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215
215
98.미 대통령(2)
“어서 오시게나, 위대한 대현자여!”
“······!?”
나는 도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환대에, 블루룸을 들어오다 말고 멈칫했다.
‘대현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도럼프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덧붙였다.
“나도 보좌관을 통해 소설로 써진 자네 이야기를 봤다네. ‘대현자가 귀환함’ 이거 자네 이야기 아닌가?”
“앗···아아······!”
도럼프 대통령의 보좌관이 누군지는 몰라도, 이번 밀담이 끝나면 쿠사리를 좀 오지게 먹을 거 같았다.
“그건 제 이야기가 아니라··· 뭐 아무튼 반갑습니다.”
나는 괜히 도럼프 대통령에게 무안을 주기보단, 대충 알았다고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 그렇게 겸양 떨 거 없네. 예전에 말했다시피 자네가 위대한 대현자라는 건 나도 알고, 전 세계 사람들도 다 아는 사실일세.”
“······.”
그놈의 ‘대현자’ 얘기 좀 그만하면 안 되나?
나는 도럼프 대통령이 자꾸만 찬규가 쓴 ‘10서클’과 ‘대현자’를 혼동하자 약간 짜증이 났다.
“아무튼 뭐 때문에 저를 보자고 하신 겁니까?”
그래서 나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아까 전에 최종환의 말로는 들어가면 많이 빡쳐 있을 거라 하던데······.’
보기와는 다르게, 금방 포커페이스를 되찾고 웃는 얼굴로 나를 대하고 있었다.
굳이 속마음은 안 읽어봤지만, 표정으로만 보면 거의 할리우드 배우 뺨칠 정도였다.
“현재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마탑그룹에 대한 얘기일세.”
내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도럼프 대통령 또한 장난기 어린 얼굴을 지우며 그렇게 대답했다.
덧붙여.
“현재 마탑이 우리 미국의 높은 관세 때문에 수출을 꺼려한다고해서 내가···”
“아, 그거 말입니까?”
나는 웃는 얼굴로 말하는 도럼프 대통령의 말을 중간에 뚝, 끊으며 말을 이었다.
“우린 당분간 미국에 진출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런 걱정일랑 넣어 두십시오.”
그동안 숨겨왔던 ‘뒷끝’을 보여줬다.
‘너네 미국도 지금까지 우리에게 이렇게 해 왔으니까······.’
미국이 6.25전쟁 때 한국의 남북전쟁에 참전해준 것은 고맙지만, 그것도 다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져서 한 행동이었다.
‘한반도까지 전부 공산화되어버리면, 대만이나 필리핀·일본도 위험했으니까······.’
결국, 온전히 ‘한국’ 때문에 도와준 게 아니라, 각종 한국의 이권(금광 등의 천연자원)에 개입하기 위해 겸사겸사 끼어들었다는 가정도 있었다.
‘미군의 희생은 숭고한 것이지만, 소련의 공산주의와 미국의 민주주의의 때문에 한반도가 전쟁터가 되어버린 건 팩트니까······.’
싸울 거면 지들 본토에서나 싸우던가······.
괜히 남의 땅에다 자기네들의 신경전을 다 벌이고, 초토화시켜버린 다음 복구해준답시고 ‘쪼꼴렛’이나 던져주고······.
‘미국 또한 한국 전쟁에 책임이 있다.’
그러니 나는 과거의 ‘정’ 때문에 현재의 ‘실리’를 포기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관세를 낮춰주겠다니 뭐니 그런 협상을 하시러 부른 것이라면 단단히 착각하셨습니다.”
“······.”
내 선언에 도럼프 대통령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런 도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내게 협상할 권리도 없고, 이래라저래라할 명분도·힘도 없습니다.”
“······.”
나는 그렇게 쏘아붙인 후, 도럼프 대통령의 표정을 찬찬히 살폈다.
하지만.
‘별로 표정 변화가 없는데······?’
저 정도면 은퇴하고 할리우드 진출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도럼프는 태연했다.
