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168
제167화
온몸이 시커먼 존재.
그것뿐만이 아니라 간수는 이목구비 중 눈과 코, 귀가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다.
괴이하고 수상했다.
강설은 일단 간수와의 거리가 꽤 멀었기에 안전하다고 판단한 후, 현 상황에 대한 정보부터 확인했다.
모험 22-2. ‘잡히면 죽는다’
알카트론의 또 다른 위험 요소, 간수가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탄생했고 그 진정한 정체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들이 꽤 성가신 존재일 게 분명하다는 것. 현재로서는 그것만을 유념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까진,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습니다.
목표 : 생존하기.
주의, 이 모험은 매우 위험합니다.
주의, 이 모험은 시시각각 상황이 변화합니다.
주의, 이 모험은 대장정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남은 시간 「11 : 55」
‘처음보다 시간이 줄어들었고… 그래도 처음보다는 명확해서 좋네.’
“끼이이이이….”
간수가 두리번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요는, 저 간수를 피해서 층을 내려가라는 말이지?’
강설이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굳이 왜 피해야 하는 거지? 간수라고 해봐야 이곳의 죄수들이랑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끼이이이이!”
팟-!
그때, 간수가 뭔가를 발견하고 그쪽을 향해 뛰어갔다.
‘빨라!’
굼벵이나 다름없는 몸놀림으로 까딱거리기만 하던 간수는 목표를 포착하자 표범처럼 날쌔게 쇄도했다.
강설과는 정반대 방향이었다.
키이이!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은 죄수가 간수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
“끼아아아!”
키이이이이이이!
죄수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했으나 간수가 그보다 빨랐다.
툭.
아주 사소한 접촉. 간수의 긴 팔이 죄수의 몸에 닿았다.
우직…
우지지직…
죄수의 머리가 울룩불룩해지더니.
퍼어엉-!
그대로 터져버렸다.
‘…저게 뭐야?’
[상급 간파가 발동합니다.]
[숨겨진 간수의 정보를 파악합니다.]
[잡히면 죽는다의 새로운 정보를 획득했습니다.]
강설의 선지안이 간수의 정보를 읽어 들였다.
[상층 : 간수]
등급 : 희귀
추정 레벨 : 알 수 없음.
알카트론의 특수한 마법이 작용하고 있는 생명체. 마법이 해제되지 않는 이상 무적이나 다름없다. 특히, 알카트론의 죄수를 상대할 때 그 힘이 극대화된다.
기본 능력 : 없음.
특수 능력 : [알카트론 : 물리 피해 저항], [알카트론 : 원소 피해 저항], [죄 지은 자의 낙인], [낙인 불태우기]
‘뭐 이딴 괴물이 다 있어?’
강설은 간수에게 섣불리 덤벼들지 않았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토리를 쳐다보았다.
토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흉악한 상층의 죄수들을 다뤄야 하니까, 간수는 그것보다 위험해야 하지 않겠어?”
“평소에도 간수가 돌아다닙니까?”
“아니, 나도 어쩌다 본 거라… 아무튼 절대로 충돌하면 안 돼. 적어도 알카트론 상층부에서 놈들은 무적이야.”
“상층부라니? 하층부에는 간수가 없습니까?”
“응. 근데 아마 있었어도 소용없을 거야.”
“어째서죠?”
“죄수들이 간수보다 강하니까.”
“…….”
강설은 놀란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하층부는 죄수들이 급격하게 강해지는 건가?’
“그건 그렇고… 아무래도 이 일을 꾸민 자는 알카트론의 심층부에 접근하는 데 성공한 것 같은데?”
“심층부라니요?”
“제어실 말이야. 간수들까지 그의 의도에 따르는 걸 보면. 뭐, 인형이나 마찬가지인 존재들이라지만 그걸 꼭두각시처럼 다루는 건 그렇지 않고서야 불가능하니까.”
“알카트론에서 탈출하는 건 불가능한 겁니까?”
“잘 모르지만 아마도? 제어 권한을 얻었는데 출입구를 봉쇄하지 않았다면 말이 되지 않잖아?”
강설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생각을 떠올렸다.
‘마엘과 차멜리가 무사해야 할 텐데.’
방금까지 함께 있던 이들이 혹여나 간수를 맞상대하는 건 아닐지.
‘어쩔 수 없지. 여기까지 들어온 이상 자기 목숨은 자기가 챙겨야 하니까.’
