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466)
466화
띠링.
[배후령 준동(蠢動)과 성신의 경계] [퀘스트 등급 : 신화] [퀘스트 제한 : 성신 루할과의 호감도 일정 이상. 플레이어의 배후령이 존재하지 않을 것, 또는 플레이어의 배후령이 이레귤러일 것] [플레이어와 가장 가까운 존재지만, 그만큼 베일에 가려진 존재. 배후령의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성신 루할은 이 움직임이 대륙에 악마를 불러올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루할의 제안을 받아 그의 근심을 덜어 주십시오. 루할은 대륙 최고 종교의 신입니다. 루할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는다는 것은 곧 대륙 절반의 지원을 얻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퀘스트 승낙 시 : 성신교와의 호감도 대폭 상승. 연계 퀘스트 발생. 퀘스트 달성 수준에 따른 차등 보상] [퀘스트 거절 시 : 성신교와의 호감도 하락]“……배후령이요?”
이 타이밍에 갑자기 배후령에 관한 이야기라니.
예기치 못한 화제 전환에 카르페가 당황했으나, 루할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래. 토속신들을 밀어내고 새로이 신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무리들. 이방인들은 하나같이 그 신들을 믿고 있다지? 그 영향을 받아 이곳 원주민들도 점점 더 그들을 믿어 가는 실정이고.”
“아, 확실히 그렇죠.”
루할의 말에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라세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게임 배경 설정이다.
라세의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시작할 때,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배후령을 선택해야 한다.
배후령들은 유저의 게임 진행을 도우며 때론 강력한 아이템이나 퀘스트를 부여해서 유저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일종의 전담 파트너다.
그리고 그런 배후령들은 라세의 원주민들인 NPC에게 ‘신’으로 취급받았고, 그런 이유로 유저들이 신의 선택을 받았다 하여 NPC들은 유저들을 두고 ‘신의 사자’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또한 유저들이 아닌 일부 NPC들 역시 배후령의 선택을 받아 힘을 얻기도 해서, 배후령들에 대한 인식은 유저나 NPC나 가릴 것 없이 좋은 편에 속했다.
“그 치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토속신들이 많이 약해졌단 말이지. 뭐, 나야 대륙을 사분하는 국가의 종교 신이니 그럴 일이 없지만 다른 친구들은 그게 아니라서.”
신의 힘은 그 신을 믿는 자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배후령들이 활동을 넓혀 나가는 만큼 기존의 신들의 힘은 약화되었고, 이젠 ‘고대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찾는 이들만 찾는 그런 신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카르페가 직접 만났던 ‘도박의 신’ 케록이나 ‘대장장이의 신’ 아스텔이 그 대표적인 예였다. 그나마 그들은 한 종족의 종족신이기도 해서 명맥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거지, 그게 아닌 신들은 신성조차 잃어버렸다는 게 루할의 설명이었다.
“그럼 기존의 신이신 루할 님은 배후령이란 존재가 탐탁지 않으시겠네요.”
“응? 아니. 그건 아니야. 다른 신들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런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의외로 루할은 고개를 저었다.
“신이 뭐 별거냐? 신위를 가지고 있고 믿어 주는 이가 있으면 그게 신이지. 그리고 배후령이라는 자들은 그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잖아. 기존 신들이 밀려난 건…… 조금 안타까울 수 있지만 어쩌겠어. 그렇게 안 되도록 지들이 잘했어야지. 게으른 자가 도태되는 건 당연한 거야.”
“좀 의외의 말씀이네요.”
-흐음. 이건 또 참신한 가치관인데.
평범한 시골 청년부터 시작해서 신위에 올랐기 때문일까? 아니면 비교적 젊은 신이라 그런 것일까?
루할은 고대신이나 배후령들 중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그런 구분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지들끼리 지지든 볶든 그건 내 관심 밖의 일이다. 난 내 분야만 신경 쓰기에도 벅차.”
“방관자 포지션이네요. 내 선만 안 넘으면 뭘 하든 상관없다?”
“오. 그래! 그 선이라는 표현이 정확하군. 그 선만 안 넘으면 되는데…….”
공교롭게도 이번에 배후령 쪽에서 루할의 선을 넘을 수도 있는 행동을 한 것이다.
