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166
166
제166화
164.
포이즌 스톰과 독 웅덩이, 포이즌 포그 등 범위 마법을 난사한 수혁은 엄청난 수의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메시지의 종류는 2가지였다.
[독고 길드원 ‘해랑’을 죽이셨습니다.] [독고 길드원 ‘아일링’을 죽이셨습니다.] [독고 길드원 ‘플래시’를 죽이셨습니다.] [독고 길드원 ‘고릴라’를 죽이셨습니다.]독고 길드원들을 죽였다는 메시지와.
[유저 ‘핼링’을 공격하셨습니다.] [유저 ‘핼링’과 적대 상태가 됩니다.] [범죄자 수치가 상승합니다.] [유저 ‘아라곤’을 공격하셨습니다.] [유저 ‘아라곤’과 적대 상태가 됩니다.] [범죄자 수치가 상승합니다.]범죄자 수치가 올랐다는 메시지였다.
“…….”
수혁은 범죄자 수치가 올랐다는 메시지를 보며 아깝다는 표정으로 전방을 보았다.
독고 길드원들이 픽픽 쓰러지고 있었다.
“헐, 대박 저게 뭐야?”
“독고 길드원들이 약한 거야? 아니면 수혁 님 마법이 센 거야?”
“수혁 님 마법이 센 거 아닐까? 그때 네 마법 맞아봤을 때 그렇게 안 아프던데.”
“뭐야?”
유저들은 픽픽 쓰러지는 독고 길드원들을 보며 감탄한 표정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감탄을 하는 것은 구경하는 유저들만이 아니었다.
“와…….”
연중 역시 감탄을 내뱉었다.
“너 장난 아니구나.”
연중은 진정 놀랐다.
어떻게 뚫고 가야 하나 막막했다.
그런데 수혁은 그 막막함을 단번에 날렸다.
“이렇게 쉽게 뚫을 줄이야…….”
연중은 앞을 막았던 독고 길드원들의 시체를 보며 중얼거렸다.
바로 그때였다.
“수혁 님! 왼쪽 건물 위요!”
“조심하세요!”
뒤쪽에서 들려오는 유저들의 외침에 수혁은 반사적으로 왼쪽 건물을 보았다.
그리고 수혁은 자신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는 독고 길드원과 그 뒤에 있는 수많은 독고 길드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휙!
사내가 시위를 놓았고 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였다.
그러나 수혁은 이내 시야를 가리는 연중의 방패에 미소를 지었다.
팅!
방패에 막힌 화살은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햇별 이 새끼!”
그리고 이어진 연중의 외침에 수혁은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햇별?’
연중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분명 햇별이었다.
‘여길 왔다고?’
햇별은 독고 길드의 마스터다.
설마 그 햇별이 이곳에 온 것일까?
“누가 햇별이야?”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화살 쏜 애.”
혹시나 또 공격이 날아올까 봐 연중은 그대로 수혁을 보호하며 답했다.
“……!”
수혁은 연중의 답에 조금 놀랐다.
화살을 날린 사내가 햇별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
길드 마스터가 앞에 나설 리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뒤에 있던 수많은 이들 중 하나 일 것이라 생각했던 수혁은 생각했다.
‘대비를 한 건가?’
수혁이 마법사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조금 전 수많은 독고 길드원들을 죽이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앞에 나선 것을 보면 마법에 대한 대비를 한 게 분명했다.
“큭큭,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온 거야?”
햇별이 음흉히 소리 내어 웃으며 물었다.
“겁대가리가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니냐?”
“연중아, 잠깐 방패 좀 내려줘.”
수혁은 햇별의 말을 들으며 연중에게 말했다.
“방패?”
“응.”
스윽
연중은 수혁의 말에 방패를 내렸고 수혁의 시야에 히죽 웃고 있는 햇별이 들어왔다.
“플레임.”
수혁은 플레임을 시전했다.
당연히 그 대상은 햇별이었다.
무슨 대비를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스악
이내 플레임이 모습을 드러냈다.
“……?”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대비를 한 줄 알았는데.’
메시지를 본 수혁은 당황했다.
‘무슨 자신감으로 나타난 거지?’
당연히 대비를 했을 줄 알았다.
그러니 앞에 나섰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아무런 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도대체 햇별은 무슨 자신감으로 당당히 나선 것일까?
당황한 것은 수혁뿐만이 아니었다.
