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82
382화. 관리기관 (2)
51번 탑의 최상층의 저택.
그 안에서 한동안 책을 읽고 있던 티르는 곧 저택의 문이 열리며 들어온 아브와 노아흐를 보며 입을 열었다.
“마법진은 완벽하게 설치된 겐가?”
티르의 물음에 아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덕분에요. 처음에는 조금 애를 먹기는 했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완벽하게 만들어 놓고 왔어요. 지금 당장 마법진을 사용하라고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요.”
아브의 말에 티르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노아흐는 그런 티르의 모습을 보다 입을 열었다.
“그런데, 좀 궁금하기는 하군.”
“무엇이 말인가?”
“자네가 말하기로 관리기관의 수장인 ‘노 네임’은 무척이나 강하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네.”
“문득 마법진을 만들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일세. 과연 아무리 강자라고 해도 과연 이 마법진을 실행할 날이 올까 싶더군.”
노아흐의 말에 티르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내가 이전에도 말해줬네만, 만약 그 남자가 정말로 51번 탑을 박살 내려 한다면 이 51번 탑은 순식간에 재가 되어 사라져 버릴걸세.”
“……정말로 그 정도라는 말인가?”
“나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 성격일세. 이렇게 보여도 이전에는 질서와 정의를 맡던 신이니 말일세.”
티르의 말에 노아흐는 역시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고, 이번에는 그 옆에 있던 아브가 질문했다.
“……가디언이 그 눈동자라는 사람을 만난다면 관리기관을 막을 수 있는 건가요?”
자리에 앉아 있던 아브가 티르를 바라보며 묻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군. 알다시피 나는 김현우가 말한 눈동자에 대해서는 그저 그 존재를 알고만 있을 뿐이니까 말이야.”
-다만.
“그 남자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과연 그 눈동자라는 존재를 만나도 그 남자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지 않군.”
담담하게 중얼거린 티르.
아브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이야기했다.
“……노 네임이 도대체 얼마나 강하길래?”
“강하다…… 강하다라…….”
아브의 말에 중얼거리는 티르.
허나 그는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중얼거림을 멈추고-
“적어도 내가 보기에, 그는 ‘강하다’라는 것으로 재단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군…… 그래도 굳이 표현을 하자면…….”
“그는 그냥 ‘재앙’ 그 자체라고 보는 게, 나는 맞다고 본다네.”
-이내 그렇게 중얼거렸다.
xxxx
김현우는 그 순간까지도 노네임에 대한 정보를 머릿속에서 검색하고 있었다.
물론 그가 노네임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전무하다 봐도 될 정도로 적었으나 지금은 그 적은 정보라도 필요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김현우의 머릿속에 마땅히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분명 노네임과 싸워본 티르에게 그가 강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그가 정확히 어떤 식의 강함을 가지고 있는지 듣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도중.
“……?”
김현우는 자신을 찍어 누르는 압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아니- 아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고.
“근접전이 주특기인 것 같은데. 맞나?”
“!”
김현우는 자신의 오른편에, 남자가 다가왔다는 것을 깨닫고 몸을 뒤로 뺐다.
본능적인 움직임.
몸을 뒤로 내빼며 김현우의 다리가 옆에 나타난 남자를 향해 날아간다.
허나 그대로 허공을 가른 김현우의 다리.
조준은 분명했으나, 남자는 그대로 사라졌다 그의 앞에 나타났다.
“나도 근접전으로 상대해 주지.”
평온한 말투.
그 말이 마치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듯했기에 김현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주먹을 휘둘렀으나, 이번에도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라져 그의 주먹이 목표를 잃게 만들었다.
그리고-
빠악!
“컥!?”
김현우는 그다음 순간, 자신의 시야가 반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후로 느껴지는 것은 등에서 느껴지는 고통스러운 충격.
그러나 그것보다 김현우를 더 놀라게 했던 것은 바로 남자의 속도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시야에 보이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는 그 기감을 느끼기도 전에 남자는 김현우를 공격했다.
“큭!”
김현우는 땅바닥에 몸을 처박기 무섭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직! 파지지직!
그의 주변이 날카로운 방전음과 함께 김현우의 머리가 올라간다.
그러나 그런 김현우의 변화에도 무색하게-
빡!
“끅!?”
