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43
본격적인 영지의 개척 (3)
사이먼이 영지로 내려가자 제국에서 보낸 여러 명의 정보원이 사이먼과 영지를 살폈다. 사이먼은 자신을 살피는 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정한 구역만 침범하지 않으면 그대로 두었다. 그러나 그가 정한 범위를 침범할 경우에 가차 없이 응징을 가했다.
“대단할 정도로 정보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라이오넬 백작은 르펜 1세에게 사이먼의 동향을 보고하고 있었다. 전쟁의 패배가 사이먼 때문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일거수일투족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숙영지의 50m 이내에 들어갈 경우에는 첩자로 처벌을 받고 거처를 침입하여 염탐할 경우에는 아예 실종이 되고 맙니다. 그런 사실은 왕실의 정보원이라도 예외가 없다고 합니다.”
“결국 그저 알아내는 것은 이런 것 밖에 없다니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요?”
르펜 1세는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에카테리나 왕국의 국왕과 그의 관계가 상당히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사이먼 후작이 선대 국왕의 숨겨진 왕녀를 아내로 맞이하였는데 그로 인해 둘 사이가 심각할 정도로 나빠졌다고 합니다.”
“전에 독립영지의 일이나 이번 일로 인해 사이가 나빠졌다면 전쟁이 나면 바로 개입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군.”
“하지만 소신이 로코스 공작이나 다른 마탑의 탑주들을 만나서 상황을 들었는데 사실상 그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군사를 많이 동원하고 초인들이 나선다고 해도 그자를 잡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르펜 1세가 만나려고 했지만 그들은 송환이 된 후에 칩거를 하면서 누구도 만나지 않고 있었다. 그저 면목이 없다는 말로 찾아온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 몇 번 찾아가서야 어렵게 만나서 겨우 그런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자가 언제 개입할지 모른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가 개입할 경우 전세가 역전될 수가 있기에 당분간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로크 왕국에서 저번 침략으로 적지 않은 인명이 희생된 탓에 반제국 정서가 강한 편이라 다시 군사적인 행동에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사료되옵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내실을 기하는 것 외에 방도가 없다는 것인데 그자를 상대할 초인을 탄생시킬 방도는 없소이까?”
“성과를 보이려면 가능성이 있는 자를 모아서 몇 십년간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고 현재도 근위기사단이나 마탑에서 시행하는 일이옵니다. 여기서 더 어떻게 한다고 해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한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한단 말이요? 그가 참여한 전투에서 맥없이 패배를 하여 30만의 군사를 잃었소이다. 물론 포로 송환을 통해 15만을 돌려받았지만 완전히 패배한 것이 아니요?”
“폐하, 그의 무위가 돋보여서 그렇지 그는 전략이나 전술에도 상당히 능한 편입니다. 행정가나 정치가로서도 엄청나게 유능한 면이 있습니다. 그것을 모두 간과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무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머리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그가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면 에카테리나 왕국을 휘어잡았을 것입니다.”
라이오넬 백작은 사이먼을 단순히 무위만 좋은 무장이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능력을 갖춘 것을 설명하였다.
“이번 전쟁에 참여하여 패배한 지휘관들을 만나서 어떤 작전을 수행했는지 조사를 하고 있는데 대다수가 적을 경시하다가 당했습니다. 그럼에도 그저 압도적인 무위에 당했다는 것만 생각하지 그 효율성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압도적인 무위를 살리기 위해 행한 것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사이먼이 행한 마지막 전투에서의 전술을 언급하여 설명을 했다. 르펜 1세는 사이먼이 행한 유격전술과 그 이면에 행한 각개격파에 대한 전략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감탄을 했다.
“흠, 그러면 그자가 전쟁을 지휘할 경우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는 말이구려.”
“그렇습니다. 하오니 이제부터라도 그자에 대하여 자세히 파악하여 대비를 해야 합니다. 성급하게 설욕하려고 나섰다가는 저번처럼 낭패를 면치 못할 것이옵니다.”
르펜 1세는 암담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라이오넬 백작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단지 사이먼의 무위에 당한 것만 아니라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를 했다. 한편으로 사이먼이 행한 전투 자체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여 그가 취한 전략과 전술을 조사하고 그의 행적마저 자세히 조사할 것을 명했다.
사이먼은 영지를 방문한 태양의 마탑 소속의 마법사 사르디안을 만나고 있었다.
