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orarily Closed for Work Reasons RAW novel - Chapter (27)
대신 다른 것들이 가득했다.
쪼르르!
그중에서 백발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이등신 소녀가 내게 쪼르르 달려오더니.
“앗! 강림하셨사옵니까! 위대하고 자비로운 유일신님!”
······누구세요?
끝
ⓒ 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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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내 개미들이 변했다.
과연 얘네 들을 더는 개미라고 부를 수 있을까?
개미의 특징인 더듬이와 긴 꽁무니 같은 것이 엉덩이에 달려있긴 하다.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사람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치 창작물에 종종 나오는 수인(짐승인간) 같달까?
물론 이 경우에는 충인(곤충인간)이란 표현이 더 적절할 거 같긴 하다.
‘잠깐 나갔다 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갓메이커는 이능으로 구현된 게임이라 설명 로그 같은게 남아 있는 친절한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내게는 이 두 눈이 있다.
나는 일단 진정하고 그들을 감정해보았다.
띠링!
-본래 미천한 최하등종족이었으나 유일신이 내려준 이름의 은총과 재앙의 마수 사냥의 경험치를 얻어 진화했다.
종족 : 가야미족
특이사항 : 귀요미다.]
설마 대충 지어준 이름 때문에 이렇게 진화했다고?
게다가 그동안 없었던 종족 란까지 생겼다.
가야미라면 고어로 개미란 말인데.
“신이시여. 혹시 저희가 변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앤티와 날 올려다보는 개미, 아니 이제 가야미족들의 시선에 불안감이 묻어있었다.
마치 버림받을까 무서워하는 강아지 같은 눈빛들이다.
“응? 아, 아냐. 보기 좋네. 진작 변하지 그랬냐. 아주 마음에 든다. 하하하!”
“와아아! 유일신께서 우리의 변한 모습에 기뻐하신다!”
뒷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자, 앤티와 가야미족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환호했다.
잘해봐야 이등신 밖에 안 되는 작은 가야미족들이 그러는걸 보고 있자니.
‘좀 귀엽네.’
[펑펑!]그때 화면에 폭죽 같은 것이 터지며 메시지가 떠올랐다.
[신도들이 어버이인 신을 닮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축하합니다. 신도들의 진화로 인해 갓메이커 유저 ‘유일신’님의 레벨이 1 올랐습니다.
유일신님의 현재 레벨은 2입니다.]
어, 이거 레벨이 있는 게임이었어?
[레벨의 상승으로 인해 봉인되었던 ‘문명부흥’ 메뉴가 활성화되었습니다.]갑자기 화면에 [문명부흥]이라는 버튼이 생겼다.
“이게 뭐야?”
터치해보자 다음과 같은 설명이 떴다.
[문명부흥]: 신은 자신을 믿는 신도들의 문명을 발전 시킬 수 있습니다. 신도들의 문명을 발전시켜 신앙을 높이십시오.
신앙이 높아질수록 그들의 신인 당신의 권능 또한 강해질 것입니다.
현재 유일신님의 레벨로 사용할 수 있는 메뉴는 다음과 같습니다.
메뉴는 터치와 함께 활성화됩니다.
정체 모를 메뉴의 숫자는 총 세 개.
제법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제야 좀 게임 같달까.
좋아, 일단 첫 번째 메뉴 터치.
띠링!
축하합니다. [개척] 메뉴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오, 개척?’
[개척]-숲이나, 황무지를 개간해 영지로 만듭니다.
비용 : 1,000 Gcoin
지금의 나에게 1,000코인쯤이야.
바로 실행시켜보았다.
[개척을 시작합니다.]스스스스.
방구석에 쌓여있던 갓코인 1,000이 사라지더니, 갓메이커 화면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스르륵! 스스슥!
가야미족들의 마을 주변에 있던 숲과 바위들이 녹아내리듯 사라지더니, 순식간에 비옥한 땅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개척에 성공해 1,000 평의 땅을 얻었습니다.개척한 땅을 농지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농지]-신도들을 먹일 식량을 얻을 수 있다.
비용 : 1,000 Gcoin
역시 클릭.
띠링!
[농지] 변환을 시작합니다.스륵스륵.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땅에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더니.
드드드드!
순식간에 탐스러운 알곡이 영근 황금색 밀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가야미 부족 애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 이럴 수가.”
“유일신님께서 기적을 펼치셨다!”
“오오!”
호, 이거 조금 재밌는데?
다음 메뉴도 터치.
-신도들에게 필요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만들 수 있는 건축물 메뉴는 다음과 같습니다.
[집]-신도들의 주거지다.
비용 : 100 Gcoin
[훈련장]-신도들이 건강한 육체를 단련할 수 있다.
훈련장의 레벨이 오르면 ‘병사’ 직업군을 생성할 수 있다.
비용 : 1,000G coin
[신전]-신도들이 유일신께 예배를 올리는 곳이다. 교육을 겸하다.
