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od-Killing Archmage RAW novel - Chapter 8
8화
천리장성.
경상도와 전라도를 감싸듯 지어져 있는 거대한 장벽.
각성자가 등장하며 도심의 몬스터들은 어느 정도 몰아낼 수 있었지만.
도시와 도시 사이.
혹은 산맥 근처에 있는 몬스터의 수는 워낙 많다 보니, 몬스터의 완전한 토벌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특히 경기도와 충청도 쪽의 몬스터들이 쉼 없이 남하해, 경상도와 전라도의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각성자의 수가 증가해 가까스로 버틸 수 있었지.”
그것도 아니었다면 진작에 다른 도시처럼 궤멸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인 이상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었고.
날이 갈수록 상황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정부가 가장 먼저 시행한 일이 바로 ‘천리장성’을 짓는 것이었다.
더는 몬스터가 침략할 수 없도록 함과 동시에 주기적으로 몬스터 토벌에 나서는 각성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것에 대한 결과가 꽤 좋았나 보군.
에단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천리장성으로 오는 동안, 천리장성을 비롯해 등급이나 헌터 따위의 개념들을 배우는 중이었다.
아무리 수천 년을 살았다고 알려진 불사조라 해도.
지구만큼은 처음이었으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거고.”
천리장성 덕분에 각성자들은 큰 부담 없이 주변의 몬스터들을 토벌할 수 있었다.
그 탓에 과거와 달리 천리장성 근방의 몬스터들은 씨가 마른 상태였다.
물론 더 위쪽으로 올라간다면 또 다른 얘기긴 했지만.
아무튼.
“태정 길드는 그 주변의 던전을 매입한 모양이야.”
덕분에 일이 좀 수월할 듯싶었다.
어차피 강해지려면 많은 몬스터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
천리장성 너머의 던전들은 몬스터들의 수는 다른 곳보다 많다는 감안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지금 내 능력에서 딱 처리하기 좋은 수준이지.’
그리고 던전의 위치는 커뮤니티를 뒤지다 보면 나올 터.
“이제 가보자.”
현석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족들은 안 만나봐도 괜찮은 건가 현석?
에단이 그렇게 물은 건 그때였다.
“확인만 하면 됐어.”
현석의 시선이 적당히 떨어져 있는 낡은 빌라로 향했다.
그중에서도 402호.
자신을 포함한 삼 남매가 사는 집이었다.
그리고 때마침 그곳에 불이 켜지고 두 개의 그림자가 보였다.
헌터 협회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둘째 민석과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막내 현지.
동생들이 무사한 모습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네.’
정선우가 자신의 가족을 언급한 이후 줄곧 신경이 쓰였던 탓이었다.
“괜히 집에 들렀다가 가족이 표적이 될 수도 있으니 그냥 가자고.”
이미 마법진을 설치하는 등의 대비는 다 해두었지만, 만에 하나라는 게 있었으니.
말은 그렇게 했지만 현석은 한동안 그들을 지켜봤다.
다행이었다.
아무리 크롬헬의 기억과 인격이 자신에게 덧씌워졌다고 해도 가족들은 생각하는 마음은 그대로여서.
현석은 스스로를 뿌듯하게 여기며 이내 자리를 떴다.
* * *
-여긴가?
에단이 신기하단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그곳엔 거대한 벽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 여기가 천리장성이다.”
투명화를 한 에단이 현석의 어깨에서 날개를 쭉 폈다.
꽤 먼 거리를 이동해 드디어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에단이 얼굴을 구겼다.
-몬스터의 향이 짙군.
‘당연하지.’
이 천리장성 너머에는 몬스터가 득실거리니까.
초입 근처까진 괜찮지만, 조금 깊게만 들어가도 강하다는 트윈헤드 오우거부터, 트롤까지.
‘그나저나 태정 길드는 최근에 무슨 던전을 그렇게 많이 사들인 거지?’
천리장성으로 오는 내내.
현석은 태정 길드가 소유한 던전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조금 비정상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태정 길드에서 많은 던전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
‘참 이상하단 말이야.’
분명 다른 길드의 압박이 있었을 텐데 태정 길드는 신경조차 쓰지 않고 더욱 공격적으로 던전 매집에 나섰다.
‘어떻게 보면 깡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 가능성이 있는 것은 태정 길드에게 ‘뒷배’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정선우도 그렇게 말했었지.’
‘저희 마스터가 누군가에게 넘겨받았습니다.’
현석이 안배를 어떻게 찾았냐고 물었을 때의 답.
