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76)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75화
콰콰콰콰콰쾅!
50미터나 되는 발할라의 몸을 정신없이 꿰뚫는 빛의 탄환.
한 줄기의 레이저처럼 보이는 그것은 실제로 닿은 모든 것을 증발시킬 정도로 강렬한 일격이었다.
마력을 빗은 탄환은 율라가 창시한 유사 오러로 세이비어의 마법과 혼합하니 위력부터 연발성은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
카칭! 카카카카카캉!
실제로 세피아 와 브렌넨의 일격조차 막아 낸 발할라의 프로텍트 마법을 깨뜨리는 것이 그 증거였다.
치이이이익!
루체테에 닿은 발할라의 피부는 괴사 직전을 맞이하고 있었다.
종족이 거인이라는 특성 때문에 피지컬은 일반인이 상상할 수도 없는 내구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까스로 육체가 꿰뚫리는 참사만은 어떻게든 면했다.
‘……죽는다.’
오싹!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발할라.
하지만 역시 고도의 숙련을 통해 정신력을 성장시킨 마도사답게 그는 즉각 임기응변을 발휘했다.
[인비저블 게이트를 생성했습니다.]그는 리바이던에서 게틀링처럼 쏟아지는 빛의 탄환 개수만큼 몸 주변 곳곳에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게이트를 생성해 충격을 다른 곳으로 전송시켰다.
“잔재주 부려도 소용없어.”
이를 일찌감치 간파한 건우는 다시 한번 스킬을 전개했다.
[디스트릭 필드를 전개했습니다.]스스스스스슥.
스킬을 발동하기 무섭게 발할라가 고도의 연산을 통해 소환한 인비저블 게이트가 강제로 폐쇄됐다.
아니, 정확히는 없었던 것으로 되어 사라졌다.
?!
발할라는 다시 한번 놀란 듯 보였고, 건우는 피식 웃으며 지금의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너가 그토록 부인해 온 율라와 내 성좌님께서 만든 연계스킬이야. 곤혹스럽지?”
-네놈!!
분개한 발할라의 음성이 매그놀리아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 와중에 스킬의 단점을 단숨에 알아본 세이비어는 건우에게 넌지시 충고를 던졌다.
-반동이 너무 큰 스킬이다. 남발하면 안 된다.
액티브
-등급: EX
-설명: 대마법사 율라와 시간의 신, 차이트가 고안해 만든 연계스킬, 필드가 확장된 곳에서는 적이 발동한 스킬을 취소하고 봉인할 수 있다.
-스킬 획득 조건
1) 회귀의 링 외에 복원 권능을 갖춘 플레이어일 것.
2) 마나기관을 갖춘 플레이어일 것.
3) 마도의 지식을 갖춘 플레이어일 것
-숙련도: 상 10%
*스킬을 시전할 때마다 체내 마나의 절반을 대가로 바쳐야 된다.
단 두 번을 사용하는 것뿐이지만, 디스트릭 필드는 나선의 경계나 사멸의 링보다 더 한 마력을 요구하고 있었다.
‘상관없어요. 잃어버린 마나는 엘프로드 칭호 효과인 세계수의 백업으로 다시 채웠어요.’
-사기캐 자식.
건우의 답변에 세이비어는 혀를 내두르며 질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던 발할라는 스킬의 한계가 있다고 단정 짓고 포기하지 않았다.
-난 절대 지지 않아. 나는 탑에서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마도사. 결코 죽지 않아!!
발할라는 지지 않겠다는 듯 연거푸 마법을 난사했다.
[포이즌 플러드를 시전했습니다.]하늘에 몰려든 적란운에서는 독을 머금은 비가 홍수를 일으킬 것처럼 쏟아진다.
[디스트릭 필드를 시전했습니다.]빗방울은 다시금 하늘로 거슬러 올라가 적란운은 사라지고 하늘은 맑게 개었다.
[타이푼을 시전했습니다.]쿠구구구 콰콰콰쾅!
매그놀리아 저편에서부터는 이곳저곳에서 겹친 풍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태풍으로 돌변.
이윽고 매그놀리아 전체를 뒤덮었으나…….
[디스트릭 필드를 시전했습니다.]건우가 펼친 황금의 장막에 닿자, 어김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발할라는 포기하지 않고 마법의 범주를 대폭 확대했다.
[메테오를 시전했습니다.]이번에는 압도적인 양의 운석들이 마찰열에 불타며 매그놀리아의 하늘을 장식하고 있었다.
털썩!
