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 Lives Eight Lives RAW novel - Chapter 53
53
‘아저씨. 여기 지하 수백 미터야.’
나는 미친 듯이 날뛰는 드레이를 보고 불안해졌다. 저렇게 오러를 마구 쓰다가 동굴 무너지면 어쩌려고. 초능력으로 살아날 자신은 있다만, 수천만 톤이 넘는 흙더미에 깔리는 경험은 하고 싶지 않았다.
‘드레이가 선을 넘기 전에 빨리 흑마법사를 죽이고 그를 말려야겠어.’
나는 드레이에게서 관심을 끊고 흑마법사에게 돌진했다. 첫 목표물의 전신에 나선형으로 비비 꽈이는 초능력을 일으킨다.
초능력은 보호막을 뚫지 못하고 흑마법사의 피부만 비틀었다. 흑마법사가 화들짝 놀라며 나를 보고 스태프를 들었다.
스태프 끄트머리에 달린 해골이 덜그럭거리며 녹색 빛을 토해냈다. 녹색 빛이 안광으로 압축되더니 부채꼴 형태의 압력파를 발사했다.
두두둥!
압력파는 그저 물리적인 힘만 깃들어있지 않다. 그것에 휩쓸린 물체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역겨운 기포를 만들어냈다.
‘닿는 것도 싫어.’
나는 압력파의 결(缺)을 따라 전력으로 쾌검을 날렸다. 경쾌한 백색의 선이 공중에 그어지며, 압력파가 반으로 쩍 갈라지고 흑마법사의 스태프와 상체마저 깔끔하게 반으로 갈랐다.
철퍽 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상, 하체를 무시하고 그대로 옆으로 턴 한다. 기기묘묘한 발걸음으로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고, 옆에서 어둠의 창을 쏘아내는 흑마법사에게 돌진했다.
휘리릭!
어둠의 창은 화살보다 몇 배는 빠르게 나를 향해 쏘아졌다. 자전하는 창은 휘파람과 비슷한 소리를 내었는데, 일반인이 들으면 귀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질만한 악독한 저주가 그 소리에 실려있었다.
물론, 나에겐 통하지 않는다.
나 성력(聖力)있어. 그딴 저주 안 통한다.
나에게 어둠의 창은 일직선으로 달려드는, 아마추어의 찌르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상체를 흔들어 창을 피하고 흑마법사의 정수리로 내리치기를 날렸다.
사악!
검풍이 날아가자 흑마법사가 정수리부터 가랑이까지 피부가 쩍 쪼개졌다. 원래는 뼈까지 뚫고 일격에 죽일 계획이었는데, 피부에 검은 기가 감도는 게 특수한 개조를 거친 모양이었다.
“크르륵······!”
목젖까지 베여 말도 못하고 비틀거리는 흑마법사. 하지만 흰자위만 보이는 눈은 아직도 적개심을 잃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다.
아니나 다를까 옆에 있던 멍청이 세뇌 놈들이 동료의 안전도 신경 쓰지 않고 내게 공격마법을 날려댔다.
슈우욱!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의 표면처럼, 회전하는 검보라빛 구체가 사방팔방에서 쏘아졌다. 나는 오러를 쏘아 두 개를 터뜨리고, 빈틈을 찾아 피했다.
현란한 스텝, 오러와 구체의 폭발로 말미암은 시야 가림, 은신술까지 합쳐지자 흑마법사들은 내 모습을 찾지 못하고 어리둥절해했다. 그 사이를 노려 가장 가까이 있는 녀석을 목표로 삼고 힘을 썼다.
초능력으로 발밑의 땅을 5센티미터 정도 없애서 균형을 잃게 하고, 사각(死角)에서 쏘아진 오러가 방어막을 뚫고 심장을 관통했다. 심장에서 오러가 터지자 흑마법사의 상체가 손가락 마디 하나보다 작게 조각났다.
퍼엉!
피 안개가 어둑어둑한 동공에 채워진다. 나는 대략 흑마법사의 마법과 그들이 어떤 기운을 쓰는지 확인을 끝내고, 전력을 발휘했다.
천재검도해서 안에 담긴 무수한 검법의 묘수(妙手)! 그중 하나가 내 손에서 펼쳐졌다.
우웅!
자세를 바로 하자 벌떼가 웅웅 우는 것처럼 영역이 울었다. 웅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영역이 숨을 쉬는 것처럼 확장과 수축을 반복했다.
