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23
323
제 323화
321.
수혁이 11마계에 있는 것은 혹시나 하는 상황이 일어날 경우 연중과 리더 길드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연중은 보호 때문에 수혁이 본인의 일을 놓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거기다 수혁이 없더라도 상급 발록까지는 버틸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정찰률이 생각보다 천천히 오르고 있었다.
또한 전초기지도 완성되어야 했다.
즉, 다음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꽤나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 알았어.”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빠르게 다녀올게.”
“응.”
연중의 답을 들은 수혁은 뒤로 돌아섰다.
“잠시 어디 좀 다녀오겠습니다.”
그리고 리더 길드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무(無)에는 숨겨진 옵션이 있다. 아래 조건을 달성해 ‘무(無)’의 숨겨진 옵션을 개방하라!
[드래곤 : 0 / 1]퀘스트 보상 : 무(無) 옵션 하나 개방
라스칼이 온 이유가 연중의 말대로 드래곤이라면?
‘세 번째 옵션은 어떨까나.’
수혁은 얼마 전 개방한 무(無)의 두 번째 옵션을 떠올렸다.
두 번째 옵션은 첫 번째 옵션인 지혜 2천에 전혀 밀리지 않는 옵션이었다.
아니, 지혜 2천보다 더 좋다고 할 수 있는 옵션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세 번째 옵션 역시 기대가 됐다.
이내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마탑으로 워프했다.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독의 마탑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불의 마탑도 들러야겠다.’
인벤토리에는 불의 마탑에서 빌린 수많은 고서들이 들어 있었다.
수혁은 고서들을 반납하고 새로운 고서들을 빌릴 생각이었다.
‘바로 출발하지는 않겠지.’
독의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4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수혁 님?”
그리고 3층에 도착했을 때 수혁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엇?”
수혁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비둘 님?”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비둘이었다.
비둘 역시 수혁과 마찬가지로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떻게 벌써…….”
놀란 표정으로 비둘이 중얼거렸다.
수혁은 방금 전까지 마계에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눈앞에 나타난 것일까?
“아아, 귀환 스킬이 있어서요.”
수혁은 비둘의 중얼거림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비둘 님이 오셨다고 했지.’
그러고 보니 연중이 말하기를 비둘이 직접 독의 마탑에 갔다고 했다.
몇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고 비둘이 이곳에 있는 게 이상할 것 없었다.
“어서 가보시죠! 급한 일인 것 같은데.”
수혁의 답에 정신을 차린 비둘이 재빨리 옆으로 비키며 말했다.
“예, 다음에 뵐게요!”
비둘의 말에 수혁은 인사를 하며 다시 계단을 올랐다.
“헛, 수혁 님?”
그리고 4층에 도착한 수혁은 입구를 지키고 있는 마법사를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마법사는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수혁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안에 계시죠?”
“예.”
“그럼.”
수혁은 고개를 살짝 숙여 작별 인사를 하고는 곧장 파비앙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마탑장님!”
방 앞에 도착한 수혁은 노크와 함께 외쳤다.
끼이익!
그리고 목소리 대신 문이 열리며 누군가 나타났다.
“왔구나!”
바로 파비앙이었다.
파비앙은 반가움, 당황이 섞인 눈빛으로 수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먼 곳에 있다고 들었는데…….”
“급한 일이라 들어 잠시 그곳의 일을 멈추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구나. 일단 들어가자.”
수혁의 말에 파비앙은 살짝 미안한 표정으로 답하며 안으로 수혁을 안내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간 수혁은 라스칼을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
수혁의 인사에도 라스칼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수혁을 바라볼 뿐이었다.
“……?”
수혁은 그런 라스칼의 눈빛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내 라스칼이 입을 열었다.
라스칼의 표정에는 멍함이 사라지고 당황이 가득 나타나 있었다.
“……?”
파비앙 역시 수혁과 마찬가지로 의아한 눈빛으로 라스칼을 보았다.
“별거 아니다.”
