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413
제5장 절대방어진 (2)
한성은 대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곳에는 마국을 실질적으로 다스리는 20인의 군주들이 부복해 있었다. 군주 휘하의 주요 행정관들이 자리하고 있기는 하였지만 그들에게는 별다른 권력이 없었다. 오직 마국을 움직이는 수뇌부는 이곳에 모인 자들이 전부라고 보아야 할 것이었다. 물론 군주들은 한성이 휘하 대 악마들을 영주로 임명하면 그들의 부관으로 임용될 것이었다.
한성은 흡족하게 웃고 있었다.
마국을 움직이는 지도층은 전부 한성 휘하의 노예들이었다. 그 말은 누구도 그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누구보다 한성이 통치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였던 카일이 순한 양이 되었다. 그는 극도의 예를 보이며 입을 열었다.
“폐하. 인간들을 쓸어버리고 그곳에서도 물자를 징발해야 합니다.”
“인간과 전쟁이라.”
“어차피 대륙을 지배할 것이라면 인간들도 쓸어버리는 편이 좋습니다.”
“다 죽이자는 말이냐?”
“세뇌를 시키자는 뜻이지요.”
한성은 생각에 잠긴다.
이미 인성이 파괴된 자들은 그렇다고 쳐도 인간 전체를 세뇌하여 지배하는 것은 썩 내키지가 않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한성은 인간이었다.
“세뇌는 내키지가 않는다.”
“그렇다면 병력으로 찍어 누르시고 그들의 충성을 받아 내시면 됩니다.”
“좋은 생각이로구나.”
한성은 망설이지 않았다.
군주들의 말대로 대륙을 완전하게 통치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온전히 한성의 휘하에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얼마 전에 조약을 맺었지만, 압도적인 힘 앞에 조약은 힘없는 종이쪼가리일 뿐이었다.
“카일. 네가 다녀와라.”
“명을 받듭니다.”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해 볼까?”
“이야기라면 역시 물자입니까?”
“그렇다.”
“물자라면 걱정할 것 없습니다. 착취를 하면 충분히 징발이 가능합니다.”
엘런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한성이 아칸 대륙을 다스리려는 목적은 하나였다. 그것은 바로 물자를 징발하여 지구로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 하나의 목표를 위하여 달려 나가고 있었다.
새롭게 식민지로 개척하고 행성 A-1도 결국에는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아칸 대륙 남부의 아젠 제국.
마국에 밀리고 밀려 이제는 대륙 남부에서도 한참이나 땅을 빼앗겼지만 그들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는 마족들을 대륙에서 몰아내고 진정한 인간들의 세상을 열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국을 찍어 누를 수 있는 힘을 가진 차원의 마족이 나타났다.
차원의 마족을 다스리는 마왕은 도저히 인간들이 상대할 수 없는 괴물이었다. 그리고 그 휘하의 마족들도 마찬가지였다.
황제 아투스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도대체 차원의 마왕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까.
“또 악몽인가요?”
황후 에델리스가 그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아투스는 깊은 한숨을 내쉰다.
“나는 황제이지만 인간을 이끌어 갈 자격이 없소.”
“그런 말씀 마세요. 당신이 무너지면 인간들의 방패는 사라지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들은 놈들에게 유린되겠죠.”
“차원의 마왕이라는 자도 속을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요.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이미 물자들을 지원하고 있잖아요. 아마 그 때문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들도 영토가 안정되면 그 많은 물자들은 필요하지 않겠죠. 그때까지만 버티면 돼요.”
“그리 간단한 문제일지는 모르겠소.”
그는 술을 찾았다.
요즘 같아서는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술을 마시니 조금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방책을 마련해야 할 것인데.”
“백방으로 대신들이 찾고 있으니 곧 방법이 나올 거예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잠자리에 듭시다.”
황제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 하였다.
똑똑!
“으음……. 무슨 일이냐?”
지금은 새벽이었다.
황제도 인간인 이상은 자야 하고 잠을 자지 않으면 다음 날 매우 피로한 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깨운다는 것은 그만큼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근위기사단장 로일이 급하게 외쳤다.
“마, 마국에서 사자가 왔습니다!”
“뭣이!?”
황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마국에서 사자가 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심각한 일이었다.
과연 근위기사가 깨울 만하였다.
“도대체 그 이유는?”
“일단 차원의 마왕이 마국의 황제로 즉위한다는 것밖에는.”
“……!”
이건 더 놀라운 일이다.
“차원의 마왕이?”
“곧 즉위식을 거행한다고 합니다.”
“그곳은 오후겠군.”
대륙 남부와 북부는 당연히 시차가 있었다. 이곳은 새벽이었지만 북부는 오후 무렵이 되었을 것이다.
“어찌할까요?”
“대신들을 소집하라!”
“존명!”
대전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다.
대신들은 속속 입궐하여 대전을 채운다.
그들 역시 새벽에 갑자기 입궐을 하게 된 것이었지만, 불만을 표출할 수는 없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마국에서 보낸 사신이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있었다.
웅성웅성!
대신들이 이야기를 쏟아 낸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야기 못 들었나? 차원의 마왕이 마국을 쳐서 황제로 즉위한다고 하네.”
