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93
마경 샐리나 (3)
에카테리나 왕국의 답변은 무인도를 바다에서 발견하여 먼저 차지한 나라가 그 섬의 주인이라는 말이었다. 제국으로서는 달리 어떻게 반박할 말이 없었다. 진정으로 제국에서 차지했던 섬이라면 항해를 하여 한 달 안에 당도하라고 했다.
그 기간이 지나기 전에 당도하면 제국의 영토로 인정하고 물러가겠다는 말이었다. 물론 그 시간 이후에 당도하지 못하면 자신들의 영토이니 향후 이의제기를 말라는 내용으로 마무리가 되어 있었다.
그건 어떤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제국군이나 뮤리안 영지군이 당도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해상의 몬스터를 조종하여 막아내려는 것 같았다.
“한데 그들은 어떻게 항해를 할 수 있는 것이요? 마탑에서도 사실상 먼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배는 만들기 쉽지 않다고 포기한 것이 아니요?”
원양 항해를 하려면 마스터급 몬스터의 공격을 버틸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배를 만드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배만 만들어서는 불가능하고 마스터급 강자가 동행을 하여 운항을 해야 했는데 그런 인재를 항상 배에 배치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또한 강도를 높여 버틴다고 해도 충돌이 발생하면 배가 균형을 잃어 침몰할 수가 있었다.
설사 한두 번 항해를 성공하는 경우가 있어도 계속 항해를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항상 운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사이먼 후작의 흉상을 배에 장착을 하면 마스터급 몬스터도 다가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라이오넬 백작도 정보기관을 운용하는 상황이라 그런 정도는 파악이 가능했다. 특히 사이먼의 동정은 제일 먼저 파악해야 하는 정보였다.
“제국에도 적지 않은 숫자의 흉상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것들을 배에 장착하면 될 것 아니요?”
르펜 1세의 말에 라이오넬 백작은 사람의 생각은 다 똑같은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흉상의 경우 성소라는 곳에서 외부에 나오는 순간 아무런 효능도 없게 되어 버린다고 합니다. 아마도 권능을 회수하는 것 같습니다.”
르펜 1세의 얼굴에 약간 어이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목걸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 믿음이 없는 자들이 그 효과를 보기 위해 탈취를 했는데 효능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효능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목걸이에서 벼락까지 분출이 되어 큰 부상을 당했다고 합니다. 흉상이나 목걸이는 믿음이 없으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현재 먼 바다를 운항하는 것은 에카테리나 왕국에서도 오직 사이먼 후작이 운영하는 배들뿐이라고 합니다. 만일에 다른 배들이 바다에 나가면 바로 몬스터의 습격을 받아 침몰하고 만다고 합니다.”
“트라칸 반도를 노리고 많은 자들이 갔지만 몬스터 때문에 실패하고 돌아왔는데 배마저도 몬스터 때문에 운항할 수가 없다니 사이먼 후작에게 몬스터를 조정하는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요. 그렇다면 흑마법사나다름이 없지 않소이까?”
르펜 1세가 사이먼의 정체성이 흑마법사가 아닌지 물었다. 물론 꼭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이유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지 물은 것이다. 르펜 1세는 사이먼을 어떻게든 깎아내리려고 하였고 라이오넬 백작은 그런 르펜 1세를 매번 만류하고 있었다.
섣불리 공격을 했다가 응징을 당할 수도 있었고 그것이 황제를 겨냥할 경우에는 치명적인 상황이 벌어질 위험도 있었다. 명분에 의한 정공법만이 아니라 암살마저 대비할 수밖에 없었다.
“몬스터를 불러들이는 능력이 아니라 쫓아내는 능력이라 흑마법이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라이오넬 백작은 이번에도 모범답안을 찾아 대답을 했다. 황제인 르펜 1세는 끊임없이 사이먼의 약점을 찾았다. 그것을 말리는 라이오넬 백작은 항상 불안했다. 막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충돌이 벌어지면 감당은 라이오넬백작이 해야 했다.
“어쨌든 라고스 섬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니 저들에게 재차 항의하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철수하지 않는다면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라이오넬 백작은 명분은 제국에 있다고 판단하여 항의를 하기로 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랐다.
“저들이 입항을 하겠다고 하면 그 때 따지는 것도 방법일 것이요. 만일에 물러나지 않는다면 입항을 허가할 수는 없는 일이요. 저들이 거부할 명분을 마련해주었으니 오히려 잘 된 일인지도 모르오.”
