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27
227
제227화
225.
“근데 전초기지 위치는 알아?”
마차를 몰던 연중이 수혁에게 물었다.
“모르지.”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차피 다 키라드 파벌 영역이잖아?”
몰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B 지역은 아주 작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부 키라드 파벌의 영역이었다.
계곡을 넘어가 만나는 마족들은 전부 키라드 파벌의 마족일 것이다.
“구별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또한 갑옷으로도 구별이 가능했다.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은 빨간 갑옷을, 아밀레타 파벌의 마족들은 파란 갑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수혁과 연중은 계속해서 움직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중이 마차를 멈췄다.
“저기…….”
연중은 조용히 앞을 가리켰다.
전방에는 목책이 있었다.
그리고 목책 입구에는 빨간 갑옷을 입고 있는 마족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맞는 것 같지?”
“응.”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초기지가 분명했다.
물론 본진은 아닐 것이다.
계곡을 넘어 키라드 파벌의 영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본진이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을 리 없다.
수많은 전초기지 중 하나일 것이다.
‘워프 게이트가 있다면…….’
만약 전초기지 안에 전초기지끼리 이어진 워프 게이트가 있다면?
워프를 통해 B 지역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을 쉽게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었다.
“이번에도 정면으로? 아니면 목책 부수고 몰래?”
연중의 물음에 수혁이 씨익 웃으며 답했다.
“정면으로 가자.”
* * *
“하…….”
키라드 파벌의 마족 알로미안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왜 그래?”
같이 경계를 서고 있던 자루몽이 물었다.
자루몽의 물음에 알로미안은 씁쓸한 표정으로 답했다.
“경계나 서야 한다는 게 너무 아쉬워서.”
알로미안이 한숨을 내뱉은 이유.
그것은 바로 경계를 서고 있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도 처량했기 때문이었다.
“나도 잘 싸울 수 있는데…….”
현재 기지에는 수많은 마족들이 B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출정을 준비 중이었다.
전투를 통해 공을 세울 절호의 기회인데 경계나 서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억울했다.
“에휴.”
알로미안은 다시 한 번 한숨을 내뱉었다.
바로 그때였다.
“…….”
자루몽이 미간을 좁혔다.
알로미안의 신세 한탄 때문이 아니었다.
‘저건 뭐야?’
전방에서 무언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차?’
마차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아니, 마차가 분명했다.
그리고 이내 마차가 가까워지고 자루몽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차에 타고 있는 존재 때문이었다.
‘인간?’
30년 전, 자루몽은 흑마법사에 의해 잠시 중간계로 소환됐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인간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 마차에 타고 있는 두 존재는 인간이 분명했다.
‘허, 이게 얼마 만이야?’
오랜만에 보는 인간의 모습에 놀라며 자루몽은 다급히 알로미안을 불렀다.
“야야.”
“……왜?”
경비병답지 않게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전방에서 다가오는 마차를 보지 못한 알로미안은 축 처진 목소리로 자루몽의 부름에 답했다.
“저…….”
“……?”
하지만 이어진 자루몽의 말에 알로미안은 의아했다.
자루몽이 말을 하다 멈추고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 이리 뜨거워?’
그리고 옆에서 열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알로미안은 축 처진 표정으로 자루몽을 보았다.
“……!”
그리고 자루몽을 본 알로미안의 표정에 놀람이 가득 나타났다.
자루몽이 불에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일까?
알로미안은 다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알로미안은 마차와.
‘창?’
코앞까지 다가온 초록 창을 볼 수 있었다.
피할 틈이 없었다.
알로미안은 초록 창을 막기 위해 왼팔을 들고 오른팔로는 옆에 있던 종을 강하게 때렸다.
두우우우웅!
웅장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퍽!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알로미안의 팔에 초록 창이 작렬했다.
‘액체?’
알로미안은 당황했다.
초록 창이 액체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액체로 변한 초록 창은 그대로 알로미안의 몸을 습격했다.
‘어……?’
순간 알로미안은 의식이 흐릿해짐을 느꼈다.
아니, 실제로 흐릿해지고 있었다.
마치 슬립 마법에 당한 것처럼 알로미안은 빠르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쓰러졌다.
* * *
두우우우웅!
“……?”
제 5 전초기지의 기지장 상급 마족 코몬은 종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
“……?”
의아해한 것은 코몬뿐만이 아니었다.
코몬의 앞에 대오를 맞춰 서 있는 수많은 마족들의 표정에도 의아함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적이 나타났을 때 울리는 종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설마 실수?’
코몬은 생각했다.
종소리를 울린 게 실수가 아닐까?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상황에서 적이 침입을 할 리 없다.
B 지역에서의 마지막 전쟁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방어에 집중해야 할 녀석들이 공격을 나선다?
거기다 앞쪽에 있는 전초 기지들을 지나쳐서?
‘이 녀석들이.’
코몬의 생각은 점점 경비병들의 실수로 기울어져 갔다.
“라미온다스.”
하지만 확인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코몬은 부관 라미온다스를 불렀다.
“예.”
“가서 확인해봐.”
“옙.”
라미온다스는 코몬의 말에 답하며 재빨리 종소리가 들려온 서쪽 입구로 달려갔다.
얼마 뒤.
“코몬 님!”
라미온다스가 돌아왔다.
“……?”
코몬은 의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라미온다스의 목소리에서 다급함이 가득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마족들에게 작전을 설명하고 사기를 북돋으려 했던 코몬은 고개를 돌려 라미온다스를 보았다.
그리고 코몬은 볼 수 있었다.
목소리에 담긴 것보다 더 다급한 표정을 짓고 있는 라미온다스를.
‘설마…….’
라미온다스가 다급한 표정을 지을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실수가 아니라고?’
침입자가 나타난 게 분명했다.