한 순간, 영역이 크게 확장되었을 때 웅웅거리는 소리가 멎었다. 나는 뒤로 물러나 흑마법사가 한눈에 보이는 위치에 서서 횡으로 검을 베었다.
발끝에서 시작된 와류가 무릎, 척추를 타고 올라오며 한없이 증폭되었다. 끝을 모르고 상승하는 무지막지한 파괴력에 섬세한 힘 조절이 더해지자 세상을 덮칠 해일로 변했다.
나는 그 해일을 검날에 실었고, 오러에 실었다. 해일은 나의 인도에 따라 목표를 덮쳤다.
빠드득!
흑마법사들 나름대로 방어나 공격을 하려고 한 것 같지만, 해일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남은 흑마법사 넷은 분쇄기에 들어간 돼지고기처럼 형체도 남기지 못하고 처참하게 사망했다.
바닥에 피가 질펀하게 흘렀다. 나는 흑마법사의 사망을 확인하고 드레이를 구경했다.
“크아악!”
드레이는 몇 안 남은 몬스터를 고문하듯이 하나하나 정성스레 포를 뜨고 있다. 조금 걱정되기는 하는데 동굴을 무너뜨릴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
“······.”
노예들은 흑마법사의 명령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은 제자리에 서서 멍하니 동굴 천장을 올려다보기만 했다.
나는 내가 할 일이 끝났음을 알고 흑마법사의 시체를 유의 깊게 살펴보았다.
이래 봬도 전생에 학자 나부랭이였던 적이 있다. 특이한 기운이라 하니 관심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나는 흑마법사의 피를 손끝으로 찍어 살짝 맛보았다.
쩝쩝.
혀끝에서 아린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기운이 혀를 통해 체내로 침투하려 하자 성력이 불처럼 일어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정화했다.
재미있는 하지만 비효율적인 에너지.
그것이 흑마법사의 마나를 느낀 나의 감상이었다. 굳이 줄여 말하면 흑마력이라고 해야 하나?
흑마력은 분명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다. 흑마력 자체의 파괴력도 뛰어나거니와 육체에 관여해서 육체개조를 손쉽게 일으킨다. 저런 기운을 가졌으면 키메라도 빵 찍어내듯이 마구 만들어내겠지.
하지만 딱 그게 전부. 흑마력은 불완전하다. 마치 니트로글리세린을 몸 안에 쌓아놓는 것만큼이나 안정성이 떨어졌다.
장점에 비해 단점이 너무나도 크다. 파괴력은 기술로도 얼마든지 늘릴 수 있고, 육체개조도 일반 마나로 충분히 가능하다. 승천자가 이미 마나의 뛰어남을 입증했지 않나.
불안정하다는 것은 보편성과 가장 동떨어진 단어다. 잘 닦인 길을 굳이 거부하고 가시밭길을 걷는 이유를 모르겠다.
‘힙스터인가?’
내 안에서 흑마법사에 대한 판단이 끝났다.
흑마법사는 힙스터다. 죽여도 되는 힙스터.
퍼억!
흑마력의 파악이 끝난 순간, 몬스터의 상체를 쪼개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러에 의해 몬스터의 육체는 풀어 헤쳐진 짚단처럼 사방으로 흩날렸다.
“후으으······!”
드레이가 얕은 숨을 내쉬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가 얼굴을 붉히며 내게 걸어왔다. 나는 별다른 말없이 살점만 남은 흑마법사와 멍한 표정의 노예를 가리켰다.
“흑마법사가 죽으면 세뇌가 풀리는 거 아니야?”
드레이가 살육 천사의 얼굴에서 살육을 뺐다. 그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미 뇌가 망가졌어. 저들은 살아도 산 게 아니야.”
나는 그의 말에 한 노예의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초능력 파동과 마나가 그녀의 얼굴로 스며들어 전신을 탐지했다.
나온 결과는 드레이의 말과 동일했다. 흑마력 때문에 뇌에도 구멍이 뻥뻥 뚫렸고, 전신에 악성 종양이 가득했다. 내장은 기능을 잃고 죽어가는 중이었고, 심장은 흑마력에 의해 억지로 움직이고 있었다.
길어야 이주일 안에 죽는다. 그것이 노예들의 운명이었다. 내가 그리 말하자 드레이가 부정했다.
“일반인이 몇 주가 넘게 흑마력에 노출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나? 육체에 변형이 일어나서 변이체라는 몬스터가 돼. 저들은 겉모습만 인간일 뿐, 반인반수나 마찬가지야.”