르펜 1세의 말에 라이오넬 백작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 이유라면 사이먼의 배가 제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수 있었다.
사이먼은 태양의 마탑과 협의하여 세 군데 워프게이트를 개설하였다. 그 위치는 트라칸 반도의 끝단에 위치한 사우스포인트라는 항구와 크로니아 영지 앞바다에 위치한 프리오스 섬과 제국의 앞바다에 위치한 라고스 섬이었다.
세 군데에 워프게이트는 일반 목적이 아니라 군사적인 목적이 상당히 강했다. 굳이 워프게이트가 없어도 사이먼이 이동하는데 지장이 없지만 공식적으로 사이먼이 마법을 익힌 사실을 밝힌 것은 아니기에 필요했다. 또한 영지의 인물들이 이동을 하는데 필요했다.
사이먼은 사우스포인트에 당도하여 라고스 섬으로 향하는 배에 탑승을 했다. 물론 그가 가는 이유는 제국에서 끊임없이 라고스 섬으로 배를 보내기 때문이었다.
제국의 뮤리안 영지에서 사이먼의 도발에 응해 끊임없이 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에 그 섬에 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몬스터를 만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사이먼은 라고스 섬으로 가는데 워프게이트로 이동해도 되지만 중간에 마경을 만나야 했다.
마경은 사이먼의 부탁대로 제국의 근해를 벗어난 배는 여지없이 침몰을 시키고 있지만 많은 숫자가 나타나자 몬스터들이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몬스터가 있고 피 냄새가 진해지면서 더 많은 몬스터가 더 몰려들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사이먼이 정한 기간이 지나갈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사이먼이 배를 타고 이틀을 가자 라고스 섬 인근에 당도했고 배를 세우게 한 다음에 사이먼은 마경을 탐색하여 그를 호출했다. 마경은 전처럼 역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몸을 숨기고 말을 걸어왔다. 사이먼은 마경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네 부하들이 꽤나 많이 몰려든 것 같다.’
‘적당히 조절을 하고 있다. 내가 나타난 덕분에 대부분 도망을 치려고 하였지만 아예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한데 저들이 왜 여기에 오려고 하는 것이냐? 저들이 여기에 있는 섬을 차지하려고 그러는 것이냐?’
‘그렇다. 그냥 놔두고 있다가 내가 차지하니까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다. 며칠만 막으면 저들도 오지 않을 것이다.’
사이먼은 제국의 앞바다에 있는 섬이지만 일단 자신의 입장을 먼저 이야기했다. 사실상 연고를 따지자면 제국의 섬이라고 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지금은 무인도이고 인간이 바다를 지배하지 않은 이상 주인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자기 땅 바로 앞에 있는 곳을 네가 차지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땅에서 너보다 강한 인간은 없을 것 같은데, 원래 약하면 빼앗기는 거지.’
동물 세계는 약육강식이 법이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사이먼에게 대드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기색이었다. 법을 떠나 사이먼이 가진다고 하는데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다. 하지만 인간은 숫자가 많기에 무리를 이루면 귀찮다. 모두 다 죽일 수도 없는 것이고. 내가 그들을 죽이면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
사이먼은 인간 사회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었다. 자신이 마음대로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고 그렇게 되면 죄인이 되어서 골치가 아프다는 것을 말했다.
‘알았다. 너는 강하지만 마음대로 하기가 곤란하다는 말이구나. 약한데도 너와 같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비슷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니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한데 너는 저번보다 조금 더 기운이 강해진 것 같다.’
사이먼의 마경의 기세가 조금 더 강해진 것을 느끼자 그 이유를 물었다.
‘너랑 같이 이야기를 한 후에 쉬는 곳에 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조금 변화가 생겼다. 한 단계 성숙했다고 할까? 그리고 이렇게 할 수 있다. 또한 가까운 곳은 생각만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순간 마경의 몸체가 사람의 크기 정도로 줄어들었다. 마경이 일종의 폴리모프를 했다. 또한 물속에서 가볍게 블링크 마법을 선보였다. 둘 다 사이먼도 가능한 일이었다. 그에게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기술이었다.
‘굳이 몸체가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닐 것 같다. 너처럼 작아도 강한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몸체를 줄이려고 하니 줄어들었다. 그리고 너처럼 기운을 감추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너처럼 완전히 감추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마경이 대략 3m 정도 되는 크기로 변화를 하였다. 작은 고래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나와 같은 형상은 불가능하냐?’
‘가능은 한데 이렇게 밖에 안 된다.’
