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167
제3장 대륙 상단 건설 (2)
한성이 다시 귀환하였다는 소식이 제도에 울려 퍼졌다.
한성은 한 번 사라졌던 전적이 있었다. 갑자기 사라져 10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들이 꽤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제도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침울해 있었는데, 한성이 귀환하자 귀족들이 몰려든 것은 물론이고 백성들은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한성이 가지고 있는 파급력은 그만큼이나 대단하였다.
웅성웅성.
연회장에는 중앙의 모든 귀족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한성에게 인사를 한다.
“돌아오셨군요.”
“별일 없었나?”
“제국이 빠르게 통합되고 있습니다.”
“얀파스 공작이 노고가 많겠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얀파스 공작은 무관들과 함께 전쟁을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제도에 남아 있는 무관들은 거의 없었다. 모두 전쟁에 동원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곧바로 연락을 하라고 하였는데 아직 그런 기미가 없는 것으로 보아서는 별 어려움 없이 제국을 경락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막힌다고 해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황제가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네가 없다고 해도 오가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경락하는 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조만간 제국의 영토는 회복할 것이다.”
“하지만 제국 외의 영토는 아직 수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로군?”
“그렇지.”
칼번은 씁쓸하게 웃었다.
원래 제국은 강성하였고 막강한 군사력이 있었다. 하지만 랭턴 공작의 역공에 당하여 갑자기 무너져 버렸던 것이다.
모든 것이 칼번의 실책이었다.
“뭐, 어쨌거나 오늘은 신나게 마셔 보도록 하지.”
“잔을 들지.”
황제와 한성이 잔을 들자 모든 사람들이 잔을 들었다.
남자들의 곁에서는 아름다운 여자들이 시중을 들었다. 그에 비하여 한성의 양쪽에는 샤렐과 유설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제국을 위하여!”
“위하여!”
연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의 연회는 한국의 연회와는 차원이 달랐다.
무회들은 춤을 추었고 악사들은 아름다운 연주를 이어 나갔다. 그러니 술이 절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투리스 공작이 오창진과 김유환, 그리고 김유미를 바라본다.
그들은 한성과 같은 인종이었다. 이 세상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인종이었다.
“저분들은 다른 차원에서 오셨습니까?”
“그렇다. 이자는 오창진이라고 한다.”
“차진이요?”
“창진이다.”
“발음이 어렵군요.”
“우리 세계에서는 천재로 통하는 석학이다. 대륙과 지구를 오가는 상단을 만들 것이다. 이곳에는 과학이, 지구에는 마도 공학이 발달하게 되겠지.”
“대단하십니다. 거기까지 생각하셨군요.”
“이자는 김유환이다. 곧 그랜드 마스터가 될지도 모르는 사내지.”
“……!”
사람들은 놀람을 드러낸다.
물론 소드 마스터 최상급에 달한 기사는 카렌대륙에도 있었다. 하지만 흔한 것이 아니었다.
“소드 마스터 최상급이라.”
“그 때문에 작위를 받으러 왔다.”
“제국의 귀족이 된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
칼번도 눈에 이채를 띠었다.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던 김유환이었는데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성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말한다.
“겨우 이런 일로 놀라기는.”
“놀랄 일이지요.”
“칼번, 어떻게 생각하나?”
“네가 신원을 보증한다면 백작 위에 영지를 내리는 것 정도는 문제가 없다. 그 후에 공적을 쌓아 승작을 밟아 나가는 것으로 하지.”
“들었나?”
“감사합니다.”
김유환은 고개를 숙인다.
이참에 한성은 아예 김유환의 작위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 했다.
“지금 주는 것이 어떤가?”
“지금 말인가?”
“못 할 것도 없지.”
“으음……. 어느 곳에 영지를 주어야 하려나.”
한성도 생각에 잠긴다.
김유환은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이었다. 곧 있으면 현경의 경지를 밟을지도 몰랐다. 물론 양이심공을 익히지 않는 이상 한성에게 대적할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대륙을 호령할 수 있는 힘을 갖출 것이다.
한성은 김유환을 최대한 이용해 먹을 수 있는 곳에 배정하고자 하였다.
“북쪽의 아너스 영지가 어떤가?”
“라이투안 왕국과 인접한 곳이로군.”
“차후 김유환이 라이투안 왕국을 정벌하면 후작으로 승작하는 것으로 하지.”
황제는 손가락을 튕겼다.
“좋은 생각이로군!”
“그곳이 어딥니까?”
김유환이 호기심을 드러냈다.
한성은 대륙 전도를 가져오게 하였다.
진지한 이야기를 해야 했기에 잠시 음악은 멈추었고 무희들은 구석으로 물러갔다.
한성은 이 세상을 조각내서 등분할 만큼이나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은 황제가 알아서 일을 처리하지만, 한성이 하고자 하는 일은 누구도 막지 않았던 것이다.
촤악!
지도가 펼쳐지자 지구에서 온 사람들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넓군요.”
“지구보다 넓다고 보면 된다.”
