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Mechanic Player RAW novel - Chapter 200
200화
그날 오후.
퇴근을 한 태정은 방 안에 틀어박혀 이번 여정에서 얻은 것들에 대한 것을 정리하고 있었다.
[로봇 승급 업그레이드 키트]대상: 마르시-1
무장1 [-]
-MK-22 자동소총
무장2 [-]
장갑 [-]
-SA-1합금
보조 [-]
파워 부스터
[마르시-1] [휴머노이드] lv.1특성 [MK-22 자동소총]
AI 레벨 [강]
버전: 1세대 군사로봇
공격력 1,500-2,200
기동력 [80] 업그레이드 [1]
제작 시간 1기당 10분.
지속 시간 [반영구적]
소비 마나 8천.
승급 레벨: 5
승급 형태 – 에틱v1, 리퀴드-1.
UP포인트: [30]
레드마린: [10]
“이것도 업그레이드는 다섯 번이구나. 에틱v1과 리퀴드-1이라. 능력치는 안 나와 있네? 이거 뭐 아는 것 좀 있냐?”
태정의 물음에 제라드가 대답했다.
-에틱v1은 저격 로봇입니다.
“저격 로봇? 내가 예전에 쓰던 TRG 같은 거?”
-그렇습니다. 성능의 경우 로봇이 지닌 특성상 월등히 좋습니다.
“저격을 할 수 있는 로봇이라, 이것도 잘만 쓰면 대박이겠는데. 그럼 리퀴드-1은 뭐야?”
-마르시-1에서 총기를 빼고 도검을 장착한, 근접전에 특화된 로봇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라드의 설명에 태정이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 미간을 좁히며 입을 열었다.
“아. 기억난다. 그때 기지에서 봤던 닌자같이 생긴 놈들 말하는 거지? 어쌔신인가? 아무튼.”
-그건 상위 승급 버전입니다. 리퀴드-1은 그 틀이 되는 기본형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래? 어쨌든 검을 쓴다는 거잖아?”
-그렇습니다.
“저격수에 검사라. 이거 뭐 우리랑 다를 게 없는데? 나중에 가면 별거 다 나오겠네.”
메인 퀘스트로 얻은 승급 키트는 생각보다 더 좋았다.
제라드의 말이 사실이면 거의 모든 형태의 로봇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니까.
군인에, 기사에, 어쌔신에, 기타 등등의 포지션까지.
그야말로 1인 군단이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마르시-1만 해도 백여 기가 넘게 쌓일 때부터 장난이 아니었는데, 이런 것들을 조합해 하나의 군단을 만든다면 그 효과는 핵미사일 이상일지도 몰랐다.
이 로봇들은 전부 생각이 가능하고 전략을 짤 수가 있으니까.
게다가 시간만 충분하다면 무한 생성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사기가 아닐 수 없었다.
헌터의 수는 한정되어 있지만 로봇은 그런 것이 없으니까.
소모전으로 맞교환 시 엄청난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진짜 모아 놓으면 볼만하겠다. 벌써부터 기대가 돼. 근데 이거 밑에 포인트 말고 레드마린? 이건 뭐지?”
태정이 포인트 수치 밑에 놓인 생소한 단어를 가리키며 물었다.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재료입니다.
“아. 이건 포인트만 가지고 되는 게 아냐?”
-버전 업이 될 때마다 포인트 외, 들어가는 재료가 존재합니다.
“음. 그런 게 또 있었구나. 구하긴 쉬운 편인가.”
-쉬운 것도 있고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레드마린은 구하기 쉬운 편에 속합니다.
“그럼 포인트는? 포인트는 어디서 얻어?”
-포인트는 레드 게이트 전역에서 얻으실 수 있습니다.
“그건 무기 업그레이드랑 같나 보네.”
-그렇습니다.
“일단 이것도 써먹으려면 사냥을 열심히 해야겠구나. 말 나온 김에 무기 업그레이드나 좀 해 볼까.”
창을 닫은 태정은 재래식 무기 상점을 오픈했다.
포인트: 890
“거기서 그렇게 많이 잡았는데, 포인트가 이것밖에 안 되냐. 레벨 업도 좀 한 걸 보면 허접한 놈들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F-16으로 처리한 놈들만 수천이었다.
