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ing the Villainess RAW - Chapter (11)
EP.12) 악의 꽃 아이라 # 12
012 – 악의 꽃 아이라 # 12
아이라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나의 바지를 파고들어왔다.
동시에 그녀의 몸이 등 뒤쪽에서 나와 더욱 가깝게 밀착된다.
등에 말랑말랑한 가슴의 감촉이 여실하게 느껴지고, 아이라의 몸에서 나는 좋은 냄새가 단숨에 화악 코를 적셨기 때문인지.
불뚝, 불뚝-.
내 물건은 준비라고 할 것도 없이 벌써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아이라는 본디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는 편이 아니다.
내가 그녀의 몸을 핥은 적은 있었어도, 아이라 쪽에서 내 몸을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는 말이다.
그녀는 고고한 여왕이었으니까.
자신보다 아랫사람의 몸을 만지는 것은 절대 없는 일이겠지-라고 나는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 침대에 같이 누워도 아무 일이 없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오늘의 아이라는 어딘가가 좀 달랐다.
모처럼의 밤거리 산책이 그녀를 이상하게 만든 걸까.
“태오. 나도 궁금해 졌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 물건을 사르륵 휘감은 아이라의 손가락은 생각보다 서늘했다.
그래서 뜨겁게 맥동하는 내 좆에 있어서 그 감각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사르륵-.
서늘한 그 손바닥이 나의 물건을 움켜쥐듯 붙잡았을 때. 나는 ‘약점이 잡히다’라는 관용어를 그때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태오, 이거. 왜 이렇게 됐어?”
자그마한 손바닥에 내 몸이 아주 붙잡힌 기분이었다. 살짝 움켜쥔 것만으로 나는 마치 올가미에 붙잡힌 사슴의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정말이지, 여러모로 꼼짝할 수가 없다.
“대답해. 왜 이렇게 딱딱해졌어?”
아이라는 계속해서 나의 귓가에 뜨거운 숨결로 질문해왔다.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인지, 아니면 나를 괴롭히는 일의 연장인지 모르겠으나.
그것을 답해야만 하는 내 입장은 어딘가 부끄러운 굴욕감을 느껴야만 했다는 것이다.
‘아이라가 물어보는 것에 나는 답을 해야만 한다’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고 만다.
상하관계.
명령과 복종.
주인이 개에게 배를 보이도록 명령해 충성심을 확인하듯. 나는 이 질문에 대답해 아이라를 향한 나의 충성심을 답해야만 한다.
“응? 이건, 왜 이렇게 뜨거워졌어? 왜 대답을 안 해? 네 번 말하게 하지 마.”
“그건…. 아이라 님께서 만져 주시니까요.”
이것이 나와 아이라의 관계였다.
아이라가 일방적으로 내게서 무언가를 받거나 강요하는 것이 우리들의 관계였다 이 말이다.
하지만 오늘의 이것은 좀 더 다른 점이 있었다. 설명은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있었던 상황들과는 어딘가 다른 느낌이다.
나는 지금 여기서 내가 지금까지 구축해왔던 일종의 ‘역할’ 같은 것이 망가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이 상황을 얼른 끝내야만 할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내 통제 아래에 놓여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벗어나는 행동에 불안함을 느꼈다고 해도 좋다.
아냐. 아직 늦지 않았다.
“…지혜로운 아이라 님께서는 이미 알고계시겠지만 저는, 고자 같은 게 아닙니다. 이제 그만 놔 주세요, 아이라 님.”
하지만, 나의 몸을 붙잡고 있는 아이라의 힘은 좀처럼 느슨해질 생각이 없는 듯했다.
아이라가 내 귓가에 젖은 김처럼 속삭인다.
“하지만, 나는 아직 확인을 못 해봤는걸.”
슥, 슥슥, 슥슥슥슥슥-.
아이라의 손이 내 기둥뿌리를 훑기 시작했다. 여자가 남자의 물건을 훑는다니,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
아이라가 사정을 바라고 있다-라는 것.
“태오, 너랑 알게 된 지도 거의 일 년이 다 되어 가는데. 생각해보니까, 나는 너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어.”
슥슥슥슥, 슥슥-.
솔직히 말해서 아이라의 손길은 요령이라고 부를 게 없었다.
