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Joseon's Royal RAW novel - Chapter 147
147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침공의 뜻을 밝히다.
역사가 바뀌었다.
한 사람의 행동이 수많은 인과를 이뤄내고, 다시 많은 사람들의 운명과 미래를 바꾸고 있었다.
오다의 것을 물려받고 일본의 중부를 통일한 뒤 서남의 큐슈를 정복하고 호죠를 멸해야 했다.
하지만 반대로 호죠를 친 후에 서남의 큐슈를 정복했다.
그리고 시간이 앞당겨 졌다.
많은 것이 변하면서도 그대로인 것들도 분명히 있었다.
관백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 통일을 이루고 화평의 시대를 맞이하려고 했다.
그토록 소망했던 순간이 왔지만, 어째서인지 마음이 그다지 시원하지 않았다.
대전 상석에 앉아서 자리만 지키다가, 할 것이 없어서 칼을 꺼내어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 칼이 너무나도 깨끗하다는 것을 알았다.
“지겹구만.”
칼 닦기를 그만하고 칼집에 꽂아 넣었다.
전장에 있었다면 칼이 더러워지거나 녹슬기도 해서 관리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한숨을 내쉬면서 대전 밖으로 나갔다.
중정 연못에 헤엄치는 잉어들에게 밥이나 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젊은 가신이 와서 도요토미에게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한 가신에게 도요토미가 물었다.
“남만인들과의 만남은? 잘 만나고 왔겠지?”
“예. 전하.”
“어떻게 교역하기로 했지?”
“은과 유황, 우산과 부채를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옷감과 사향, 무기를 받기로 했습니다. 전하의 장인들이 철포를 잘 만들지만, 남만의 철포가 조금 더 뛰어납니다. 남만 상인 중에서 오란다 상인이 전하께 특별히 선물을 드리고자 했습니다.”
“선물이라고?”
“명국에서 구한 지도입니다. 전하께 일본 너머의 세계를 보여드리고 싶다 했습니다.”
젊은 가신의 이름은 ‘이시다 미츠나리’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도요토미의 시종이 되었던 가신이자 젊은 영주였다.
도요토미가 오란다라 불리는 네덜란드 상인이 전한 지도를 이시다로부터 받았다.
그리고 펼치자 곁에서 이시다가 지도에 관해서 잠시 설명하게 됐다.
오른편에 위치한 섬을 가리키면서 주군인 도요토미에게 이야기했다.
“일본입니다. 그리고 이곳이 명국, 사이에 껴 있는 것이 조선입니다.”
“본인이 통일한 일본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예. 전하. 저도 이 지도가 믿어지지 않아서 몇 번이나 물었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의 말로는 이 지도가 비교적 정확하다고 말했었습니다. 조선은 일본보다 조금 작은 나라고, 명국은 열 배나 큰 나라입니다.”
이시다로부터 설명을 듣게 된 도요토미가 그를 힐끔 쳐다봤다.
그리고 미간을 좁힌 상태로 다시 지도를 유심히 살펴봤다.
‘명국이 이렇게 크다고…? 그러면 그 땅에 양민은 대체 얼마나…….’
도요토미의 눈이 활짝 열리게 됐다.
또한 닫혀 있었던 생각 또한 크게 열리게 됐다.
바다 건너 드넓은 세상이 펼쳐져 있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뛰기 시작했다.
받은 지도를 접으면서 이시다에게 말했다.
“좋은 선물이군. 덕분에 일본 외에 어떤 세상이 있는지를 알겠어. 비록 명국과 조선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말야. 하지만 조선이 본인이 통일한 영토보다 조금 작다는 것은 의외군.”
“예. 전하.”
“그동안 조선을 큰 나라로 대해줬었는데, 어쩌면 그렇게 해왔던 것들이 괜한 것이었는지 몰라. 명국으로부터 구하는 것을 꼭 조선을 통해서 구할 필요도 없고 말야. 남만 상인들이 있는데 높게 쳐 줄 필요도 없지. 허면, 이제 보고할 것은 다 보고했나?”
“한 가지 더 있습니다.”
“한 가지면, 어떤 것을 말야?”
“무사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습니다.”
“…….”
“호죠가 무너졌을 때, 그리고 시마즈가 전하께 항복했을 때, 많은 무사들이 공을 세웠지만 봉토를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영주들이 곤란해져서…….”
보고를 듣고 도요토미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건, 영주들이 알아서 할 일 아닌가?”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영주들이 이미 많은 땅을 나누어주었기에 더 이상 나눠줄 수 있는 땅이 없습니다.”
“…….”
“공을 세운 무사들이 적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제가 파악하고 있는 수만 하여도 수천 명입니다. 무사들이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결국 영주들의 문제로 번질 것입니다.”
남의 일처럼 느껴졌지만 결코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됐다.
작은 파도였지만 자칫하면 해일로 변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해일은 어떠한 제방이나 둑으로도 막을 수 없었으니, 어떻게든 무사들의 불만을 걷어내야 했다.
‘귀찮은 놈들! 이걸 어떻게 처리하지?’
더욱 인상을 쓰면서 고민했다.
