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18
제5장. 작위를 받다 (2)
우웅 우웅!
마법진이 돌아가고 있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마법진은 고대 마족들이 사용하는 마도공학과 흑마법이 혼재된 것이었다.
현재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었으니 한성으로서는 매우 관심이 가는 분야 중 하나였다. 고대 마족의 언령마법이나 마도공학, 흑마법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이곳을 오가지 않을까 싶었다.
화아아악!
어둠이 빛이 한성과 카이너스를 삼킨다.
그들은 순식간에 공간을 이동하였다.
한성은 대략 마왕성에서 여섯 달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그라이언 영지에 도착하였다.
눈을 뜨자 눈앞에 광활한 평야가 펼쳐진다.
그곳에서는 한성이 일전에 보았던 광경이 이어지고 있다. 각 구역에서는 스켈레톤 노예들이 강제 노역을 하고 있었으며 추수하고 있기도 했다.
게이트 앞에는 일천에 이르는 마족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피의 계승자를 뵈옵니다!”
“내가 그리 불리나?”
“이미 소문이 자자하옵니다.”
“자네의 이름은?”
“소신은 그라이언 남작가의 기사단장인 그레이엄이라 하옵니다.”
그레이엄에게서는 엄청난 마기가 분출되고 있었다.
그레이엄만 하여도 이전의 한성보다 강하였다. 그랜드 마스터를 뛰어넘은 기사가 기사단장으로 앉아 있었던 것이다.
역시나 이곳에서는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다.
기사들의 실력도 하나하나 수준급이다. 최소한 소드 마스터 최상급에서 그랜드 마스터였으니 한성이 혀를 내두를 만하였다.
그러나 한성이 인간이라는 사실은 마왕과 시종장만 알고 있었다. 그는 그저 마왕이 직접 간택한 고위 마족이라 인식되고 있었던 것이다.
“마차를 대령하였사옵니다.”
“가보자.”
한성은 마차에 올라탄다.
마차는 무중력 상태로 운행되었다.
“가자!”
두두두두두!
기사단은 철통같이 한성을 호위한다.
군마들은 모두 흑색의 갑주를 걸치고 있었으며 내부는 뼈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무리 달려도 지치지 않으며, 먹지도 않았다. 오직 마력으로 운용이 되는 것이었다.
한성과 카이너스는 마차에 탄 채로 창밖을 바라본다.
“도대체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군.”
“운이 좋았다.”
“운이 나빴던 것이 아니고?”
“마왕은 언제라도 미래와 현재를 오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걱정할 것도 없지.”
“과연 어쩔지.”
“게다가 이곳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으음?”
카이너스의 말에 한성은 뭔가 개안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어쩌다 보니 일이 이 지경으로까지 꼬였지만, 구구절절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한성은 마계의 남작이었다. 그리고 남작령의 모든 것은 그의 것이었다. 공물이나 마왕의 지시를 따르기만 하면 이곳에서 왕과 같이 행동할 수 있었다.
마왕은 한성의 행동에 어떤 제약도 걸지 않았다. 그저 마계와 오갈 때마다 보고를 하고 바둑이나 두자고 말했었다.
“가능할지 모르겠군.”
“시도는 해 볼 수 있겠지.”
생각하고 보니 고대마계에서 한성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꽤 많았다.
광활한 평야를 지나 거대한 성채에 이른다.
남작령에 불과하였지만 무려 태고에서부터 발전하던 곳이었다. 게다가 이 넓은 땅을 겨우 30마리도 안 되는 귀족들이 다스리고 있다고 하니 인간 세계와는 격이 다르다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나 새로운 귀족이 등극하는 것은 수만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고 한다. 마왕이 아니었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드르르륵!
“피의 계승자이자, 영주님의 행차시다!”
웅성웅성.
영지에는 수많은 마족들이 나와 있었다.
인간 세계와 다른 점이 있다면 모든 시설은 전자동이라는 것과 마물들을 노예로 부린다는 것이었다.
종종 아름다운 엘프 여성들을 노예로 부리는 마족들도 있었다.
마도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세계.
한성은 지금 신세계를 보고 있었다.
영주성은 저 멀리 우뚝 솟아 있었다.
거의 100층에 달하는 영주성이었으며 그야말로 높이가 까마득했다.
한성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영주성 앞에 내려선다.
척척!
“영주님을 뵙습니다!”
이곳 영주성에 근무하는 서큐버스만 하여도 천 마리가 넘었다. 특별히 마왕은 한성의 취향(?)을 고려하여 집사들은 빼 내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이곳은 마계의 하렘이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다만 기사들과 가신들은 남성체였다.
가신들도 인사를 한다.
“충! 남작가의 가신인 바르스라 하옵니다.”
“아르소라 하옵니다.”
“리쿤이라 하옵니다.”
“너희는 인간체가 아니로군?”
“다크 나이트로, 마계 군단장에 역임을 하고 있사옵니다.”
“그렇군.”
한성은 더 이상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남작령이라고 말은 했지만 그 병력만 해도 백만이 넘었다. 그 휘하 마물까지 하면 그 숫자를 헤아릴 수도 없었다.
마계는 오직 다음 신마대전을 준비하며 살아간다. 그 때문에 병력의 증강은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신마대전에서 전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강자존의 법칙에 의하여 철저하게 복종한다.
인간 세계처럼 권력과 암투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시종장이 무릎을 꿇었다.
