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
1
001. 튜토리얼 탑의 고인물(1)
튜토리얼 탑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전 세계가 갑작스레 나타난 몬스터들에 의해 뜨거운 열병을 앓고 있을 때 생긴 일종의 ‘튜토리얼 던전’이었다.
튜토리얼 탑이라 불리는 그곳에서는 일정한 주기마다 전 세계의 사람 중 일부를 튜토리얼 탑에 강제로 끌려갔고.
그렇게 해서 탑에 끌려간 사람 중 20% 정도만이 탑에서 빠져나가 몬스터를 잡는 ‘헌터’가 되었다.
탑을 클리어한 헌터가 ‘튜토리얼 탑’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지 12년.
세계는 탑을 빠져나온 헌터로 인해 몬스터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헌터’가 등장함과 함께, 세계는 대격변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크게 바뀌어 나갔다.
등급 중 최하급이라고 불리는 D급 헌터부터 최상급이라고 불리는 S급 헌터까지.
몬스터를 토벌할 수 있는 헌터들은 각 국가의 국력과도 같은 취급을 받게 되었다.
초반에는 헌터가 뭐길래 국력으로 취급되나?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끝없이 나타나는 몬스터와 헌터가 가진 규격 외의 힘은 ‘헌터가 곧 국력이다’라는 유언비어를 농담이 아닌 정설로 만들어 주었고.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자 헌터의 몸값은 자연스레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헌터들은 자신의 몸값을 더더욱 올리고, 또 국가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협회’와 ‘길드’를 설립하며 자연스럽게 시장을 형성했고- 그렇게 세계정세가 흘러감에 따라 헌터는 이미 어엿한 ‘직장’을 넘어서서 ‘대박 직장’과도 같은 취급을 받게 되었다.
물론 헌터가 된다는 것은 언제나 죽음을 앞에 두어야 한다는 걸 뜻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들은 헌터가 되기를 원했다.
헌터가 벌어들이는 돈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으니까.
평범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한 달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
헌터들은 미궁이나 던전을 탐험하는 것만으로 그 정도 돈의 두세 배, 많게는 수십 배도 벌어들일 수 있었다. 그것도 하루아침에.
그런 이들 중에서도 등급이 올라 시민들의 인지도가 높아진 헌터 중에서는 미디어 쪽으로도 진출하는 이들도 생겼고, 그들은 옛날의 아이돌, 연예인 같은 취급을 받으며 떼돈을 벌기도 했다.
그래, 바로 지금 이 순간처럼.
“‘헌터를 알다’의 이해영입니다! 반갑습니다!”
한국의 3개 지상파 중 하나인 MTC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인 ‘헌터를 알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에 있는 대형 길드의 ‘길드장’을 섭외해 일반인들이 헌터에게 궁금한 점이나 헌터의 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라이브 방송이었다.
소재 자체는 헌터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프로그램.
하지만 그런 특별 할 것 없는 프로그램에 ‘길드장’을 섭외하는 것만으로, ‘헌터를 알다’는 저번 주 시청률 35.7%를 찍으며, 인기 방송의 대열에 오른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콘서트장처럼 꾸며져 있는 곳에는 메인 MC인 이해영과 각각 ‘고구려’, ‘아랑’, ‘서울’ 길드의 길드장이 한쪽의 고풍스러운 의자에 앉아 있었고.
곧 이해영이 길드장들을 소개하며 본격적인 방송이 시작되었다.
매끄럽게 진행되는 방송.
이미 4회차나 진행된 방송이라 그런지 메인 MC인 이해영은 자연스러운 톤으로 길드장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런 이해영과 마찬가지로 길드장들은 카메라에 익숙해진 듯 전회차 방송 때보다도 능숙하게 MC의 말을 받아치며 방송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저희 고구려 길드는 이번에 튜토리얼 탑에 들어간 헌터들에게 많은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고구려 길드의 길드장이자 S등급의 헌터인 한석원의 말을 끝으로 이해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카메라를 보며 입을 열었다.
“자, 이것으로 방청객 질문은 끝내도록 하고-”
이해영은 슬쩍 촉박해진 마감시간을 보곤 말을 이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궁금합니다! 인터넷 질문 TOP10!’
중 하나만 질문을 드리고 오늘 방송은 끝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이해영은 그렇게 말하며 곧바로 자신의 손에 잡혀 있는 카드를 향해 시선을 옮겼고.
“자, 지금부터 읽어 드릴 것은 인터넷 TOP10의 질문 중 1위를 차지한 질문입니다. 질문의 내용은-”
곧 질문을 읽어 나갔다.
‘한국에 있는 튜토리얼 탑에는 ‘고인물
‘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그 고인물이 누구인가요?’
라는 질문이네요?”