흑마력을 공급을 끊는다면? 그러면 지금 당장 죽는다.
이주일 정도 더 살고 몬스터가 되느냐. 아슬아슬하게 인간일 때 지금 죽느냐. 어느 쪽이든 가혹한 선택! 그것이 노예들의 운명이었다.
“지금 죽이자.”
나는 흑마력의 위험성과, 희생 가능성이 없다는 걸 깨닫고 바로 말했다.
마나를 받아들이면 육체는 변하고 영혼의 격은 상승한다. 그것은 흑마법에도 통하는 논리다. 즉, 노예들의 영혼은 지금도 실시간으로 흑마력에 오염되는 중이다.
영혼의 오염은 상위개념의 ‘이어짐’에서 탈락함을 뜻한다. 전생을 통해 이어짐을 경험한 나는 그들의 혼이 이 우주에서 영원토록 고독해짐을 원하지 않았다.
현생의 고통은 현생에서 끝내야 한다. 상대가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든 간에 그것이 후생까지 이어져서는 안 된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노예의 목을 잡았다. 이대로 조금만 힘을 주면 목이 부러지고, 죽을 것이다.
“······.”
드레이는 감시구역에서 7년을 머물렀어도 비술의 은자인지 뭔지 하는 정보단체에게 지속적으로 정보를 받았다. 그 또한 내 행동이 틀리지 않다는 걸 알기에 나를 말리지 않았다. 그저 울 듯한 얼굴로 노예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막 힘을 주기 전······.
“잠깐.”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힘을 풀었다. 그리곤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잡았다.
“션······?”
드레이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나는 드레이를 무시하고 성력을 떠올렸다.
성력은 마나의 상위 개념이다. 어찌나 상위의 것인지 무려 신을 탄생시키는 연료로 쓰이기도 했다. 또한 성력은 삿된 기운을 정화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그녀의 머리에 성력을 끼얹었다. 푸른 기운은 신통방통하게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재빠르게 그녀의 뇌로, 전신으로 퍼져서 행동을 개시했다.
덜덜덜······!
그녀의 몸에서 역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마구 흘러나왔다. 성력은 부당한 희생자의 몸을 침략하는 흑마력을 단숨에 몰아내고 오염된 육체와 영혼을 정화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 성력이 만능이면 나부터 불로불사를 달성했다. 아무리 성력의 힘이 대단해도 뇌, 심장, 내장기관, 전신에 퍼진 종양을 한순간에 치유할 순 없다.
여성은 편한 얼굴로 힘을 잃고 쓰러졌다. 즉사였다.
“어억?!”
드레이가 성력과 죽은 여성을 보고 차렷 자세로 몸을 뻣뻣하게 굳혔다. 어찌나 놀랐는지 손아귀에 힘이 풀려서 검마저 땅에 떨어뜨릴 정도였다.
땡그랑! 하고 질 좋은 금속이 진동하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가 벌벌 떨며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왜 이러지? 나는 드레이의 이상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아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고 손뼉을 쳤다.
짝!
그렇구나. 드레이한테 성력 쓸 수 있다는 거 말 안 했구나. 같이 여행하면서 검술 이야기만 주구장창 하느라 말하는 걸 까먹었다.
드레이는 나와 고암 산맥을 휘젓는 몇 주간 일분, 일 초도 빼먹지 않고 검술 토론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가짜 천재검은 물론이고 그가 익힌 수많은 검술까지 내게 알려주며 그 무리(武理)에 관한 신선한 시각, 달리 말하면 승천자의 관점을 알고 싶어 했다.
그게 아니면 알테어의 멸망과 관련된 이야기라거나.
그래서 성자니 뭐니 하는 걸 말할 새도 없었다. 성력을 쓸 일도 없었고. 뭐, 지금 말하면 되겠지. 나는 가볍게 생각했다.
“아, 내가 말 안했구나. 나 성자래.”
“······.”
드레이가 입을 떡 벌리고 나를 본다. 밑에서 위로, 위에서 밑으로 고개를 몇 번이나 주억였다. 그래도 납득가지 않는 기색이었다.
나는 말했다.
“나 성자래. 드레이.”
“방금 말했잖아!”
드레이가 기절초풍하듯이 놀라며 소리쳤다. 그러고는 안색을 뒤바꾸곤 자기 입을 틀어막았다. 감히 성자에게 소리 지른 자신을 질책하는 거다.