신전의 레벨이 오르면 ‘신관’ 직업군을 생성할 수 있다.
비용 : 2,000 Gcoin
[성벽]-신도들을 외세에서 지켜줄 수 있는 튼튼한 방벽이다.
비용 : 50,000 Gcoin
그러고 보니 얘들이 움막 같은 곳에서 사는 게 마음이 안 좋긴 했다.
일단 숫자에 맞게 집을 백 채 정도 결제하고, 다른 메뉴도 모두 결제했다.
특히 훈련장과 성벽이 마음에 들었다.
심심하면 얻어터지고 빌빌거리는 내 얘들이 안전해진다면 이 정도는 투자할만하다.
다해봐야 10만 갓코인도 안 하는데 뭐.
이정도야 바퀴벌레들을 일망타진하고 3억이 넘는 갓코인을 가진 내겐 티도 안 난다.
드드드드!
결제를 끝내자 핸드폰이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갓메이커의 화면이 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스륵스륵!
흙과 나무로 대충 만든 움막이 현대식 느낌이 나는 백색의 이층집으로 변했다.
그것이 무려 백 채.
그 한가운데에는 마치 고대 그리스의 신전을 연상케 할 정도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신전이, 그 옆에는 고대의 콜로세움 같은 원형 건축물이 우뚝 솟아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압도적인 것은 성벽이었다.
가야미족들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백배는 크고 두꺼운 성벽이 마을과 방금 내가 만든 농지를 감싸고 있었다.
“이럴 수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농지와 건물들이 솟아나다니!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기, 기적! 유일신님께서 미천한 우리를 위해 베푸시는 기적이시다!”
가야미족들이 감격과 환희가 뒤섞인 얼굴로 눈물을 질질 짜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앤티가 외쳤다.
“아아, 여러분 보셨습니까? 우리의 유일신님께서 벌이신 이적을. 그분께서 검지를 가리키시자 그곳에 우리를 먹일 밀밭이 생기고,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될 집이, 그리고 사악한 무리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거대한 성벽이 생겨났습니다!”
“아아, 유일신님!”
“위대한 유일신님을 찬양하라!”
이것 참, 별것도 아닌데 뭘 그리 오버하고 있니.
그런데 이것 제법 지르는 맛이 있다.
얘들도 좋아하는 데다 왠지 예전에 한 시뮬레이션 게임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제 남은 메뉴는 하나.
난 약간의 설렘을 느끼며 그것을 터치했다.
[개척]과 [건설].이다음에는 무슨 메뉴가 있을까? 약간 설레는 마음으로 메뉴를 터치해보았다.
“어?”
[용사의 탑]-영겁의 시간이 응축된 고행과 시련의 탑이다.
‘용사’ 직업군을 생성할 수 있다.
비용 : 50,000,000 Gcoin
“요, 용사?”
용사라면 그러니까 세상을 정복하려는 마왕이나 마신 같은 것과 싸우는 정의의 사도. 그 용사 말인가?
“이 게임 장르 RPG였냐!”
***
같은 시각.
제국의 황성.
그곳의 주인, 장막 안의 황제에게서 싸늘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코크로치. 네게 실망했다.
마계에도 주력이 미치는 대주술사 코크로치. 그런 그가 황제의 발아래 엎드린 채 애처롭게 몸을 떨었다.
“이, 이럴 리가 없는데······.”
-실패는 죽음뿐이다.
황제의 선언에 검은 갑각으로 뒤덮인 코크로치의 얼굴이 순간 회색빛으로 변했다.
“폐, 폐하! 저는 마왕과도 계약한 대주술사이옵니다! 제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검은 부족 놈들을 반드시 박멸하겠나이다.”
-예외는 없다.
스윽.
장막 안에서 검은 손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그의 검지가 코크로치를 겨눴다.
“으아악!”
코크로치가 비명을 지르며 대전 밖으로 도망치려고 했다.
그 순간 황제의 검지에서 눈부신 광휘가 번뜩였다.
콰아아아!
불에 달군 쇠가 피부에 닿은 것처럼, 소름 끼칠 정도의 열기가 대전을 휩쓸고 지나갔다.
하지만 대전에 있던 신하들은 몸이 얼 것 같은 한기를 느꼈다.
파스스 파삭!
달려 나가던 자세 그대로 잿더미가 되어버린 코크로치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이 하찮은 벌레 놈들, 정말 하나같이 쓸모가 없구나! 정녕 짐이 직접 나서야 하는가!
장막 안의 권좌에 앉아있던 황제가 몸을 일으켰다.
구구구궁!
그러자 그와 동시에 대전이 지진이라도 난 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신하들이 퍼렇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 머리를 쾅쾅 박으며 탄원했다.
“폐하, 고정하시옵소서! 위대한 신의 혈통을 이은 위대한 반신께서 어찌 그런 하찮은 자들에게 직접 손을 쓰려 하시옵니까?”
