단은 지나친 감이 있었다.
직전의 통화에서 그가 했던 말은 빈 말이 아닌 것 같았다. 내게 문제가 생 기면 전 인류를 총동원하여 결말을 보 겠다는 말.
이태한에게 현재 비축하고 있는 각 성제의 수량과 목표로 하고 있는 수량 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지만 묵인해야 할일이었다.
조나단은 그가 처한 환경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고 이후의 대 비도 종말의 세계를 가정하고 있는 것
뿐이니까.
그때 이태한은 내 침묵을 불편하게 여기는 기색이 었다.
“프로젝트 [셧 다운(Shut Down)] 입 니다. 클럽의 결의에 따라 협회에서는 전 인류에 투약할 수 있을 수준의 각 성제를 비치……
그는 눈치 가 빨랐다.
“그만.”
나는 화제를 돌렸다.
“내 신분을 보다 견고하게 위장시켜 줄 자들이 필요하다. 그들도 내가 누 구인지 몰라야 하지.”
“일본계 각성자들은 어떻습니까? 마
침 그들 중 한 그룹이 귀환해 있습니 다. 일 주 전에 뼈 반지를 발견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그룹으로. 당시에 귀환하여 지금까지 도쿄에서 대기 중 에 있습니다.”
이태한이 마저 말했다.
“하지만 오딘이시여. 어떤 위장으로 도 초월체들의 눈을 가리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철저하게 각성자,나선 후가 되어야 하는 거였다.
보라.
두 번의 죽음을 거치며 깨달은 것들 이 있다.
봉인된 동안 고찰해 온 것들과 나를 속박하고 있던 둠 카오스의 권능이 빠 져나가면서 그 생각들은 비로소 완성 을 맞이했다.
그중 하나는 엔테과스토가 본인의 육체 일부분을 아이템화시켰던 방법 에 대한 것.
엔테과스토가 그러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무C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현존하는 다른 기물에 강 력한 힘을 집어넣기에도 무리일 수밖 에 없는 것이,어떤 기물도 우리들의 힘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몸의 힘을 집약시킬 수 있 는 재료로는 내 본연의 육신만 한 게 없는 것이다.
나는 이태한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 린 뒤 협회의 비밀 제단실로 이동했 다.
내 황금갑옷이 거기에 안치되어 있 다했다.
“협회장실 직하(直下)의 부처에서 게이트 실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곧 건물 내외부에 큰 충격이 있을 것입니 다. 전 임직원들과 관계자 여러분들께 선 안내에 따라 대피하여 주십시오.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반복합니다. 실제 상황입니다. 게이트 실험이 진
이동하는 도중,외부에선 안내 방송 이 여기까지 흘러들어 왔다.
그 소리도 이내 몇 개의 보안 문을 거치면서 완전히 차단되었다.
이윽고 내 주력 아이템인 흉갑을 회 수한 직후였다.
[ 오딘의 절대 전장이 개방 되었습니다. ]곧 일어날 충격은 시간 역행의 인장
을 만들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계에 흠집이 가해질 것이며 거기 에 조금만 지체한다면 바깥이 내 힘으 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 내부에서 이 작업을 강행하는 까닭은 다른 게 아니었다.
이곳만큼 비밀스러운 장소가 없기 때문이면서 마나를 다루는 내 능력은 완전히 무르익었기 때문. 그러니 이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하나다.
내 신체의 무엇을 재료로 쓸지에 대 해서.
권능을 담당하고 있던 영역.
[ 특전 ‘2회차’가 제거 되었습니다. ]그리고 특전을 담당하고 있던 영역 을 뽑아내는 것이 첫 과정이었다.
[ 경험치를 잃었습니다. ] [ 껍질에서 마나를 끄집어냈습니다. ] [ 레벨이 하락 했습니다.] [ 변동 레벨: 641 _ 600]이어 내 힘의 근원들이 손끝으로 자 라나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결계가흔들리기 시작했다. [ 변동 레벨: 600 — 520] [ 변동 레벨 : 300 -281 ]
오버로드 구간에서 플래티넘 구간 선까지 뽑아낸 힘들을 한곳으로 응축 시켰다.