“재, 재앙이, 재앙이 불어닥친다.”
매그놀리아의 마도사들은 지면에 무릎을 떨어뜨리며 경악했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마법을 매진하고 연구했지만.
기상 이변 같은 대재앙의 마법을 막을 방도는 찾을 수 없었다.
‘아무리 너라고 해도 이것만큼은 막을 수 없다.’
발할라는 식은땀을 흘리며 고심에 빠진 듯한 건우를 쳐다봤다.
하지만 건우의 입에서 떨어지는 것은…….
“몇 번을 하든 마찬가지지만. 격의 차이라는 걸 보여 줄까?”
어김없이 발할라에 대한 농락이었다.
-뭐?!
발할라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건우를 노려봤고.
“나와라. 코콘.”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허공에 생성된 게이트 너머로는 은빛이 감도는 머리칼을 가진 소녀가 나왔다.
“갸우.”
졸린 듯 눈을 비비던 소녀는 그대로 건우에게 다가가 안겼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건우는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코콘에게 말했다.
“코콘. 실뜨기를 보여 줄래?”
“갸!”
실뜨기라는 말에 코콘은 얼굴을 보조개를 피우며 양손으로 실뜨기를 시작했다.
-지금 뭐하는 짓…….
발끈한 발할라가 엄포를 놓으려고 하는 순간.
꽈아아아아악!
매그놀리아를 뒤덮으려는 메테오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 자리에서 멈춰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 이건?!
운석을 살펴보던 발할라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꽈아아아아아악!
공간 사이에서 엮여 있는 실타래.
무척이나 얇은 실이지만, 운석은 결코 그것을 끊어 낼 수 없었다.
‘설마?! 저 꼬맹이가!!’
두근, 두근.
발할라는 절로 맥박이 빨라지는 것을 체감했다.
건우는 코콘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얄궂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최근에 얻은 7성급 몬스터. 아라크네의 자식이야. 너의 제자가 얼마 전에 얻으려고 했던 고치에서 내가 얻은 거지.”
-네.놈!!
고치는 이미 파괴됐다고 들었거늘.
아니, 그보다 고치 안에 저런 존재가 부화할 수 있는 거지?
상식 밖의 일이 연달아 터지자, 발할라는 이성을 수습하기 무척이나 어려웠다.
“수고했어. 이만 들어가.”
“갸우.”
막대한 규모로 힘을 써서 피곤한 건지, 코콘은 눈을 감으며 천천히 자신의 던전에 송환됐다.
슬쩍.
건우는 다시 시선을 발할라에게 던지며 입을 뗐다.
“거대거인이라는 말 사실 거짓말이지?”
-무, 무슨 말이냐?
“너는 이전부터 너 자신을 7성급 몬스터만큼 강화시키려고 실험을 자행했던 것뿐이야. 아라크네의 허물로 구울을 만든 것도 그 실험에서 탄생한 부산물. 그리고 지금의 모습이 바로 실험의 결과. 7성급에 이르지 못했지만, 그에 준하는 힘을 손에 넣었다. 넌 그걸 자랑하고 싶어서 종족이 거인이라거나, 아버지가 우트가르트 로키라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늘어놓은 거지?”
덜덜덜덜덜.
지금까지 감추고 있던 사실을 건우가 한 꺼풀씩 벗겨내자, 발할라는 동요 역시 점차 커져 갔다.
싸아.
건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직시하며 말했다.
“없는 설정에 혼자 쇼하느라 참 고생했어. 이제 그런 쓸데없는 노력 안 해도 돼.”
-까불지 마!!
마법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처절하게 깨달은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거대한 주먹을 휘두를 것밖에 없었다.
“프라이드도 잃어버린 것 같네. 마도사 나리~”
건우는 그 모습을 한껏 비웃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사이클론을 시전했습니다.] [사멸의 링을 시전했습니다.]바로 그 순간, 사멸의 링과 사이클론이 중첩되며 검은 써클로 변해 발할라의 목을 강하게 옥좼다.
두근!
이대로라면 목이 잘릴 판국이었기에 발할라는 공격을 포기하고 양손으로 자신의 목을 썰려는 검은 써클을 붙잡았다.
단단한 피부로 인해 손가락은 잘리지 않았지만,
카카카카카카캉!
그 사이로 엄청난 불똥이 튀기며, 그의 손가락은 뜨겁게 달구어졌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악!!”
발할라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을 꿇으며 건우에게 애걸복걸했다.
-사, 살려 줘! 요, 용서해 줘.
“안 돼.”