그저 내 좆을 위 아래로 흔들 뿐인 움직임.
사춘기 아이의 첫 자위처럼 단조롭고 어색한 손짓.
그러나 아이라는 내가 알고 있는 여자들 중에서도 가장 예쁜 애였다.
그런 여자애가 나의 사정을 바라며 물건을 훑어주는 것은 꼬리뼈부터 찌릿찌릿 쾌감이 쌓이기에 충분하고도 넘친다.
등 뒤에 닿는 가슴의 감촉도. 귀를 간질이는 달큰한 숨결도. 모두 남자를 미쳐버리게 만드는 요소들인 것이다.
모두들, 요승 태오가 아이라를 현혹하고 있다고 수군거리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거미줄에 붙잡힌 것은 누구이며, 현혹당한 것은 누구인가.
“─태오, 나에게 너를 알려 줘.”
슥슥슥.
지금의 쾌감은 아이라의 스타킹으로 혼자 자위했을 때나, 못된 여왕 아이라를 철저하게 조교하며 괴롭혔던 상상 자위와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최근에 일이 바빠서 성 욕구를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나의 성감은 점점 착실하게 고조되어가고 있는 상태.
이대로 가다간 정말 아이라의 손에 사정해버릴지 모른다.
그런 생각에 나는 덜컥 겁이 났다.
“아이라 님. 그만, 이제 그만해주세요. 장난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싫어. 지금, 내게 명령하는 거니?”
꽈아악.
아이라가 나의 물건을 터뜨릴 것처럼 쥐었다. 덕분에 내 좆은 약간의 통증을 느끼며 쌓여있던 쾌감의 수치를 조금이나마 떨어트렸다.
급격한 사정은 멈출 수 있었지만 결국 붙잡혀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 상태.
“그럼 태오야, 네가 내 묻는 것에 솔직하게 대답해주면 놓아줄게.”
아이라가 제안을 해왔다.
“…무엇을 대답하면 되겠습니까?”
“너를 알게 된 지 1년.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지만.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어. 하프 님프라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어.”
그건 나도 처음 알았는데.
“태오, 너는 누구였니? 네 부모는?”
“저는….”
아이라의 질문은 사실 내가 예전부터 생각해오고 있던 것 중에 하나였다. 이 태오라는 캐릭터의 과거.
분명 이렇게 살아오기까지의 과거가 어딘가 있을 텐데, 딱히 단서가 될 만한 게 없었다.
만약 힌트가 있다면 태오 가스펠이라는 이름.
“저는, 교단에 위탁된 고아였습니다. 가스펠이라는 성씨가 붙었으니까요.”
“그래?”
가스펠(Gospel)이라는 성씨는 광염의 교단에서 고아와 사생아들에게 붙여주는 성씨 중 하나다. 태생부터 고아임을 암시하는 장치라 이 말이다.
그렇다, 나는 고아였다.
반 요정의 고아.
기아와 난민, 몰락귀족, 고아들이 가득한 이 땅이니 뭐 이상할 것도 없는 신분이다.
“그럼, 어째서 엘가에게 노예로 팔려갔던 거야?”
“그건, 저도 눈을 떠보니 그렇게 되어 있었다는 말 밖에는…. 이건 정말 거짓이 아닙니다.”
나도 내가 왜 철창에 갇혀 있었는지 모르겠다.
평소대로 출근을 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떠보니 이러한 세상에서 노예가 되어있었으니까. 하지만 일단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만 했고, 결국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소설과 마찬가지인 요승이라는 형태로.
━진짜 반란이 일어납니다. 그, 채석장 관리인. 채석장 관리인을 잡아다 문책해보세요-!
━만약 확인해봐서 거짓말이면, 넌 죽을 거야.
나는 나의 쓸모 있음을 어필하기 위해 알고 있는 소설 에피소드들, 이를테면 앞으로 일어날 에피소드들을 읊었다.
━채석장 관리인이 반란을 꾸미고 있더라. 너는 대체 그걸 어떻게 알아낸 거지?
━그건….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 내 이야기는 일종의 ‘예언’처럼 되었고.
거기에 재미를 느낀 엘가가 나를 자랑할 겸 아이라의 앞에 데리고 갔다가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그래서 요승이고.
“그럼, 노예가 되기 전의 대부분의 것을 기억 못한다는 거야?”
