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446
제9장 마왕의 자리에 오르다 (1)
한성은 놀람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가 인간을 창조한다는 것은 상상도 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것은 오직 신의 영역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함은 테미스가 증명을 하고 있었다. 한성이 생각할 때, 테미스의 연구는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테미스의 연구가 끝날 것이고 아마 발렌시아를 완벽하게 구현하여 은거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하여 테미스는 영원한 삶을 이어 나가려는 것이 아닐까.
어째 되었건 수련이 끝나는 순간, 테미스와 한성의 관계도 끊어질 것이었다.
테미스가 입을 열었다.
“보통 창조는 흙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흙으로 일단 형태를 빚어 그것을 살아 있는 육신으로 바꾼다. 그 이후에 영혼을 부여하는 것이지. 하지만 이것은 하급 창조의 단계이다.”
“그것이 하급 창조의 단계라니…….”
“상급의 단계는 그저 기로만 만들어 내는 것이지.”
“그것이 가능합니까?”
“대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마나. 그것이야 말로 창조의 근원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창조의 근원…….”
“마나라는 것은 원자보다 더 잘게 쪼개진 형태다. 그것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며 이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다. 흙이란 분자가 뭉쳐진 기본적인 형태이므로 그것을 이용하여 창조한다면 쉬운 일이지.”
“그렇다면 폐하께서도.”
“진흙을 구워 조각을 했었다. 그리고 육체를 만들 수 있었지. 하지만 세밀한 묘사는 불가능했다. 그러다 마나를 사용하여 창조를 함으로써 빠르게, 그리고 수월하게 창조가 가능했던 것이다.”
스스스슷!
테미스는 한성의 눈앞에서 발렌시아를 만들어 낸다.
발렌시아는 살아 있었다. 다만 영혼이 없어 백치와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테미스는 그녀에게 함부로 영혼을 주지 않았다. 발렌시아에게 줄 수 있는 영혼은 오직 원래 발렌시아의 것뿐이었다.
“폐하의 수련은 이제 거의 끝이 났군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한성은 턱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네가 나의 경지에까지 이르렀으면 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성은 목각인형을 만드는 창조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한성은 미친 듯이 수련에 몰두하였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무한이었기에 모든 것을 잊고 오직 수련에만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어나라!”
스륵 스르르륵!
목각인형들이 일어난다.
이제 그는 1킬로미터 안에 목각인형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여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알 수 없다.
테미스는 이제 반경 수십 킬로미터 안에서 인간을 창조할 수 있었다. 이 정도라면 거의 창조신의 권능과 다를 바가 없었다.
테미스는 천지창조의 권능도 불가능하지 않음을 깨닫고 있는 중이었다. 한성은 몹시 놀랐다.
“설마 폐하께서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가능하겠습니까?”
“얼마가 될지도 모르는 시간 동안 수련을 한다면 가능하지 않겠느냐?”
“하하…….”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창조신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극도로 수련을 거친 생명체에 불과하였던 걸까? 머리가 복잡해진다.
“너도 이제는 인간을 만들 수 있지?”
“예. 손이 닿는 거리라면요.”
“만들어 보아라.”
한성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인간을 만들어 내었다.
테미스는 흡족하게 웃었다.
“이 인간을 반경 10킬로미터 내에 가득 채울 수 있을 만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수련은 종료될 것이다.”
“하아……. 그것이 언제쯤 가능할는지.”
“언젠가는 가능하겠지.”
테미스의 말이 맞았다.
결국에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익숙함의 문제였으며 수련의 시간이 길수록 권능이 가다듬어지는 것이었다.
휘이이잉!
한성은 마나를 다스리고 있었다.
차분한 마음으로 사방에 기를 조율하였고 마나를 응축하여 형태를 잡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병사들을 창조하였다.
스아아아아!
병사들의 육체가 만들어졌고 그 안에 영혼을 불어넣는다.
“허억! 허억!”
대략 수천에 달하는 병사들을 만들어 냈다. 이것만으로도 한성은 기진맥진하였다.
짝짝짝짝!
테미스가 박수를 쳤다.
