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orarily Closed for Work Reasons RAW novel - Chapter (221)
콰콰콰쾅!
아래에서 위를 향해 휘두른 천마군림의 검격을 정통으로 맞은 황제가 로켓처럼 하늘로 튕겨 나갔다.
위이잉! 윙윙윙!
황제를 암습한 이신에게 분노한 바알제불의 파리 떼가 헌터들을 제압한 병마의 저주를 뿌리며 그를 시커멓게 뒤덮었다.
하지만, 이신은 그들은 신경 쓰지도 않고 이제는 하늘에서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황제를 향해 천마를 휘둘렀다.
“천마신검 제2초 천마대초열!”
그게 끝이 아니다.
남은 왼손의 중지와 엄지가 빠르게 교차했다.
“단죄하는 신의 중지! 증식하는 신의 엄지!”
화르륵!
콰아아아!
지옥에서 영원히 타오르는 지옥 불을 재현한 천마의 검과 분노한 악신의 화염이 하나로 합쳐지며 황제에게 쏟아졌다.
-끼에에에…….
이신을 뒤덮었던 바알제불의 파리 떼는 화염에 휘말려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소멸해 버렸다.
실로 신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개세적인 위력의 공격이었다.
하지만, 허공을 노려보던 이신이 부득 이를 갈았다.
“괴물 벌레 새끼…….”
슈우욱! 쿵!
하늘에서 화려한 날개를 등에 소환한 황제가 그의 앞에 착지했다.
천마대초열과 증식까지 시킨 단죄하는 신의 중지의 불꽃을 정면으로 맞았음에도, 황제의 갑옷처럼 단단한 몸에는 흠집 하나 나 있지 않았다.
이신을 응시하던 황제의 입가에 히죽 미소가 서렸다.
“그래, 신의 자격이 없다는 말은 취소하지. 유일신.”
황제는 그가 유일신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비록 얼굴은 검은 헬멧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팔에는 신의 제전에 참가하는 증표인 투신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으니까.
“하지만, 짐을 상대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구나. 설마 이 정도로 약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지금의 너는 왼손 하나만으로도 때려죽일 수 있을 정도야.”
자존심이 상한 듯 이신이 피가 날것처럼 주먹을 쥐었다.
“……확실히 나는 너에 비해서는 약한 게 맞다. 그렇지만, 쓰러뜨릴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
“호오? 짐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어디 해 봐라.”
흥미로운 표정을 짓는 황제를 노려보며 이신이 손을 위로 들었다.
스윽.
쿵! 데구르르!
그가 쓰고 있던 헬멧이 황제의 발치에 굴렀다.
황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냐?”
한편, 관객들과 생방송으로 이 지옥의 시작 같은 광경을 지켜보던 전 세계의 인간들에게 이신의 얼굴이 비쳤다.
-나는 유일신이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전 세계 방송국의 카메라와 드론들이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이곳에 있는 관객들과 이 광경을 보고 있는 전 세계의 인간들아, 살고 싶으냐? 그렇다면 간절히 염원을 담아 말해라. ‘유일신 님을 믿습니다.’라고.
신이 세계에 선언했다.
-그럼 내가 너희들을 구원해 주겠다.
스페이스 갓 유일신입니다!
“구원해 주겠다고?”
황제가 이신의 선언을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짐을 쓰러뜨릴 방책이라는 게 겨우 구원을 미끼로 신앙을 구걸하는 것이었다니. 실망스럽군.”
콰아아!
황제가 강력한 신력이 뿜어져 나오는 주먹을 쥐었다.
“보아라, 신앙은 압도적인 힘과 공포로 얻는 것이다! 방금의 구걸로 네놈이 얻은 그 쥐똥만 한 신력이 그 증거지!”
“쳇.”
이신이 낮게 혀를 찼다.
기껏 얼굴까지 드러냈건만, 얻은 신앙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잘해 봐야 지구 인구의 백분의 1정도?
그것만 해도 무려 수천만 단위였지만, 상급 신이 되기 위해 모아야 하는 1조라는 숫자에 비한다면 턱도 없었다.
심지어 전염병의 저주에 걸려 다 죽어 가는 헌터들조차도 반쯤 미친놈 보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바에야.