“자네 뜻이 무엇인지는 잘 알겠네. 그동안 한국에 대한 우리 미국의 대우가 섭섭해서 많이 화가 난 모양이지······.”
마치 자책하는 듯한 어조로 감성팔이를 시작한 도럼프.
“하지만, 우리는 서로 80년 가까이 동맹을 맺어온 형제국이 아닌가?”
“······.”
그의 간절한 어조에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결론이 도대체 뭐야?’
감성팔이를 들으려고 이곳에 나온 게 아니었다.
도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대해 앞으로 어떤 방식의 스텐스를 취할 것인가?
그것이 궁금해서 나왔을 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입니까? 그것만 정확히 말씀하십쇼!”
“······.”
가차 없이 감성팔이를 불매한 나는, 도럼프 대통령을 윽박지르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자네가 그렇게 대단한가? 우리 미합중국을 그런 식으로 깔보고 무시할 만큼?”
도럼프 대통령의 기세가 갑자기 180도로 변했다.
“능력 좀 있다고, 너무 자만하는 거 같은데 우리가 만약 한국에 주둔한 군사를 철수······.”
“철수 시키십시오.”
180도로 변하든, 360도로 변하든 상관없이, 내 태도는 언제나 일관적이었다.
‘꼬우면 아쉬운 소리를 하지 말던가······.’
결국 감성팔이가 먹히질 않으니, 주한미군 철수 같은 강수를 꺼내놓았는데······.
‘명백한 실수지.’
현재 북한은 내가 있는 한, 절대 남한을 침공할 수 없었다.
만약, 주한미군 철수로 북한이 남한으로 쳐들어온다면 그때가 바로 김정은의 제삿날이었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약속 꼭 시키십시오. 우리나라도 매년 방위분담금 1조 2천억 원 때문에 국민들이 허리가 휘는데, 이참에 아주 잘 말씀하셨습니다. 도럼프 대통령.”
“······.”
내가 막상 철수시키라고 하자, 이런 식으로 나올지는 몰랐던지 도럼프가 당황해서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런 도럼프를 향해.
“더 할 말 있으십니까?”
“······.”
“없으시면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몸을 돌렸다.
“자··· 자네······!”
도럼프가 황급히 손을 내뻗으며 고함쳤다.
“이러고도 한국이 무사할 성싶은가?”
나는 도럼프의 협박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
“무사하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요?”
“당장 내일부터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입 규제를 강화하고, 미국내 잔류하는 한국 기업들을 모조리 철수시키겠네.”
다시 한번 경제적 압박을 들어왔다.
‘군사적 압박으로 안 되니, 이젠 경제적 압박인가······.’
참으로 가소로웠다.
‘만약 최종환 대통령이었다면, 여기서 고개를 숙이고 무릎이라도 꿇었겠지만······.’
나는 대통령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일반 평범한 시민도 아니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대신 책임은 온전히 당신이 지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
나는 그대로 몸을 돌려, 곧바로 백악관을 나왔다.
‘나 원 참, 웃기지도 않는 협박이네······.’
만약 미국이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분명 우리나라에 큰 타격이 올 것이다.
하지만.
‘그 타격도 얼마 못 가 사라지게 만들 수 있으니까······.’
도럼프가 말했던 것처럼, 나에겐 위대한 ‘대현자의 힘’이 있었다.
‘10서클··· 아니, 7서클의 힘만 끌어내도 우리나라가 자급자족하게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
이미 북한에서 한번 실험도 해봤고, 나름 괜찮은 성과를 거뒀다.
‘미국과 다른 강대국들이 독점하고 있는 종자 산업이나, 기타 여러 업종에서 미국을 제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군.’
지금은 쥬얼리·제약·전자·통신 정도에 손을 뻗치고 있다면, 미국과 경제적 전면전이 일어났을 시 산업 전방위적인 업그레이드를 시켜버리면 미국이 한국을 따라올 수가 없었다.
‘선택은 뭐 도럼프 대통령이 하는 거니까······.’
나는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국을 우리의 ‘형제국’으로 대할지 ‘적국’으로 대할지 결정할 생각이었다.