아마 그 ‘누군가’가 뒷배이지 않을까 싶었다.
동시에.
‘배신자가 소속된 곳이기도 할 테고.’
현석의 눈이 깊어졌다.
그렇다면 커뮤니티에서 본 것처럼 부길드장인 권혁우가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게 이해가 되었다.
그만큼 현재 배후가 태정 길드에게 시킨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현석의 입꼬리가 히죽 올라갔다.
‘혹시라도 권혁우를 만나면 제대로 알아봐야겠군.’
놈들의 뒤에 누가 있는지 말이다.
픽 웃은 그는 천천히 검문소로 향했다.
저벅, 저벅.
커다란 성벽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멀리서 경비원들이 보였다.
그들은 현석을 보자 미소를 지으며 아는 체했다.
“오. 현석이 아니야?”
“오랜만에 뵙네요. 형. 잘 지내셨어요?”
과거 이곳에서 청소부로 많이 파견 갔을 때 매일 인사를 나누었던 경비원들이었다.
현석은 늘 그랬던 것처럼 편하게 그들을 대했다.
“그런데 혼자 왔어?”
“아 앞에 있던 일정이 늦게 끝나서. 들어가서 합류하려고요.”
현석은 머리를 긁적이며 신분증을 꺼내 들었다.
신분증을 건네받은 경비원은 순간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신분증에는 그의 얼굴이 아닌 다른 사람의 얼굴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비원이 바라보자 현석은 헤실거리는 웃음을 지었다.
“헤헤, 몰래 다른 길드에 알바 뛰느라…”
실은 자신이 이곳을 넘었다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함이었지만.
청소부들이 다른 이의 이름으로 대신 일을 맡아서 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때문에 딱히 의심을 살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특히나 현석 같은 경우 더 많은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일이 없을 땐 일당의 절반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대리 청소를 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몸 상한다. 현석아.”
“그래. 조금 쉬엄쉬엄하자.”
현석의 사정을 뻔히 아는 그들은 익숙하게 신분증을 다시 현석의 품에 넣어주며 말했다.
“그런데 혼자 들어가도 괜찮겠어?”
“당연하죠. 걱정 마세요. 제가 여기 한두 번 오는 것도 아니고.”
경비원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검문소의 게이트를 열었다.
“알았다. 빨리 들어가.”
“감사합니다, 형. 다음에 봐요.”
현석은 감사를 표한 뒤 재빠르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 * *
천리장성 검문소를 지나자 가장 먼저 척박한 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무들은 나뭇잎 하나 없이 전부 비쩍 말라 있고.
땅은 거무튀튀한 게 누가 봐도 죽은 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보자. 여기서 가장 가까운 곳이….’
현석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미리 확인해둔 태정 길드의 던전으로 걸음을 옮겼다.
청소부들의 수많은 후기가 난무하는 커뮤니티의 글로 위치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숲 같지도 않은 숲을 얼마나 걸었을까.
“아… 진짜 지겨워 죽겠네. 우리 후번초 언제 오지?”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석은 나무 뒤에 몸을 숨긴 채 그들을 살폈다.
왼쪽 가슴팍에 새겨진 문양을 보니 태정 길드 소속 길드원이 확실했다.
아무래도 잘 찾아온 모양이었다.
“후번초요? 저희 도착한 지 이제 10분 됐는데요?”
“요? 요오~? 이게 미쳤나.”
“죄, 죄송합니다!”
대화의 흐름을 보니 던전의 경비를 서던 선임들이 막내 후임을 괴롭히며 시시덕거리는 모습이었다.
-대략 네 명 정도 느껴지는군. 그닥 강한 놈들은 아니야.
투명화를 한 에단이 말했다.
“그러네. 한 D+급 정도 되는 것 같군.”
C급과 더불어 가장 흔한 등급 중 하나.
크롬헬 때의 기억이 돌아오며 당시의 감각 또한 되살아난 덕분에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대마도사였던 만큼 풍기는 마나만으로 상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으니까.
“가볼까.”
현석이 먼저 한 것은 기척을 완전히 감추는 것이었다.
마나가 그의 주변에 일렁이며 그에게서 나는 모든 소리를 차단했다.
마치 물속에라도 들어온 기분이었다.
그런 뒤, 조용하고도 천천히 적들을 향해 걸어갔다.
걸음 하나하나에 여유가 느껴졌지만, 어디에도 빈틈이 느껴지지 않았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길드원들의 목소리가 점차 크게 들려왔다.
“말만 죄송하다면 다냐?”
“야야. 그만해라. 애 울겠다.”