신앙을 보내는 것은 기껏해야 삼신이가 반쯤 포섭해 놓은 잔 르망 정도였다.
슈욱!
순간, 황제가 사라졌다.
아니, 진실로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곳에 있는 초고속 카메라도, 신의 눈으로도 좇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을 뿐.
“크!”
순식간에 이신의 앞에 나타난 황제의 주먹이 그의 복부에 꽂혔다.
콰콰쾅!
살과 뼈로 이루어진 육체에서 나는 거라고는 믿을 수 없는 굉음과 함께 이신의 허리가 기억자로 꺾였다.
“우웨엑!”
철퍽! 철퍽!
단 한 방에 갈가리 찢긴 내장 섞인 피를 토하는 이신을 보며 황제가 혀를 찼다.
“약해, 너무나 약해. 네가 정녕 짐의 대적자가 맞느냐? 아니면 짐이 너무 강해져 버린 것인가.”
“키킥.”
“웃어?”
“뭐 사실 나도 이건 기대는 하지 않았다…….”
얼굴을 드러내고 세계에 선언한 것은 그저 티끌만 한 힘이라도 모으려는 수단이었을 뿐이다.
큰 도움은 안 될지라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꽈악!
이신이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도 사납게 웃으며 자신의 복부에 꽂혀 있는 황제의 팔을 움켜잡았다.
“진짜는 이거다.”
벌레 황제 놈아, 넌 확실히 강하다.
“스킬 공유 ‘성미나’!”
하지만, 정신은 어떨까?
“궁극 스킬 ‘심상(心想) 공간’.”
“뭐?”
츠츠츠!
슈우욱!
황제의 시야가 갑자기 암흑으로 뒤덮이며 동시에 어디론가 빨려 드는 감각이 전신을 덮쳤다.
잠시 후.
황제가 경계하는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여긴 어디냐?
방금까지 있던 콜로세움의 경기장이 아니라, 그저 어둠만이 존재하는 광활한 공간이 펼쳐져 있다.
황제는 직감했다.
이곳은 현실이 아니다.
“내가 신도의 스킬을 빌며 만든 정신세계다. 보통은 천마의 무공과 ‘모든 것을 베는 천검’에게서 얻은 비급을 수행할 때 사용했지.”
이신이 양손을 펼쳤다.
차라라락!
그러자 마치 영화 에서 주인공이 했던 트레이닝 프로그램처럼, 이신의 주위로 수많은 무기들이 소환됐다.
“현실이 아니라 내 홈그라운드인 이곳에서라면 상급 신격인 너하고도 한번 해볼 만하지.”
“크크크, 크하하하!”
황제가 어깨를 들썩이며 광소했다.
쿠르르릉!
단지 그것만으로도 심상 공간이 지진이라도 난 듯 요동쳤다.
“재미있군. 이것이 짐을 상대하기 위해 약해 빠진 네가 없는 지혜를 짜낸 결과란 말이지?”
황제가 도발하듯 이신에게 검지를 까닥였다.
“오너라. 어디 그 얕은 지혜가 짐에게 얼마나 통할지 시험해 보겠다.”
“이 건방진 벌레 새끼가. 그 아가리를 찢어 주마!”
이신이 땅에 박힌 무기 중 창과 직도를 뽑아 손에 쥐고는 황제에게 겨눴다.
하지만, 사실 이신도 알았다.
이곳에서도 저 괴물 같은 황제를 쓰러뜨릴 수 있을 확률은 채 2할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제 남은 희망은 단 하나.
‘내가 이곳에서 이놈을 묶어 둘 동안 무슨 수를 내라! 망할 본체 놈아!’
그러자 이신의 머릿속으로 대답이 들려왔다.
-알았다, 잘난 분신 놈아!
***
용사의 탑 44층의 세계 대우주제국.
나는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행성 일렉시아에 있었다.
이곳이 바로 대우주제국의 여황인 에스메랄다가 있는 곳.
슈우우웅!
우리가 몸을 실은 에스컬레이터 원판이 엄청난 속도로 여황의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
내 옆에 동행한 삼안의 감독, 필르 머시기가 조심스레 당부했다.
“유일신 님, 당신께서 위대하신 신의 화신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에스메랄다 여황께서는 대우주의 지존이신 만큼 예의를 차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내가 없는 현실을 떠올렸다.