그리고 그것에,각 특성과 스킬들에
서려 있던 힘 또한 그에 준하게 끄집 어 냈다.
본격적으로 결계에 금이 가는 게 육 안으로 확인될 때.
내 안의 시스템이 계획을 자연히 받 아들였다.
본토의 정의에 따른다면 동기화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단계다.
[ 무엇을 아이템으로 변환하겠습니까? ]이미 권능의 힘을 다 뽑아냈지만. 그래도 그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 이었다면 엔테과스토처럼 늑골을 재
료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혹은 더 그레이드 레드처럼 심장을 사용해도 생명에 지장이 가지 않는 방 법이 존재하며 오히려 권장할 부분이 다.
그러나 이 몸의 권능을 담당하고 있 는 영역은 둠 카오스 놈이 제 모든 힘 을 다 거둬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봉쇄 되어 있는 상태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종의 흉터처럼 굳어진 어느 현상에 의해서 예전과 동 일했다.
그래서 심장이나 체내의 어떤 장기, 그리고 뼈는 아이템 재료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결과가 뻔하니까. 그렇다고 새끼손가락 하나를 재료로 사용하기에는 그릇이 터무니없이 작 았다.
팔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든지 아니 면 발 하나를 바치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 1. 오른팔 2. 왼팔 3. 오른 다리 4. 왼 다 리 5. 왼 눈 6. 오른 눈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 왼 눈을 선택 하였습니다. ]이를 악물었다.
예상했던 고통이 그대로 그곳을 타 격해 들어왔다.
한쪽 눈알이 통째로 뽑혀 나가는 고 통은 나도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었 다.
몸이 바들바들 떨려 대는데,체력 수 치가 플래티넘 구간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라 아물기까지는 꽤 오래 걸리리 라.
크으윽.
불을 뒤집어쓴 것처럼 온 세상이 시 뻘겋게 보였다.
한참 뒤였다.
시뻘겠던 세상이 간신히 본래의 세 상으로 돌아오면서 발 앞에 고여 있던 핏물이 드러났다. 그 위로는 메시지가 덮어 씌워져 있었다.
[ 알 수 없는 아이템 입니다. (개 안:LV.3) (탐험자:LV.3) ] [ * 올드 원의 체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아이템 입니다. ] [ 새로운 아이템 명을 지정해 주십시오. ] [ 아이템 ‘오딘의 왼 눈’이 생성 되고 있 습니다.]특!
그렇지 않아도 아래로 향해 있던 시 선이었던지라 그것이 얼굴에서 떨어 져 나왔을 때의 속도는 꽤나 빨랐다.
한참이나 저하된 민첩으로는 낚아첼 수가 없었다. 그것이 바닥의 핏물에 빠지고 난 뒤에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신경 다발이 달라 붙어 있지 않았다. 신의 솜씨에 이른 어느 의사에 의해 도려진 것처럼 깔끔했고 동공은 나를 향해 있었다.
[ 아이템을 간파하지 못했습니다. (개안: LV.3) ] [ 오딘의 왼 눈 (아이템)오딘의 주력을 이루고 있던 힘들이 압축 되어 있습니다. 오딘의 권능이 깃들어 있 으며,눈알로 뽑혀 나왔던 당시의 강인한 의지 또한 깃들어 있습니 다.
아이템 등급: ?
아이템 레벨: ?
효과: 권능 저항력 + ?% 영혼 저항력 + ?% 그 외 모든 저항력 + ?? 특전? 특전? 모든 능력치 + ?
물리 방어력:? 마법 방어력:?]
하지만 물음표들이 지워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내가 내 육체로 내 힘을 담보로 만들어 낸 아 이템이다.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왜 모를까.
[아이템 레벨: ???] [ 아이템 등급: SSS ] [ 아이템 레벨: 700]눈알이 뽑힌 쪽에서 빨리 끝내고 치 료를 받으라며 재촉해 댄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이다음부터 다.
아이템에 서려 있는 힘은 매우 강력 해서 뿜어내는 기운에 의해 외부로 노 출될 수밖에 없다.
이대로는 내 주력된 힘들을 추출해 서 아이템을 만들어 낸 의미가 없어지 는 것이다.