그녀는 질문을 읽은 뒤 흥미롭다는 듯 눈을 빛내고선 길드장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도 인터넷에서 가끔 ‘고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혹시 길드장님들은 ‘고인물’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그런 이해영의 물음에 대답한 건 고구려 길드장 한석원이었다.
그는 무척이나 간만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와, 최근에도 고인물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보니까 아직도 안 죽고 잘 살아 있나 보네?”
“오, 혹시 한석원 씨는 그 고인물에 대해 알고 계시는 건가요?”
과장되게 톤을 높여 말하는 이해영.
하지만 그녀의 말에 대답한 것은 한석원이 아닌 그 옆에 있는 아랑 길드의 길드장이자 S등급 헌터인 이서연이었다.
“아마 그 사람을 여기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걸요? ‘그’는 저희와 같이 튜토리얼 탑에 떨어진 1회차 헌터니까요.”
“네? 이서인 길드장님이랑 같이요? 잠깐, 그럼 그 고인물이라는 사람은 1회차 헌터라는 소리인가요?”
“네 맞아요.”
“……1회차 헌터가 아직도 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요?”
이해영의 궁금하다는 듯한 말투에 이서연이 대답하려는 찰나.
“아니, 정확히 말하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라 ‘탑에 갇혔다’고 말하는 게 맞죠.”
이서연의 말을 끊으며 들어온 서울 길드의 길드장 ‘김시현’은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를 빛내며 말했고, 이해영은 질문을 이어나갔다.
“갇혔다고요?”
“그는 ‘탑의 저주’에 걸려 있거든요.”
“탑의 저주? 그건 또 뭔가요? 그 말은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인데.”
이해영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앉아 있던 길드장들을 바라봤고, 김시현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사실 저주라고 말하기에는 모호하죠, 그게 무슨 현상인지 모르니까. 다만 한 가지 예상 할 수 있는 건…….”
그는 목을 가다듬고는 말했다.
“그는 다른 헌터처럼 튜토리얼 탑을 클리어해도 다시 튜토리얼 탑의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겁니다.”
“……네?”
김시현의 말에 한순간 멍하니 대답한 이해영은 순간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다 이내 슬쩍 눈치를 보고는 대화를 잇기 시작했다.
“아…… 그러니까 그 ‘고인물’이라는 헌터는 시작의 탑을 클리어해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튜토리얼 탑 1층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인 거죠?”
“맞지.”
“맞네.”
“그렇죠.”
길드장의 일관된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이해영은 순간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목소리 톤을 올려 질문했다.
“그럼 튜토리얼 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그 헌터는 엄청 강하겠네요? 제가 듣기로 헌터는 ‘마력’을 제외한 기본 능력 한계치를 튜토리얼 탑에서 수련하고 나온다고 들었거든요!”
제 말이 맞나요? 라고 질문을 끝맺은 이해영.
“글쎄…. 내 생각에 아마 지금쯤이면 ‘마력’을 제외한 기본 능력은 이미 진즉에 일반적인 헌터의 수준을 넘었을 것 같은데.”
한석원의 말에 그 옆에 앉아 있던 김시현도 말했다.
“저번 튜토리얼 탑에서 나온 헌터 중 우리 길드에 들어온 헌터의 말로는 탑을 하루 안에 클리어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고 하던데요?”
“타, 탑을 하루만에?”
이해영의 버벅임에 이서연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만약 그 사람이 우리가 나가고 나서도 계속 탑을 반복해서 클리어했다고 하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요?”
분명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뜻밖의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치는 길드장들.
이해영은 그런 길드장들의 모습에 잠시 당황하면서도 이내 2분밖에 남지 않은 생방송 타이머를 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혹시 만약 그 ‘고인물’헌터가 빠져나오게 되면 대충 어느 정도 등급이 될까요?”
“음……. 만약 그 녀석이 탑의 저주에서 빠져나와 현대로 오게 된다면……?”
“최소 A등급 아닐까?”
“……S등급일 것 같은데?”
“S등급 같은 A급이 나올 것 같은데? 형…… 아니, 그 사람은 튜토리얼 탑에만 있어서 마력등급이 없을 테니까.”
김시현이 튜토리얼 탑을 빠져나와야만 얻을 수 있는 ‘마력’에 대해 언급하자 한석원과 이서연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네.”
“그래도 탑에 빠져나온 뒤 한 달 정도면 S등급까지는 그냥 올라오지 않을까?”
“……그것도 그렇긴 해. 근데 이렇게 이야기해 봤자 뭐 하냐? 녀석은 나오지 못할 텐데.”
한석원의 말에 묘한 탄식을 터뜨리는 이서연.
새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길드장들을 본 이해영은 이내 생방송 카운터가 30초 이내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깨닫고 멘트를 쳤다.
“네! 요번 주
‘헌터를 알다.’
는 시간 관계상 여기에서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를 기대해 주세요!”
