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21
321
제 321화
319.
수혁은 사냥왕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레아, 윤진 그리고 제왕 길드원들이 모여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레아, 윤진을 포함해 제왕 길드원들은 수혁이 도착하자마자 앞다퉈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수혁은 수없이 날아오는 인사에 하나하나 재빨리 답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는 사이.
“저희 왔습니다.”
연중과 리더 길드원들이 도착했다.
“엇, 수혁 님 안녕하세요!”
“수혁 님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수혁은 다시 인사 세례를 받았고 또다시 인사에 답을 해주었다.
‘후.’
모든 이들과 인사를 나눈 수혁은 속으로 짧게 숨을 내뱉는 것으로 숨을 돌린 뒤 연중과 사냥왕에게 말했다.
“이제 가죠.”
이번에 크라노손을 만나는 것은 수혁을 제외하면 리더 길드의 대표인 연중과 제왕 길드의 대표인 사냥왕 둘뿐이었다.
“그래.”
“예.”
수혁의 말에 연중과 사냥왕이 답했다.
그리고 둘의 답을 들은 수혁은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뒤.
“오셨군요!”
수혁과 연중, 사냥왕은 크라노손의 천막에 도착할 수 있었고 셋이 오는 것을 미리 보고받은 천막의 주인 크라노손이 마중을 나왔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천막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자 크라노손이 수혁, 연중, 사냥왕을 차례대로 바라보며 말했다.
[퀘스트 ‘거점 주변 정리’를 완료하셨습니다.]그리고 그 순간 퀘스트가 완료됐다.
“이제 바로 11마계로 출발하는 건가요?”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크라노손에게 물었다.
“아니요.”
크라노손은 수혁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
수혁은 크라노손의 답에 살짝 당황했다.
거점이 완성된 이후 바로 11마계 퀘스트를 진행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라니?
설마 뭐가 또 있는 것일까?
“출발에 앞서 선발대를 보낼 생각입니다.”
이어진 크라노손의 말에 수혁은 안도할 수 있었다.
뭔가가 더 있는 것은 아니었다.
크라노손이 아니라고 답한 것은 ‘본대’였다.
“선발대를 보내 전초기지를 만들어 차근차근 영역을 넓혀갈 생각입니다.”
“전초기지요?”
하지만 안도한 지 채 5초도 지나기 전 수혁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예, 선발대로 11마계에 가 주시겠습니까?”
크라노손이 물었다.
그리고 기다리던 퀘스트가 등장했다.
거점 완성이 끝났다.
이제 11마계로 떠날 차례.
하지만 바로 본대를 보낼 수는 없다.
크라노손은 선발대를 구성해 먼저 11마계에 전초기지를 만들어 안정적으로 천천히 영역을 넓혀갈 생각이다.
선발대에 참여해 11마계로 떠나라!
퀘스트 보상 : ???
퀘스트를 본 수혁은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또 만드는 건가.’
바로 퀘스트 완료 조건 때문이었다.
‘얼마나 걸리려나.’
이번에 만드는 것은 전초기지였다.
‘다른 데 갈 수도 없고.’
전초기지를 만드는 곳은 10마계가 아닌 11마계였다.
10마계에 거점을 만들 때야 발록들이 넘어오지 않았지만 11마계에 전초기지를 만드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전초기지 완공을 방해하기 위해 올 것인데 다음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초기지가 완성되어야 한다.
즉, 거점 때와 달리 전초기지를 비울 수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크라노손의 눈빛에 일단 퀘스트를 수락했다.
[퀘스트 ‘11마계 선발대’를 수락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수혁이 퀘스트를 수락하자 크라노손이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는 이어 천막 입구를 향해 외쳤다.
“카사글!”
크라노손의 외침을 기다렸던 것인지 외침이 나오자마자 한 마족이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이번 선발대를 맡게 될 카사글입니다.”
마족의 정체는 이번 11마계 선발대장인 상급 마족 ‘카사글’이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카사글이 허리를 숙여 정중히 인사했다.