부활을 기다리는 내내 나는 고독했 었다.
오르까의 시간은 우리 인류보다 몹 시 느리게 흘렀다.
덕분에 세뇌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 다.
더 강해질 방법을 고찰할 수 있는 시 간이었으며,올드 원이 뿌려 댔던 설 계도들을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개봉되기 전까지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도록 하는 설계는 ‘서왕모의 만년지 주 알’에 있었다.
사용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능력조차 없는 알에 불과한 것.
랜덤 박스도 비슷한 체계를 가졌다.
그렇게 올드 원은 본인이 가능한 영 역을 기존의 시스템 체계에 많이 남겨 뒀었는데,내가 그것들을 흡수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할 거라고는 차마 예 상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거나 아직은 핏물에 빠진 내 눈 알을 집어 들 수 없었다.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리는 힘이 미치고 있었다. 내 힘으 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지금의 나를 압 도하는 힘이 집중된 상태.
그리고 처음의 구상대로 완전히 완 성된 게 아니었다. 지금도 진행 중이 다.
눈알은 서서히 달라졌다. 수정체는 딱딱해지며 돌 같이 변해 갔고 동공도 무늬 형태로만 남게 되었다.
f순단와원,눈나 [정체불명의돌] [정체불명의돌 (아이템)
사용하기 전까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돌 입니다.
아이템 등급: ?
아이템 레벨:?]
그것을 집어 들고 나왔을 때 이태한 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왼 눈이 위치해 있던 부 위에서는 피가 흘러나오는 증이었다.
“안대가 필요하시겠습니다,오딘이 시여.”
그러고 보니 북유럽 신화의 오딘 또 한외눈이었던가.
우리의 치유 인장이나 스킬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 성(聖) 드라고린에 있고 우리에게도 부작용이 없었다.
내 눈을 아물게 만든 포션은 성 드라 고린에서도 상급으로 취급받는 포션 이었다.
“좀 어떠십니까?”
이태한이 돌아왔다.
그의 손에는 안대가 들려 있었다.
그가 그것을 내게 내밀었을 때 나는 그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눈 깜짝할 순간에 그가 내 안 의 거리로 난입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물며 그에게서 은연히 풍겨 오는 위압감은 두말할 것도 없이 진짜였다. 나는 진짜로 간신히 브실골을 면한 처 지,플래티넘 각성자 나선후가 되어 있었다.
강약(强弱)이란 상대적인 법.
지금 이 순간 이태한 또한 내게는 범 접하지 못할 존재로 격상되어 있었다.
이게 바로 보통의 각성자들이 이태
한을 바라보는 시선일 터.
실제로 이태한은 마음만 먹는다면 나를 제거할 수도 있는 위치에 있었 다.
어디까지나 돌멩이에 불과해 보이는 내 힘의 응집체를 내 몸에서 떨어트려 놓는 데 성공할 경우에!
현재 그것은 의안(義眼)처럼 왼 눈구 덩이 속에 박혀 있는 상태다.
언제고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 록.
그렇게 무엇으로부터 피습당하는 순 간 바로 방어막부터 튀어나올 수 있도
나는 어떤 것들처럼 머저리가 아니 다.
도쿄에서 날아오고 있는 일본계 각 성자들을 기다리는 동안.
본토가 돌아가는 사정들을 대략적으 로알 수 있었다.
조나단은 차명 계좌를 사용한 바를 자백한 것으로 시작된 재판에서 15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벌금형을 선고받 았다.
하지만 우리의 부(富)에는 조금의 생
채기도 낼 수 없는 수준일 뿐이고 여 론은 도리어 미 사법부를 향한 비난 일색이었다.
조나단에게 유죄라는 딱지를 붙여 버린 것에 대해서 말이다.
대중들은 조나단과 협회에 우호적으 로 돌변했고 소수가 내는 목소리는 조 금도 귀담아듣지 않고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평소라면 대중들이 다 들고 일어날 결의들이 혼란한 정국을 틈타 속결되 어 있었다.
로건법 폐지로 클럽은 언제고 양지 로 올라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
련했다.
조세 회피처들의 규제를 폐지함으로 써 금융 제국은 난공불락의 요새를 세 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反)독점법 폐 지.