“정말입니다…. 제가 감히 누구에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흐응-. 거짓말은 아닌 것 같네. 사실대로 말했으니, 그럼-.”
“이제 놓아주시는 겁니까?”
“그럼 이제 상을 줄게. 마음껏 허리를 움직여도 돼.”
“예?”
“사정을 하면, 놓아줄게. 그럼, 거짓말 한 게 아니게 되지?”
마음껏 허리를 움직이라니.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내가 내 물건을 쥐고 있는 아이라의 손을 오나홀 삼아서, 지금 여기서 자위를 하라는 소리였다. 감히 그런 일을 해도 되는 걸까?
그렇지만 이렇게 된 이상 아이라의 마음을 돌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자유의 몸이 되기 위해서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그래서 나는 허리를 움직였다.
앞에서 뒤로.
비좁은 아이라의 손을 정말로 오나홀 삼아서, 오로지 빠르게 사정에 달하기 위해 허리를 움직이는 거다.
풀석, 풀석-.
덕분에 이불은 날아가고, 침대 위에 먼지가 일어나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주인의 손에 마운팅 하는 발정난 토끼나 강아지들이 딱 이런 꼴이겠지.
나는 개였다.
“이 자세, 태오 네 얼굴을 보기가 어렵네. 돌아누워 봐.”
그때 아이라가 돌아 누울 것을 지시했다. 덕분에 나는 불편한 자세에서, 다리를 M자로 벌리고 있는 아이라의 몸 위에 살짝 포개지듯 앉을 수가 있었다.
슥. 츄르릅.
아이라는 입에 모아두었던 침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슥 핥았다.
그걸로 뭘 하려는 가 불안한 눈초리로 지켜봤더니 자신의 활짝 벌린 양 허벅지 사이쯤에 손을 동그란 모양으로 오므린다.
“여기에 해도 돼.”
실화냐.
“어서.”
나는 거기를 향해, 내 빳빳하게 발기된 좆을 꽂아 넣는다.
질걱-. 아이라의 타액이 있기 때문인지 전보다 움직이기가 수월하다.
“이 편이, 너도 편하지?”
“…그렇습니다. 과연, 지혜로우십니다.”
“그럼, 이제 움직여. 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멈추지 말고.”
“…….”
나는 대답하는 것 대신 허리를 움직였다.
“…발정난 개 같아….”
촛불 아래로 보이는 아이라의 얼굴은 약간 붉게 상기되어 있었는데, 그녀는 내가 이렇게 자신의 손에 허리를 흔드는 꼴이 퍽 우스운 것처럼 보였다.
질걱, 찔걱-.
아이라의 타액과 내 쿠퍼액이 섞인 손바닥이 음란한 소리를 낸다.
그녀의 상반신만을 보고 있노라면, 자세가 자세이기 때문인지 마치 아이라 그녀 자신과 떡을 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몹시도 흥분된다.
마치 여왕의 보지를 쑤시고 있는 느낌이다.
“태오, 사정감이 느껴질 것 같으면, 그 전에 미리 말해 줘. 남자들은 사정하기 전에 그런 걸 느낄 수 있다며?”
“…그, 알겠습니다.”
등 뒤로 땀이 주르륵 흐른다. 방 안은 내가 헐떡이는 소리만이 가득한 상태.
“흐으, 흐으으.”
“남자라는 건, 이렇게나 허리를 흔드는 생물이구나.”
그런 나를 재미난 장난감이라도 되는 것처럼 바라보고 있는 아이라가, 어쩐지 얄밉다.
나쁜 년.
내가 누구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데.
비누맛 나는 몸만 핥게 해주지 말고 진짜 한 번 대주기라도 하던가.
그럼 진짜로 충성심이라도 생길지 모르는데.
개 같은 년. 이대로 벗겨놓고 쑤셔 박고 싶다.
속으로 끓어오르는 분노를 욕하고 있으려니, 내가 정말 아이라를 욕하며 범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금방 내 엉덩이부터 허리와 등을 타고 사정감이 고조 된다.
“아이라 님-. 그만, 그만 이제 멈춰야겠습니다. 멈추게 해주세요…. 후-.”
“…….”
나는 사정의 신호를 알렸다. 하지만 아이라는 별 다른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
“아이라 님…?”
“멈추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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