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ll Search Gets Done RAW novel - Chapter 87
88. 검색 길드 (2)
나는 칼라미티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거의 해주지 않았다.
그저 조직의 이름, 간부들의 이름을 비롯한 그 구조와 알려진 목적 정도만 공유한 정도.
더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는 알려줄 수 없었다.
어차피 놈들은 죽을 때까지 가명만 사용하는 범죄자들이었다.
‘미래 기억 속에도, 놈들의 정보는 거의 존재하지 않아.’
그러한 미증유의 조직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사실 나로서도 더 이상 아는 바가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건, 그들이 어떤 사건을 벌이고 어떤 음모를 계획했는지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들뿐.
그보다, 다른 문제가 있었다.
‘어디까지나 이건 미래 기억에 근거한 사건들이니…….’
그런 사건이 벌어질지 도대체 어떻게 알았느냐고 따지고 들면 할 말이 없었다.
사실상 미래 예지에 가까운 일.
관련 스킬이 생겼거나 예지몽을 꾸었다고 둘러댈 수도 없었다. 이미 뒤틀리기 시작한 미래.
그가 자칫 알던 대로 지시했다가 놈들의 행보가 바뀌기라도 한다면, 거기서 나올 참사를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는가.
“그 이유는,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저 또한 아는 바가 많지 않아서입니다. 나아가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 맞구요.”
“안전이라니요. 아무리 한세훈 길드장님께 저희가 한 번 목숨을 빚진 적이 있다지만 그건…….”
부길드장, 지휘성이 답답해하는 게 느껴졌다. 하긴 나의 발언이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컨퍼런스 당시 내가 그들을 구했던 건 어디까지나 예기치 못한 암수를 막았던 것일 뿐.
정식으로 양지에서 해결할 문제였다면 자기들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그러나 나는 천천히 설명을 이어갔다.
“이미 고문님, 부길드장님, 길드장님 그리고 연소율 차장의 이름까지 모조리 놈들의 살생부에 올라가 있을 겁니다. 아마 어떠한 방식으로든, 여러분께서 그들을 뒤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그건 분명 큰 위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흐음. 그깟 놈들 얼마든지 덤벼봤자 이 손에 걸린다면······.”
“그렇기에 더는 말씀 드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가능하면 그들, 칼라미티의 존재만 염두에 두시고, 평소와 같이하시던 일을 해주십시오.”
검선이 이어서 말했다.
“마치 자네에게는 혼자서 칼라미티를 막아설 어떠한 계획이라도 존재한다는 것처럼 들리는구먼.”
허유강도 그 말을 들으며 맞장구를 쳤다.
“고문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마치 저희가 잘못 움직인다면 한세훈 길드장님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긴다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었다.
나는 칼라미티가 다음에 어떤 악랄한 짓거리를 저지를지에 대한 정보를 거의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 혼자서 그 모든 짓거리를 막아설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쇄도 길드를 내 뒷배로 끌어들이게 된 것이다.
마침 기회가 좋았고, 이들은 현재 나를 어느 정도 신뢰해주고 있으니까.
‘그러나 아직은 이들이 움직이는 건 시기상조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다 털어놓고 쇄도 길드가 알아서 다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만약 섣불리 쇄도 길드가 나서게 될 경우, 오히려 당하는 것은 쇄도 길드가 될 수도 있었다.
“쇄도 길드는 이미 너무 유명합니다. 특히 여러분은 더더욱 유명한 헌터들이지요. 칼라미티는 여러분의 작은 행동 하나에 반응하고 움직일 것입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분의 숨통을 조여올 것입니다.”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내가 알려주는 정보는, 사실 그걸 알려주는 내게 가장 리스크가 큰 정보들이었다.
아까 생각했듯이, 이들이 정보를 알고 대처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역사가 뒤틀리고 바뀌어 버린다면, 나는 더 이상 미래의 사건을 미리 계획하여 막아내기가 어려워질 테니까.
그렇기에 알고있는 사실을 섣불리 말해줄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내가 이들에게 해준 말은 그저, 이들이 이미 추측하고 있는 사실에 확신을 더해주는 내용뿐이었다.
