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07)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07화
64. 이거, 페스타 분위기 나는데?
아카데미 총학사는 늘 그렇듯 바쁘다.
천 명이 넘어가는 아카데미 재학생,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신경 써 주어야 할 게 많은 대학원생, 교수들과 교직원, 각종 시설들 등등.
그런 상황에서 가장 바쁜 시즌을 꼽자면 역시-
“내일이면 페스타네요.”
“어우, 죽겠다야. 허리 나가겠는데. 마법으로 어떻게 허리 못 푸나?”
“안 된다니까요. 뭣하면 저기 배 타고 동쪽 섬에 좀 다녀오시든가. ‘침’이라는 게 있는데 그걸 맞으면 기가 막히다던데.”
“그거 하나 맞자고 배 타고 석 달을 가냐? 어우, 피곤해. 피곤해.”
교직원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엿볼 수 있듯, 피로함은 거의 절정이었다.
페스타 건으로 밀려드는 업무와 여기에 딸려 오는 서류들이 장난 아니었기 때문.
“벌써 새벽이네.”
“그러게요. 음. 이번 페스타에선 사고 없이 넘어가야 할 텐데.”
“그게 어디 우리 마음대로 되나?”
직원 한 명이 피식거리며 서류를 넘겼다.
오늘 중으로 모든 신청 서류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내일 무사히 페스타를 진행할 수 있다.
페스타는 각 학부와 동아리들 경쟁의 장.
그래서 종종 부정행위가 일어나기도 한다.
사고도 빼놓을 수 없다.
‘저번에는 부스 하나가 통째로 폭발했었고, 저저번에는 뜬금없이 가문 기사단이 출동했었고…… 그래도 역대 최고는 클레어 소그레스가 와이번을 불러낸 거였지.’
그는 그 끔찍한 기억에 몸서리치다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얘들은 뭐지?”
“응? 왜요?”
“얘네 말이야. ‘마법소환탐사창검술’ 동아리.”
“동아리 이름이 뭐 그래요?”
“이 동아리 몰라? 데인 소그레스가 만든 동아리잖아.”
“그래요?”
다른 직원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근데 왜요?”
“넷밖에 없는 동아리에서 무슨 부스 하나에 장소를 두 개나 대여했네.”
“네에?”
“보자. 안개의 정원 남측 구역이랑…… 지금 안 쓰는 폐건물? 보물찾기랑 공포의 집?”
직원은 피식거렸다.
“1학년이 만들어서 그런가, 엄청 의욕 넘치네. 남들은 하나만 해도 바쁜데.”
“그러다 보통은 망하죠?”
“그치. 아무리 소그레스가 천재라도 이번에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장소 대여야 뭐 얼마든지 해준다지만, 페스타 다들 처음 하는 애들인데.”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소그레스의 성씨를 단 녀석들이 일으킨 악몽들.
페스타 현장에 와이번을 불러낸 클레어.
광장을 통째로 텔레포트시켜 버린 아라벨라.
“……혹시 몰라.”
“네?”
“아니야, 아무것도.”
* * *
페스타까지 이틀.
아카데미엔 페스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저긴 마법 부스 세우나 보다.”
“뭐 미리 파는 것 같은데? 먹을 걸 파나?”
“우와, 현수막 크기가 뭐 저래?”
“부스가 이렇게 많아?”
시험 때는 다들 죽어가는 분위기더니, 페스타가 시작되려 하자 아카데미에는 벌써부터 활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마법학부 부스 구역은 바로 이곳입니다! 페스타 기간 내내 멋진 이벤트와 먹거리를 제공하니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검술학부에서 주최하는 비전공자 검술대회가 있습니다! 우승자에게는 푸짐한 상품과 검술학부에서 제공하는 1:1 멘토링 티켓도 드립니다!”
각 학부별 홍보도 활발했다.
우리 동아리도 홍보해야 하는데, 음.
뭐, 그거야 생각해둔 게 있으니까.
그나저나 우리 자율전공학부는 페스타 참여가 불가능하겠구나.
왜냐하면 나밖에 없거든.
참고로 레일라, 어니스트는 각 학부 행사에 중간중간 짬을 내서 참여한다고 한다.
“부스, 부스 잡아! 넘어간다! 어어!”
“지지대를 확실히 세워야지!”
“으악! 폭발한다! 피해!”
부스를 준비하고, 각종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종 사고도 잇달았지만 그렇다고 페스타 분위기를 막을 수 없었다.
우리도 여기에 한몫 거들었다.
부스와 장소 대여는 완료.
이제 꾸미기에 들어갈 차례다.
“점성술 부스 쪽은 어때?”
“장식만 구해서 달면 끝. 사실 있어 보이는 수정구 하나만 놓으면 되거든.”