그러다가 펼쳐서 보았다가 내려두었던 지도를 잠시 보았으니, 그때 생각이 크게 일어나면서 눈이 번쩍 뜨이게 됐다.
내려놓았던 지도를 다시 들었다.
그리고 조선과 명나라를 번갈아 보면서 생각을 일으켰으니, 그의 침체되어 있던 의지가 크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왜 그 생각을 못했지?!’
깨달음을 얻는 순간 웃음이 크게 일어났다.
“크하하하하!”
잃어가던 활력이 한순간에 되돌아왔다.
그리고 사라졌던 꿈을 다시 찾게 되었으니, 도요토미의 큰 웃음에 이시다가 어리둥절하게 됐다.
주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전하……?”
소리를 걷어낸 도요토미가 진한 미소를 피어 올리면서 명했다.
“이시다!”
“예! 전하!”
“지금 즉시, 영주들에게 성으로 모이라고 전해! 새로운 과업을 영주들에게 내릴 거니까! 함께 일본국을 위대하게 만들 거다!”
“예! 전하……!”
주군의 지시를 이시다가 엎드리면서 받들었다.
그리고 일어나서 허리를 굽혀서 인사한 뒤 대전에서 나갔다.
펼쳐진 지도 위에 일본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줄 길이 새겨져 있었다.
또한 그 길은 영광으로 향하는 큰 길이었다.
그 영광은 어쩌면 죽음조차 이겨낼지도 몰랐다.
대대손손 찬양을 받아 영원불멸의 존재로 남고자 했다.
대전에 영주들이 모여 주군인 도요토미의 이야기를 들었다.
코니시와 카토를 비롯해, 시마즈와 ‘모리 카츠모부’, ‘모리 데루모토’, ‘코바야카와 타카카게’ 등이 모였다.
또한 수전에 능한 ‘쿠키 요시타카’, ‘토도 타카토라’, ‘와키자카 야스하루’, ‘카토 요시아키’ 등이 있었다.
호죠의 영지를 넘겨받은 ‘토쿠가와 이에야스’ 있었고, 도요토미와 오랫동안 함께했던 ‘마에다 토시이에’와 책사를 맡은 ‘쿠로다 요시타카’가 있었으니, 그들 앞에서 도요토미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걸린 지도 앞에 서서 주먹을 불끈 쥐며 외치고 있었다.
“이런 고로! 본인은 명국을 칠 것이다! 명국을 치기 전에 조선을 칠 것이며! 조선왕을 앞세워서 황제를 무릎 꿇릴 것이다!”
“…….”
“명과 조선이 우리 발아래에 놓이게 되면, 본인은 그대들과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또한 여태 다스려 본 적 없는 큰 땅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영광을 본인과 함께 취해보지 않겠는가?!”
영주들 앞에서 도요토미가 명나라 정벌의 뜻을 밝혔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영주들이 탄성을 일으켰다.
“명국을, 정벌하신다고……?”
“명국이면, 왕이 아니라 황제의 나라잖아……!”
“저 넓은 땅을 우리가 차지하게 된다면……!”
“세상에……!”
주군이 던져 놓은 먹잇감에 영주들이 술렁였다.
명나라를 대단히 여기는 자들도 있었지만, 두려움에 준하는 기대와 소망이 함께하고 있었다.
주군인 도요토미와 마찬가지로 후세에 큰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또한 드넓은 땅을 취해서 가문의 영예를 새기고 무사들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러한 흥분이 삽시간에 대전을 감싸자, 사이에 앉아 있던 토쿠가와가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게 됐다.
그리고 코니시가 인상을 굳혔으니, 그의 미간에 깊은 골이 새겨지게 됐다.
떨리는 시선으로 주군인 도요토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명국을 정벌하시기 전에, 조선을 치신다고……?’
사위인 ‘소 요시토시’가 대마도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리고 대마도는 일본과 조선 사이에 위치한 섬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결코 선봉을 피할 수 없었다.
호흡이 지워질 정도로 큰 충격이 밀려들었다.
심장이 날뛰듯이 요동치고 있었고, 그 앞에서 야심 가득한 미소를 주군이 떠올리고 있었다.
도요토미가 의기양양한 말투로 마에다에게 물었다.
“어때? 마에다?! 죽여주는 계획이지?!”
저급한 말투로 가장 가까운 신하이자 친우에게 물었다.
오다 아래에서 함께 종군했었던 마에다가 두꺼운 입술을 가로로 찢으면서 대답했다.
“명안이십니다!”
“그렇지?!”
“비록 조선이 일본보다 작은 나라이지만, 전라도라 불리는 큰 곡창 지대를 가지고 있고 수군도 빼어나기에 조선왕을 사로잡는다면 명국을 반드시 정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조선을 조각내서 영주들과 무사들에게 하사하실 수 있습니다!”
마에다가 찬동의 뜻을 나타내자 도요토미가 더욱 신나서 들뜬 모습을 보였다.
“너희들도 동의하지?”
따라 영주들도 마에다와 함께 찬동하려고 했다.
‘마에다님이 동의하셨다면, 분명히……!’
그때 한 영주가 목소리를 높이게 됐다.