어느새 현석은 그들의 뒤에 다가온 상태.
‘지금.’
그리고 빈틈을 확인한 현석이 마나를 운용했다.
화-악!
현석의 손아귀에 검은색 마나가 일렁였다.
“응? 뭔가 이상한 느낌이……”
그리고 그가 마나를 움켜쥔 것은 그때였다.
파츠츠츠츠츠!
손 틈 사이로 검은 전류가 네 명을 향해 뻗어나갔다.
“뭐, 뭐야!”
“대체 언제…!”
화들짝 놀란 길드원들은 나름대로 대응하려 했지만.
현석의 쪽이 훨씬 빨랐다.
전류가 순식간에 네 사람을 덮쳤다.
“으그그그극!”
“커거거걱!”
그러자 그들은 몸을 파르르 떨며 하나씩 쓰러졌다.
마신의 저주 중 하나.
아직 힘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만큼 그 위력은 보잘 것 없었지만.
D+급을 제압하는 덴 전혀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현석은 단지 쓰러뜨리는 걸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먼저 기절시킨 건 어디까지나 녀석들이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으니까.
따악-!
현석이 손가락을 튕겼다.
길드원들의 몸 중심에서 빠른 속도로 불길이 몰아치더니.
눈 깜빡할 새에 그들을 태웠다.
“[포식].”
이어 권능을 사용하자.
화악-!
그들은 푸른 빛으로 변하며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현석에게 흡수됐다.
“이제 들어가 볼까.”
현석은 씨익 웃으며 포탈처럼 일렁이는 던전 입구를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 * *
“후우… 썩은 내가 진동하는군.”
현석은 미간을 좁히며 코앞을 휘휘 저었다.
던전에 들어오기 무섭게 끔찍한 악취가 몰려온 탓이었다.
거기다 석벽으로 이루어진 통로는 습할 대로 습해 더욱 그랬다.
휙!
현석은 그러면서 허공에 가볍게 손짓했다.
화륵, 화륵, 화륵!
그러자 벽에 걸려있던 횃불에 하나씩 불이 붙으며 어느덧 통로 끝까지 환하게 빛났다.
-크르르?
-크르르륵.
동시에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스켈레톤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들은 낡은 무기를 하나씩 꼬나쥔 채 두개골을 달그락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현석은 팔짱을 낀 채 녀석들을 바라봤다.
거리가 제법 있어 아직 여유가 있었다.
-C급 던전이라더니. 직관적이라 좋군.
“그렇지?”
C급 헌터들만으로 구성된 팀이 충분히 공략이 가능한 장소.
그가 들어온 던전은 ‘네크로멘서의 무덤’이라는 던전으로.
스산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스켈레톤이 튀어나오는 것으로 유명한 장소였다.
거기다 곳곳에 미로가 섞여 있어, 어렵진 않지만 제법 까다로운 탓에 헌터들이 그리 선호하는 던전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 시체 썩는 냄새도 한몫했지.’
던전을 클리어하고 나오면 장비에 며칠은 냄새가 계속되니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청소부 생활을 하며 이런 류의 던전을 자주 들락날락했다는 사실이었다.
하도 얘기를 많이 들은 탓에 어떤 식으로 함정을 파악하고 미로를 탈출하는지 쯤은 알고 있었다.
“그나저나.”
현석은 그렇게 생각하며 눈앞에 떠 있는 반투명한 창을 바라봤다.
『■■■■■
■■ : ■■■■
■■ : ■■■■■
■■ : ■■■』
“이건 대체 뭐야?”
아카르덴에서조차 본 적이 없는 건데.
지구의 언어도, 마법 문양조차도 아니었다.
현석은 괜히 손끝으로 창을 건드려봤다.
하지만 허공을 찌르는 느낌만 들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에단 넌 뭐가 좀 보여?”
현석은 자신보다 훨씬 오래 산 에단이라면 알가 싶었지만.
-이건… 나도 처음 보는 것이군.
수천 년을 산 불사조조차 모르는 것이었다.
-배신자들끼리 알아볼 수 있는 암호일 수도 있지 않을까 현석?
“흠… 글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눈앞에 있는 창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 보니 그렇게 단정 짓기에도 뭔가 좀 애매했다.
“암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배신자들과 연관된 것일 수도 있지.”
후욱!
반투명한 창이 연기처럼 사라진 것은 그때였다.
“뭐 나중에 알게 되겠지.”
정체불명의 창이야 차차 알아가면 될 터.
애초에 이곳에 들어온 이유는 어디까지나 한 번도 써보지 못한 천신의 기술을 써보기 위해서였다.