시작의 날에서 파생된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독점적 시장 영향력은 더 이상 법으로 손댈 수 있는 영역이 아 니게 되었다.
대중들은 그네들의 강력한 무기를 잃은 것이다.
아니,빼앗긴 것이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자면…… 내가 금
융 제국의 반석을 다져 대들보까지 쌓 아 놓았다면 조나단은 그 위에 천장을 완성시켰다고 할 수 있었다.
바야흐로 인류는 초(超)국가적 거대 자본으로부터 통치를 받는 시대에 접 어들었다. 그 진실을 규탄하는 소수의 목소리는 처참하게 무시되거나 묵살 된다.
하지만 일개 대중들 한 명 한 명의 삶은 전과 다름이 없으리라.
우리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그래 왔 으니까.
조나단을 믿을 뿐이다.
이윽고 내 위장을 더욱 공고히 해 줄 자들이 도착한 모양이었다.
“올려 보내도록.”
이태한이 전화를 받으며 바라보고 있는 창밖에는 그네들이 탄 헬기가 착 륙하고 있었다.
나는 후드를 끌어올렸다.
네크로맨서 로브가 남아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았을 테지만 그것은 2 막 4장에서도 얼마 나오지 않은 희귀 템이 다.
그래도 후드를 눌러쓴 데다 안대까
지 착용한 상태에서 나를 알아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이계로 진입하기만 하면 이 평범한 셔츠에 위장용 마법을 부여할 수도 있다.
노예 신세와 하등 다를 게 없는,이 계의 고위 마법사들을 통해서.
곧 이태한의 집무실에 한 명만 들어 왔다. 계집이었다.
리더급들 중에서 여성은 네크로맨서 의 로브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보기 드 문데,계집의 인상을 보자 알 수 있었 다.
그녀가 시작의 장에서 어떤 풍파를
견디고 나왔는지 말이다.
수십 년에 이르러 완성된 계집의 인 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태한을 목전에 두었을 때,계집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눈뿐만이 아니다. 흐느낌만 없을 뿐 이지 계집은 울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정말로 쿡 찌르면 울음을 터트릴 것 처럼 보였다.
“코…… 코바야시 사에카이므니다.”
살쾡이처럼 사나웠던 눈매는 한순간 에 허물어졌다.
계집은 협회 총본부 그것도 협회장
의 집무실까지 입성한 것에 스스로 감 격하고 있었다.
이태한의 집무실은 오르까의 별동만 큼이나 성 역으로 알려져 있다.
각성자 누구도 이태한의 집무실에 직접적으로 발을 디딘 경우가 없었다.
이태한이 누구의 접근도 불허한 까 닭은 간단하다.
내가 들락날락하기도 하지만,우리 들의 귀환석이 이태한의 집무실을 귀 환 장소로 설정해 두었으니까.
그런 성역에 이 계집은 각성자 최초 로 초대된 것이었다.
“한국어를 할 줄아나?”
“조금 배웠스므니다.”
“少 匕 T납無理於乂 打和 氣 全
使 〇 T休得 L T技分U心 U 冬 久(조금으로는 어림없다. 앞으 로는 신경 쓰고 체득해 두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태한의 일본어는 능숙했지만,시 작의 장에서 습득한 건 아닐 것이다.
어쨌든 계집의 얼굴은 더 큰 감격으 로 물들었다. 사실 내가 요청하지 않 았어도 계집의 초빙은 예정되어 있었 다.
이 계집이 리더로 있는 그룹이 위험 지역으로 구분된 지대에서 온갖 희생
을 감수한 결과,내 뼈 반지의 행방이 밝혀지게 된 것이었다.
“그럼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협회장님.”
나는 먼저 밖으로 나왔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다. 계 집이 내 뼈 반지를 발견한 공로로 무 엇을 약속받았는지는 그리 궁금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태한의 집무실에서 홀로 나온 계집에게 더 이상이 없을 것만 같았던 감동이 다시금 목격되었을 때 는 솔직히 궁금해졌다.
돈일까? 아이템일까? 아니면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일까?