-마, 만약 날 살려 주면, 너에게 반드시 유용한 정보를……
“시비를 걸었으면, 그에 걸맞은 대가를 받아야지. 안 그래?!”
건우는 희번득 눈을 뜨며 써클의 회전을 가속시켰다.
카카카카카캉!
“크아아아아아악!”
어느새 발할라의 손은 사멸의 링의 효과에 의해 썩어문드러진 나무토막 마냥 토막이 났다.
-네놈, 뱀께서 네놈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거다!!
“이제는 내가 용서 안 해!!”
윽박에 윽박으로 맞서자, 발할라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50미터나 되는 거대한 체구로 개미처럼 보이는 인간을 두려워하며 거리를 두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뭐지? 이 자식은?
어째서 두려워하지 않는 거지…… 어째서?
“어째서 네놈은 절망하지 않는 거냐!!”
그 이유를 물으려는 찰나, 발할라의 목이 뎅강 잘리며 나가떨어지며…….
싸아아아아.
이내 그의 머리와 몸은 사멸의 링에 의해 잿더미가 되어 허무하게 사라졌다.
***
쿠구구구구.
거대한 마도문명을 이루고 있는 도시, 매그놀리아에는 수많은 마도사들이 넋 놓고 있었다.
이유는 하나.
바로 매그놀리아를 지배하는 플로어 마스터인 발할라가 교란자에게 처참하게 패배했기 때문이다.
‘저렇게 작은 신장으로 자신보다 수십 배는 큰 발할라를 압살했어.’
‘또 한 번 탑을 뒤집어 놨어.’
‘하지만 이걸로 증명되지 않았어? 그야말로 마도사의 정점이라는 것을…….’
건우의 행보에 마도사들이 경외 어린 시선으로 쳐다볼 때.
건우는 그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선의 경계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볼프강에게로 향했다.
“…….”
렌은 침묵을 지키며 치유의 요람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볼프강을 지켜보고 있었다.
몸의 상처는 거의 수복이 됐지만, 어째서인지 그는 눈을 뜰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건우의 기척을 감지한 렌은 슬그머니 건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흑, 흑. 형 아빠가, 아빠가 숨을 안 쉬어.”
눈물로 얼굴이 엉망진창이 된 렌은 절망하며 그대로 손을 땅에 떨어뜨렸다.
부정이라고 쌓을 시간도 없었건만.
어째서인지 렌은 슬픔 감정에서 쉽사리 헤어 나올 수 없었다.
“흑흑흑흑흑”
오랫동안 볼프강과 동행해 왔던 샤를리제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입을 막고 있었다.
꽈악!
그 모습을 지켜보던 건우는 주먹을 말아 쥐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어떤 상처든 복원을 통해 치유할 수 있지만, 생명력을 태반 잃은 자를 다시 살린다는 것은 소생에 가까운 행위로 복원으로 치료할 수 없다.
만능인 것처럼 보이지만, 복원의 권능에도 그 한계는 명백했다.
“……”
건우는 어두운 표정으로 볼프강을 쳐다봤다.
숨을 거두는 마지막까지 이 남자는 어떤 고뇌를 끌어안고 살아왔을까?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아마 전생시절, 로한 이그너스만큼 어두운 과거를 갖고 살아왔을 거다.
잠시 후.
스윽.
어떤 결단을 한 건지, 건우는 볼프강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형?!”
이해가 가지 않는 건우의 행동에 렌은 화들짝 놀라 건우를 올려다봤다.
건우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렌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걱정하지 마. 살려낼 테니까.”
“……?!”
믿을 수 없는 선언에 렌은 눈을 부릅떴고.
“사, 살려낸다니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아무리 교란자인 당신이라고 해도 그건 불가능해요!”
샤를리제는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건우의 말을 부정하고 말았다.
하지만 건우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까지 자신들의 어설픈 잣대로 나를 평가하다 당한 놈들이 부지기수야.”
“어, 어째서 그렇게까지 하는 건가요? 설령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분명 막대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될 텐데요.”
샤를리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고 건우는 씨익 웃으며 입을 뗐다.
“그게 지금까지 동고동락해 온 동료에 대한 내가 표시할 수 있는 성의니까.”
여기서 동료는 당연 렌이었다.
대답 직후.
건우는 새로 획득한 두 번째, 스킬을 발동했다.
[사자 소생을 발동했습니다.]건우의 손아귀에 밀집한 금빛 무리는 곧 볼프강의 심장으로 흘러 잠잠히 스며들었다.
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