“일단 정보팀에게 칼라미티에 관한 내용을 아주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파헤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정말로 그런 놈들이 존재한다면 우리의 눈길을 완전히 피해 갈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지휘성의 확고한 말을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손사래를 쳤다.
“그건 절대 안 됩니다.”
“왜지요?”
“정보팀은 이미 한 차례 칼라미티의 일원에게 통째로 먹힌 적이 있습니다. 국 팀장 기억 안 나십니까? 그자 역시 칼라미티의 일원이었습니다. 비록 그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쇄도 길드의 정보팀에는 그 조직의 끄나풀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크흠.”
“한세훈 길드장의 말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보네. 그 조직의 정체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괜히 어중간하게 알고 움직이는 것보다는 일단 지켜보는 편이 좋을 걸세. 홀홀······.”
검선이 내 의도를 이해하고는 달아오르는 분위기를 가라앉혀 주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하시는 말씀을 이해할 수는 있었습니다. 현재 검색 길드는 쇄도 길드와는 다르게, 어느 정도 베일에 감춰져 있지요. 그렇기에 한세훈 길드장님께서는 단독으로 칼라미티의 약점을 잡아내기 위해 움직이고 계시는 듯하군요.”
허유강이 내 말에 힘을 실어주자, 나는 이어서 말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여러분께 칼라미티에 관한 또 다른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쇄도 길드의 힘이 필요한 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도래할 테니까요.”
이미 상당히 앞당겨진 역사와 더불어, 칼라미티가 본격적으로 세상의 수면 위로 드러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내가 가진 이 미래 기억과, 스킬 검색.
두 가지를 이용하여 나는 부지런히 수면 아래에서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그 시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칼라미티의 힘을 최대한 깎아놔야 한다.
그동안 저번의 알데바란 제거 계획과 같이, 쇄도 길드를 굵직한 일에 동원할 수 있다면 일단 그것만으로 이득이었다.
그런데 연소율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혹시, 칼라미티의 간부라고 했던 이지수 부길드장이 죽었으니까··· 이제 한국은 그 조직으로부터 어느정도 안전한 상황이 된 건가요?”
중요한 질문이었다.
사실 쇄도 길드에게 이와 관련된 정보를 조금 넘겨주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길드장과 부길드장도 그녀의 질문에 대답이 궁금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안전해진 것은 아닙니다.”
“완전히 안전해지지 않았다구요?”
“정점 길드가 마비되고, 이지수가 사라진 지금 칼라미티의 계획은 많이 엎어졌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의 일을 이어받은 자들이 있습니다.”
연소율이 알 것 같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그거, 스톰 차저 길드인가요?”
“맞습니다.”
투기장의 관중석에 앉아있던 스톰 차저의 헌터들. 연소율은 그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스톰 차저의 길드장, 왕 첸이 이지수의 역할을 이어받았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허유강이 사뭇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칼라미티는 현재 우리 길드가 겪고 있는 헌터 유출 문제와도 크나큰 연관이 있게 되는 거로군요.”
지휘성도 허유강의 말에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점이 스톰 차저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는 추측 또한 기정사실이 됩니다.”
“맞아요. 이제는 비록 정점 길드가 작동을 하고 있지 않지만, 스톰 차저의 국내 영향력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이지요.”
미래 기억 상, 칼라미티가 대한민국에 저질렀던 마지막 짓거리.
그것은 중국의 길드를 동원해 한국의 헌터들을 모조리 빼돌렸던 사건이었다.
지휘성이 말했다.
“그 중국놈들은 어디서 그런 막대한 자금이 솟아나는 건지는 몰라도, 국내의 중소 길드는 물론이고, 당장 우리 쇄도 길드의 헌터들까지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빼돌린 헌터들은 대부분 중국으로 보내지고 있다지요?”
“그렇습니다. 놈들이 정말로 악랄한 이유이지요. 이대로 가다간, 국내에도 통제 불가능한 던전이 생겨날 겁니다.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던 헌터와 던전 사이의 평형이 깨져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에도 블랙존이 되어버린 도시가 생겨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부길드장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원 역사였다면 죽었어야 할 대한민국의 헌터들이 대부분 살아있었다.