“……어?”
연중 역시 당황했다.
“기, 길마님!”
“알리 님, 뭐 하신 거예요!”
“아니, 저 분명 디스펠 할 준비하고 있었는데…….”
햇별의 뒤에 서 있던 독고 길드원들 역시 당황했다.
‘아, 디스펠…….’
수혁은 독고 길드원들의 대화에 햇별이 했던 대비가 디스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긴 시전 시간 감소가 없었으면 디스펠 당했겠지.’
플레임의 시전 시간은 3초였다.
만약 스킬 ‘대마도사’를 통해 시전 시간이 감소되지 않았다면 시전하는 동안 디스펠 되었을 것이다.
“헐, 대박.”
“독고 길마 죽은 거야?”
“스킬 한 방에?”
뒤에서 구경을 하던 유저들 역시 당황했다.
햇별의 죽음은 모든 이들에게 당황을 가지고 왔다.
“파벌 수장들 중에 가장 약하다고 하더니 진짜인가 봐.”
“개웃기네. 무슨 자신감으로 앞에 나선 거야?”
가장 먼저 당황을 떨쳐낸 것은 유저들이었다.
유저들의 대화에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햇별의 죽음은 또 한 번 독고 길드에 큰 타격을 줄 것 같았다.
“연중아.”
수혁은 연중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히 연중을 불렀다.
“응?”
“지금 치자. 건물 위로 올라가 줘. 내가 최대한 수 줄여볼게. 남은 인원 정리 부탁한다.”
앞을 막고 있던 독고 길드원들은 이미 전부 죽었다.
남은 것은 왼쪽 건물 위 햇별과 함께 나타난 독고 길드원들뿐이었다.
독고 길드원들은 햇별의 죽음으로 당황해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기 전 공격을 하면 더욱 쉽게 제압이 가능할 것이었다.
“오케이.”
연중 역시 조용한 목소리로 수혁의 말에 답했다.
“쟤네 반격은 괜찮겠어?”
그리고 이어 물었다.
연중이 건물 위로 올라가면?
그 사이에 독고 길드원들은 수혁을 공격할 것이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응, 괜찮아.”
체력 스텟이 마법사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혁이었다.
생명력은 걱정 없다.
“알잖아. 내 힐.”
더구나 생명력이 팍팍 깎인다고 하더라도 상관없다.
힐로 회복하면 된다.
“아, 맞다. 너 엄청나지.”
수혁의 힐량을 떠올린 연중은 피식 웃으며 방패를 내렸다.
“다녀올게.”
그리고 건물로 들어갔다.
연중이 건물로 들어가고 수혁은 건물 위를 보았다.
범위 마법을 사용하면 전부 죽일 수 있겠지만 건물에도 피해가 갈 것이다.
대표 길드가 거의 확정된 상황에 NPC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즉, 범위 마법 사용은 불가능하다.
“독의 사슬.”
그 말은 범위 마법만 아니면 된다는 뜻이다.
스악
독의 사슬이 허공에 나타나 건물 위의 독고 길드원에게 날아갔다.
“어?”
대상이 된 독고 길드원은 정신을 차리고 탄성을 내뱉었다.
[독고 길드원 ‘행복’을 죽이셨습니다.]털썩
그러나 근처에 사람이 많아 독고 길드원은 독의 사슬을 피하지 못했고, 검은빛이 나타나며 앞으로 쓰러졌다.
[독고 길드원 ‘알리’를 죽이셨습니다.] [독고 길드원 ‘무로로’를 죽이셨습니다.]독의 사슬은 이어 근처에 있는 또다른 독고 길드원에게 날아갔다. 그렇게 독의 사슬은 연쇄적으로 움직이며 독고 길드원 몇몇을 죽이고 사라졌다.
‘몇 명이나 있는 걸까.’
수혁은 건물 위의 독고 길드원들을 보며 생각했다.
건물 아래에 있기에 건물 위에 독고 길드원이 몇이나 있는지 수혁은 알지 못했다.
과연 건물 위에는 독고 길드원이 몇이나 있을까?
바로 그때였다.
“뭐 하는 겁니까! 어서 공격하세요!”
건물 위의 보이지 않는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스 샷!”
“파이어 스피어!”
그리고 이어 수혁의 시야에 처음 보는 독고 길드원들이 나타나 공격을 시작했다.
“성스러운 보호막.”