“좀 더 명국과 조선을 확인하셔야 됩니다!”
“누구야?! 혹시 코니시야?!”
“예! 전하! 명국과 조선을 정벌하시기 전에 두 나라의 실정부터 확인하셔야 됩니다!”
줄지어 앉아 있는 영주들 사이에서 목소리가 일어났다.
목소리를 듣고 도요토미가 알아차리면서 물었다.
그리고 코니시가 자세를 잔뜩 낮추면서 큰 소리로 말했으니, 고민 끝에 반대가 아닌 신중한 결정으로 도요토미의 생각을 이끌어내려고 했다.
그렇게 해야 목숨과 가문을 지키면서 전란을 막아낼 수 있었다.
코니시의 외침에 도요토미가 멀리서 본 후 마에다에게 물었다.
“코니시 저 녀석이 명국과 조선의 실정부터 알아야 된다고 하는데, 넌 어떻게 생각해?”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명나라와 조선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어?”
“3년 전즘에 상인들을 통해서 들어온 소식이긴 하지만, 명국 군의 군세는 대략 100만 명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땅이 넓은 만큼 지켜야 할 곳도 많아서, 우릴 상대하려면 절반의 병력 밖에 못 씁니다.”
“허면, 조선은? 30만 명은 되나?”
“명나라 상인들을 통해 10만 명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 그래?”
“예. 전하. 그리고 대부분이 북쪽 변경을 지키기에 전하께서 결단만 하시면 조선을 빠르게 접수하실 수가 있습니다. 조선왕을 사로잡으시고, 징발을 명하신다면, 조선인들이 전하를 위해서 죽을 것입니다. 그리고 조선군에겐 철포가 없습니다.”
“철포가 없어?”
“화포라 불리는 무기가 있지만 육지에서 쓰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둔한 무기입니다. 때문에 반드시 우리가 이길 겁니다. 30만 명이 넘는 전하의 정예군에 50만 명에 달하는 조선의 징발군이 있다면 능히 명국 황제를 이기실 수 있습니다!”
꼭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취한 정보들이 있었고, 그것을 말한 마에다의 이야기를 도요토미가 믿고 있었다.
또한 영주들이 그를 믿고 따랐으니, 솔깃해졌던 마음이 몹시 커져 있었다.
“명국과 조선을 칩시다! 안 그래도 큐슈의 양식도 부족한데, 조선을 먹어치워야 살 것 같습니다!”
카토 키요마사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도요토미에게 찬동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 다시 코니시가 말했다.
“조선에 철포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의 상감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 조선의 상감이 3년 동안 많은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
코니시의 외침에 일순 대전이 조용해졌다.
도요토미와 온 영주들의 시선이 코니시에게 향했으니, 그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 코니시가 큰 결의를 세우게 됐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래야 다리오와 마리아가……!’
사위와 여식을 지켜야 했다.
또한 영지에서 자신을 따르며 함께 천주를 믿는 형제와 자매들이 있었다.
그들이 전란에 휩싸이지 않게끔 만들어야 했다.
주먹을 쥔 채로 자세를 낮추고 있던 코니시에게 맞은편에 앉아 있던 영주가 물었다.
“이봐, 코니시. 조선에 철포가 있다고?”
“그래……!”
“그걸 자네가 어떻게 알아? 설마, 약재를 거래를 거래하면서 철포를 내다 판 것은 아니겠지?”
“그럴 리가!”
“그런데 어떻게 알아?”
카토가 코니시를 의심하면서 물었다.
그리고 코니시가 뜨끔했지만, 지난 일을 밝히지 않고 시치미를 떼었다.
하지만 당황한 모습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으니, 그를 도요토미가 유심히 지켜보았다.
영주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도요토미가 코니시에게 물었다.
“코니시.”
“예! 전하……!”
“뭐, 영지를 받기 전에는 상인이었으니까, 아무래도 들었었던 소식이 있겠지?”
“예!”
“허면, 조선에 철포가 있다는 것을 조선 상인으로부터 들었던 건가? 조선에 철포로 무장한 군사가 얼마나 있지?”
코니시의 주장을 귀담아듣곤 도요토미가 인상을 쓰면서 물었다.
그리고 주군의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코니시가 가지게 됐다.
“몇천 명은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몇천 명이라고?”
“철포로 무장한 군사들의 수가 5천 명이 되진 않지만, 적어도 1천 명 이상은 되리라고 여겨집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조선을 오간 상인들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러니……!”
대답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네가 알아보는 게 어때?”
“예……?”
“1천 명이면 그나마 해 볼 텐데, 5천 명이면 정말로 쉬운 전쟁이 아닐 거잖아? 조선에 철포군이 얼마나 있는지 네가 확인해 봐.”
“……?!”
굳어 있던 도요토미의 양 볼에 짙은 미소가 걸리게 됐다.
마음을 꿰뚫어 보는 그의 시선이 코니시의 심장을 찌르고 있었다.
그와 함께 코니시의 숨소리가 지워졌다.
두려움과 야망을 함께 가진 자들이 코니시를 주목하고 있었다.
총알받이가 되어줄 사람을 그들이 찾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