그러나 이 스톰 차저의 행보가 지속된다면, 그러한 변화가 모두 없었던 것이 돼버릴 수도 있었다.
내가 똥꼬 빠지게 뛰어다니며 살려놓은 대한민국의 헌터들이 모조리 스톰 차저로 이적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이 상황을 종결시켜야 했다.
‘이미 알데바란도 없고, 고작해야 그 부하였던 왕 첸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해결법은 간단했다.
암세포가 있다면 암세포를 제거해야 하듯, 대한민국을 좀먹는 길드가 있다면 그 길드를 도려내야 했다.
‘그 부위가 더욱더 커지기 전에, 빠르게 제거해야 한다.’
국제 랭킹 7위의 초대형 길드, 스톰 차저.
마음 같아서는 그 길드를 지구 상에서 제거해 버리고 싶었으나, 그것은 내가 원한다고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다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그들을 밀어버리고, 그 수장인 왕 첸을 제거하는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나는 길드장, 허유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스톰 차저는 단순히 남의 길드에 소속되어있던 헌터들을 빼가는 일만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단순히 빼가는 게 아니라니요?”
수많은 헌터들이 막대한 액수의 돈을 약속받고 스톰 차저로 이적했다.
그것은 단순히 거기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모두 신비해져 버리고 말았지.’
템퍼링(Tempering).
이미 길드에 소속되어있는 헌터에게 비밀리에 접촉하여 빼 오는 행위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그것은 스톰 차저 길드가 이전부터 벌이고 있던 사업 중 하나였는데, 단순히 헌터를 빼가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스톰 차저의 이 비밀스러운 제안을 받아들인 헌터들은 결국 모두 죽거나 실종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바로 인체신비전 엔딩.
‘이른바 죽음의 템퍼링인 셈이지.’
이 과정에서 템퍼링에 응한 헌터들은 결국 칼라미티에 복종하거나, 인체가 신비해져 버리고 마는 양자택일의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헌터들의 장기를, 중국의 고위층 인사들에게 팔아먹던 스톰 차저 길드의 악행.
그 문제의 발원지가 바로 경기 안남 시에 위치한 스톰 차저 길드의 한국 지사였다.
칼라미티는 이 극도로 암적인 존재였던 스톰 차저 길드를 통째로 장악했다.
정점 길드의 투기장에 왕 첸과 스톰 차저 길드가 있었던 이유는 사실 그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톰 차저가 벌이고 있는 자세한 악행은 지금 시기에는 아직 자세히 알려져있지는 않았다.
나는 그들이 벌이고 있는 진짜 악행에 관해 쇄도 길드의 수뇌들에게 설명했다.
“놈들은 헌터의 신체를 사고파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니겠지요?”
“정확히 들으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허유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반문했다.
“비슷한 소문은 들은 적이 있긴 한데, 그저 소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칼라미티가 스톰 차저와 연관되어 그러한 일을 벌이고 있다… 지금 그렇게 말씀하시는 겁니까?”
“예, 사실입니다.”
“허······.”
헌터들의 장기를 팔고, 거기서 벌어들인 막대한 돈으로 또다시 새로운 헌터를 매수하고.
그것이 현재 스톰 차저가 벌이고 있는 거대한 사업 중 하나였다.
일본이 먼저 그 일의 첫 번째 희생양이었고, 한국은 그 두 번째 타겟이었다.
그 덕에 일본은 현재 국가 재난사태에 준하는 헌터 부족 현상을 겪고 있었다.
“정말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두고 볼 수 없는 사안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허유강과 지휘성을 바라보며, 나는 덧붙여 말했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방법이라면···?”
“암 덩어리가 있다면 그 암 덩어리를 제거해야겠지요.”
“흠··· 그 말씀에 동의는 합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대외적인 명분이 없습니다.”
허유강의 생각은 당연했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외국계 길드에 불과할 뿐, 겉으로 드러난 불법 행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 길드 차원의 움직임이 있을 수는 없을 터.
잘못하면 외교적인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일이었다.
“뚜렷한 증거라도 있으면 모를까, 지금 상황에서 저희 쇄도 길드가 이 일에 직접적으로 나설 수는 없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예?”