천신.
마지막으로 상대했던 그녀는 말 그대로 정말 강했다.
용신과 마신의 권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와의 전투에서 제법 애를 먹었으니.
수백, 수천 명의 발키리들.
여기저기 떨어지는 낙뢰.
게다가 시간을 관장하는 능력까지.
‘그런 그녀의 힘이라니.’
아직 힘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만큼, 그녀가 보여줬던 기술들은 사용하지 못하겠지만.
마신의 저주처럼 일부 하급 기술은 사용이 가능할 터.
벌써부터 어떤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됐다.
일단 현석은 힘을 파악하기 위해 몸 안 깊숙하게 박혀있는 힘을 천천히 끌어올렸다.
신성력이 서서히 퍼지며, 전신에 하얀빛이 맴돌았다.
‘대충 어떤 식인지 알겠군.’
비록 처음 다뤄보는 힘이었지만.
현석은 그것만으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힘이 어떤 건지 눈치챌 수 있었다.
기존에 다루던 마나와 성질이 다르긴 하나.
천신과 생사를 건 전투에서, 그녀가 힘을 다루는 모습을 지겹도록 본 덕분이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현석이 허공에 손을 뻗었다.
화-악!
그곳에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졌다.
갑작스러운 빛에 스켈레톤들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현석의 행동을 공격이라 받아들였는지, 녀석들이 분노하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크르르르르!
-크르르르!
“잘 됐네.”
현석은 그런 스켈레톤들을 보고 씨익 웃었다.
그렇지 않아도 찾아갈 생각이었는데 그 수고를 덜어주다니.
“나야 고맙지.”
때마침.
스스스스-
마법진에서부터 은색 투구를 쓴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등 뒤엔 새하얀 날개 한 쌍이 달려 있었고.
손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창을 쥐고 있었다.
발키리.
천신이 다루던 전투형 천사.
현석이 천신의 일부를 흡수함으로써 얻은 기술은 다름 아닌 발키리 소환이었다.
‘아직 힘이 부족해 한 마리가 한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는 물론이고 각각의 전투력 또한 비약적으로 상승할 터였다.
-우웅!
녀석이 현석의 부름에 감사하다는 듯 투구를 울리며 소릴 냈다.
몸에서 환한 빛이 고고하게 흐르고 있어서일까.
가만히 보는 것만으로 신성한 기운이 물씬 풍겼다.
-크르르르!
어느덧 스켈레톤 무리가 현석의 코앞에 다가온 건 그때였다.
“어디 한번 실력 좀 보여줘 봐.”
-웅!
현석의 말에, 발키리는 고개를 한번 간결하게 끄덕이더니.
펄럭!
날개를 활짝 펼치며 앞으로 쇄도했다.
그 뒤로 금빛 잔상이 남아 반짝였다.
그리고 녀석이 보여준 풍경은.
“이야, 성능 좋네.”
현석이 감탄을 뱉기 충분했다.
* * *
촤아아악!
발키리가 창을 횡으로 휘두르자.
그 앞으로 신성력이 앞으로 퍼져갔다.
마치 파도처럼 출렁이던 신성력이 그대로 스켈레톤을 덮쳤다.
-크에에에에!
-크아아아!
스켈레톤들은 비명과 함께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신성력과 언데드.
어쩔 수 없는 상성의 차이가 존재한다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C급 헌터 무리가 상대해야 할 스켈레톤을 홀로 상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뒤를 믿고 맡길 수 있겠어.’
현석은 기분 좋은 웃음을 띤 채 던전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이거 직접 움직일 필요도 없겠다. 천신 이놈, 이 좋은 걸 혼자 쓰고 있었네.”
-아군이 되니 꽤 든든하군. 나도 필요 없겠어.
에단이 기분 좋은 듯 픽 웃었다.
그러나 녀석의 말에 현석이 무슨 소리냐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뭐라는 거야. 너도 가서 사냥해야지.”
에단의 얼굴이 왈칵 일그러졌다.
-발키리로 충분하다 하지 않았나?
“그건 나 말하는 거고 너는 예외지. 잠들어있던 시간이 얼만데 이참에 전투 감각 올린다 생각하고 싸워.”
-….
“어서.”
현석은 정색하며 단호하게 말했다.
에단은 눈살을 찌푸리며 현석을 가만히 응시하다.
이내 귀찮다는 듯이 날개를 펄럭이며 앞으로 날아갔다.
-망할 주인.
들리지 않게 중얼거리는 건 덤이었다.
신을 죽인
대마도사의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