그것도 안토니오의 파티를 묶어 놓을 정도면 최소한 900레벨대는 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온 포인트는 채 1천이 되지 않았다.
이게 맞는 것일까.
“전에도 느꼈지만 너무 짜. 이래 가지고 언제 무기 업그레이드 다 끝내냐.”
태정의 푸념에 가만히 듣고 있던 카이저가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복에 겨운 소리를 하고 있군.]“왜 또 시비야.”
[포인트 상점은 너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근데?”
[네가 이 정도면 다른 직업들은 얼마나 노동을 해야 할지 한번 생각을 해 봐라.]“그야 당연히… 그렇네. 걔들은 이거 어떻게 하냐.”
뭐라 한마디를 뱉으려던 태정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이 정도면 다른 이들의 작업량은 지옥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는 광역기에 가까운 스킬을 거의 무한대로 쓸 수 있어 이 정도였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애초에 동급 던전에서의 솔플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것부터가 이미 넘사벽이었다.
고등급으로 갈수록 파티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렇게 파티가 구해져도 태정과 같은 속도는 낼 수가 없었다.
법사만 한 100명 모아서 간다면 모를까.
대부분의 클래스는 광역기가 1개 내지는 2개가 끝이었다.
그것도 엄청난 딜이 걸리는 것들로 말이다.
“어우. 생각도 하기 싫다. 하루에 1~2천 모으는 나도 이렇게 답답한데, 그 사람들은 진짜 답도 없겠네. 스킬 업그레이드 어떻게 하냐.”
-그래서 보통의 클래스를 가진 인간들은 주력 스킬 하나 내지 두 개 정도만 팝니다.
[어차피 다 올린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지.]“그렇구만. 그래도 히든은 좀 편하겠지? 한상진만 해도 천 마리 정도는 광역기 없이 순삭 내 버리는 수준이니까.”
[한상진만 해도가 아니라 그는 히든 중에서도 한 손에 꼽는 직업이다. 동 레벨에 근접에서는 이길 자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 너도 예외는 아니고.]“뭐 그거야 나도 어느 정도 인정을 하고 있는 부분이니까. 그럼 언제쯤이나 내가 그보다 강해지겠냐.”
[전체적인 능력을 따진다면 지금도 네가 우위에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근접으로는 절대 단기간에 그를 넘어설 수 없다.]“절대가 어딨냐, 인마. 2배, 3배로 열심히 하면 넘어설 수도 있는 거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카이저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300레벨이 넘게 차이가 나는 금사자 부단장을 상대로 그 정도까지 선방을 했으면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그의 능력은 넘사벽이었다.
하지만 인정을 한다 해서 포기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특이점.
수도 없이 들어 온 그 특이점만 밟는다면 충분히 그를 넘어설 수가 있을 것이다.
그 근거는 금사자에서 있었던 그 의문의 방에 존재했다.
죽기 직전 빨려 들어갔던 그 방 안에서 태정은 엄청난 것들을 목격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장비와 능력들.
그걸로 인해 태정은 당시 한상진을 한 큐에 처박아 버리고 자신을 장난감 취급하던 김용진을 근접에서 우습게 발라 버렸다.
그 능력들은 마치 이 세상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제라드나 카이저가 그것에 대해 입을 꾹 닫고 있어 그게 뭐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태정은 그게 특이점에서 나오는 것들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 미친 강함을 자랑하던 김용진을 그리 쉽게 농락할 수가 없었다.
‘그때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맛은 봤으니까. 노력과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우선은 지금에 집중하기로 한 태정은 주력에 쓸 수 있는 G2에 모든 포인트를 투자했다.
[G2 휴대용 캐논 발사기 +3]봉인된 속도 [640km/h] → [670km/h]
탄환: 40mm 대구경 캐논
사정거리: [160m] → [180m]
파괴력 43,000 → 45,000
파괴 범위: [직경 25m] → [직경 26m]
분당 최대 발사 수 30발
마나 소비 1발당 4,700 → [4,600]
필요 포인트: 1,024
5up당 버전 업.