수혁, 연중, 사냥왕 역시 인사에 답했다.
“지금 바로 출발해도 될까요?”
인사를 끝내고 수혁이 크라노손에게 물었다.
“아, 물론입니다! 카사글, 준비는 다 됐지?”
“옙!”
* * *
“어떻게 된 걸까요?”
케일이 물었다.
“흐음, 그러게 말이야.”
파비앙은 침음을 내뱉으며 케일의 말에 답했다.
키메라 사태의 배후가 밝혀졌다.
배후는 예상했던 흑월이 아니었다.
독산이란 이름의 처음 듣는 신생 조직이었다.
“라모스가 수를 쓴 걸까?”
파비앙이 케일에게 물었다.
배후를 예상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독산의 수장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바로 라모스였다.
혹시나 라모스가 정체를 들키지 않게 흑월로 위장한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 같습니다. 너무 대놓고 흑월로 알리고 있었으니.”
케일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진짜 흑월이었다면 대놓고 증표를 흘리지 않았을 것이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흑월로 유도를 한 게 분명했다.
더구나 라모스는 흑월에 대해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마법사였다.
흑월의 상징을 알고 있으니 유도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었다.
“그래, 그런 거겠지.”
파비앙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이는?”
그리고 이어 케일에게 물었다.
“연락 넣었고 연락이 도착하는 대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흐음, 수혁이가 빨리 와야 할 텐데…….”
독산의 본부인지 지부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꼬리를 잡았다.
파비앙은 그곳에 수혁을 데려갈 생각이었다.
물론 수혁의 도움이 필요해 데려가려는 것은 아니었다.
독산은 그리 위협이 되는 조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굳이 수혁을 데려가려는 이유는 바로 수혁의 입지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번 키메라 사태는 대륙의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었다.
수혁이 독산을 와해시키는 데 일조를 한다면?
입지 역시 대폭 올라갈 것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나다.”
노크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목소리를 들은 파비앙의 표정에 놀람이 나타났다.
파비앙은 재빨리 걸음을 옮겨 문을 열었다.
“라스칼 님?”
노크의 주인공은 바로 라스칼이었다.
* * *
11마계에 도착한 선발대.
선발대장 카사글은 혹시나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는 발록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주변을 정찰하고 돌아와라!
[정찰률 : 0%]퀘스트 보상 : ???
“알겠습니다.”
수혁은 퀘스트를 수락했다.
[퀘스트 ‘주변 정찰’을 수락하셨습니다.]“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에서 나왔다.
천막에서 나오자 시야에 건물을 짓고 있는 마족들이 들어왔다.
‘하아.’
건설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수혁은 뒤로 돌아 연중과 사냥왕을 보았다.
“어디 하실래요?”
함께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연중과 사냥왕은 길드원들을 데리고 지역을 나눠 정찰을 할 생각이었다.
“북쪽, 동쪽 맡겠습니다.”
어차피 무엇이 있는지 지형이 어떤지 아무것도 알려진 게 없다.
사냥왕은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고 선택했다.
“그럼 저희가 남쪽, 서쪽 할게요.”
“나중에 뵙겠습니다. 혹시나 특이한 일이 생기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정찰 지역을 나눈 뒤 이야기를 마치고 사냥왕은 천막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제왕 길드원들을 데리고 정찰 지역으로 떠났다.
“가자.”
사냥왕이 떠나자 연중이 수혁에게 말했다.
“저희도 출발하죠!”
그리고 이어 길드원들에게 말했다.
이후 수혁과 연중이 앞장서 남쪽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떻게 한 마리도 안 보이냐.”
얼마 뒤 연중이 말했다.
전초기지에서 상당히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마리의 몬스터도 만나지 못했다.
혹시 아예 몬스터가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발록들이 싹 정리해서 그런 것 같은데?”
전초기지에서 멀어지긴 했지만 이곳 역시 발록들의 거점이었던 곳이다.
발록들이 거점이었던 곳에 몬스터들을 남겨두었을 리 없다.