“엘칸토르 영지가 독립영지가 되었으니 원칙상 영지에 태양의 마탑 지부만 두어야 한다는 말이군요.”
일종의 관할의 문제를 제기했다. 마탑 사이의 암묵적인 약속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꼭 그것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관례처럼 지키고 있었다.
“원칙이 그렇지만 영지 사정상 왕립마탑이나 궁정마법단이 지부를 설립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된 거래처로 우리 태양의 마탑을 이용하시는 것이 일종의 관례입니다.”
사르디안의 말에 사이먼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어느 마탑이건 거래를 해야 하니 조건만 차이 없다면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당장은 각 마탑과의 관계가 있기에 바로 큰 변화를 주기는 곤란합니다. 관례라니 기존처럼 하면서 조금 변화를 주겠습니다.”
사이먼은 굳이 그런 것으로 문제를 일으킬 생각이 없었다.
“우리 마탑에서는 이곳 트라칸 반도의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많은 마법사들을 파견할 계획입니다. 용병길드처럼 지부의 밑에 지점처럼 여러 개의 마법실험실을 만들 계획입니다.”
“그거야 신청을 하면 항상 승인을 했으니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달리 원하는 것이 있는 것입니까?”
“영지에서 필요한 일이 있을 경우에 우리 마탑에 우선적으로 요청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지금 당장은 영지를 개척하기에 일거리가 많지만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영지에서 하는 일 중에 마법이 필요한 일이 드물 것이다. 그럴 경우 태양의 마탑에서 우선적으로 수행할 권리를 보장해 줄 경우 왕립마탑이나 궁정마법단은 일반 상인이나 차이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게 어려운 것은 아니니 그렇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원하지 않으니 그 점은 고려했으면 합니다.”
사이먼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사르디안을 보았다.
“한데 이거 차대 탑주로 내정이 되신 것 같습니다.”
사이먼은 사르디안이 변한 것을 알아차렸기에 그 사실을 언급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운이 좋아 경지를 넘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이 곳에 머물면서 마탑의 일을 할까 합니다. 지부의 기틀을 다질 생각입니다.”
사르디안이 온 것은 트라칸 반도에 제 2의 마탑을 설립할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앞으로 트라칸 반도를 개발할 경우 기존 에카테리나 왕국 정도로 커질 것이기에 단순한 지부로 대응을 할 수가 없기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생각이었고 그 일을 차기 탑주로 내정된 사르디안이 맡은 것이다.
“차기 탑주가 와서 일을 한다면 단순한 지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이먼도 대략 그들의 속셈을 파악했기에 그렇게 응수를 했다. 물론 마탑이 세력을 키우는 것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기에 막을 생각은 없었다.
태양의 마탑은 지부 수준의 거점을 여러 개 만들기 시작했다. 지부 수준이라는 것은 워프게이트를 갖춘 시설이라는 의미였다. 이렇게 되었기에 사이먼은 굳이 어렵게 마차를 이용하여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다.
로크 왕국의 토르가 3세의 얼굴에는 곤혹스러운 기색이 어렸다. 카리스타 후작이 다녀간 이후에 왕실이나 왕국의 장래에 대해 고민을 했는데 갑자기 에카테리나 왕국에서 사이먼이 트라칸 반도에 진출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트라칸 반도가 어디이고 어떤 곳인지 정보를 수집한 결과 우려할만한 내용을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그마한 반도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무시할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기존 에카테리나 왕국의 크기만큼 큽니다. 아마 그곳에 진출이 마무리 되면 제국보다도 더 많은 인구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여기 에카테리나 왕국에서 구한 트라칸 반도 지도입니다.”
대충 그린 것 같은 윤곽만 드러난 지도가 놓였다. 사실 어떤 지도가 정확한 지도인지 모르기에 그저 쓱 그린 것이 전부였다. 단지 그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지도에서 보기에는 땅의 크기가 큰 것 같지만 얼마나 큰지 모른다는 것인가? 그냥 공작령 하나 정도의 크기인데 과장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
“그곳에 사막이 있고 남쪽에는 아국이나 제국 정도로 뜨거운 지역도 있다고 합니다. 여기 정도까지 내려오는 것은 확실합니다. 단지 문제는 반도의 폭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얼마 전에 태양의 마탑에서 흘러나온 정보에 의하면 반도의 폭이 최소 2000km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런 정보가 사실이라면 최소 로크 왕국의 다섯 배에 달하는 면적이었다. 물론 전부 개척이 될 리는 없지만 로크 왕국에 비해서 엄청난 영토를 자랑하고 있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제국이나 로크 왕국보다도 더 인구가 많아질 것이고 국력도 강해질 것이니 어쨌든 좋은 일은 아니었다.
