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23
423
제 423화
421.
-수혁 : 어떤 거요?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날씨에게 답을 보냈다.
그리고 이어진 날씨의 말에 수혁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날씨 : 암당의 지부를 찾았습니다!
“……?”
걸음을 멈춘 수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귓속말을 보았다.
‘암당의 지부?’
날씨는 생각지도 못한 내용을 보내왔다.
-수혁 : 진짜입니까?
-날씨 : 예, 그때 말씀드렸던 클레인의 딸 에리미 있지 않습니까?
-수혁 : 네네.
얼마 전 날씨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클레인에게 딸이 있다고.
그렇지 않아도 피의 저주 때문에 가족이 있음을 알고 있던 수혁은 관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클레인의 가족은 수혁이 클레인을 죽였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날씨 : 추적을 하던 중 암당의 지부를 찾아냈습니다.
-날씨 : 페이드 제국 1지부라고 쓰여 있어요!
날씨의 말에 수혁은 놀랐다.
‘1지부!’
그냥 지부도 아니고 페이드 제국의 1지부였다.
-수혁 : 위치는요?
수혁이 물었다.
-날씨 : 제국 수도에 있습니다!
“…….”
수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습격하기에는…….’
외진 곳에 있었더라면 당장 쳐들어갔을 것이었다.
그러나 제국의 수도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수도에서 일을 벌이는 것은 위험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위험하지는 않고 귀찮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이번 일은 기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말을 했다가는 정보가 새어 나가 암당에서 지부를 철수할 수 있다.
즉, 협조를 구할 수 없다.
하지만 기습적으로 진행해 성공적으로 암당을 처리한다고 해도 제국에서는 자신들의 심장부에서 갑작스레 일이 일어난 것을 문제 삼을 것이다.
-날씨 : 길드 하우스에 전할까요?
날씨의 물음에 수혁은 답을 보냈다.
-수혁 :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날씨 : 예, 그러면 길드 하우스로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에리미 거의 찾은 것 같습니다.
-날씨 : 찾게 되면 연락 다시 드리겠습니다!
-수혁 : 감사해요.
-날씨 : 아닙니다. 해주신 게 더 많은걸요. 그럼!
수혁은 날씨와의 대화를 끝냈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고민했다.
‘은밀하게 정리해야 돼.’
지부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는 없다.
거기다 1지부였다.
가장 먼저 만들어진 1지부라면 다른 지부보다 더 많은 정보가 있을 것이다.
암당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수혁은 어떻게 하면 은밀하게 지부를 습격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역시…….’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환상 마법이겠지?’
은밀함으로는 환상 마법을 따라갈 마법이 없었다.
거기다 NPC들에게는 더없이 강력한 속성이 바로 환상 마법이었다.
캐슈로 워프한 수혁은 여관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그러면 비욘드 지부는 습격할 필요가 없는 건가.’
암당의 비욘드 지부는 찝찝함이 가득한 지부였다.
1지부를 찾은 지금 굳이 비욘드 지부를 공격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나중에 녀석들이 숨을 때 꼬리를 찾기 위해서는 오히려 내버려 두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러면 계획을 변경해야겠네.’
수혁은 차후 행킹과 이야기를 나누기로 결정을 내렸다.
* * *
“언제쯤 올까요?”
파라거스가 물었다.
“음…….”
로페드는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파티에서 일을 벌일 줄 알았는데.’
솔직히 말해 지부를 만든 당일 전투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수혁은 파티만 즐기고 떠났다.
이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전처럼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어딜 간 걸까.’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설마 대회 때문에 수련 중인가?’
이제 곧 페이드 제국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대회가 열린다.
그리고 정보에 따르면 수혁은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에 참가할 리더 길드원들과 훈련을 떠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오겠지. 우리는 그냥 기다리면 돼.”
생각을 마친 로페드가 답했다.
“정보 수집은?”
그리고 이어 물었다.
비욘드에 만든 지부는 수혁을 낚기 위한 함정이었다.
그러나 마냥 수혁에게 엿을 먹이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니었다.
비욘드는 페이드 제국에서도 매우 중요한 도시로 수많은 정보가 오가는 곳이었다.
“확실히 오가는 정보의 양이 엄청납니다. 수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최대한 확보해. 다시는 얻지 못할 정보들이니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수혁이 지부를 습격하기 전까지다.
이후 비욘드에서는 정보를 얻기 힘들 것이었다.
그 전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
“예.”
로페드는 파라거스의 답을 들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일로브 후작을 만나고 와야겠어.”
“벌써 시간이 됐군요.”
“그래, 어서 결말을 짓고 와야지.”
지부에서 나온 로페드는 곧장 파일로브의 저택으로 향했다.
“오랜만입니다!”
파일로브가 활짝 웃으며 로페드에게 인사했다.
“예, 그때 이후로 처음이군요!”
로페드 역시 미소를 지으며 인사에 답했다.
“대회 준비는 잘돼가십니까?”
인사를 나눈 뒤 둘은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예, 물론입니다. 도와주신 덕분에…….”
말끝을 흐린 파일로브가 히죽 웃었다.
파일로브가 다스리는 도시 ‘카퉁’.
카퉁의 대표 길드 ‘모아시스’도 이번 제국 길드 대회에 참여를 했다.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리더 길드라는 강력한 우승 후보가 있었다.
하지만 로페드의 도움으로 모아시스 길드 역시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번 대회가 전투력만 보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애초에 전투력만 보았다면 리더 길드를 이길 수 있는 길드는 제국 내 존재하지 않는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근데 무슨 일로…….”