‘집으로 복귀할 때도, 장인어른과는 따로 움직이기로 했으니 나는 마법으로 귀환해야겠다.’
나는 한적한 미국의 상공에서 곧바로 텔레포트를 시전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
-런던 타임즈, 발등에 불 떨어진 미국의 요구에 의해 2년 만에 다시 치러진 ‘한·미 정상회담’ 하지만, 2년 만에 역전된 위상?
-워싱턴 패스트, 도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근황에 대해 묻자 최종환 대통령 曰 ,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냥 마탑이 멱살 잡고 캐리 중이다”라며 일축.
-포모스, “우린 아쉬울 것 없다”는 한국의 안하무인 한 태도. 이대로 괜찮은가······? 미국 시민들 분노! “감히 반도의 소국 따위가 은혜도 모르고······” LA전역에서 반한 시위!
-CNM, 최종환, 비공개 회담에서 “함부로 우리 사위 건들다가 미국이 지도에서 지워질 수도 있다”며 협박··· 사실상 이 실장의 세계정복 야심?
-테이낸셜타임즈, 증권가 찌라시 중 도럼프 대통령과 실장과의 비밀 면담 얘기 솔솔··· 도럼프 대통령이 이 시장과의 면담에서 협상 제안했다가 까여··· 백악관 “사실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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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간절한 요구로 2년 만에 치러진 한·미 정상회담!
지금까진, 한국이 미국에 대해 저자세로 몸을 낮추며, 각종 협상에서 허리를 굽신굽신했었지만.
-마탑!
마탑그룹이 출범한 이후로, 한국과 미국의 위상이 180도로 바뀌었다.
미국 입장에서는 평생 병X으로만 남아 있을 줄 알았던 한국이, 웬 이상한 마법사 한 명 때문에 미친 듯이 발전하자 조급해졌다.
그래서 협상도 하고, 협박도 해봤지만······.
모두 무산 당했다.
이준혁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최종환에게도 아무런 방법이 통하지 않았고, 이준혁 본인은 아예 제4의 벽이라도 친 것마냥 굳건했다.
-당장 내일부터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입 규제를 강화하고, 미국내 잔류하는 한국 기업들을 모조리 철수시키겠네.
-마음대로 하십시오. 대신 책임은 온전히 당신이 지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도럼프의 협박에, 오히려 더 강력한 협박으로 맞받아치곤 자리를 떠버린 이준혁.
도럼프는 결국 미국의 위세도, 자신의 말빨도 통하지 않는 절대자 앞에서 백기를 들었다.
-백악관의 공식 성명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관세 협정은 2008년도에 맺었던 한미 FTA로 롤백하기로 잠정 확정지었고, 마탑그룹에 대한 규제도 금일부로 폐지하기로 결정하는 바입니다.
-미군주둔방위금도 2008년도로 롤백하여, 한국이 부담이 없도록 형제국인 미국은 최선을······.
-앞으로 미국은 한국을 적대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선언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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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식회담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마탑그룹을 향해 ‘반 독재 그룹’이라 규탄하며, 수출입을 모조리 틀어막았던 미국.
한국에 주둔한 주한미군이나 2008년도에 맺었던 한미FTA의 불공정 협약에 대한 재협상을 강행했던 미국이 돌변했다.
그러자 미국 시민들은 되려 뿔이 나서, 한국에게 조준했던 총구를 백악관으로 돌렸다.
-도럼프 제정신이냐? 1년 전까지만 해도 신나게 ‘코리안 패싱’을 외칠 땐 언제고, 인제 완전 한국의 ‘개’가 됐네. 도럼프 입에서 주인님 소리 나올 듯.
-진짜 마탑 ‘이 실장’이라도 만난 거냐? 귀신이라도 본 사람마냥 바로 꼬리 내리네. 도럼프 답지가 않다!
ㄴ이 실장 정도의 포스라면, 도럼프가 꼬리 내릴 만도 함. 이미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흑막들도 ‘이 실장’한테는 한 수 접어주는 분위기니까.
그렇게 소문은 원래보다 과장되고 부풀려져서, 전 세계 사람들이 ‘이준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