이제, 물어볼 만한 것은 끝이 났고 나머지는 직접 알아봐야 하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간수의 세부 정보 같은 것이나 아래층으로 향하는 길 등.
‘좋아, 그럼 어디….’
휘리릭-!
강설이 고안해낸 방법은 피조물이었다.
적당한 크기의 까마귀를 만들어내고, 그 까마귀를 사방으로 흩어놓는 것.
‘이러면 간수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편하고 말이지.’
까아악…
푸드드득…
여섯 마리의 까마귀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보인다.’
모두가 명확한 시야를 가지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고 까마귀들의 시야는 그 어둠 속에서 흐릿한 윤곽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설이 선지안을 발동하는 순간.
화아아악…
꽤 넓은 범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게 되었다.
‘지속 시간도 짧고 정신적인 피로도 심하니 24시간 유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엄청난 수확이다.’
강설은 이제 더듬이라도 생긴 것처럼 주변을 탐색하며 다닐 수 있었다.
“끼이익….”
까마귀의 근처로 간수가 보였다.
‘어디, 좀 알아내 볼까?’
까아악…
까마귀 한 마리가 빙글 돌며 간수의 주위를 맴돌았다.
10M 거리.
‘조금 더 가까이….’
7M 거리.
스르륵…
5M 거리.
팟-!
간수가 까마귀를 낚아챘다.
뿌직…
강설은 강제로 까마귀를 소환 해제했다.
“끼이이?”
간수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잠시 당황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아까의 멍청한 듯 보이는 행동으로 되돌아갔다.
‘5M 안짝으로 다가가면 간수에게 발각된다. 그것만 조심하면 되겠군.’
그리고 되도록 다른 죄수들과 충돌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혹시라도 간수의 주의를 끌면 안 되니까.
‘이거… 마주치는 게 동료일 확률이 꽤나 낮은데….’
이러면 동료보다 간수나 죄수를 마주칠 확률이 더욱 높은 상황.
‘차라리 한시라도 빨리 내려가서 합류하자.’
목표는 정해졌으니, 강설은 계속해서 탐색을 시작했다.
“호… 이런 재주도 있었어?”
“이것저것 할 줄은 압니다.”
“대단하네….”
까마귀로 사방을 감시하며 움직이니 적들과 마주할 일은 없었다.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동료는 마주치지 못했다.
‘빠르게 내려간 건가?’
그러나 그건 강설의 희망 사항이었을 뿐, 동료로 보이는 자들의 시체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강설은 시체들을 일일이 확인하며 아는 인원이 있는지 점검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시체는 전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찌릿…
전방의 까마귀 근처에서 바람이 통하는 게 느껴졌다.
‘설마, 저기가 내려가는 계단인가?’
그런데 강설이 마침내 아래층으로 향하는 입구를 발견했다고 좋아하는 순간, 까마귀를 누군가가 낚아챘다.
‘…뭐지?’
까마귀를 움켜쥐고 관찰하는 누군가.
‘죄수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죄수와는 뭔가가 달랐다.
사람이었다.
입을 꿰매 음성은 들을 수 없었지만,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까마귀의 선지안이 죄수의 정보를 읽어 들이려는 찰나.
뿌직…
“으윽….”
죄수의 손에 붙잡힌 까마귀가 터져나갔다.
강설은 재빨리 까마귀가 죽은 장소로 달려갔다.
“…찾았다.”
과연 이곳이 아래층으로 향하는 길목인지 죄수 한 명이 거들먹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네.’
주위를 둘러봐도 살아있는 건 죄수 한 명.
‘…….’
나머지는 온통 시체였다.
‘이자가 두 번째 위치 변경 이후 올라와서 마주치는 원정대를 학살한 건가?’
[2층 : 인형사 후메르]
등급 : 영웅
추정 레벨 : 31 – 35
알카트론에 잠들어 있던 강력한 죄수.
그가 다루는 인형들은 생전보다 강력한 신체 능력을 가진다.
기본 능력 : [꼭두각시 2], [살점 꿰매기 1], [기워 붙이기 3], [강제된 춤 2], [분리불안 4], [내장폭발 5]
특수 능력 : [의식 일체 2]
입을 꿰맨 남자는 괴상한 표정을 지으며 꼭두각시를 일으켰다.
[인형사 후메르가 꼭두각시를 사용합니다.]
[그에게 속박당한 이들이 그의 뜻대로 움직입니다.]
[꼭두각시는 강력한 신체 능력을 가집니다.]
“그으으으….”
“으으으아….”
