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169)
* * *
“호오….”
감탄하는 미야.
방금 전까지 아이작은 머릿속으로 아직 익숙지 않은 6성급 마법진을 계산해내고 있었다. 그의 등 뒤로 전개된 연푸른빛 마법진의 형태를 보고서, 미야는 그것이 6성급 얼음 원소 마법 [엄동의 파란]임을 알아챘다.
곧, 아이작이 전개한 마법진이 강렬한 빛을 뿜어냈다.
차라라라락!!!
아이작을 기점으로, 차가운 냉기가 사방팔방 격렬하게 뻗어 나갔다.
미야는 여유롭게 화염 마법진을 전개하고는 주위로 화염을 퍼뜨려 아이작의 냉기에 대항했다.
화염 마법과 얼음 마법의 승부는 온도와 기세로 결정된다. 압도적으로 뜨거운가, 압도적으로 차가운가.
대체로 화염이 우세한 편이나, 실력차가 지나치게 크지 않다면 나타나는 결과는.
차아아악!!
콰아아앙!!
수증기 폭발.
퍼져 나가는 수증기. 얼음장으로 변해 버린 대련장 위, 양쪽의 시야가 차단되었다.
미야는 아이작의 마력을 감지하고 추적해 마법을 시전할 준비를 마쳤으나.
“……!”
그 생각을 마치자마자 어느새 아이작은 수증기를 뚫고 미야의 코앞까지 도달한 채였다.
아이작의 전투법을 처음 겪는 미야로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믿을 수 없는 신체 능력이었다.
즉, 미야가 상대이기에 아이작은 그런 전술을 선택한 것이었다.
만약 상대가 아이작의 전투법을 잘 아는 트리스탄 같은 자였다면 미야처럼 쉽게 당황하지 않았을 터.
그 잠깐의 방심이 미야를 몰아넣었다.
퍼억!!
“끅!”
어느새 [바위 갑주]를 씌운 아이작의 주먹이 미야의 얼굴을 파고들었다.
콰직, 하고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아이작의 바위 주먹은 미야의 [기초 보호 마법]조차 뚫어 버리는 위력을 자랑했다.
미야의 몸이 공처럼 뒤로 날아들었다. 입과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고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빨리 아래쪽으로 화염을 폭발적으로 퍼부어 몸을 붕 띄우고선 자세를 고쳐 잡았다.
“이 버러지 새끼가!!!”
격노하는 미야. 단숨에 3개의 마법진을 전개한다.
그리 화염을 퍼부어 아이작을 불태우려는 때, 돌연 날아오고 있는 그의 교복 재킷이 미야의 시야에 들어왔다.
저딴 것으로 시야를 가리고 공격을 퍼부을 셈인가. 절로 조소가 튀어나올 만큼 얄팍한 수였다.
고작 1초. 아니, 1초조차 되지 않는 시간. 미야의 시야가 잠시 가려지고.
그 너머로, 미야는 부채를 휘두르며 3성급 마법 [화염구]를 발사했다.
단숨에 시전한 것 치고는 크기가 매우 크고 마력 밀도도 높았으나.
퍼어엉!
어느새 아이작은 미야의 시야에서 벗어난 뒤였다.
“어디 갔…?!”
그 순간.
떨어지던 아이작의 교복 재킷이 연푸른빛을 발했다.
그 속에 숨어 있던 무언가가 발동된 것이었다.
기이한 압박감. 독특한 마력 구조를 지닌 무언가가 아이작의 교복 재킷 속에 숨어있음을 미야는 알아챘다.
미야의 두 눈이 부릅 떠졌다.
아이작이 교복 재킷을 던졌던 건, 그 속에 있는 무언가를 써먹기 위함이라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으니.
저장되어 있던 얼음 마력이 폭발했다.
콰아아아아아!!!
5성급 얼음 원소 마법 [빙결 폭발].
교복 재킷 안주머니에 들어 있던 재해의 검집이 위력적인 얼음 폭발을 쏟아냈다.
“끄헉!!”
미야의 내장이 그 얼음 마력의 폭발로 박살 나고, 쇄도하는 빙결이 그녀의 몸체를 파고들었다.
미야는 피를 토하면서도 다급히 화염 마법을 휘둘러, 빙결하는 마법을 전부 태워 버렸다. 그녀의 진심 어린 화염 마법은 그 온도도, 위력도 처음 사용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으니.
사정을 알 수 없었다. 교복 재킷에 뭐가 들어있었던 것일까.
그 사실을 추론하기 전에, 참을 수 없는 짜증이 치솟았다. 미야는 속이 뒤틀리는 듯한 분노를 느꼈다.
마력의 밀도와 양, 마법의 위력. 전부 자신이 저 버러지 같은 청은발 선배보다 우위일 텐데.
‘어째서 내가… 밀리고 있는데…?’
…당연했다.
전투 경험의 차이가 극명했으니.
매일 죽어라 단련하며, 대련하며, 목숨을 건 전투도 서슴지 않아왔던 아이작은 미야보다도 전투 경험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신체 능력까지도 우월하므로, 아이작의 변칙적인 전투법을 미야가 대비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아이작이 단순한 마법사처럼 싸울 거라 여겼던 것이 크나큰 착각이었음을, 그제야 미야는 깨달을 수 있었다.
“마…!!”
미야는 구미호의 이름을 외치려 했다. 구미호의 힘을 쓰려는 때였다.
자존심이고 뭐고 던져 버리고 일단 아이작을 불태우고 싶었다.
구미호의 힘만 쓴다면, 저딴 졸렬한 전투를 펼치는 아이작이 더는 손을 쓰지 못할 테니까.