-닥쳐라. 그따위 버러지 같은 개미 새끼조차 치우지 못하는 네놈들 따위를 내가 더 믿고 기다리란 말이냐! 이 쓸모 없는 벌레들아!
황제의 분노에 호응하듯 대전이 불에 달군 쇠처럼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으윽! 폐하! 제발 고정하옵소서······!”
숨쉬기도 힘든 광폭한 열기에 헐떡이며 신하들이 애원했지만, 황제는 분노를 거두지 않았다.
장막을 걷어내며 황제의 손이 불뚝 튀어나왔다.
툭! 툭! 치이익!
바닥에 바짝 엎드린 신하들이 흘린 땀방울이 바닥에 닿자 달군 쇠에 닿은 것처럼 증발해버렸다.
이대로면 황제에 의해 황궁의 모든 것들이 불타버릴 순간이었다.
“호호, 노여움을 거두소서. 황제 폐하.”
꿀처럼 달콤한 여성의 옥음이 대전에 울려 퍼지자.
거짓말처럼 대전을 들끓게 하던 열기가 사라졌다.
동시에 천장에서 투명한 실 한가닥이 내려왔다.
스스슥.
그것을 타고 대전으로 비단처럼 화려한 무늬로 온몸을 수놓은 꽃 같은 여인이 내려섰다.
그녀를 본 신하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오오, 신녀님!”
장막 안에 있던 황제의 음성이 몰라보게 부드러워졌다.
-돌아왔느냐. 내 귀비여.
여인은 제국 최강이라 불리는 십검의 일인인 음검(淫劍)이자,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귀비였다.
하지만 그저 아름다움만으로 그녀를 함부로 재단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그녀는 반신인 황제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는 존재.
바로 제국이 모시는 수많은 신을 총괄하는 신녀(神女) 아라크네였다.
귀비가 공손히 고개를 조아렸다.
“네. 소첩, 황제 폐하가 내리신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마침내 폐하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나이다.”
-그, 그 말은?
광폭한 황제답지 않게 그의 음성이 살짝 떨렸다.
“가장 위대한 신들이 모인 백신좌의 주인께서 확답해주셨습니다. 폐하를 당당히 이 별의 신으로 인정하시겠다 하옵니다.”
-하하하! 500년인가! 그 오만한 자들이 드디어 짐을 인정하겠다는 것이지!
황제가 광소했다.
“그렇사옵니다. 경축드리옵니다. 폐하.”
“감, 감축 드리옵니다!”
신하들이 이때다 싶어 황제를 찬양했다.
아라크네가 황제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소첩 사정은 모두 들었사옵니다. 하지만 폐하께서는 곧 반신에서 진정한 신으로 다시 태어나실 귀하디귀하신 분.”
마치 옥구슬이 쟁반을 구르는 것 같은 아라크네의 음성은 수컷의 마음을 진탕케 하는 마성이 있었다.
하지만, 감히 황제의 여인에게 음심을 품을 정도로 간이 큰 자는 없었다.
“현세의 일은 소첩에게 맡기시고 폐하께서는 신계에 오를 준비를 하소서. 검은 부족의 벌레들과 그들이 섬기는 악신 놈은 저 아라크네의 이름을 걸고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박멸하겠나이다.”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기세였던 황제가 옥좌에 몸을 뉘였다.
그러자 대전을 채우던 광폭한 기운이 지워지듯 사라졌다.
-그래. 귀비 아라크네. 너라면 믿을 수 있지. 하지만 방심하지 말거라. 놈들에게 당한 십검이 벌써 셋이니.
아라크네가 검은 입술을 뒤틀며 요염하게 웃었다.
“호호, 소첩 아라크네. 단순히 싸울 줄만 아는 그들과는 다르옵니다. 천지 분별 못하는 악신따위. 진정한 신들에 비하면 그저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똑똑히 가르쳐주겠나이다.”
끝
ⓒ 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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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나는 새로 생긴 메뉴를 바라보았다.
[용사의 탑]-영겁의 시간이 응축된 고행과 시련의 탑이다.
‘용사’ 직업군을 생성할 수 있다.
비용 : 50,000,000 Gcoin
오천만 코인이면 지금 내게도 좀 부담스러운 수치긴 하다.
나는 호기심과 오천만 갓코인을 잠시 저울질해보다.
“에라.”
결국 호기심이 이겼다.
게다가 용사라지 않나!
사나이치고 그 단어에 가슴이 떨리지 않을 수 있겠냐!
과감하게 터치!
띠링!
[50,000,000 Gcoin을 소모합니다.] [용사의 탑]을 건설합니다.쿠구구궁!
내가 만든 임시 도시의 한가운데 탑이 우뚝 섰다.
갓메이커의 화면임에도 불구하고 그 탑의 웅장함이 느껴졌다.
내가 지은 집들에 비교하면 적어도 백배는 높고 거대한 탑이었다.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