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02
제9장 여행 (3)
술자리가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한성은 혼자 술을 20병 정도 마셨다.
나머지 술은 부원들이 나누어 마셨는데, 모두가 취해 가고 있었다. 그에 비하여 한성은 매우 멀쩡했던 것이다.
하지은의 눈도 조금씩 풀려가고 있었다.
“네놈은 무엇이 그리 대단한가? 왜 그리 막 나가는 거냔 말이다.”
“자신감이겠지.”
“어떤 자신감?”
“이 세상의 무엇으로도 나를 무너뜨릴 수 없다. 그런 자신감으로 살아가기에 막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막 나가는 남자라.”
하지은은 한성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안경을 벗는다.
안경을 벗자 꽤 예쁜 얼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성의 2년 선배였는데, 그렇다고 해도 정신 연령은 훨씬 어릴 것이다.
“묘한 매력이 있군.”
“그걸 이제야 알았나?”
“그런 매력으로 여자를 얼마나 후리고 다녔냐?”
“셀 수도 없지.”
손에 꼽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대공이던 시절에는 거의 수십 명의 여자들을 섭렵했었다.
“그중 네 마음을 빼앗은 여자는 부인들이 유일한가?”
“그렇다.”
한성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샤렐과 유설화는 묘하게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한성의 마음을 빼앗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묘한 놈.”
쿵.
하지은은 그렇게 한마디를 내뱉고는 쓰러져 버렸다.
“눕혀 놓고 와라.”
한성은 유재식에게 명령을 내렸다.
유재식은 자신도 모르게 한성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한성의 명령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배어 나왔던 것이다.
“슬슬 술자리도 파해야겠군.”
귀찮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썩 나쁘지만은 않은 여행이다. 특히나 내일부터는 새로 부하가 생길 것이다.
대학에서, 특히나 동아리에서는 놈이 한성의 수족이 되어 줄 것이었다.
* * *
다음 날 아침.
한성은 묘하게 일찍 눈이 뜨이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난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한성뿐만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들떠 있는 샤렐과 아린이 새벽부터 일어나 있었고, 떠드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한성은 어제의 내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내심 안창수가 일어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한성은 안창수를 발로 건들였다.
툭툭.
“일어나라.”
“으음…….”
안창수는 한 번에 일어나지 못했다. 그것은 어제 과음 탓이다.
물론 한성은 그런 안창수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퍼어억!
“커어어억!”
“일어나라.”
“이 자식! 감히 선배에게!”
“선배? 어제 내기가 기억나지 않나?”
“흥! 겨우 그런 내기로 나를 옭아맬 생각이라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내가 내기 따위에 승복을 할 것 같은가?”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한성은 턱을 쓰다듬었다.
그렇다면 그에게도 생각이 있었다.
“어쩔 수가 없지.”
“허억! 뭐 하는 짓이냐!”
한성은 흡기공으로 놈을 옭아맸다.
그야말로 안창수는 꼼짝없이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는데, 입만 빼놓고는 아예 거동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성은 안창수를 밖으로 끌고 나가 나무에 매달았다.
웅성웅성.
물론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오랜만에 교육을 하게 되어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그 감각이 조금씩 잊혀가고 있었거든.”
“교육이라니?”
“교육의 참맛을 보게 될 것이다.”
교육의 참 의미를 유설화만 잘 알고 있었다.
동아리 회장이 묻자 유설화는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고문을 말하는 거예요.”
“설마 여기서 고문을 하겠나?”
“할 거예요.”
한성은 입꼬리를 올렸다.
상쾌한 아침에 매우 기쁜 일이었다. 만약 놈이 한 번에 부하를 자처하면 어떻게 하나 내심 걱정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성은 대야에 물을 받아 온 후에 머리만 집어넣는다.
쿠르르르륵!
“허억! 저러다 죽는 것 아니야?!”
여자들은 매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물론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고통스러울 뿐이다.
“푸하! 이 자식! 나를 죽일 셈이냐!”
“아직도 입이 살아 있군.”
쿠르르르르륵!