프리실라가 맡은 점성술 부스 쪽은 전혀 문제없다. 프리실라는 수정구를 보여 주었다.
“어때? 죽이지?”
사람 머리만 한 수정구 안에는 보랏빛 연기가 감돌고 있었다.
안에선 별처럼 반짝이는 것도 있었는데, 프리실라가 손으로 살살 문지르자 별들이 연기 속을 유영했다.
“오. 있어 보이는데.”
“그렇다니까. 일단 이걸로 시선 확! 잡고 목소리 쫙! 깐 다음에 ‘무엇이 궁금한가?’라고 물어 주면 끝이라고.”
프리실라는 그러면서 슬쩍 귀띔했다.
“그리고 커플이 오잖아? 그럼 앉자마자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야. ‘한쪽에…… 믿음이 없군…….’ 그럼 분위기가 확 싸해지는데, 거기서 솔루션을 해주면…….”
“…….”
얘는 왜 신성학부로 갔을까?
“나중에 너도 점 보러 와. 내가 기가 막히게 봐 줄게. 연애, 금전, 미래. 다 알 수 있다니까?”
“그거 근데 진짜야?”
“원래 이런 게 다 믿으면 진짜가 되는 거고, 안 믿으면 그냥 한낱 헛소리 아니겠어?”
우문현답이다.
“신도 마찬가지야.”
이건 신성모독이다.
나는 한발 물러났다.
“응? 왜?”
“천벌 떨어질까 봐.”
프리실라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참, 근데 보물찾기랑 공포의 집은 잘하고 있으려나?”
“보물찾기는 지금 하고 있고, 공포의 집은 어떤 함정 놓을지 고민 중.”
“근데 보물찾기는 어떻게 꾸민다는 거야?”
그때 멀찍이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데인 소그레스 선생님!”
난 피식거리며 달려오는 근육 덩어리들을 가리켰다.
“쟤들로.”
우리에겐 훌륭한 노동력이 존재한다.
동아리방을 빼앗긴 뒤, 하수도에 운동할 공간을 만들어 주었더니 충성을 맹세한 녀석들.
“선생님! 지금 막 어니스트 회원님과 보물찾기 세팅을 마쳤습니다!”
바로 이 육체미 동아리(전) 녀석들이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해체 상태.
내년에 다시 공식 동아리로 결성하는 게 목표란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페스타에선 할 일이 없어지는 바람에 우리를 돕겠다고 나선 것.
“어. 고생했어. 보물은 잘 숨겼고?”
“어니스트 회원님 지시에 따라 철저하게 숨겨 두었습니다!”
“좋아.”
“더 시키실 일은 없으십니까?”
“있지. 공포의 집.”
“말씀만 하시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녀석들은 아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번들거리는 근육.
어쩌면 근육이라는 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지도?
“저, 그, 그런데 옆에 계신 이 아리따운 분은 누구신지…….”
“아.”
그러고 보니 프리실라는 처음 보겠구나.
“이쪽은 프리실라 네리엘. 같은 동아리.”
“처,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얘들 봐라.
정신을 못 차리네.
“아, 육체미 동아리? 맞지?”
프리실라는 나에게 소곤거렸다.
“어쩌다 요 바보들이 이렇게 깍듯하게 충성하는 거야?”
“그럴 만한 사정이 좀 있어서. 필요하면 데려다 써.”
“오, 그래?”
프리실라는 턱을 매만졌다.
“흐음…… 안 그래도 부스 보조 한 명이 필요했는데…….”
“제, 제가 하겠습니다!”
“회장! 무슨 소리야! 회장 힘들어! 내가 대신할게!”
“무슨 소리! 내가 해야지! 사실은 나 아까 일 하나도 안 했어!”
좋을 때다.
헌신적인 노동력 제공을 자처하는 녀석들.
“음. 네가 좋겠다.”
“감사합니다!”
어째 노예 고르는 모양새라 좀 웃기긴 했지만, 당사자는 그야말로 싱글벙글.
“그럼 나 간다?”
“어. 살살 부려먹어.”
“좋아. 가자. 근데 너 이름이 뭐니?”
“제, 제 이름은…….”
떠나가는 프리실라와 근육 덩어리 1호를 보며 나머지 2, 3, 4, 5호는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제, 젠장…… 회장 부럽다.”
참고로 1호는 회장 도리안 아르타크다.
“나 사실 보조 전문인데…… 옆에서 기구도 잘 보조해 주고…….”
“나도 잘할 수 있는데! 제기랄!”
안타깝지만 너희들은 공포의 집 담당이란다.
“갑자기 의욕이 사라지는 기분이야…….”
“조금 지친 것 같기도 하고…….”
방금까지는 시켜만 달라더니, 다 죽어가는 목소리다.
우웅.