물론 그 전부를 포함하고 있겠지만, 내가 정말로 궁금한 건 다시 이계의 전장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서도 감격을 만끽할 수 있는 까닭이었 다.
계집이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표정 을 고쳤다. 내가 먼저 말했다.
“ 티 本語꿋、름 〇 r 은 十分 (일본어
로 해도 충분해).”
“죽든 살든 앞으로 붙어먹을 처지인 데 미리 경고해 두는 게 좋겠지. 나는 내 등을 보이는 걸 싫어한다. 어느 때 든 어느 장소에서든.”
그러면서 계집은 승강기 쪽을 턱짓 해 가리 켰다. 나보고 앞장서란 뜻이었 다.
협회장실인 43층 꼭대기까지 승강기 가 올라오는 동안에도 계집은 내 뒤를 고수했다.
승강기 안에 들어서고 나서야 계집 과 나란히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계집이 말했다.
“협회장님께서 알려 주신 건 네 신분 뿐이다. 나도 네 이름 따윈 관심이 없 다. 앞으로는 널 안전국이 라고 부르겠 다.”
이름뿐만 아니라,내 생각 또한 관심
이 없다는 태도였다.
강압적이었고 어지간한 녀석들에게 는 먹힐듯싶었다.
하지만 이것들이 내 뼈 반지를 찾기 위해서 어떤 고생을 다 했을지 생각해 보면 귀여울 수밖에 없는 노릇인 것이 다.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것도 불타는 사막에서 갈기 갈기 찢겨 대며.
“마음대로. 리더가 시키는 대로 해야 지,별수 있나.”
“레벨은?”
“281,그쪽은?”
계집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선 제 할 말만 했다. 계집의 질문이 이어졌 다.
“주력은?”
“특성 탐험자다. 그 외 근접 스킬이 몇 개 있지. 아이템은 보다시피.”
보다시피 가진 게 없다는 말이 끝나 기도 전에,계집의 눈초리가 놀라운 빛으로 번뜩였다.
“탐험자? 플래티넘 주제에 과분한 걸 얻었구나. 한데 그걸 얻고도 플래 티넘밖에 도달하지 않은 건,그리 달 갑지가 않군. 사실이냐?”
“1막 2장에서부터 염병할 저주만 받
지 않았어도 많은 게 달라졌을 테지.”
본 시대 당시,1막 2장에서 받았던 저주는 안식의 장까지 나를 물고 늘어 졌었다.
그래서 지금의 위장에 감정을 이입 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것들은 내 위장에 조금의 의심도 없어 야 한다.
만에 하나 초월체 중 무엇이 이것들 의 정신을 들여다본다면 전부 다 허사 가 되는 법.
마저 덧붙였다.
“나는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하지?”
“리더.”
계집이 대답했다.
“그래. 리더. 그쪽도 나를 기존의 그 룹원들과 차별 없이 대해 준다면 리더 답게 대우해 주겠다. 단, 말투는 신경 쓰지 마. 존칭 따윈 못 배웠거든. 그러 니까 알아서 존칭을 붙이고 있다고 걸 러 들어 줬으면 한다. 그게 어렵다면 영어로 대체하도록 하지.”
“일본어로 해라. 그리고 이것만큼은 알아 두고 나에게나 그룹원들을 대할 때 행동거지에 각별한 신경을 쓰도록. 다시 말하지. 협회의 지시 때문에 안 전국 널 받아 줄 수밖에 없지만,넌 우 리에게 짐이다. 너는 우리 중에서 가
장 뒤떨어지는 녀석이다. 평상시였다 면 281 플래티넘 따위는 내 그룹에 들 어올 수 없다.”
“그럼 내 생존 확률은 더 높아지겠 군.”
계집은 나를 아니꼽게 쳐다보았다. 본인이 직접 검증하지 않은 자를 그룹 내부로 들이는 건 누구라도 꺼려 하는 일이다.
게다가 위장 신분,나선후는 지금까 지 안전국 요원으로서 추방팀에 있던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들의 시각에서 는 운 좋게 본토에 남아서 꿀이나 빨 고 있었던 것으로 보일 터.
나는 구태여 계집과 감정을 소비하 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명심하도록 하겠다,리더.”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 었다.