“이런 대륙을 일통하셨다고 했습니까?”
“그랬지. 지금은 갈라졌지만, 곧 일통이 될 것이다.”
한성은 현 제국의 북부를 가리켰다.
꽤나 넓은 영지였는데, 원래는 후작령이었던 지역이다. 국경을 담당하고 있었고 예부터 골치를 썩었던 지역이었다.
라이투안 왕가에 대한 백성들의 충성심은 상당히 높았는데, 그 때문에 빈번하게 반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끈질기게 진압하였고 그들도 포기하였지만, 제국이 분열되자 가장 먼저 독립한 왕국이기도 하였다.
한성은 그런 경계 지대에 김유환을 박아 놓으려는 것이다. 물론 세계 정세에 어두운 김유환은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교역으로도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거다. 원한다면 제도와 텔레포트 게이트도 만들어 주지.”
“감사합니다, 형님.”
“후후. 아니다.”
김유환은 감사하고 있었지만, 한성의 꿍꿍이를 알고 있는 황제와 귀족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곳에 들어가면 허구한 날 전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창진은 그럼…….”
“나는 됐다.”
“귀족의 작위를 받지 않겠다고?”
“작위와 영지가 있으면 귀찮을 따름이다.”
오창진은 딱 잘라 말했다.
그의 목표는 오직 S그룹의 성장이다. 그룹이 성장하면 영지나 작위를 뛰어넘는 권좌를 갖게 될 것이었다.
굳이 작위를 갖지 않겠다는데 줄 이유는 없었다.
“자, 그럼 정리가 됐나?”
“그런 것 같군.”
짝짝!
한성이 손뼉을 친다.
“연주를 시작하라!”
띠링! 띠리리리링!
하프가 다시 연주되었다.
한성은 정말 오랜만에 카렌대륙식의 연회를 제대로 즐겼다.
* * *
삐이익! 삐이이익!
풀벌레 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한성은 오늘 간만에 폭식을 하였고 소화를 겸하여 황궁을 걷기로 한다.
“아직 안 잤냐?”
오창진도 정원을 거닐고 있는 중이었다.
“신기한 일이로군.”
“다른 차원이 있다는 것 말이군.”
“그렇다.”
오창진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곳이 지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바로 세 개의 달이었다. 게다가 크기도 거대하여 외계 행성이나 타 차원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던 것이다.
한성은 오창진과 잠시 산책하기로 하였다.
“뭘 팔아야 할지 결정했냐?”
“기본적으로 비누와 세공된 큐빅, 세제, 생활용품 등 팔 것이야 많지.”
“바쁘겠군.”
“노다지나 다름없다. 이곳에서는 원자재와 마법 용품들을 가져다가 팔아야지. 아마 떼돈 벌 수 있을 거다.”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우리는 양쪽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건 인지하고 있다.”
오창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상단 구성에 들어갈 것이다. 제국 상단부터 시작하여 여러 개의 상단을 병합하여 대륙에 존재하는 원자재나 물건들을 모아 지구로 돌아갈 것이었다. 그리고 지구에서는 이곳의 특산품을 팔아 과학 문명을 들여와 판매한다.
바보가 아닌 이상 적자를 볼 일도 없었고 장사가 되지 않아 걱정할 일도 없었다.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는 것은 시간문제였던 것이다.
“그런데 작위는 왜 거절한 거냐?”
“있어 보았자 소용없으니까.”
“그래도 생활하는 데에는 편할 거다.”
“네 직속 상단이라고 하는데 걸릴 것도 없지.”
“그런가?”
웬만한 작위보다 한성의 이름이 더 통하는 세상이었다. 한성의 직속 상단이라면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쨌거나 상단의 주인은 한성이었다.
잠깐 그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내일부터 바쁘겠군. 자도록 하자.”
“그러자.”
한성과 오창진은 잠깐 더 걷다가 잠자리에 들도록 하였다.
다음 날 아침.
한성은 어젯밤에 상단주들을 호출해 놓았다.
제국에서 운영하는 상단들이었는데, 오늘부터 오창진의 상단에 포함되는 것이었다.
세 명의 상단주가 한성에게 인사를 한다.
“대공 전하를 뵙습니다!”
“귀빈관에 모인 그들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일어나라.”
“황공하옵니다.”
“오늘부터 상단은 하나로 통합되고 주인이 바뀐다.”
“누구로 바뀌는 것입니까?”
“소개하지. 오창진이라고, 지구에서 내 친구였다.”
“……!”
한성은 일부러 오창진을 친구라고 소개했다. 그래야 늙은이들에게 무시당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오창진입니다.”
“앞으로 오 단주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그러시죠.”
이곳 사람들이 오창진을 발음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은 어제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에게도 오 단장이라고 부르는 편이 속 편할 것이었다.
한성은 상단주들을 오창진에게 맡겨 놓고는 슬쩍 발을 뺀다.
“알아서들 하라고.”
지금부터는 한성의 영역이 아니었다.
머리 아픈 부분은 남들에게 맡기는 것이 상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