띠롱─
그때 안인식으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
보낸 이 : 안인식
내용 : 저희 길드원들이 왕 첸을 찾았다고 합니다. 놈은 현재 안남 시청의 시장실에 있습니다.
[답장> 계속 미행을 부탁합니다.|][보내기]투기장에서의 일이 끝난 이후, 나는 탐지 전문 길드, 암중모색 길드에 의뢰를 한 가지 넣어 놓았다.
그것은 바로 도망친 왕 첸을 추적해달라는 의뢰.
사람을 찾는 일을 주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은 아니었지만, 모든 길드원들이 베테랑 탐지 계열 헌터인 암중모색 길드에게 있어서 그 일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제게 계획이 하나 있습니다.”
***
며칠 뒤, 검색 길드의 10층에 위치한 대표실.
나는 창 밖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벌써, 미래 기억과는 너무나도 다른 상황이 되어버렸다.’
일어나는 일들은 비슷했지만, 그 시기가 너무나도 앞당겨졌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막을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나 스스로의 강함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내가 태어나고 내가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살아가게 될 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서둘러 알데바란부터 제거했던 이유도 바로 그때문이었다.
그런데 마침, 켜두었던 모니터에서 자동 재생되고 있던 뉴스가 들려왔다.
– 최근 정점 길드에서 운영되어지던 불법 시설이 그 모습을 드러내 세상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현재 그 시설에 김아나 기자가 나가 있는데요, 김아나 기자?
– 네, 여기는 불법 시설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장소입니다. 지금 보시는 이곳 원형 경기장에서 헌터와 몬스터가 서로 죽을 때까지 싸웠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요즘 뉴스만 틀면 전부 정점 길드의 불법 시설에 관한 소식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쇄도 길드와 경찰의 연계를 통한 현장의 급습.
이를 통해 그곳에 모여있던 모든 정점 길드의 관계자가 체포되거나 사살되었다.
심지어 이 불법 시설에는, 정점 길드와 연루되어있던 중국, 스톰 차저 길드의 임원이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정제계 인사들까지 모여 있었다.
하지만…….
왕 첸과 그와 함께 있던 게스트들.
분명히 비상용 승강기로 탈출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그들은 체포되지도 않았고, 시체가 발견되지도 않았다.
그들은 난리 통 속에서도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고 도망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수많은 스톰 차저 소속의 헌터들이 투기장에 있다가 체포되었지만, 그건 그저 일부 길드원들의 일탈로 일축되었을 뿐.
스톰 차저의 행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나는 사회 탭 뉴스의 스크롤을 주욱 내렸다.
[사회] 스톰 차저, 안남 시와 글로벌 헌터 협약 체결.스톰차저(대표, 왕 첸)는 안남 시와 함께 글로벌 헌터 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말일 밝혔다. 이로 인해 스톰 차저 길드는 안남 시의 모든 길드를 인수 합병하기로 하였고, 더 나아가·····.
안남 시에 단단히 기반을 다진 스톰 차저 길드는 우리나라의 헌터들을 긁어모으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수많은 외부의 질타가 있었지만, 정점 길드와 손을 잡고 있는 동안 정치권이나 여론을 조작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다.
‘더 늦기 전에 놈들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그리고 그 작업은 오늘 저녁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나는 어제 안인식으로부터 받았던 문자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았다.
보낸이 : 안인식
내용 : 내일 저녁, 다수의 헌터들이 안남 항으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왕 첸이 직접 사찰을 돌기로 했다는군요.
음음······.
현재 암중모색 소속의 길드원들은 왕 첸을 미행하며 도청까지 수행하고 있었다.
안인식은 그러한 상황을 문자로 계속 알려주고 있었다.
나는 그의 메시지를 읽으며, 김정수가 달여준 마지막 알약을 입속으로 털어 넣었다.
이번 단약은 ‘미노타우르스 치프틴의 정수’를 달여서 만든 단약.
오우거 쓸개즙을 윤활유처럼 한 모금 삼키고, 입가심으로 달달한 유니콘 요거트 양갱을 하나 까서 씹어먹었다.
[근력 스탯이 상승하셨습니다. B-] [체력 스탯이 상승하셨습니다. B+] [땅 친화력 스탯이 상승하셨습니다. 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