“차라리 딴 나라의 왕을 홀려서 전쟁을 일으키는 거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쯧. 하필이면 악마라니. 그건 두고 볼 수 없지. 성신이라는 이름을 달고 그걸 어떻게 그냥 넘기냐.”
루할은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나설 수는 없다. 자세히는 말할 수 없지만, 나 역시 많은 제약으로 묶여 있거든.”
“그래서 믿을 만한 사람에게 대신해서 맡긴다는 거네요. 그게 저인 거고.”
“그래. 바로 그거다. 이야기가 빨라서 좋군. 아, 물론 우리 애들한테도 비밀리에 조사를 시키긴 할 거야.”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이해한 것과는 별개로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저 같은 이방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 아닌가요?”
“응? 어째서?”
카르페의 물음에 루할은 전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방금 루할 님이 말씀하셨잖아요. 배후령들이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고. 그리고 이방인들은 하나같이 배후령들과 함께하고 있다고요.”
그렇다면 당연히 이방인인 카르페에게도 배후령이 붙어 있다는 소리가 된다.
“제가 제 배후령에게 이 사실을 다 말하면 어쩌시려고?”
“아, 뭔가 했더니 그 얘기였냐.”
루할은 카르페의 말에 피식 웃어 버렸다. 그 부분에 대해선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아, 물론 그만큼 저를 믿어 주신단 의미일 테니까 당연히 기쁘긴 한데, 그래도 조심하시는 편이…….”
“뭔 소리야? 몇 번이나 봤다고 내가 널 그만큼 믿겠냐? 그냥 이방인들 중에서 가장 싹수가 있는 편이고 배후령과 연관도 없어 보이니까 그런 거지.”
“……네?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냥 딱 느껴지던데? 다른 이방인들과 달리 너한테선 배후령의 가호가 전혀 없어. 어디 보자, 그나마 묻어 있는 건…… 도박 느낌도 조금 나고 망치…… 응? 뭐야? 광부 느낌도 살짝 있네. 죄다 고대신 계열뿐이구만 뭘.”
루할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렇게 말했다.
……눈에 무슨 신위 감지기라도 달아 뒀나. 그걸 어떻게 전부 잡을 수 있는 거지.
조금 더 카르페를 살펴보던 루할은 이제 볼 것도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인가? 적어도 내 눈에는 배후령과 관련된 요소는 안 보이는군. 아니, 진짜 자세히 보면 이상한 잡귀 같은 게 옆에 있는 것 같긴 한데, 그게 배후령은 아닐 거 아니야?”
“……그게 배후령이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하. 제법 재밌는 농담이었어. 그게 배후령이면 지나가던 파리도 새지.”
-……이 새끼 아무리 생각해도 알고 이러는 거 같은데? 야! 너, 나 보이지! 솔직히 말해. 새꺄!
루할의 눈앞에서 파리 하나가 앵앵거렸으나 안타깝게도 루할은 그 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말이 계속 길어지는군. 그래서 할 거야? 말 거야? 네가 안 된다면 다른 쪽을 알아보는 수밖에.”
“당연히 해야죠.”
고민할 것도 없었다.
카르페는 직업 설정상, 반드시 배후령 쪽과 적대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그런 상황에서 성신교를 아군으로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다.
띠링.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성신과의 호감도가 소폭 증가합니다. 성신교와의 관계도가 소폭 증가합니다.]“흐. 그래. 잘 생각했다. 내 입으로 말하기엔 좀 그렇지만, 우리 애들이 보상은 또 확실해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뭘 하면 되는 건가요?”
‘배후령과 악마가 작당하고 뭔가를 꾸미려 한다!’라고 해 봤자, 사막에서 바늘 찾기 수준의 이야기였다.
카르페가 그 부분을 지적하자 루할이 멋쩍게 웃었다.
“사실, 그 부분이 애매하단 말이지. 나도 그 둘 사이에 뭔가가 오갔다는 것만 알지,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서…….”
“…….”
진짜 맨땅에 헤딩하라는 소리였구나.
“뭐, 적당히 배후령과 관련된 뭔가를 캐다 보면 정보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후우. 너무 대충이긴 한데…… 알겠습니다. 관련 정보가 있으면 최대한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래. 당장 급한 건 아니니까.”