승강기가 로비에 도착했고 뜰에서 계집의 그룹원들로 보이는 자들을 금 방 찾을 수 있었다.
심각한 얼굴로 오가는 협회 직원들 과 달리,녀석들만은 즐거운 분위기를 폭발시키고 있었다. 그렇게 녀석들은 위험천만해 보이는 오르까의 별성을 응시하면서도 유독 밝았다.
그때 녀석들 모두가 이쪽으로 뛰어 왔다.
고개를 뒤로 돌리자 계집이 녀석들 에게 까닥거 리던 손짓이 회수되는 게 보였다.
계집 앞에 모인 녀석들은 내가 왜 계 집과 함께 왔는지 관심조차 없었다.
후드를 눌러쓴 외눈박이. 협회 내부 요원으로 보이는 자. 아직까지 나는 녀석들에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 었다.
녀석들의 시선은 모조리 계집의 입 술로 쏠려 있었다.
내 뼈 반지를 찾은 공로로 협회에서 무엇을 하사했는지에 대해 듣기 위해 서.
“협회 직원이 다녀갔겠지?”
계집이 묻자 그렇다는 대답이 나왔 다. 계집이 말했다.
“우리에게 맞는 것들을 찾기 위해서 다. 신의 이름이 박힌 정통(IE統) 아 이템들로.”
“정통입니까?”
계집의 그룹원들은 즐거워하지만 딱 거기까지 였다.
무려 내 아이템을 찾았는데,그것도 접촉을 하면 안 될 정도로 강력한 힘 이 서 린 아이 템을 찾았는데.
아이템 보상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니 냐는 반응이 었다.
이어서 계집의 입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이 언급되었지만,그때에도 녀석 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계집 스스로가 다시금 감격 에 젖으며 마지막 보상을 언급했을 때 는,녀석들의 큰 기대가 충족되어진 것같았다.
“협회장께서 우리에게 전장 사령부 1급 권한을 약속하셨다.”
주변의 눈들 때문에 환호성을 지르 지 못할 뿐이었다.
나는 녀석들의 눈깔들이 한밤의 네 온사인을 연상케 할 만큼 야욕으로 번 뜩여 대는 것을 보면서,전장 사령부
1급 권한이 무엇인지 직감할 수 있었 다.
협회의 명으로.
그리고 내 이름으로 각성자 등급을 초월한 지휘 체계일 가능성이 높았다.
다시 전장에 진입하게 되면서도 감 격을 만끽할 수 있었던 까닭이 바로 그 때문이리라. 각성자들의 생사를 주 관하는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일 테니 까.
정말 그러한 보상이라면 협회에서는 내 아이템을 찾은 그룹에게 약속했던 만큼의 과감한 보상을 한 것이 된다.
“단,조건이 있다.”
계집의 이어진 말에 모두가 입을 다 물었다.
“그분께서 반지를 회수하러 오시는 날까지,우리 또한 그분의 반지를 지 켜야 한다.”
순간에 깨졌던 흥이 다시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전장으로 투입되는 게 아니었습니 까?”
“아니다. 우리는 섹터 22로 가서 그 분의 반지를 지키고 있는 구원자의 도 시 민들과 합류한다.”
직접 그 말을 전하고 있는 계집도, 계집의 그룹원들도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럼 다 된 거나 마찬가지 아닙니 까.”
다들 얼굴이 벌게져서 눈알들을 번 뜩여 대고 있을 때였다.
“마지막으로 그분께서 우리 그룹의 공로를 알고 계신다 한다.”
“그…… 그…… 그분께서 우리를 주 시하신다는 것입니까?”
“그래. 우리 그룹은 이제부터 영광과 함께하는 것이다. 그동안 고생들 많았 다.”
그때야말로 계집은 눈물을 참지 못 했다.
터져 나오는 눈물을 막기 위해 하늘 을 올려다보며 눈을 깜박여 대다가, 이내 한 손으로 눈가를 덮고야 말았 다.
계집을 필두로 계집의 그룹원들은 소리 죽여서 끅끅댔다.
각성자가 우는 모습은 흔치 않은데 말이다.
그러던 중이었다.
“그런데 이자는 누구입니까?”
한 녀석이 나를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