방금까지 널브러져 있던 시체들이 남자의 손짓에 벌떡 일어섰다.
“…….”
강설은 그중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 다, 당신. 프래넌 님의 제자분… 맞으십니까? 접니다, 요란!
분명, 얼마 전까지 함께 있던 요란이었다.
불행히도 강설보다 먼저 2층으로 향하는 입구를 발견한 모양이었다.
요란의 껍질을 뒤집어쓴 꼭두각시가 말했다.
“죽… 여줘….”
강설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토리가 경고했다.
“이 녀석… 인형사잖아? 조심해! 놈은….”
후우우웅…
휘리릭-!
휘릭-!
강설의 양손에서 검은 기운이 튀어나와 쌍둥이 기사로 뒤바뀌었다. 카렌과 카루나 또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검을 뽑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스릉-!
스릉!
검이 수차례 매우 빠른 속도로 휘둘러지고.
사사삭-!
푸화아아아악!
꼭두각시들이 모조리 육편이 되어 나부꼈다.
당황한 후메르가 뒷걸음질 치며 손을 앞으로 내뻗으려 했다.
휘익…
서걱-!
후메르의 손은 카루나의 검에 그대로 양단되었다. 그리고 무방비가 된 후메르는 이어지는 카렌의 검을 피할 수 없었다.
서걱-!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한 채로 후메르는 머리와 몸이 분리되었다.
그야말로 순살(瞬殺).
눈 깜짝할 사이에 영웅 등급의 2층 죄수가 목숨을 잃었다.
후메르의 죽음에 토리가 당황했다.
“어… 어라? 후메르가 이렇게 약했나? 아닌데… 그보다 너 소환사였어?”
“…….”
“왜 이렇게 화가 났… 아! 저 친구. 아까 마주쳤던 사람이었지. 안됐네. 하필 재수 없게도 2층의 죄수를 만나다니….”
토리가 강설을 위로했다.
강설에게 선택지가 떠올랐다.
[알카트론의 아래층 입구를 발견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1. 내려간다.
2. 내려가지 않는다.
……
단 2개의 선택지.
강설은 천천히 아래층으로 향했다.
* * *
알카트론 지하 2층.
이곳에도 간수는 있었다.
강설은 이전보다 줄어든 숫자의 까마귀를 대동하고 2층을 탐색했다.
죄수들은 모두 영웅 등급 이상의 괴물들.
물론, 지금의 강설에겐 상대하기 그다지 어려울 것 없는 상대였지만, 혹여라도 간수를 끌어들일 수 있었기에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팟-!
까마귀 중 한 마리가 누군가에게 또 붙잡혔다.
– 아 까마귀 맨날 붙잡히냐고 ㅋㅋㅋ
– 이쯤 되면 까마귀 쪽에서도 노조가 출범해야 하지 않나?
– ??? : 저희 노동자의 권익을 최우선적으로…
– ??? : 소환사와 상생의 노사관계…
‘또 뭐지?’
이번 상대는 그나마 까마귀를 곧바로 터트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게 강설의 아군이었으니까.
까마귀를 붙잡은 자는 마엘이었다.
“쉬… 스노우맨 님? 역시 무사하셨군요. 이 근처에 계신 겁니까?”
강설은 까마귀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리고는 다른 까마귀들을 회수하고 곧바로 마엘에게 달려갔다.
“휴우… 걱정했습니다. 간수인지 뭔지가 설쳐대는 통에….”
“교구장님은 보셨습니까?”
“아직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걱정이긴 하군요. 그보다 이곳, 지하 2층의 괴물들을 상대해보셨습니까?”
“예.”
“사람…이더군요. 어쩌면 이 알카트론은 인간이 만든 시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높겠죠.”
“원정대 대부분이 이번 사태로 인해 목숨을 잃을 겁니다. 서둘러, 이 원흉을 해결하는 게 좋겠군요.”
강설이 고개를 끄덕이고 마엘과 정보를 교환했다. 사실상 마엘이 알고 있는 부분은 강설이 아는 부분에 비해 보잘것없었다.
그 때문인지 강설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마엘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오오… 고대의 감옥이란 제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졌군요! 아마 이 알카트론은 인간이 세운 건축물이 맞을 거고 모종의 이유로 버려지거나… 잊힌 것 같습니다. 한데, 질 나쁜 장난이군요. 우리 모두의 생명이 어떤 이의 의도에 의해 좌우된다니….”
“아무래도 이를 해결하려면….”