수혁과 파비앙 둘의 의아한 눈빛을 느낀 라스칼이 헛기침을 내뱉으며 말했다.
라스칼의 말에 수혁과 파비앙은 걸음을 옮겨 라스칼의 반대편에 앉았다.
“급한 일이 있다고 들었는데…….”
자리에 앉은 수혁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수혁의 말에 파비앙이 라스칼을 보았고 라스칼이 입을 열었다.
“도움이 필요하다.”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을까요?”
“할로크라우드라는 레드 드래곤이 있었지.”
라스칼의 설명이 시작됐다.
“성룡으로 성장하기까지 500년 남은 아이였어. 그런데 어느 날 그 아이가 미치고 말았다. 주위에 있는 것들을 모두 불태우는 등 파괴하기 시작했지.”
수혁은 라스칼의 설명을 들은 순간 직감했다.
‘미친 드래곤을 잡는 거구나!’
연중의 예상과 다르긴 했지만 결국 드래곤을 잡아야 하는 퀘스트가 분명했다.
“처음에는 진정을 시키려 했지만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레드 일족은 회의를 나눴고 결국 할로크라우드에게 안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말끝을 흐린 라스칼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내 찌푸렸던 미간을 풀며 이어 말했다.
“엘로사에게 임무를 맡겼다.”
모든 드래곤들이 갈 필요가 없었다.
할로크라우드는 2500살이나 되었지만 다른 드래곤들에게는 아이나 마찬가지였다.
레드 드래곤들의 수장 크도론은 할로크라우드의 안식을 성룡인 엘로사에게 맡겼다.
“안식을 주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어. 힘의 차이가 워낙 심했으니까.”
라스칼의 이야기를 듣던 수혁은 당황했다.
‘뭐야, 할로크라우드를 잡는 게 아니야?’
할로크라우드를 잡아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미 할로크라우드는 죽음을 맞이했다.
‘설마…….’
그리고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런데 문제는 할로크라우드가 미친 게 아니었다는 것이었지.”
“……드래곤 킬 웜인가요?”
“그래, 드래곤 킬 웜에 타락을 한 것이었지.”
“……아.”
수혁은 탄식을 내뱉었다.
“그러면…….”
그리고 말끝을 흐리며 라스칼을 보았다.
드래곤 킬 웜은 숙주가 죽을 경우 근처에 있는 다른 드래곤에 기생을 하려 한다.
그리고 드래곤은 드래곤 킬 웜을 없앨 수 없다.
“엘로사를 자연으로 보내줬으면 해.”
라스칼이 말했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수혁은 라스칼의 말에 답했다.
아서르는 성룡이 아니었다.
거기다 헬 파이어의 쿨타임이 연달아 초기화되는 행운 덕분에 쉽게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 잡아야 할 엘로사는 성룡이었다.
거기다 타락을 통해 보통 성룡보다 더 흉포하고 강할 것이었다.
전보다 훨씬 강해지긴 했지만 과연 엘로사를 잡을 수 있을까?
“물론.”
라스칼은 수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타락하긴 했지만 저항을 하느라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 지금 엘로사는 아서르와 비슷한 수준이라 할 수 있지. 도와주겠어?”
레드 드래곤 엘로사는 임무를 수행하다 드래곤 킬 웜에 당해 타락했다.
다행인 것은 드래곤 킬 웜에 저항을 하느라 큰 상처를 입어 현재 힘이 매우 약해진 상태라는 것.
물론 시간이 지나면 회복을 할 것이고 힘은 점차 커질 것이다.
라스칼은 그 전에 당신이 엘로사를 자연으로 보내주길 바라고 있다.
엘로사가 있는 곳으로 가 엘로사에게 안식을 선물하라!
[타락한 레드 드래곤 엘로사 : 0 / 1]퀘스트 보상 : ???
라스칼의 물음에 퀘스트가 나타났다.
퀘스트를 본 수혁은 바로 답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퀘스트 ‘타락한 레드 드래곤 엘로사’를 수락하셨습니다.]거절할 수 없었다.