마침 내 수정구가 울었다.
“어, 누나.”
큰누나였다.
-데인, 지금 어디 있어? 거기 광장 근처지?
“응. 지금 다 왔어?”
-지금…… 찾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큰누나의 목소리.
“데인!”
손을 흔드는 모습에 나도 손을 흔들어 주었고, 큰누나는 곧 도착해선 날 껴안아 주었다.
“오래 기다렸어? 세상에, 며칠 사이에 키가 더 큰 것 같기도 하고.”
“며칠 사이에 키는 무슨. 똑같지. 누나는 피곤해 보인다?”
“아. 어제 연구 때문에. 괜찮아. 이따 한숨 자면 돼.”
안쓰럽다.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긴 한데, 저렇게 매번 피곤해할 줄이야.
“참, 그래서. 공포의 집은 어디서 하는 건데?”
“여기서 5분 거리. 폐건물 하나 빌렸지.”
“잘했어. 동아리방 어설프게 꾸미는 것보다 그게 훨씬 낫지. 오늘 내가 기가 막히게 세팅해 줄게.”
참고로 큰누나는 오늘 나를 도와주기 위해 왔다.
큰누나 역시 아카데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페스타에 대해 빠삭하기 때문.
뭐, 듣기로는 중앙광장을 통째로 텔레포트시켜서 어디 오지에다가 연결하는 바람에 난리가 났었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너무 바빠 페스타 기간 동안 도와줄 수는 없어서 이렇게 사전 준비를 도와주러 온 것.
“근데 여기 이 친구들은 누구?”
“아. 이쪽은…….”
그때 옆에서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저는…….”
웃기는 놈들이네 이거.
놈들은 아까 프리실라를 봤을 때보다 눈을 더 반짝이고 있었다.
“다들 반가워. 우리 막내 친구들이구나?”
“그, 그렇습니다! 데인 선생님…… 아니 데인과는 아주 막역한 사이죠!”
“그러니? 나는 데인 큰누나야. 아라벨라 소그레스. 내 이름 들어봤지?”
“물론이죠! 아카데미 역사상 최고의 마법사!”
“어머, 역사상 최고라니.”
잘들 논다.
“근데 다들 근육들이 튼실하네?”
큰누나는 위험한 미소를 지었다.
“힘 잘 쓰게 생겼어.”
단순노동에는 그야말로 최고의 인력이지.
“맡겨만 주시면 뭐든 시키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저도요!”
“머슴처럼 부려 주시면 됩니다!”
“무거운 짐이라면 뭐든 다 들 수 있습니다!”
의욕들 봐라.
방금까지 다 죽어가던 목소리는 어디로 가고.
뭐, 덕분에 일은 편하게 진행되겠다.
“어디서 이런 애들을 구했대? 힘 잘 쓰게 생겼는데? 안 그래도 마력장용 마력석 어떻게 옮길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치? 이것저것 다 시키면 돼.”
“좋은데. 잘만 하면 일찍 끝나겠다.”
큰누나도 덩달아 만족한 모양이다.
“함정들은 준비했어?”
“응. 기숙사 친구랑 같이 일단 목록은 짜 놨지. 제작은 별로 안 걸릴 것 같아.”
“오케이. 혹시 몰라서 환영 발생기도 몇 개 더 챙겨 왔으니까, 잘 써먹어 봐. 사용법은 알지?”
“그럼.”
환영 발생기.
프리실라가 잘 써먹고 있고, 이번 공포의 집에서도 사용될 물건.
환영의 퀄리티가 다른 물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서 실체만 없을 뿐,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세팅하러 가자. 마력장 설치하고 활성화시키는데 시간 좀 걸리니까 그것부터 좀 해야겠다.”
“좋아. 그럼 나는 그사이에 함정 설치할 포인트 좀 봐야겠다.”
“네 친구는? 레일라도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아아. 지금 장식 사러 갔어. 거기서 만나기로 했어.”
“안 그래도 보고 싶었는데, 잘됐다. 어이구, 우리 막내. 이제 다 커서 페스타도 준비하고.”
아무래도 나중에 나이를 먹어도 큰누나한테는 영원한 막둥이가 아닐까 싶다.
“그럼 우리 근육 친구들, 갈까?”
슬슬 출발하기 위해 큰누나가 말하자 근육 2, 3, 4, 5호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튀어나왔다.
“넵! 저희가 앞장서겠습니다!”
“제가 맨 앞에 서겠습니다!”
“무슨 소리야! 내가 맨 앞이지!”
“아! 회장 없으니까 부회장인 내가 먼저야!”
의욕 좋고.
이 기세라면 준비도 순식간일 테지.
점성술 이벤트.
보물찾기 이벤트.
여기에 공포의 집 이벤트.
이거, 페스타 분위기 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