수혁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격들을 보며 보호막을 시전했다.
스악
그러자 보호막이 나타났고 그 위로 독고 길드원들의 공격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도착할 때가 됐는데.’
수혁은 보호막을 두드리는 공격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제 연중이 옥상에 도착할 시간이었다.
“어?”
“헐!”
이어 들려오는 당황스러운 목소리에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손을 흔드는 연중을 볼 수 있었다.
“내려갈게!”
연중이 외쳤다. 그리고 다시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내 연중이 도착했고 수혁과 연중은 대화를 나누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언제 도착해?”
걸음을 옮긴 지 3분 정도가 지났을까? 연중이 물었다.
“다 왔어.”
수혁은 손가락으로 전방을 가리키며 답했다.
“저기야.”
* * *
캡슐에서 나온 김현성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
그리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생각했다.
‘뭐지?’
도대체 뭐였을까?
‘뭐에 죽은 거지?’
뭐에 죽은 것일까?
‘화상 상태였나?’
메시지가 떴다.
그리고 메시지를 보려던 찰나 사망했다.
김현성은 정확히 어떤 메시지가 떴는지,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했다.
‘이렇게 강할 줄이야…….’
처음 로니아가 죽었을 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해가 갔다.
“끙…….”
김현성은 앓는 소리와 함께 컴퓨터를 부팅했다.
“잡았을까?”
그 자리에는 김현성 말고도 수많은 이들이 있었다.
과연 연중과 수혁을 잡았을까?
“나만 죽은 거면…….”
만약 김현성만 죽은 것이라면?
“끙.”
김현성은 다시 한 번 앓는 소리를 내뱉었다.
길드 마스터의 죽음은 일반 길드원들의 죽음과 차원이 다르다.
전쟁 중인 모든 이들에게 알려진다.
사기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사기 때문에 김현성이 앓는 소리를 내뱉은 것은 아니다.
솔직히 김현성이 죽었다고 해서 사기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독고 길드는 다섯 개의 파벌이 모여 만들어진 길드였다.
김현성이 이끄는 햇별 파벌에 소속된 유저들의 사기에는 문제가 생길지언정, 다른 파벌에 소속된 길드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케인 그 녀석이 뭐라 할 텐데.”
그럼에도 김현성이 앓는 소리를 내뱉은 것은 바로 케인 파벌을 이끄는 케인 때문이었다.
루팅, 무릉, 로니아와는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지만 케인과는 앙숙이었다.
무릉이 아니었다면 독고 길드에서 케인 파벌이 빠지든 햇별 파벌이 빠지든 진즉 갈라섰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길마 자리를 노리려나?”
케인은 분명 이번 죽음을 물고 늘어질 것이다.
김현성은 케인이 어떤 식으로 물고 늘어질까를 생각하며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어떤 글들이 올라오나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구경하던 유저들이 많았다.
분명 그 유저들이 글을 올릴 것이고 화제가 될 것이다.
김현성은 우선 자유 게시판에 들어갔다.
“온통 야리온 이야기네.”
자유 게시판에는 온통 야리온의 분노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김현성은 미간을 찌푸린 채 페이드 제국 게시판으로 들어갔다.
“너무 빨리 들어왔나.”
너무 빨리 들어온 것일까?
페이드 제국 게시판에도 김현성이 생각한 글들은 올라오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띠리리링!
전화가 왔다.
전화를 건 이는 커맨더 이호영이었다.
김현성은 전화를 받았다.
-형님, 큰일 났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오는 이호영의 말에 김현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못 잡았어?”
미간을 찌푸린 채 김현성이 물었다.
-네…….
“이따 전화할게.”
이어진 이호영의 답에 김현성은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거 상황이 너무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전쟁이 확정되었을 때 김현성은 향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생각했었다.
예상대로라면 독고 길드는 지금 리더 길드를 압살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예상했던 상황과 너무나도 달랐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물론 그 답을 김현성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녀석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수혁, 수혁 때문이 분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모두 수혁이 있었다.
길드원들이 죽어 리더 길드 사냥을 나가지 못한 데에도 수혁이 있었고, 비욘드 후작과의 사이가 틀어진 것도 수혁 때문이었고, 모든 것이 다 수혁이 연관되어 있었다.
“하…….”
생각을 하던 김현성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어떻게 하지…….”
지금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지 너무나 고민됐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