그는 한성을 바라보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역시나 내 제자다. 너는 천재임이 틀림없다.”
“아직 미흡합니다.”
“하지만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들은 약할 겁니다. 실전에는 써먹을 수가 없지요.”
“그건 시간문제다. 피부를 강철과 같이 만들고 네가 알고 있는 검법들을 주입한다면 그야말로 훌륭한 병사가 될 것이다. 단전을 네가 임의대로 만들어 낼 수 있으니 그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냐?”
“…….”
테미스의 말이 맞았다.
이건 인간을 뛰어넘는 권능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인간이 사용할 수 없는 힘이다.
테미스가 설명을 이어 간다.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반신의 반열에 오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 너는 이미 반신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창조의 권능을 일부 사용할 수 있지.”
“그렇군요.”
“언젠가는 우주 너머에서 새로운 우주를 창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후후. 그리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지. 하지만 이곳에서 십억 년 이상 수련을 하다 보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거다. 그때에는 네가 마나까지 창조를 해낼 수 있는 권능을 지니게 되겠지.”
“거기까지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실은 나도 그렇다. 행성 하나 정도라면 몰라도 우주라니. 그건 진정한 초월자의 영역이지.”
천외천의 세계.
한성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창조의 권능을 지니게 되었다. 그것은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이제 수련에 집중하라. 떠날 때가 머지않은 것 같구나.”
“알겠습니다.”
한성은 다시 수련을 하기 시작하였다.
시간을 잊은 지 오래되었다.
한성은 본래의 목적까지 완전히 망각한 채로 수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때로는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헷갈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한성은 오직 창조와 소멸의 권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군대를 창조한다.”
스스스슷!
스아아아아!
한성의 의지에 따라 마나가 뭉쳐지고 형태를 잡아간다.
이제 그는 일만의 강력한 군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천군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엄청난 실력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군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흉흉한 눈으로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병사들은 그야말로 잘 훈련된 정예병들이었다. 하나하나가 소드 익스퍼트 상급의 경지에 이른 상태였다.
이들을 모조리 소드 마스터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아마 모든 병력이 소드 마스터가 된다면 충분히 천군과 자웅을 겨루어도 될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는 너무 먼 길이었다.
한성은 창조를 하면서 소멸보다는 역시 창조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테미스가 한성이 창조한 군대를 바라본다.
“정병이로구나.”
“멀었지요.”
“한계가 보이지만 언젠가는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되고말고. 누구 제자인데. 하하하하!”
테미스는 껄껄 웃었다.
그의 실력도 일취월장하였다. 이제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한성의 수련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한성이 물었다.
“폐하. 이제 슬슬 폐하의 연인을 되살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직은 아니다.”
“그 말씀은?”
“나만의 세상을 창조한 후에 연인을 만들 것이다.”
“그렇군요.”
한성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마왕은 진정한 천외천의 존재가 될 것이다. 그리된다면 한성은 자신과 테미스와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을까 염려했다.
테미스는 한성의 어깨를 짚었다.
“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게 되면 너를 초대하겠다.”
“정말입니까?”
“어렵지 않은 일이지. 차원을 이동하게 만드는 통로만 만들어 낸다면야.”
한성은 기대하고 있었다.
테미스가 그러한 세상을 만들어 낸다면 한성 역시 언젠가는 신으로 군림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성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은 먼 이야기지.’
테미스는 한성을 어딘가로 불렀다.
그야말로 황궁이 부럽지 않은 곳이었는데 그곳은 마왕의 권능으로 만들어 낸 미녀들로 꽉 차 있었다.
산해진미가 쌓여 있었으며 독한 영혼주도 몇 동이나 있었다.
“오늘은 즐겨 보자.”
“좋지요.”
한성은 마왕과 함께 술을 퍼 마셨다.
‘이제 슬슬 이별이 다가오는가.’
한성은 그리 생각했다.
이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마왕이 갑작스레 수련을 중단하고 즐기자는 제안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술이 얼큰하게 취했을 때, 테미스가 입을 열었다.
“이제 나갈 때가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