내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유이신.
녀석은 대단했다.
성질은 좀 더럽지만 진짜 내 분신이라는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갑자기 맨 얼굴을 드러냈을 때는 놀랐지만, 그가 전 세계에 한 선언은 가슴이 찌르르 전율할 정도였다.
이신뿐만 아니라 내 또 다른 분신인 삼신도 대단했다.
그 작은 아이가 잔 르망을 구하기 위해 두려워하지 않고 그 무시무시한 황제와 맞섰다.
부끄러웠다.
내 분신들도 그런데 나는 대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신도들을 늘리겠다는 계획으로 이런 갓메이커 세계 안으로 들어와서 영화까지 찍었지만, 아직 황제와의 신의 제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여겨 너무 안일하게 지내지 않았나?
좀 더 절실하게 행동해야 했었다.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상급 신격의 힘을 손에 넣고, 다른 악신들마저 잡아먹어 버린 황제의 저력을 과소평가했다.
현실과 이곳은 시간의 흐름이 다르긴 하지만, 내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부터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전에 도착했습니다. 유일신 님, 필르테쿠스 찌끼리아 감독님. 들어가시죠.”
드드드드!
근위병들이 산처럼 거대한 문을 열었다.
“아아, 드디어 오셨습니까!”
그 어떤 악기보다도 아름다운 여인의 음성과 함께 별빛 같은 빛이 쏟아졌다.
“용사 일호 님이 섬기는 위대하고 자비로운 유일신 님의 화신이시여! 이렇게 직접 뵙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한때는 문어의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대우주 제일의 미녀라 해도 손색이 없을 여황 에스메랄다가 눈부신 미소와 함께 내게 다가왔다.
그런 우리들을 기자들이 우르르 에워쌌다.
찰칵찰칵!
위이잉!
“에스메랄다 여황 폐하! 대우주제국의 신민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유일신 님! 여황 에스메랄다 님께 어떤 축복을 내려 주실겁니까?”
“대우주의 구원자 용사 일호 님은 지금 어디에 계신 겁니까?”
속사포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사실 그들은 내가 감독을 통해 미리 요청해 두었던 이들이다.
신과 여황이 만나는 이 역사적인 순간을 대우주제국의 신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최첨단 카메라와 대우주 네트워크에 연결된 정신 감응 초능력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신처럼 이것을 통해 나를 믿으라고 선언하지는 않았다.
나는 대우주제국의 신민들이 겨우 말 한마디에 나를 믿고 따를 거라 믿을 만큼 오만하지 않다.
그러니 지금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나는 날 향해 감격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여황을 향해 말해다.
“에스메랄다 여황님.”
“유일신 님께서 입을 여셨다!”
“오오! 신의 화신께서 말씀하신다!”
대우주의 이목이 일제히 내게 쏠렸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지금부터 내가 이곳에서 벌이는 짓은 아마 무덤까지 가지고 갈 흑역사가 될지 모른다.
그리고 미안하다, 일호야!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에스메랄다에게 외쳤다.
“……해 주세요!”
그러자 아름다운 에스메랄다의 얼굴이 실시간으로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
-하하하! 겨우 이 정도냐?
-닥쳐! 벌레 새끼야!
콰르르, 콰콰쾅!
황제와 이신이 싸우고 있는 심상 세계의 곳곳에 균열이 일며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사납게 요동쳤다.
이렇듯 심상 세계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신과 황제였지만, 현실에서의 그들은 석상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지금이다!”
“급소를 노려!”
그때를 기회라고 여겼는지 전투에 나서지 않아 비교적 멀쩡했던 주최 측의 헌터들이 황제를 공격했지만.
순간 황제의 팔에 새겨져 있던 신의 제전의 증표, ‘살육과 광기의 전쟁’의 문장이 빛났다.
-투신의 가호를 받은 자의 대결에 감히 하찮은 피조물들이 끼어드는가!
퍼억! 퍼어억!
푸슈우욱!
털썩!
순식간에 머리가 폭발해 버린 헌터들이 피 분수를 뿜으며 수수깡처럼 무너졌다.
그 끔직한 광경이 생중계되며 다시 한번 전 세계인들을 공포로 사로잡았다.
그것은 대기실에 있던 미나 자매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 언니. 선생님은 괜찮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