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93
대한민국 절대 재벌! 293화
“감수할 것입니다.”
“그것을 감수하신다 해도 정부 지출액이 상당합니다. 초등 과정까지만 의무교육으로 실시하고, 차후 경제발전 상황을 살피고 나서 중등 과정으로 확대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참고는 하겠으나 이미 계획된 일이기에 변경은 어렵소.”
내 말에 경제부 차관이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장관님, 수정 없는 계획은 많은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역시 참고하겠소. 계속 보고하시오.”
나는 경제부 차관의 말을 묵살했다.
‘경제부 장관은 정해졌군.’
차기 경제부 장관으로 현 차관을 승진시키면 될 것 같다.
“한마디만 더 한다면 의무교육은 국민들을 위해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입니다. 아무리 지출이 막대해도 추진해야 할 사업입니다. 대한민국은 자원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인적자원 확대만이 미래를 준비할 유일한 방법입니다.”
내 말에 경제부 차관도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다.
‘다음 계획에는 더욱 놀라겠군.’
* * *
“대학 졸업생들 중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여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을 보낼 예정이며, 선발 인원은 기초과학 분야 위주로 선발할 예정입니다. 인원은 1년 차에는 100명, 2년 차에는 300명, 3년 차에는 500명 4, 5년차에는 1,000명으로 계획했습니다.”
과학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전문대 이상 대학은 80% 이상이 공과 계열이고, 그중 50%가 기초과학 분야로 육성할 예정이다.
“교육부 장관님, 지금 1,000명이라고 하셨습니까?”
경제부 차관이 또다시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5년 후 대학 졸업생 1,000명이면 졸업생의 1/10입니다.”
“상위 10% 졸업생들을 과학 발전을 위해 국비 유학을 장려할 것입니다.”
“짐작건대 미국과 영국 등으로 유학을 보낼 것인데 그들이 귀국할 확률은 몇 %라고 생각하십니까?”
이건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 부분은 고려하겠소.”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 말씀은 경제부 차관의 말씀이 옳은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선진국에 남고자 하는 유학생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하십시오.”
“예, 총리 각하.”
“그럼 마지막으로 전사자 예우 및 보상에 대한 대통령령을 발표하겠습니다.”
다시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집중이 됐다.
“전사자들은 제대 전 계급으로 복귀한 후 1계급 특진과 함께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것입니다. 또한 전사자 직계 유족들은 모든 국가 복지 추진 사업에 포함될 것이고, 대학교와 유학까지 무상교육이 실시될 것입니다. 졸업 후 공무원을 지원한다면 우선 배정될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가 국민에게 이행해야 할 의무입니다.”
지금까지는 국민이 국가를 위해 수행해야 할 의무만 강조했었다.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그랬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달라질 것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그에 준하는 의인들에게 국가가 의무를 다할 것이다.
* * *
여의도 군사공항.
대형 수송기에서 100구의 관이 조심스럽게 내려졌다. 그중 70개는 태극기가 덮이지 않았고, 30구의 관만이 태극기가 덮여 있었다.
“70구는 목표 지역으로 이동시켜!”
수송을 담당한 중령이 차분한 어투로 지시했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트럭에 태극기가 덮이지 않은 관을 실었다.
‘금괴가 담겨 있다.’
밀수다.
또한 미국 모르게 확보한 중동발 자금이기도 했고 현재 미국이 파악하지 못한 대한민국 자치 정부의 금 보유량은 5톤 정도다.
그리고 대형 수송기 앞에는 의장대가 대기하고 있었고, 관을 실은 트럭이 출발하자 의장대 대장이 돌아섰다.
이 공항에는 30구의 관이 놓였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그 관에 다가갔다.
척!
나는 관 앞에 똑바로 섰다.
용병이 되어 아무 명예도 없이 중동으로 떠난 대한민국 국군이 시체로 돌아왔다. 물론 이런 일은 오늘이 처음은 아니다. 현재까지 전사자의 수는 500명이 넘었다. 1차 중동전쟁 때 470명이 전사했고, 나머지 30명의 전사자는 중립지대의 치안을 담당하는 도중 순직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전사자의 예우를 받을 것이고, 나는 이런 행사에 항상 참석했다.
“일동, 받들어총!”
의장대 대장의 구호에 나 역시 가슴에 손을 올렸다.
“충성!”
그와 동시에 12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그리고 그 30구의 관은 대현 자동차에서 생산한 최신형 리무진을 타고 유족들이 있는 곳으로 떠났다.
그것으로 행사는 끝났지만 내 마음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저들이야말로 짧은 인생을 산 불멸자다.’
국가는 저들을 절대 잊지 않게 만들 테니까.
“전사자들의 신원을 복귀시키고 국립묘지에 안장을 준비하십시오.”
내가 참석하기에 국방부 장관과 참모총장이 참석해야 했다.
“예, 알겠습니다.”
“유족들에 대한 예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예, 총리 각하.”
“가장 가까운 곳이 어딥니까?”
“예?”
“전사자 유족 중 가장 가까이에 사시는 분이 계신 곳이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구파발입니다.”
“알겠소.”
나는 짧게 대답하고 돌아섰고, 비서실장과 헝클이 나를 바라보았다.
“다음 일정은 정계 인사들과의 만찬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총리실 비서실장이 내게 보고했다.
“그분들 바쁘신 줄 알지만 좀 기다리라고 말씀드려 주십시오.”