“사이먼 백작이 후작으로 승작했더라도 왕실인사인데 어떻게 독립영지로 지정을 받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
“그게 사이먼 후작을 에카테리나 왕국의 군부에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능력도 뛰어나고 워낙 성격이 강직하여 부정부패를 용납하지 않는 탓에 군부 인사들이 기피한다고 합니다. 그가 통감으로 2년만 더 있었다면 우리 로크 왕국이 살만한 나라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자들마저 있습니다.”
“그가 원리원칙에 충실한 편이지. 적당히 부정부패를 일삼는 자들에게는 가까이 있는 자체로 피곤한 인물이지. 그러니 군부나 왕실에서도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러면 그 틈을 벌릴 방도를 찾아보면 어떤가?”
“괜히 우리가 개입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수 있습니다. 군부의 핵심인사인 하일러 후작가가 스스로 물러난 상황이라 자칫 그런 일을 하다가는 경각심만 불러올 수 있습니다.”
“한데 트라칸 반도를 개발한다면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을 것인데 설마 이번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에 대한 보상으로 그 일을 하는 것인가?”
토르가 3세는 사이먼의 행적을 조사하면서 어느 누구보다 전리품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한 것을 알게 되면서 사이먼이 무위도 높지만 치밀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전쟁에서 제국에서 상실한 군수물자가 생각 외로 많다고 합니다. 왕국에 보고된 것에 비해 서너 배는 더 많다고 합니다.”
“서너 배나 더 많다면 그 많은 군수품이 어디로 갔다는 말이요? 에카테리나 왕국에서 그런 양을 빼돌렸다는 말이요?”
“제국은 군수물자를 마법물품을 이용하여 운반하는데 그런 물자에 담긴 것을 다 그들이 수거하여 갔다고 합니다. 종전을 위한 강화협상에서 그런 물자에 대하여는 언급이 없었기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음, 그러면 그런 노획물을 획득한 경우 그 지휘관에게 상당한 지분을 주는 것이 관례인데 30%만 인정받아도 수십만 골드에 달할 것 같구려.”
“대략 백만 골드에 육박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 정도 자금이라면 대영지 하나는 개척이 가능할 것입니다. 더구나 에카테리나 왕국도 곡창지가 대부분 개발이 된 상황이라 잉여 인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척지로 이주하는 것도 순조롭다고 합니다.”
로크 왕국도 사이먼에 대하여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고 자세히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
사이먼은 마가렛과 같이 앤티론 백작령을 방문하였다. 결혼을 한 후에 인사를 하기 위해 방문을 했다. 결혼식에 앤티론 백작이 직접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의 의미도 있었다.
“여기가 시조이신 유레카님의 묘소입니다.”
왕릉은 아니지만 그에 비견될 정도로 큰 묘역이 조성되어 있었다. 사이먼도 처음 와보는 시조의 묘역이라 느낌이 묘했다. 그 자리에는 소영주인 페트론이 동행하여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유레카님은 왕국이 성립하기도 전에 이 앤티론 지역을 석권했던 마적단을 단신으로 격파하여 무위를 떨쳤고 그를 기반으로 하여 앤티론 영지를 형성하였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다스리는 영지의 크기에 따라 스스로 작위를 칭하던 시기였고 처음에는 남작이라 칭하였습니다.”
독립영지로 남작령이 되었다가 차츰 주변의 세력을 복속시켰고 3대째에 이르러 백작이라 칭하는 위치가 되었고 에카테리나 대공이 주도한 연합에 참여하여 에카테리나 왕국이 형성될 때에 왕국의 일원이 된 것이다.
“사실 이 묘역을 150년 전에 왕국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대영주 가문의 시조에 한하여 왕릉에 준하는 시설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새롭게 조성한 것입니다.”
“어쨌든 후손으로 시조의 묘역이 제대로 된 것을 보니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오래지 않아 여기에 새로운 묘비를 하나 세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알제스 공작령의 시조 묘역에는 이런 커다란 비석이 세 개나 됩니다. 여러 개는 아닐지라도 두 개는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