나는 다시 말했다.
“나 성력 쓸 수 있다?”
“나도 봤······! 으으으읍!!?”
드레이가 답답해서 소리 지르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몇 초간의 바동거림으로 간신히 혼란을 제압한 그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곤 내게 물었다.
“어, 언제부터? 언제부터 성자였소? 션?”
“늑대인간하고 싸우다가 깨우쳤어.”
전생 이야기까지 하면 미친 사람 취급받겠지.
“허어······. 내가 성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구나. 이 죄를 어찌 갚아야 할지.”
드레이가 허탈한 얼굴로 그리 중얼거렸다.
르암인은 참 이상한 게 성자를 앞에만 두면 쓸데없이 어색하기 짝이 없는 사극 체로 말을 한다. 성자라는 인간은 사극을 좋아하나?
나는 사극을 좋아하지 않는다. 쉰둘일 때 내가 가장 즐겨보던 영화, 드라마는 히어로 무비나 공포, 스플래터 계열이었다.
‘쏜은 답지 않게 로맨스 무비를 좋아했지. 어디 고대 제국에 휴가 간 공주 이야기라던가. 그런 게 뭐가 재밌다고. 참······.’
어쨌든 사극 체는 싫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말투 이상한데 평소처럼 하면 안 될까?”
“아, 알겠···. 음······. 알겠, 알겠···어.”
드레이가 더듬거리며 어떻게든 말투를 바꿨다. 나는 그에게 널린 노예를 가리켰다.
“저 사람들도 다 성력으로 정화하고 죽이면 되는 거겠지? 한 번에 끝내게 한곳으로 모으자. 나는 왼쪽 애들을 데려올게. 드레이는 오른쪽 애들을 부탁해.”
“알겠소이다. 하······! 썅!”
존댓말을 하고는 자기 입술을 때린다. 그가 투덜거리며 노예들을 한곳으로 모았다.
“이거 참 익숙하지 않군. 성자에게 반말이라니.”
“성자라고 해봤자 성력 쓰는 인간인데 뭐가 그리 잘났다고 대접을 받아?”
내가 노예들을 이끌며 그리 말하자 드레이가 기겁하며 나를 흘겨보았다. 그가 울상이 된 체 손바닥까지 비벼가며 내게 애원했다.
“션, 제발 부탁인데 남들 앞에선 그런 말은 하지 말아다오. 성자는······. 아니! 너는 성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대체 뭐야?”
“성력 쓰는 르암인?”
“그,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니면 르암인의 고대 조상이 천족과의 교접(交接)을 통해 신체와 영혼 깊은 곳에 성력을 다룰 가능성을 받았고, 천족이 사라지자 종교인들은 천족을 대체할 새로운 신앙을 찾아 헤매다가 성력을 쓰는 르암인을 대체재로 새웠다는 것?”
“······.”
지나치게 냉정한 관점을 입에 담자 드레이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가 한숨을 푹푹 내쉬며 노예들을 건네주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않았으면 너를 제압해서라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을 거야.”
협력은 여기까지라는 말투. 하지만 내가 남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였나? 나는 성력을 내뿜으며 대꾸했다.
“합동작전이라며? 이쪽 일 끝나면 다른 데로 가서 도와줘야지? 거기서 여기 이······.”
나는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 노예들을 가리켰다.
“이 찌끄레기들도 제대로 장사를 치러줘야 하지 않겠어? 성력으로 정화해 줘야지.”
“하지만······.”
“하지만은 무슨. 드레이 분명하게 말할게. 성자라는 인간이 뭐 하는 놈인지는 모르겠다만,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영혼이 오염되어 영원한 고독에 잠길 머저리들을 무시하고 제 혼자 안전한 곳에서 꿀 빨고 있는 놈이라면··· 차라리 성자를 안 하겠어.”
내가 뭐 대책 없이 착한 인간도 아니고, 나도 내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영혼을 아는 나이기에, 영혼이라는 불분명한 것을 경험한 나이기에 이들을 못 본 척할 수는 없다.
그 수가 수십 만이 넘어가면······ 그때는 적극 모른 척 하겠지만, 기껏해야 수백 정도인데 이 정도 일은 해줘야 한다.
내가 단호한 눈으로 드레이를 바라보자 그가 말없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곤 내게 말했다.
“절대로. 절대로 내 옆을 벗어나지 마.”
나는 미소 지었다.
054. 알테어는 죽지 않았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