마경의 모습이 바뀌었다. 오래 전에 멸종했다고 알려진 세이렌 같은 모습이 되었다. 완전한 인간으로는 변모를 하지 못했다.
‘다리는 만들기가 어렵다. 내 능력으로는 아직 불가능하다.’
한데 바뀐 모습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의 모습이었다. 전설에 나오는 세이렌의 모습이었다. 상체는 인간이고 하체는 고래의 모습 그대로였다.
‘너 혹시 암컷이냐?’
사이먼은 바라보기가 민망한 모습이라 그렇게 물었다. 젖가슴이 그대로 드러난 상황이라 민망했다. 먼 거리이지만 사이먼의 눈에 그대로 드러났다.
‘맞다. 너는 수컷인가?’
‘그렇다. 사람은 수컷을 남자라고 하고 암컷은 여자라고 한다. 네 모습이 마치 여자 같다.’
‘머메이드라고 남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거꾸로 고래의 상체에 다리만 존재한다. 여자인 세이렌은 나와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그들은 멸종을 했다. 바다와 땅이 뒤집힐 때 다 죽고 말았다. 세이렌이나 머메이드는 우리 고래와 상당히 가깝게 지내었다.’
‘너희와 가까이 지내었다고?’
‘그렇다. 사실 머메이드의 상체는 우리의 상체와 비슷하고 세이렌의 하체는 우리와 비슷하다. 그들과 우리는 말도 통했다.’
‘일단 이동을 할 것이니 너도 따라와라.’
사이먼은 마경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원들에게 섬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둘이 꽤나 멀리 떨어져 있지만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이먼은 라고스 섬에 당도한 후에 부두를 만드는 현장을 둘러보았다.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라고 하지만 아주 작은 섬이 아니라 충분히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크기였다. 더구나 한쪽에 평원이 존재하여 개척만 하면 농사를 짓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산 아래에 적지 않은 크기의 호수가 있어 평원에 수분이 충분히 공급이 되고 있었다. 포구를 관리할 병사들이 배치하고 적당한 농사꾼을 보내서 개척하면 먹는 것만큼은 자급자족도 가능해 보였다.
‘혹시라도 옛날에 인간이나 드래곤이 살면서 만들어 놓은 것에 관심이 있냐? 관심이 있다면 한군데 보여줄 것이 있다.’
마경이 그렇게 말을 건넸다.
‘정말이냐? 그런 곳이 있어?’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전에는 내 몸집이 커서 구경을 할 수가 없었는데 작아지자 들어갈 수가 있게 되었다. 전에 네가 말한 황금도 꽤나 있었던 것 같다.’
사이먼은 마경의 인도를 받아서 그곳으로 갔다.
‘하, 여기가 엘칸토르라 알려진 칼 레미어스의 드래곤 레어라니. 결국 땅이 뒤집혀서 바다 속에 잠기고 말았구나. 하지만 바다 속에 잠겼어도 드래곤의 권능이 부여된 레어라 대부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라고스 섬에서 대략 100여 km 동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수심이 대략 100여 m 정도 밖에 되지가 않았다. 그러니 마경이 접근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더구나 지하에 있기에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마경의 몸집이 줄어들었고 일종의 공간이동이 가능해졌기에 갈 수 있었다.
사이먼은 거기서 역시 가장 귀중한 서적을 상당량 획득할 수가 있었다. 마경은 사이먼이 서적을 보고 아주 기쁜 얼굴을 하자 이해할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사이먼이 설명을 해주자 그 이유를 알고 놀라는 표정이 되었다.
‘나에게 글을 가르쳐 달라.’
사이먼은 마경에게 글을 가르쳐 주어서 문제가 없을지 걱정이 되었다. 마경이 이미 마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마법을 가르쳐 주었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없는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곧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세상에 강한 존재가 하나 더 있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더구나 여기 있는 것은 글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가치가 있었다.
더구나 시간이 흐르면 마경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모할 수가 있고 그 후에 혼자 글을 배울 수도 있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그가 가르쳐 주는 것이 나을 수가 있었다. 가르쳐 주지 않으면 서로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었다.
‘좋다. 대신에 너는 나와 적대하지 않아야 한다.’
사이먼은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본질적인 부분에서 마경은 훨씬 힘이 강했다. 그것은 일정 경지에 오르면 그만큼 더 강해질 수가 있었다. 물론 그가 강해진다고 해서 사이먼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마경의 활동 공간이 바다라는 특수성을 생각하면 장담할 수가 없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