마무리를 짓는 이해영의 멘트.
그렇게 ‘헌터를 알다’ 5회차는 1시간의 생방송을 성공적으로 채우고 종료되었다.
그렇게 생방송이 끝나고 방청객들이 차례대로 이동하기 시작하는 것을 본 길드장들은 각자 자리로 일어나 세트장 뒤에 있는 휴게실로 향했다.
“아직도, 탑을 돌고 있는 걸까?”
휴게실로 가는 도중 들린 이서연의 목소리에 김시현은 대답했다.
“아직도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아직도 탑을 돌고 있는 건 확실하지.”
“만약 오빠가 튜토리얼 탑에서 빠져나온다면 어떨까?”
방송에서와는 다른 어투로 그를 말하는 이서연의 물음에 순간 휴게실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한석원이 발걸음을 멈췄다.
“…글쎄다. 만약 그 녀석이 나온다면… 아마 한국을 독점하고 있는 외국 길드를 조금이라도 압박하는 데에는 더없이 효과적이겠지.”
“그렇겠지?”
“그 녀석은 탑 안에 있을 때도 우리보다 강했으니까 말이야.”
이서연의 긍정에 한석원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고, 그 둘을 바라보고 있던 김시현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렇게 이야기해 봤자 뭐 해, 아까 방송에서도 말했듯이 사람들한테 고인물이라고 알려져 있는 형은 탑 안에서 나오지를 못하는데.”
김시현의 말에 이서연과 한석원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다.
그렇게 ‘헌터를 알다’가 성공적으로 방송된 이후, ‘헌터킬’이라는 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하나의 떡밥이 ‘인기 게시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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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번에 ‘헌 알’에서 마지막에 나온 그 고인물인가 뭔가 하는 놈은 대체 뭐임?
글쓴이: 서연누나넘모조아
오늘 보다가 갑자기 딱 그 이야기로 넘어가니까 길드장들 다들 엄청 묘한 표정 지으면서 대답하던데 그 고인물 이라는 게 대체 누구길래 다들 묘한 표정 짓냐??
그리고 우리 이서연 길드장님이 최소 A~S랭크라고 하던데 무슨 탑 나오자마자 A~S랭크 찍는 건 씹불가능 아니냐?
S랭크면 능력으로 산 하나 정도는 날려 버려야 되는 급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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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32개
ㅁㄴㅇㄹ: 누가 우리 이서연 길드장님이냐 뒤질라고 ㄴ 서연누나넘모조아: 아니 왜 갑자기 지랄이시죠?
윤원아꽃길만걷자: 그러게. 나도 좀 신기 하기는 함. 근데 생각해 보면 1회차가 아직도 튜토리얼 탑에서 썩고 있으면 확실히 S랭크 찍을 수도 있지,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고인물그자체: 나 B급 헌터인데 2년 전에 고인물이 던전 클리어하는거 방 겹쳐서 한번 봤는데 완전 빠요엔 그 자체임. 72층에 웨어울프 3마리 나왔는데 떡춤 추면서 다 잡아버리더라 엌ㅋㅋㅋㅋㅋㅋㅋㄴㅈㄷㅈㄷ: 흠……. 지랄하지 마시죠.
ㄴ DWD: 이건 또 무슨 허언증수듄 엌ㅋㅋㅋㅋㅋㄴ A급헌터: 흠 닥쳐 주십쇼. 2년 만에 B랭크 헌터라니 무슨 한서린 헌터 보는 줄.
ㄴ 또와버렸자너: 허언증이 또 와버렸자너~~ㄴ 허언증을 보면 짖는 개: 월 월월월 으르르르릉 월월월월 월월월 으르르르릉 월월월월 월월월 으르르르릉 월월월월 월월월 으르르르릉 월월월월 월월월 으르르르릉 월월월월 월월월 으르르르!!!!!!
SSS랭크: 나도 본 적 있다. 그 고인물 새끼는 이미 인간이 아님, 내가 1년 전에 던전에서 빠져나왔는데 완전 고인물 그자체임, 1층에서 발차기하면 10층까지 던전 뚫려 버림,
ㄴ ㅈㅈㅈㅂ: 흠좀무
ㄴ 제발: 허언증 제발 좀!!!!
ㄴ 인생무상: 근데 아랑 길드장이 S랭크 급이라니까 좀 강할 것 같기는 한데 시발 니가 말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허언증이 맞는 것 같다.
그렇게 한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헌터킬’에서 고인물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있을 때-튜토리얼 탑 최종 층인 100층에서는.
꽈드드드드득!
“누가 진짜 남자냐! 나야! 내가 존나게 남자! 얼마나 존나? 존나게 존나! 나는 10점 중 12점짜리 남자!”
한 남자가 튜토리얼 탑 100층 보스인 발록의 뚝배기를 맨손으로 깨버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