무기 옵션을 개방하기 위해서라도 꼭 수락해야 하는 퀘스트였다.
“고맙다.”
라스칼이 수혁의 답에 활짝 웃었다.
혹시나 수혁이 성룡이란 말에 겁을 먹고 거절하면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참으로 다행이었다.
“지금 바로 출발해야 하나요?”
수혁이 물었다.
“빠를수록 좋지.”
“그럼 그 전에 잠시 다녀올 곳이 있는데 다녀와도 될까요? 1시간이 안 걸릴 겁니다.”
“1시간 정도야…….”
라스칼은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빠르게 다녀오겠습니다.”
수혁은 라스칼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인사를 한 뒤 방에서 나와 1층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최대한 많이 빌려야겠어.’
수혁이 갈 곳은 불의 마탑이었다.
이번 일도 그렇고 11마계도 그렇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수혁은 이번에 책을 최대한 많이 빌리기로 결정을 내렸다.
1층에 도착한 수혁은 불의 마탑을 향해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저 라스칼 님.”
수혁이 나가고 파비앙이 라스칼에게 물었다.
“아까 수혁이를 보고 당황하신 것 같았는데 그 이유를 좀 알 수 있겠습니까?”
파비앙은 보았다.
수혁을 보는 라스칼의 당황스러운 눈빛을.
너무나 빨리 왔기 때문은 아니었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가 너무나 궁금했다.
“못 느낀 건가?”
라스칼은 파비앙의 물음에 답하며 수혁을 떠올렸다.
“……?”
파비앙은 라스칼의 말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어진 라스칼의 말에 파비앙의 표정에는 놀람이 가득 나타났다.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마력의 크기가 커졌어.”
“……예?”
라스칼은 파비앙의 반문을 들으며 수혁의 마력을 떠올렸다.
과거 아서르 때와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그때보다 얼마나 더 강해진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인간이 분명한데…….’
인간 같지가 않았다.
* * *
“이것들을 다요?”
코델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예…….”
수혁은 코델의 물음에 눈치를 살피며 책상 위의 고서들을 보았다.
책상 위에는 수많은 고서들이 쌓여 있었다.
아니, 책상 위도 모자라 책상 아래까지 고서들이 층을 이루고 있었다.
“안 될까요?”
고서들을 보던 수혁은 간절함이 가득한 눈빛과 목소리로 코델에게 물었다.
“안 될 건 없지만…… 흐음.”
말끝을 흐린 코델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이 많은 것들을 도대체…….’
이렇게 많은 고서들을 어디에 쓰려고 빌리는 것일까?
‘읽기 위해서는 아닌 것 같은데.’
이번에 수혁이 반납한 고서들은 각기 쓰인 언어가 달랐다.
즉, 전부 읽고 반납한 게 아니다.
무엇 때문에 이 고서들을 가지고 간 것일까?
‘설마 필사? 아니지, 필사할 필요가 없는 것들인데.’
갖가지 생각이 들었다.
생각에 잠겨 있던 코델은 수혁의 눈빛을 보았다.
간절함이 가득했다.
“빌려드리겠습니다.”
생각을 마친 코델이 답했다.
“감사합니다!”
수혁은 코델의 말에 감사를 표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고서들을 넣기 시작했다.
인벤토리에 차곡차곡 고서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맞춰 수혁의 미소 역시 짙어졌다.
“잊어버리시면 안 됩니다!”
“옙! 무사히 반납하겠습니다!”
수혁은 코델의 말에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내 모든 고서를 인벤토리에 넣은 수혁은 코델에게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전 뒷정리 좀 하고 가겠습니다.”
“네, 다음에 뵙겠습니다.”
수혁은 코델에게 인사를 한 뒤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했다.
‘빨리 가야겠네.’
고서들을 꺼내느라 꽤나 시간이 걸렸다.
라스칼과 약속한 1시간이 코앞이었다.
수혁은 빠르게 걸음을 옮겨 독의 마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