G2 → G7 → G9
남은 포인트: 190
“1업은 했네. 이 정도면 기체 안 타고 쓰는 무기치곤 거의 깡패 수준이야. 직경 25m짜리 광역기를 2초당 1발씩 사용할 수 있으니까.”
무기 업그레이드까지 마친 태정은 이어 이번에 새로 얻은 창고를 들여다봤다.
창고엔 이전까진 없던 디스플레이 하나가 떠 있었다.
[로봇 저장고 lv.1]저장된 로봇의 수 – 20기
잔여 저장량 -180기
총 저장량 200기
저장 로봇 마르시 -1
활동 반경 30km 내외.
“난 이게 진짜 대단한 것 같아. 사실 이건 이번에 얻을 줄 몰랐는데. 마르시 200기면 거짓말 좀 보태서 거의 군대지, 군대야.”
이번 여정에서 정말 뜻하지 않게 얻게 된 선물이었다.
무의식의 영역이 확장되며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된 저장고.
기존 20기에서 200기로 10배가 늘어난 창고였다.
저장을 해 놓고 있다가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로봇의 수가 무려 200기.
급할 때 이만한 것이 없었다.
보조를 해 지원을 받을 수도 있고, 피치 못하게 후퇴를 하게 될 시 시간을 벌기 위해 던져 줄 수도 있었다.
스펙상 카이저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든든한 아군이 생긴 셈.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태정은 맨 밑줄을 보며 제라드를 향해 물었다.
“활동 반경이 30km라는 건 그때 말한 전원이 들어오는 그 범위라는 거지?”
-그렇습니다. 기존 10km에서 영역 확장으로 인해 상향되었습니다.
“음. 3배나 늘어나서 좋긴 한데, 크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닌 것 같아. 그래도 한반도 전역은 커버 가능해야 제대로 쓸 만할 것 같은데. 30km면 공장에 있는 애들도 여기선 고철이란 뜻이니까.”
-그 부분은 추후 영역이 확장되면 해결이 될 문제입니다.
“그거야 알지, 근데 시간이 걸리니까. 전쟁은 코앞인데. 30km면 지원하기가 좀 애매한 거리잖아? 아무래도 국가전 훈련 기간 동안 무의식에 대한 수련을 좀 해야겠어. 뭐 이건 그렇게 한다 치고. 그럼 또 이제 뭐가 남았더라… 참, 그게 있었지.”
무언가 생각이 난 듯 그가 인벤토리를 오픈했다.
그곳엔 처음 보는 수정 덩어리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아낙시스를 처치하고 얻은 오리하르콘의 원석이었다.
돈이 넘쳐흐르게 된 이후부턴 아이템에 대한 것에는 그리 크게 반응을 하지 않는 태정이었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걸 준 놈이 그냥 보스도 아니고 각성 전 카이저를 걸레로 만들었던 괴물 중의 괴물이었으니까.
그 정도 놈을 처치하고 얻은 것이니 뭔가 대단한 것이지 않을까.
“이건 뭐에 쓰는 걸까. 그놈 몸에서 떨어져 나온 건가?”
-맞습니다.
“그래? 그럼 별것도 아니잖아? 바닥에 널려 있더만.”
아낙시스의 잔해를 떠올리던 태정의 말이었다.
그런 그를 향해 제라드가 대답했다.
-죽은 오리하르콘은 가치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 원석이야말로 진짜죠.
“그래서 뭐에 쓰는 건데?”
-합금에 들어가는 소재입니다. 하지만 지금 현대 기술로는 이걸 재련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럼 무쓸모네?”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그래도 기념품으로는… 어? 근데 저 안에 저건 뭐야? 저건 좀 다른 것 같은데.”
태정이 원석 중앙에 보이는 푸른 돌멩이 같은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카이저가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쯧쯧. 각성자란 놈이 그것도 모르냐. 저건 초요석이다.]“초요석? 뭐야 그럼? 각성의 돌이라고?”
[그래. 뭐 어차피 넌 이미 각성을 해서 사용을 할 수 없겠지만.]“신기하네. 여기에 무슨 이게… 어? 잠깐, 각성의 돌?”
순간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르는 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