이어 라미온다스가 외쳤다.
“적군이 나타났습니다!”
코몬의 예상대로 적군의 등장이었다.
라미온다스의 외침에 출발 준비를 하고 있던 마족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나타났다.
“몇이나?”
코몬이 물었다.
몇이나 나타난 것일까?
그러나 이어진 라미온다스의 말에 코몬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둘입니다!”
“……둘?”
“예.”
“…….”
코몬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급함을 보고 수십, 혹은 수백의 인원이 공격을 해온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둘이라니?
“그런데 왜 그…….”
고작 둘인데 왜 그리 다급한 표정을 지었냐고 다그치려 했던 코몬은 도중에 입을 다물었다.
화르륵!
시야에 들어온 거대한 불의 폭풍 때문이었다.
“…….”
코몬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라미온다스가 왜 이리 다급했는지 알 것 같았다.
* * *
[레벨 업!]메시지를 보며 연중은 미소를 지었다.
‘빠르다.’
3분 전 레벨 업 메시지가 나타났는데 또 나타났다.
고작 수혁의 사냥 경험치 20%를 먹는데 엄청난 속도로 레벨이 오르고 있었다.
연중은 고개를 돌려 수혁을 보았다.
“파이어 스톰.”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 후 전초기지 내부에 광역 마법을 난사하고 있었다.
‘역시 마법사가 학살에는 끝내주는구나.’
연중은 수혁을 보며 생각했다.
수혁만큼 강했다고 하더라도 연중은 이런 식으로 적들을 박살 낼 수는 없다.
오로지 마법사이기에 가능한 상황이었다.
수혁을 보던 연중은 이어 퀘스트를 보았다.
B 지역 키라드 파벌의 제 5 전초기지에 도착한 당신.
제 5 전초기지에는 수많은 마족들이 출정 준비 중이다.
출정 준비 중인 마족들을 막아라!
퀘스트 보상 : 기여도 5만
이곳 ‘제 5 전초기지’에 입장했을 때 생성된 퀘스트였다.
‘얼마나 걸리려나.’
남은 마족의 수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이 속도면 나머지 네 곳도 얼마 안 걸릴 것 같은데.’
제 ‘5’ 전초기지였다.
1, 2, 3, 4.
일단 최소 네 곳의 전초기지가 더 있다.
바로 그때였다.
[경고!] [제 5 전초기지의 기지장, 상급 마족 코몬이 나타났습니다.]보스 등장 메시지가 나타났다.
연중은 메시지를 보고 주변을 확인했다.
‘저기 오네.’
저 멀리서 수많은 마족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저 녀석인가.’
선두에는 다른 마족들과는 조금 다른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는 마족이 있었다.
상급 마족 코몬이 분명했다.
연중은 고개를 돌려 수혁을 보았다.
수혁 역시 메시지를 보았고 코몬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코몬이 가까워진 순간 수혁이 입을 열었다.
* * *
[제 5 전초기지의 기지장, 상급 마족 코몬이 죽음을 맞았습니다.] [레벨 업!]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포이즌 스톰을 보며 생각했다.
‘헬 파이어도 필요 없구나.’
처음에는 헬 파이어를 시전할까 했다.
그러나 뒤에 있는 마족들을 보고 그냥 포이즌 스톰 같은 독 속성 범위 마법을 난사했다.
그리고 수혁은 알 수 있었다.
헬 파이어가 아니라도 상급 마족 정도는 금방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독 마법 역시 헬 파이어에 그리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포이즌 스톰을 보던 수혁은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없는 건가?’
수혁은 찾는 것이 있었다.
‘워프 게이트가 있어야 수월한데.’
바로 다른 전초기지와 연결된 워프 게이트였다.
“잠시 쉬었다가 가자.”
주변에 워프 게이트가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수혁은 연중에게 말했다.
전방은 포이즌 스톰과 각종 독 마법으로 길이 막혀 있었다.
수혁이야 스킬 ‘대마도사’의 효과로 데미지를 받지 않지만 연중은 아니다.
그렇게 수혁과 연중은 잠시 이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했다.
“지금 마족들 도망가고 있나 본데?”
휴식을 취하던 중 연중이 말했다.
“도망?”
“응, 남아 있는 수가 줄어들고 있어.”
퀘스트에 나와 있는 남은 마족의 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어둠의 자식들은 마차 근처에 4마리가 전부 있으니 어둠의 자식들이 죽이는 것도 아니다.
전초기지를 빠져나가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거 다른 곳에 알려지면…….”
연중이 말끝을 흐렸다.
전초기지에서 도망을 간 마족들이 다른 곳에 이곳 상황을 말한다면?
연중의 말에 수혁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활짝 웃었다.
“다른 마족들이 오겠네!”
전초기지가 공격을 당하고 있는데 당연히 지원을 올 것이었다.
그것도 자신들이 장악한 지역의 전초기지가 아니던가?
“…….”
연중은 수혁의 반응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조금이나마 걱정을 하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다.
‘하긴, 걱정하는 게 이상하지.’
말 그대로 초토화시키고 있는 수혁이었다.
수혁이 마족들이 오는 것을 걱정할 리가 없었다.
“가자.”
이내 범위 마법들의 지속 시간이 끝났고 길이 드러났다.
수혁의 말에 연중은 마차를 몰아 길을 따라 전진했다.
그리고 얼마 뒤.
“……!”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방에 엄청난 수의 마족들이 몰려 있었다.
물론 수혁은 마족들이 몰려 있어 놀란 게 아니다.
“저거 워프 게이트 아냐? 저걸로 도망가고 있었던 건가?”
연중이 말했다.
“어, 그런 것 같은데?”
수혁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
수혁이 놀란 이유, 그것은 그토록 찾던 워프 게이트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