몬스터들은 유저에게 죽을 경우 끊임없이 리젠된다.
즉, 끝이 없다.
하지만 발록들은 유저가 아니다.
발록들에게 죽을 경우 몬스터들은 리젠되지 않는다.
미개척 지역이 ‘개척’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 어?”
바로 그때였다.
“수혁아.”
연중이 수혁을 불렀다.
“왜?”
“지금 마탑에서 널 찾는다는데?”
“독의 마탑에서?”
수혁은 연중의 말에 순간 걸음을 멈췄다가 다시 걸음을 옮기며 반문했다.
“응, 아무래도 마지막 챕터 때문인 것 같아.”
“……흐음.”
수혁은 연중의 답에 침음을 내뱉었다.
“어떻게 할래?”
연중은 수혁에게 물었다.
현재 11마계 퀘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정찰은 우리끼리 해도 될 것 같긴 한데 다음 퀘스트들이…….”
몬스터들이 없어 정찰은 가능했다.
물론 정찰뿐이다.
그다음 퀘스트들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수혁이 없으면 힘들었다.
“가면 시간이 좀 많이 걸릴 것 같은데 지금 당장 가야 하는 거야?”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마지막 챕터 때문이라면 분명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리고 11마계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도 상당하다.
“그건 말 없었어. 한 번 연락해볼까? 어떤 일인지? 언제까지 가야 되는지?”
“응, 그렇게 해줘.”
“알았어.”
* * *
“해피 이 개…….”
스걱!
[파티원 ‘더듬이가있다’를 죽이셨습니다.]함께 사냥을 하던 유저 ‘더듬이가있다’를 죽인 해피는 메시지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어 더듬이가있다의 시체를 뒤적여 드랍된 아이템을 확인했다.
“이야.”
드랍된 아이템을 확인한 해피의 미소는 더욱더 짙어졌다.
“무기를 떨궜네.”
해피의 미소가 짙어진 이유, 그것은 바로 더듬이가있다가 드랍한 아이템이 바로 ‘활’이었기 때문이었다.
“매직치고 꽤 좋네.”
옵션을 확인한 해피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인벤토리에 활을 넣고 닫았다.
그리고 주변을 확인했다.
방금 전 잡았던 오크와 더듬이가있다의 시체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해피는 다시 마을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기며 해피는 스킬 창을 열어 광인으로 전직하며 얻은 패시브 스킬 ‘살’을 확인했다.
“언제 1000명을 달성할 수 있을까.”
패시브 스킬 ‘살’에는 현재 해피가 죽인 인간의 수가 나와 있었다.
그리고 해피의 첫 목표는 1000명이었다.
1000명을 죽이려는 것은 죽일 때 느낄 수 있는 쾌락 때문만이 아니었다.
“1000명을 죽여야 개방이 된다니.”
바로 스킬 ‘살’의 추가 효과 때문이었다.
스킬 ‘살’은 죽인 자가 많을수록 새로운 옵션을 제공한다.
그리고 1000명을 죽일 경우 두 번째 옵션이 개방된다.
무려 1000명이다.
1000명을 죽여야 개방되는 옵션이 어떤 옵션일지 해피는 기대하고 있었다.
“기사나 병사들만 아니었어도 학살해버리는 건데.”
해피는 미간을 찌푸리며 스킬 창을 닫았다.
지금처럼 하나하나 죽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해피는 도시나 마을에서 대놓고 학살을 벌이고 싶었다.
하지만 기사와 병사들 때문에 할 수가 없었다.
수호 버프를 받은 기사와 병사들은 너무나 강했다.
“죽일 때 얼마나 좋을까.”
물론 강하기에 더 좋았다.
강하면 강할수록 해피가 느끼는 쾌감 역시 컸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수호 버프를 받은 기사와 병사들을 죽일 것이라 다짐한 해피는 마을에 도착한 후 씨익 미소를 지었다.
“90레벨 오크 잡으러 가실 딜러 혹은 사제분 구해요!”
그리고 웃는 얼굴로 파티원 아니, 다음 타깃을 찾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