“끄으으윽! 고문이라니! 지금 장난하냐?!”
“아직도 입이 살아 있군.”
한성은 몽둥이를 만들었다.
그는 힘껏 몽둥이를 휘둘렀다.
빠악!
“끄아아아악!”
퍽퍽퍽퍽!
“…….”
동아리 회원들은 입을 쩍 벌린 채로 다물지 못하였다. 도대체 뭐 이런 해괴한 경우가 다 있나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성은 구타를 멈추지 않았다.
퍽퍽퍽퍽!
“끄아아아악!!”
안창수의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오지연은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동아리에 웬 이상한 인간이 하나 들어 온 것은 그렇다 치고 행동과 말투도 현대적이지 않았다. 어디 중세시대 귀족에게서나 볼 법한 인간이 나타났던 것이다.
어제 놈과 여행을 왔고 안창수와는 내기를 했다. 내기에서 진 안창수는 곯아떨어졌는데, 부하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대한 몽둥이로 두들기고 있었던 것이다.
‘선배를 저 지경으로 만들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은근히 안창수를 좋아하고 있던 오지연이었다. 선배가 저 꼴이 되는 것을 지켜볼 수가 없었다.
누가 보아도 명백한 구타였고 경찰을 불러야 할 상황 같았다.
오지연은 곧바로 112에 신고를 한다.
-112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지금 일방적인 폭행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러다가는 사람 죽겠어요!”
-어디십니까?
“누리 펜션입니다.”
-곧 출동하겠습니다.
오지연은 이를 악물었다.
‘선배, 조금만 참아요.’
경찰들이 곧 있으면 나올 것이다.
아무리 막 나가는 놈이라고 하여도 경찰이 오게 되면 어쩔 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들이 출동했다.
퍽퍽퍽!
“끄아아아악!”
“허억!”
다행히 경찰들은 이한성이 안창수를 구타하는 장면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렇게 되었다면 현상이 잡힌 셈이었다.
‘너는 끝이다.’
“지금 뭐하는 짓인가!”
“교육을 하고 있다.”
“자네, 학생인가?”
“잠깐 가시죠.”
이한성은 경찰들을 이끌고 저 멀리 사라진다.
물론 멀리 갔다고 해도 행동하는 것은 볼 수가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어디론가 연락을 했다. 그러고는 놀란 표정과 함께 경례를 붙이는 것이 아닌가!
경찰들은 그대로 사라지려고 하였다.
오지연은 경찰들의 앞을 가로막는다.
“어디 가시는 거예요?!”
“죄송하지만, 맞을 짓을 했군요. 저희는 도와드릴 수가 없겠습니다.”
“뭐라고요?!”
퍽퍽퍽퍽!
“끄아아아아악!”
비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경찰들은 오지연을 밀어내고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오지연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학생들도 입을 벌린 채로 고개를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말도 안 돼.”
그러거나 말거나 이한성은 신나게 안창수를 두들기고 있었다.
그 시각.
경찰들은 파출소로 복귀를 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박근종 경사는 오늘 놀라운 경험을 하고 말았다.
항상 베일에 가려져 있던 천상의 기사다. 그가 몬스터부 장관이자 몬스터 관리청장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얼굴을 본 적은 없었다.
오늘, 그와 동료는 몬스터부 장관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가 정말 천상의 기사인가?”
“그렇다고 하지 않나.”
“설마 천상의 기사를 내 눈으로 보게 될 날이 올 줄이야…….”
“운이 좋다고 해야겠지.”
박근종 경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말로 영광스러운 날이었다.
두들겨 맞고 있던 청년은 정말 그럴 법한 이유가 있었다. 감히 천상의 기사에게 반항을 했으니 맞아도 쌌다. 물론 뼈가 부러진다고 해도 곧바로 치료할 것이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파출소가 눈에 보일 때까지 와서야 박근종은 무릎을 쳤다.
“아! 사인이라도 받아 둘걸.”
“우리가 실수를 했군.”
오늘 경찰들이 한 최대의 실수는 그의 사인을 받지 않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