시종장은 서큐버스로, 퀸보다 한 단계 직급이 낮은 귀족이었다. 그 아름다움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었으며 색기가 넘쳐흘렀다.
“이루디아라고 합니다.”
“네가 시종장인가?”
“그렇사옵니다. 1만 년 만에 영주님께서 부임하셨고, 그분이 마왕 폐하의 피를 이어 받으셨으니 기쁘기 한량이 없습니다.”
“그게 왜 기쁜가?”
“다음 대 마왕 폐하가 되실 수도 있으니까요.”
마족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지만 소문이라는 것이 그리 무서웠다. 이미 현 마왕이 다음 대 마왕으로 한성을 점찍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인간이다.’
한성은 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왔다가 들어갔다.
인간은 마왕이 될 수 없었다. 그런 사실을 확실하게 할 수 있었으나 마왕의 말대로 그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밝혀 좋을 것이 없었다.
한성에게는 마왕의 권능이 일부 묻어났다.
“안내해라. 영주성을 둘러보겠다.”
“영광으로 모시겠습니다.”
한성이 앞서 나갔고 그 뒤를 서큐버스와 기사들이 따랐다.
영주성 안으로 들어가자 한성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밖에서 보는 것과 영주성 안의 광경은 달랐다. 공간확장마법을 사용하여 드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에 대한 설명은 생략되었다.
누구도 한성이 고위 마족임을 의심하는 자가 없었다. 마왕의 피를 이어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보증수표가 되었던 것이다.
“1층은 하급 전사들이 수련하는 곳입니다.”
척척!
마족들이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
이것은 무림에서 말하는 오체투지와 비슷하였다. 바닥에 납작 엎드려 처분만을 바라는 것 같았다.
실제로 한성의 말은 곧 법이었고 그 한마디로 생사가 갈렸다. 그는 영지 내 모든 생명체에 대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마왕은 무슨 생각으로 한성에게 이만한 권력을 내어준 것일까.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만한 권력을 내어준 저의가 궁금했다.
카이너스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울려 퍼진다.
-마왕은 생각이 있을 거다.
-무슨 뜻이지?
-주인님이 밥 먹듯이 오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뜻이지.
-과연 어떨지.
-인간의 욕심에는 끝이 없으니까.
카이너스는 인간의 속성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지금이야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지만, 틀림없이 찾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확신하고 있었다.
그들은 2층에 이르렀다.
“이곳은 9급 전사들이 수련을 하는 곳입니다. 주둔지기도 하지요.”
“10층까지는 계급별로 전사들이 수련하고 있겠군.”
“정확하십니다.”
“11층은?”
“11층부터는 행정부서입니다. 영지의 각 부서를 담당하는 마족들이 있습니다. 20층부터는 사무실이 딸려 있으며 50층부터는 거의 영주님의 사유 공간입니다.”
“…….”
한성은 혀를 내둘렀다.
그야말로 영주성에는 없는 것이 없다고 보아도 되었다.
마계의 귀족들은 기본적으로 10만 년 이상은 살아가야 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 것이었다.
실제로 무료함을 느끼고 다음 대 귀족에게 영지와 작위를 계승한 뒤에 영면에 드는 자들도 있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이것저것 취미를 갖지 않으면 미친다.
마계의 시간은 매우 느긋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소개는 이만하면 되었다. 회의실로 가신들과 수뇌를 소집하라. 강력한 전사들도 함께 들이는 것을 잊지 말고.”
“그리하겠사옵니다.”
모든 마족들이 물러난다.
한성은 홀로 영주성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한성은 각층을 둘러보고 있는 중이었다.
아마 그의 명령이 떨어졌으니 지금쯤이라면 모든 가신들과 수뇌부가 모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며칠 정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는 없었다.
이곳에서는 한성의 말이 법이었으며 절대적으로 수행되었다.
한성은 50층 이상을 둘러보며 선대 영주의 취미를 알 수 있었다.
“병기의 제작인가.”
“그렇게 보이는군.”
50층에는 데스 나이트 부대가 있는가 하면, 53층에는 키메라 부대가 있었다. 55층에는 엘프의 영혼으로 만든 부대가 있었으며 언데드 부대가 있는 층도 있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각종 병기들이 가득하였는데 갑옷과 검을 모으는 취미도 있었던 것 같았다.
어느 층에서는 검과 갑옷이 제작되고 있었으며 어느 층에는 수많은 미녀들을 모아 놓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취미도 다양하였고 시간을 보낼 것도 많았다.
어떻게 보면 이곳이 천국이었다.
“장난이 아니로군.”
“살고 싶은 생각이 드나?”
“험험. 그럴 수야 있나?”
“조금은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만한 것을 얻었으니 밖으로 가지고 나가기만 하면 아무런 걱정이 없을 지경이다.”
“그러니 다시 찾게 되겠지.”
“말이 그렇게 되나?”
카이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층, 한층 오갈 때마다 도저히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을 지경이다.
마왕성은 이보다 더한 300층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무려 150층 이상이 모두 마왕 개인의 공간이라고 한다.
그 안에는 무수하게 많은 놀잇거리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모두 무료해져 대지의 품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이었다.
세월이라는 것은 생명체를 미쳐 버리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한성은 95층에 이르렀다.
드르르륵!
그곳에서는 눈이 뒤집어질 정도의 빛의 향연이 펼쳐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