“천칭은 나중입니다. 우선 알카트론의 제어실을 찾거나 혹은….”
마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의 원흉 자체를 죽이거나.”
“좋습니다.”
“그러려면 일단은…”
쿠궁…
“아니겠죠?”
“제발… 아니었으면 하는데….”
쿠구궁…
강설과 마엘이 미간을 찌푸리며 또다시 찾아올 공간 이동에 대비했다.
끔뻑.
끔뻑끔뻑.
“어라? 멀쩡하군요.”
“후… 공간 이동은 아니었나 봅니다.”
등불 속의 비탄이 그들을 비웃었다.
【풉… 너희들의 겁먹은 모습 잘 봤다.】
“…….”
【불안에 떠는 모습이 볼만하더군.】
그때.
콰지직…
“…어?”
“어어?”
콰지지지직…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그들이 디딘 바닥에 금이 쩍쩍 가며 붕괴했다. 특히, 강설이 선 곳은 사방이 무너져 내려 탈출할 틈도 없었다.
“손! 스노우맨!”
“제길….”
마엘이 곧장 자리에서 벗어나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비탄은 떨어지며 울부짖었다.
【으아아아아아!】
비탄과 강설은 그렇게 추락했다.
휘릭-!
강설이 할 수 있는 것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밤까마귀 형상을 취하는 게 고작이었다.
[숨겨진 모험 ‘알카트론 대붕괴’가 발동합니다.]
털썩…
“크으으으윽….”
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강설.
그가 등불을 흔들어 보았으나 비탄은 반응이 없었다.
아마도 기절한 것 같았다.
강설이 머리를 흔들며 대자로 뻗었던 몸을 일으켰다.
“크윽… 여기가… 어디지?”
– 3연벙 실화냐…
– 하다하다 붕괴까지 시켜버리네 ㅋㅋ
헥헥…
헥헥헥…
“개?”
어디선가 개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헥헥…
정말, 개였다.
거무튀튀한 개가 강설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강설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본능대로 개를 쓰다듬었다.
슥… 슥…
“어디까지 추락한 거지?”
개는 할짝거리며 강설의 손을 핥았다.
그는 품을 뒤적거려 마물의 고기로 만든 육포를 건넸다.
찹찹…
“잘 먹네…. 음?”
강설은 지금 심히 당혹스러웠다.
키이이이…
‘빌어먹을! 간수다! 붕괴에 휩쓸린 건가?’
그의 바로 옆에서 간수가 몸을 힘겹게 일으키고 있었다. 아마 강설이 추락할 때 근처를 거닐던 간수도 휩쓸린 것 같았다.
‘어떡하지? 일단….’
그때, 강설이 방금까지 쓰다듬던 개가 돌변했다.
크르르르…
“위험해!”
강설은 분명히 개에게 한 말이었다.
간수에게 덤벼들면 1층의 죄수처럼 터져버릴 테니까.
한데.
으직! 으지직!
간수의 목줄기가 뜯겨나갔다.
“…뭐?”
간수의 피를 맛본 개가 으르렁거렸다.
크르르…
개의 눈빛이 흉포해지며 덩치가 점차 커져만 갔다.
그 덩치가 인간보다도, 쟈마드보다도 커졌을 때 강설의 선지안이 발동했다.
키이잉-
[경이로운 발견! 신비로운 생명체를 발견합니다.]
방금까지 육포를 건네주던 개에게,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강설은 선지안이 파악한 정보를 읽었다.
“초월… 등급? 거기다….”
크르르르…
컹!
컹!
“4층? 여기가 지하 4층이라고?”
강설은 지금, 공교롭게도 알카트론 붕괴의 여파로 알카트론의 지하 4층에 떨어졌다.
그를 구해줄 동료는 아직도 지하 2층에 있을 것이다.
간수가 살해당한 모습에 충격을 받은 강설은, 일전 토리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 상층부라니? 하층부에는 간수가 없습니까?
– 응. 근데 아마 있었어도 소용없을 거야.
– 어째서죠?
– 죄수들이 간수보다 강하니까.
크르르…
검은 개가 강설을 노리고 서서히 다가왔다.
저 덩치는 육포를 먹고 만족할 만한 덩치가 아니었다. 육포째로 강설을 집어삼킨다면 모를까.
‘제길… 이렇게 된 이상… 아껴서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
스윽…
일촉즉발의 순간, 강설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일전 광기 상점에서 쟈넷에게 구매한 물건이었다.
[애증 사슴의 향 주머니를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