“예, 총리 각하.”
* * *
서울 호텔 만찬장.
대한민국 정계 주요 인사들이 만찬장에 도착해 강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계획한 사업 분야에 대한 계획서들을 다시 한번 살피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이 자리에 김병철 사장과 그의 비서실장도 참석해 있었다.
“총리께서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건설 분야지만 그 부분은 현태 건설과 대현 건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물론 2차 하청을 받아도 충분히 삼정 종합상사를 성장시킬 수 있으나 2등도 아닌 3등은 문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거라는 거지?”
“예, 그렇습니다. 이것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총리께서는 향후 2차나 3차 경제개발 5개년 사업에서 중점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기술이 있나? 이 분야는 일본을 못 따라가잖아.”
“그러니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총리께서는 자나 깨나 일본부터 잡고 세계화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잡을 수 있을까?”
“사업 추진 계획서만 충실하다면 정부 자금을 차입할 수 있습니다.”
“알았어, 전자란 말이지? 전자…….”
김병철 사장이 나직이 말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김병철 사장처럼 모두 자신이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사업 계획서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간척 사업과 경부고속도로 사업이 추진된다고는 하지만 현혹되지 마시고, 미래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비서실장의 말에 김병철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라디오도 못 만드는데…….”
김병철 사장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다시 한번 사업 계획서를 살폈다. 그리고 나머지 정계 인사들은 2차 경제개발 5개년 사업 계획에 맞춰서 추진 사업 계획서를 작성했고 살폈다.
* * *
구파발의 어느 민가.
척척척, 척척척!
정복을 입은 4명의 군인이 태극기가 덮인 관을 들고 민가 앞에 섰고, 그들의 앞에도 정복을 입은 장교 두 명이 경건한 자세로 대문 앞에 섰다.
“계십니까?”
절도 있는 목소리가 무겁고, 나는 관 옆에 서서 지켜보았다.
“계십니까?”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경건한 자세로 다시 안에서 사람이 나오기를 바라는 듯 장교가 다시 외쳤다.
척척!
그때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 둘이 집을 경호하듯 대문 앞에 섰다. 이 군인들은 전사자의 자식이 성인이 될 때까지 이곳을 경비할 것이다. 어떤 이는 이 조치를 과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 정도 예우가 있어야 국민들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고, 국가가 국민들에게 해야 할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누, 누구세……?”
젊은 아낙 한 명이 아이를 등에 업고 나오다가 관을 보고 흠칫 놀랐다.
“강한수 소위의 아내분 되십니까?”
장교가 정중하게 물었다.
“저희 바깥어른이시기는 한데, 계급이…….”
전사자 아내는 펑펑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동자 속에는 계급이 틀리기에 잘못 찾아왔을 거라는 희망이 담긴 것처럼 보였다.
“강한수 특등 상사께서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시다 전사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1계급 특진하셨습니다. 이런 비보를 전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충성!”
“아, 아니죠……. 아니죠……? 잘, 잘못 알고 오, 오신 거죠…….”
“어멈아, 무슨 일이냐?”
그때 노인 한 명이 대문 밖으로 나오셨다가 관을 보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 아버님……!”
전사자의 아내가 노인을 불렀고, 내가 급히 달려가 노인을 부축해 드렸다.
“괜찮으십니까?”
“우리 한, 한수가…….”
부친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강항수 소위께서는 명예롭게 전사하셨습니다.”
짝!
그때 노인이 내 뺨을 갈겼고, 이 자리에 있는 장교와 군인들이 놀란 눈빛으로 노인을 봤다.
“이 망할 눔아, 새파랗게 젊은 놈이 죽었는데 명예로운 죽음이 어디에 있어!”
전사자의 부친이 나를 보여 악다구니를 부리듯 소리쳤다.
“총, 총리 각하! 괜찮으십니까?”
장교가 내게 물었다.
“이분이 누구이신 줄 알고 이런 만행을…….”
장교가 흥분했는지 내 뺨을 때린 노인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닥치세요.”
내 말에 장교가 더욱 당황해 나를 봤다.
“예우를 다하시오! 내가 망언을 저지른 겁니다. 맞을 짓을 했습니다.”
“……예.”
장교가 물러났다.
“어르신, 실언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초, 총리라고요? 그럼 높으신 분 아니오?”
노인도 놀란 모양이다.
“죄송합니다.”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졌다. 그리고 저 노인의 얼굴에서 내 아버지의 얼굴이 겹쳐졌다.
“아이고……. 흑흑흑…….”
“흑흑흑…….”
노인과 전사자의 아내는 대성통곡을 시작했고, 대문을 지키는 두 경비병도 말없이 눈물을 닦았다.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
“됐소, 가시오. 그래도 고맙소…….”
내 뺨을 때린 노인이 마지막에는 내게 고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저 나는 죄송할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돌아서야 한다.
“유가족의 경비에 만전을 다하시고, 동사무소에 가서 국가유공자로 등록하십시오.”
“예, 총리 각하.”
장교가 경건한 어투로 말했다.
“이 집안에 항상 태극기와 무궁화기를 게양하십시오.”
태극기와 무궁화기가 동시에 걸린 집안은 국가유공자 집안임을 나타내는 것이고, 철저히 국가의 보호 속에서 살아간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장교의 대답을 듣고 돌아서서 전사자의 아내를 봤다.
“아이의 이름이 뭡니까?”
“강상호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