그렇게, 미야가 구미호의 힘을 쓰기 위한 소환 술식을 계산할 때.
휙!
단숨에 아이작이 미야의 시야에 들어왔다. 어느새 그녀 옆을 파고든 것.
미야의 몸은 아직도 지면에 닿기 전이었다. 즉, 무서운 속도로 미야를 따라잡은 것이었다.
깜짝 놀라 두 눈을 휘둥그레 뜨는 미야. 도대체 어떻게 돼 먹은 속도란 말인가.
미야는 다급히 몸을 보호하기 위해 4성급 방어 마법, [염벽]을 전개해 농후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화염을 온몸에 휘감았고.
동시에 아이작을 향해 화염을 쏟아부으려 했다.
그때는 이미, 아이작이 코앞에서 바위 마력이 깃든 얼음 벽, [화석빙]을 끌어올리고 있는 때였다.
“……!!”
타이밍을 미루어 보건대, 아이작은 미야의 공격을 읽고 [화석빙]을 쓴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화석빙]을 쓰면서 다가온 것이 분명했다.
미야의 화염은 아이작의 [화석빙]을 단숨에 녹이지 못했고.
그제야 미야는 머리 위에 전개되어 있던 마법진을 알아챘다. 그 마법진 아래로는 연푸른빛 광채를 발하는 구체형 마력 덩어리가 튀어나온 채였다.
이 대련에서.
아이작은 찰나의 순간, 순간을 모두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었다.
마치 미야는 처음부터 아이작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던 것 같은 혐오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마치 행동을 유도당하는 것 같았으니까.
지금의 방어로는 저 얼음 원소 마법을 막아낼 수 없으리라.
단숨에 연푸른빛 구체가 빙결과 마력을 쏟아냈다.
「서리혁작 (얼음 속성, ★6)」 화아아아악!!
6성급 얼음 원소 마법 [서리혁작]은 대량의 얼음 마력으로 똘똘 뭉친 구체를 내보내고, 그것을 터뜨리는 마법이었다.
금방이라도 실명할 것처럼 엄청난 섬광이 일었다.
반사적으로 눈을 훅 감아 버린 때.
높은 마력 밀도를 가진 수많은 얼음 송곳이 미야의 화염을 뚫고 나가 그녀의 몸을 푹푹 꿰뚫었고.
그녀의 몸체 군데군데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끄아악!!”
미야는 목청이 터져라 비명을 내지르며 지면에 쿵 떨어졌다.
아이작은 잽싸게 그녀의 검은 머리채를 낚아챘다.
너덜너덜해진 미야의 몸.
아이작의 남은 손은 미야의 복부로 향했다.
“이렇게, 였지?”
콰아아아!!
“꺼헉!!”
이미 부서져 버린 미야의 복부를 향해, 아이작은 연신 적당한 위력의 [빙결 폭발]을 퍼부었다.
콰아아!
“그거 아냐?”
“끄학!”
콰아아!
“화이트는, 너랑 친구가 되려고 했던 거.”
“그, 그만…!”
콰아아!
“너희가 무슨 대화를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으, 하….”
콰아아!
“너랑 친해지려고 했던 애한테… 무슨 취급이냐, 넌.”
“아악….”
어느새 대련장을 메워 버린 이류 안개 속에서 미야의 복부가 터져 나가고 얼어붙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끔찍한 고통이 미야의 머릿속을 난잡하게 휘저었다.
연신 사고의 흐름이 끊기고 날아가 버리니, 도저히 화염 마법진 전개식도, 사역마 소환식도 온전히 계산할 수 없었다.
아이작에게 머리채까지 쥐여진 탓에, [빙결 폭발]이 시전될 때마다 그녀의 몸은 진자 운동처럼 들썩이길 반복할 뿐이었다.
차가운 냉기와 살을 찢는 고통이 미야의 전신을 난자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어떻게든 아이작을 괴롭히고 싶었다.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그녀는 끌끌대며 웃어댔다. 아이작은 [빙결 폭발]을 멈추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이, 버러지, 새끼가…! 날 이렇게…! 내 나라 호란이…,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콰아아!!
“꺼헉!!”
재차 [빙결 폭발]을 날리자, 미야의 눈이 뒤로 뒤집혔다. 피 눈물을 흘리며 충혈된 눈. 피로 얼룩진 몸. 마치 이전 대련 때 화이트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아이작은 서리처럼 냉담할 뿐이었다.
방금 미야는 아카데미에서 벌어진 일은 아카데미에서 끝내야 한다는 불문율을 어겼다. 그 추악한 언행에 아이작은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미야가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아이작은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지면에 처박았다.
쿠웅!
“호란이든 뭐든, 와보든가.”
그대로 아이작은 6성급 얼음 원소 마법, [엄동의 파란]을 발동했다.
차라라라라락!!!
강력한 냉기가 퍼져나가 단숨에 이류 안개를 몰아내고.
동상과 동렬, 관통상 따위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버린 무녀를 꽁꽁 얼려 버렸다.
충격적인 광경.
대련장을 메우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이트의 처지가 안쓰럽더라도 미야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지금 눈앞에 펼쳐진 결말은 그들의 예상을 한참이나 웃도는 것이었다.
클로버 팔라딘은 재밌다는 듯 흥분하며 씨익 웃었다.
시엘과 마테오, 잭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고요만이 감도는 대련장.
아이작은 냉소적인 적색 눈동자로 자신의 밑에 깔린 미야를 싸늘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아.”
그의 숨결이 새하얀 냉기가 되어 한풍에 흩날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