로페드의 말에 파일로브가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이번 만남은 정기적인 만남이 아니었다.
로페드의 요청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만남이었다.
“아, 그게…….”
파일로브의 물음에 로페드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힘을 더 보태드리고 싶습니다.”
“예?”
로페드의 말에 파일로브는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차고 넘치는 지원을 해준 로페드였다.
그런데 이 상황에 힘을 더 보탠다니?
“이번 관문 관리에 저희를 추천해 주시면 우승을 안겨드리겠습니다.”
로페드가 관문 관리를 하려는 이유.
‘위에서는 건들지 말라고 했지만…….’
윗선에서는 수혁을 공격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로페드는 알고 있다.
윗선에서 수혁을 처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비욘드에 지부를 만든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더욱더 위로 올라갈 절호의 기회였다.
로페드는 이번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기필코 수혁을 제거해 위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오른쪽에 가득 쌓여 있는 책들을 반납한 뒤 책장으로 향했다.
-연중 : 어떻게 할 거야?
책장에 도착한 순간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수혁 : 뭘?
-연중 : 대회 전에 끝낼 거야? 아니면 그 이후?
이어진 연중의 말에 수혁은 무엇을 말하는 알 수 있었다.
-수혁 : 암당 말하는 거지?
-연중 : 응.
수혁은 연중의 귓속말을 보며 고민했다.
날씨에게서 암당의 페이드 제국 1지부의 위치를 받았다.
놀랍게도 황궁 근처였다.
아무리 은밀하게 일을 벌인다고 해도 황궁 바로 근처이기에 눈치를 챌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만에 하나 눈치를 챈다면?
리더 길드에 엄청난 피해가 갈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수혁은 위치를 알고 있음에도 습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중 : 혹시 우리 때문에 그래?
수혁이 말이 없자 연중이 물었다.
-연중 : 우리 때문이라면 신경 쓰지 말고 진행해.
-연중 : 걸림돌 되려고 길드 만든 거 아니다.
-연중 : 걸림돌 치워주려고 만든 길드야.
연중의 말에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수혁 : 아니야.
-수혁 : 지금 알아보고 있는 게 있어.
차마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아니, 말하기 싫었다.
-수혁 : 대회 준비는 잘 돼가냐?
수혁은 화제를 돌렸다.
-수혁 : 우리는 예선 안 해도 되는 거야?
길드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수많은 길드가 시험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공식 홈페이지는 예선 이야기로 난리가 난 상태였다.
-연중 : 응, 대표 길드는 예선 없이 바로 본선 직행이야.
리더 길드는 비욘드의 대표 길드였다.
그리고 각 도시별 대표 길드들은 예선을 치를 필요가 없었다.
예선을 치러야 하는 것은 대표 길드가 아닌 나머지 길드들이었다.
-연중 : 근데 마탑에서는 별 이야기 없냐?
연중이 물었다.
길드 대회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일정이 나왔다.
관문에 대해 모든 정보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간략한 정보들이 함께 나왔고 마탑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국에서 마탑에 도움을 청한 것이다.
-수혁 : 응. 별 이야기 없어.
수혁이 답을 보냈다.
당연히 연중의 말을 듣고 수혁은 파비앙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어떤 준비를 도와줬는지.
하지만 제국에서 모든 마탑에 도움을 청한 것이 아니었다.
-수혁 : 알아봐 주신다고는 하는데 아마 힘들 것 같다고 하시더라.
제국에서 도움을 청한 마탑은 환상의 마탑, 치유의 마탑, 바람의 마탑 총 세 곳이었다.
파비앙이 알아봐 주겠다고 했지만 알아내는 것은 힘들 것이었다.
-연중 : 알았다.
-연중 : 그럼 10일 뒤에 보자!
-수혁 : 어, 10일 뒤 길드 하우스 앞 맞지?
-연중 : 응. 그때가 본선 시작!
-수혁 : 오케이! 그때 봐.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그리고 책들을 꺼내 책상으로 돌아왔다.
책상에 도착한 수혁은 책을 펼치기 전 생각했다.
‘1지부……..’
황궁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있어 행킹도 답을 내놓지 못했다.
‘비욘드 지부 먼저 쳐야 하나.’
* * *
“흐흠.”
파비앙이 헛기침을 내뱉었다.
“진짜 어디 아픈 건 아니지?”
반대편에 앉아 있던 카츄가 파비앙에게 물었다.
헛기침을 내뱉은 것은 지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곳에 오고 나서 벌써 수십 번의 헛기침을 내뱉은 파비앙이었다.
“아, 그건 아닙니다.”
파비앙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 게야?”
카츄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답답했다.
파비앙이 온 것은 분명 목적이 있어서다.
순간순간 정적이 찾아옴에도 가지 않는 것을 보면 확실하다.
그런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기 위해 찾아 왔으며 이렇게 뜸을 들이는 것일까?
설마 배신자를 찾은 것일까?
“그…….”
파비앙이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어색한 미소로 이어 말했다.
“제국에서 요청이 왔다고 들었는데…….”
이어진 파비앙의 말에 카츄는 파비앙이 온 목적을 알 수 있었다.
제국 길드 대회에 대해 묻기 위함이 분명했다.
“……설마 대회에 진짜 참가하는 건가?”
그리고 대회에 대해 묻는 이유는 수혁 때문일 것이었다.
“예.”
파비앙이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카츄는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이내 생각을 마친 카츄가 입을 열었다.
“환상이나 바람 쪽은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어진 카츄의 말에 파비앙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제국에서 요청을 취소했네.”
“……예?”
“다른 이들이 끼어든 것 같아. 그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