“허어! 그렇다면 우리와의 조약은 어찌 되나?”
“바람 앞의 등불일세.”
소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때, 황제가 등청했다.
“인류의 지배자, 아투스 폰 아젠 14세께서 드십니다!”
“황제 폐하 만만세!”
대신들이 예의를 갖추었지만, 역시나 마국의 사자는 허리를 펴지 않았다.
그는 황제를 쏘아보고 있었다.
대신들도 입을 다물었다.
지금, 이곳에서 인류의 운명이 결정될 것은 굳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빤한 일이었다. 그러니 다들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황제가 입을 열었다.
“마국의 사자라고 하였느냐?”
“그렇다.”
“크윽! 저런 쳐 죽일!”
“감히 황제 폐하의 면전에!”
대신들이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신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기야, 인류의 운명은 놈이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만!”
황제가 대신들을 제지했다.
곧 웅성거림이 잦아든다.
황제가 그에게 다시 물었다.
“마국에서 어쩐 일인가?”
“오늘 이 시간부로 대륙남부는 마국의 영토로 편입한다. 이에 황제를 비롯한 귀족들은 황제 폐하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
“뭣이!”
이것은 선전포고나 다름이 없었다.
인간의 제국은 그래도 오랫동안 버텨 오며 그 기치를 잃지 않고 있었다. 한데 사신이라는 놈이 다짜고짜 인간제국을 해산시킨다고 선언한 것이다.
모두가 당황하고 있었다.
“이놈! 말이면 다인 줄 아느냐!”
퍼억!
푸하하학!
“……!”
로데카 백작의 목이 날아갔다.
황제는 눈을 부릅떴다.
“이 무슨!”
“나는 마국의 황제 폐하를 대신해 왔다.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뜻이다. 나를 모욕하는 것은 곧 마국의 황제 폐하를 무시하는 처사다. 그래서 목을 날려 주었는데 잘못 되었나?”
피 비린내가 진동한다.
대신들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였다. 막 나가는 마국의 특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살인을 저지르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기야, 마족 놈들은 인간 알기를 가축 정도로 여기니 살인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또 할 말이 있나?”
“이대로 살아 나갈 성싶으냐?”
“나를 죽이면 곤란해질 거다. 폐하께서 전 인류를 말살하실 테니까.”
“크윽!”
황제는 놈의 말이 농담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마국보다 더한 놈들이 차원의 마족이었다.
그곳의 마왕이 마국을 굴복시키고 황제가 되었다면 아론의 역량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뜻이나 진배없었다.
놈은 좌중을 둘러보며 씩 웃었다.
“그럼 답변 기다리도록 하지. 내일까지 답을 가져와라.”
“뭐 그런!”
“그럼 이만.”
쿨렁!
퍼어어억!
이곳에는 마력장이 펼쳐져 있었다. 황궁으로 함부로 난입하는 경우가 없도록 한 처사였는데 놈은 마력장을 간단하게 찢어 버리고 텔레포트를 하였다.
놈이 사라지자 대전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럴 수가!”
“하늘이 제국을 버리시는가!”
황제조차 어떤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인류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마국의 수도 아르디우스.
한성은 오늘 즉위를 하는 즉시 수도를 아론으로 개명할 것이었다. 아르디우스라는 이름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예복으로 환복하고 있었는데 그 절차가 매우 복잡했다.
화려한 보석들은 물론이고 꽉 조이는 타이트한 의상이다.
여기에 거대한 날개를 펼쳐야 했는데, 이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어쨌거나 한성은 고대 마왕의 진전을 잇고 있었다. 그러니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말 갑갑하군.”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것이 법도이니까요.”
“후우.”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정통성 때문이었다.
그냥 힘으로 굴복을 시켜도 되었지만, 반란이 일어나면 신경 쓰일 일이 많아진다. 그 때문에 한성은 쉬운 길을 택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즉위를 하는 것이 힘들 줄 알았다면 그냥 반대하는 놈들을 다 쓸어버리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똑똑!
“준비가 끝났느냐?”
“폐하. 군주 카일 님이 오셨습니다.”
“들라 하라.”
덜컥!
문이 열리고 카일이 들어왔다.
출발한 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아 도착을 한 것을 보니 그곳에 가서 제대로 깽판을 치고 들어온 모양이었다.
“주인님을 뵙습니다.”
“어떻게 되었나?”
“통보를 해 두었습니다.”
“시간은 얼마나 주었지?”
“내일까지입니다.”
“똥줄이 타겠군.”
한성은 입꼬리를 올렸다.
인류는 마국을 막을 수 없었다. 그냥 두어도 인류는 멸망의 수순을 밟고 있었는데 여기에 차원의 마족들이 가세를 할 것이니 그야말로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던 것이다.
“고생했다.”
“이만 물러가옵니다.”
한성은 거울을 확인한다.
“악마가 따로 없군.”
“…….”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는 한성.
물론 날개만 거대하게 펼쳤을 뿐이었지만 엄청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폐하. 준비가 끝났습니다.”
“가도록 하지.”
이제 그는 황제로 즉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