“끄응. 그럼 다시 마계로 가서 정보를 찾아봐야 하나.”
“아, 그럴 필요는 없을 거야. 이번에는 대륙에서 뭔가를 꾸미고 있는 모양이니까.”
“오. 그래요? 그럼 그나마 낫네요.”
아무래도 정보가 덜한 마계보다는 천마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대륙 쪽이 훨씬 편했다.
“아무튼 조만간 배후령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거다. 놈들을 가두고 있던 정체불명의 봉인이 많이 부서졌…….”
그 순간이었다.
드드드드드.
“어, 지진?”
“……아니, 일반적인 지진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는 루할의 얼굴이 드물게 진지했다.
-이건…… 드디어 왔나. 이번 회차는 살짝 늦었군.
‘응? 형도 이 지진을 알아요?’
-잘 알지. 내가 널 처음 만났을 쯤에 지나가듯이 한번 말한 적 있었는데.
‘무슨 말이요?’
-메인 시나리오.
“아!”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천마가 그것에 관해 말했던 적이 있었다.
라세가 오픈하고부터 약 1년이 지난 시점.
이렇다 할 메인 퀘스트가 존재하지 않았던 라스트 세이비어에 ‘메인 시나리오’라는 게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등장 시기가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니야. 메인 시나리오 등장은 매 회차 마다 조금씩 달랐으니까.
하지만 정확한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라세가 오픈한 지 1년이 넘은 시점에서 발생한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악마 대침공’ 이벤트가 끝난 이후라는 것이다.
-원래라면 좀 더 일찍 발생했어야 했는데 이제야 떴군.
‘메인 시나리오가 뭔데요?’
-일단 밖으로 나가 봐. 그편이 설명이 쉬울 테니.
카르페는 천마에 말에 루할에게 양해를 구한 후, 신전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거기에서 보았다.
“……이게 뭐야?”
지상과 하늘을 잇는 거대한 빛의 기둥. 대륙 곳곳에 그러한 빛의 기둥이 생성되어 지진을 발생시키고 있었다.
유저들 또한 처음 목격하는 상황에 당황하며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이, 이게 뭐야?”
“설마 새로운 이벤트?”
“아, 이벤트는 당연히 환영이지! 이번엔 뭐냐!”
그런 유저들의 말에 반응한 것처럼 그 즉시 전 유저를 대상으로 알림창이 등장했다.
띠링.
[안녕하세요. R.A.S.E입니다. 플레이어 여러분. 먼저, 당사의 게임을 즐겨 주셔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현시점으로 플레이어분들의 ‘적응기’가 끝났다고 판단하여 ‘메인 스트림’이 오픈됩니다.]파아앗!
그리고 빛의 기둥이 점차 강력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플레이어의 동반자였지만, 미지의 존재였던 배후령.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악의 존재’에 의해 봉인된 ‘배후령의 본체’를 찾으십시오. 그들의 비밀을 손에 넣는 자가 라스트 세이비어의 진정한 구원자가 될 것입니다.] [당신들의 동반자를 당신의 손으로 구해 주시길.] [지금부터 배후령들이 봉인된 미지의 섬 ‘라우롤리아’가 오픈됩니다!]모든 유저가 찾아 헤맸던 메인 시나리오의 시작.
배후령의 진체를 찾아 나서는 대여정의 서막.
또한 천마가 그토록 도달하고 싶어 했지만 끝내 도달할 수 없었던 바로 그 길.
그리고…….
“……하.”
모든 사람들의 새로운 시나리오에 정신이 팔린 사이, 카르페의 눈앞으로 그에게만 등장한 알림창이 있었다.
띠링.
[당신은 배후령들의 대척점에 선 존재입니다.] [배후령들의 진정한 정체를 알고 있는 당신. 그들은 당신을 멸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배후령들의 힘을 받은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그들의 편에 서서 ‘악의 존재’인 당신을 적대할 것입니다.] [어떠한 것이 진실인지는 오직 승자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모든 난관을 이겨 내고 진실에 도달할 수 있기를. 당신의 플레이를 응원합니다.]그리고 카르페 VS 라세 전 유저라는 구도가 본격적으로 성립하는 순간이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http://novelagit.xy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