김현우는 남자를 볼 수 없었다.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남자의 속도를, 김현우는 전혀 따라잡을 수 없었다.
뒤로 튕겨져 나가는 그의 몸.
반전되는 시야 속에서 김현우는 자세를 잡고 있었던 남자의 모습을 정확히 보았고, 그가 움직인다고 생각한 그 순간.
“흡!”
김현우는 찰나의 순간을 인지했다.
모든 것이 멈춘 것처럼 보이는 찰나의 순간.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에 들어가고 나서야 김현우는 움직이는 남자의 모습을 확인하고,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는 그 찰나의 시간 속에서도 무척이나 빠르게 김현우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으니까.
떨어지고 있는 김현우의 몸.
그것을 타격하기 위해 달려오는 남자.
거리는 한순간에 좁혀졌다.
남자의 주먹이 찰나의 시간 속에서도 유연하고 부드럽게 휘어져 김현우의 얼굴을 노리고, 김현우는 그것을 보며 본능적으로 찰나의 시간 속에서 방어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꽈아앙!
터져나오는 소음과 함께, 찰나를 인지했던 김현우는 다시 한번 하늘을 날았다.
콰가가가강!
그의 신형이 관저의 외벽을 부수고 그 안에 처박혔으나, 김현우는 또 한번 자리에서 일어나 부서진 외벽을 통해 들어오는 남자를 바라봤다.
그는 여전히 평온해 보였다.
변한 모습도 없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말끔한 정장을 입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차이.
“신기하군. 솔직히 막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노네임은 그렇게 말하며 무심한 듯, 허나 조금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김현우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러나, 그런 남자의 웃음을 보며 김현우는 마주 웃을 수 없었다.
억지로 웃는 것조차도 할 수 없었다.
‘……하.’
그냥,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
단 세 번.
세 번이다.
남자와 김현우가 맞부딪힌 게 세 번.
그런데 고작 그 세 번으로 김현우는 너무나도 뼈져리게 깨달았다.
“……괴물새끼.”
눈앞에 서 있는 남자를, 자신은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가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예견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그것은 확정이었다.
또한 단언이었다.
김현우는 눈앞에 서 있는 남자를 이길 수 없다.
으득-
‘아니, 아니야. 침착해라.’
김현우는 이를 악물며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서려는 좌절감과 탈력감을 억지로 밀어내고는 냉정함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노네임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더 이상 공격을 이어나가지 않고 김현우의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상황에 김현우는 작게 감사하며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굴렸다.
‘아직 패배를 확정하기는 이르다.’
노네임은 티르의 말대로…… 아니, 어쩌면 티르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몇 번 부딪힌 것만으로 포기하는 것은 도저히 그의 성미에는 맞지 않았다.
‘분명히 있을 거다. 돌파구가 있을 거야.’
완전무결한 생물은 없다.
또한 완전무결한 필승의 전투법 따위도 없다.
티르의 차원을 찢는 검도 처음에는 답이 없을 것 같았으나 결국 싸움을 통해 그 돌파구를 찾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김현우는 분명 돌파구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담았다.
“…….”
다시금 전투 자세를 잡는 김현우.
그 모습을 보며 노네임은 비소를 지었다.
“마인드 컨트롤이 나쁘지 않군. 역시 그년의 끄나풀다워.”
“…….”
탓-!
“!”
“아무리 패배하더라도 그 흙탕물에서 끝까지 발버둥 치는 게 말이야.”
바로 앞에 나타나며 입을 여는 남자.
김현우는 곧바로 인지를 찰나로 끌어들였다.
다시 한번 모든 것이 느려지는 주변.
그 속에서, 남자만이 움직이고 있었다.
멈춰 있는 김현우의 명치를 후려치기 위해 휘둘러지는 주먹.
김현우는 그 주먹을 피하는 방법으로 에리얼의 능력을 생각했으나 그것을 사용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마찬가지로 다른 방어능력을 사용하는 것도 늦는다.
그렇기에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흡!”
노네임과 마찬가지로 주먹을 내미는 것이었다.
느려진 세상 속에서 일시적으로 마력을 돌린 김현우만이 가속한다.
그 속도는 비등.
남자의 주먹이 김현우의 심장을 노리고, 그와 반대로 김현우의 주먹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그의 턱을 노린다.
그리고-
빠아아아악!
김현우는 남자의 턱을 주먹으로 후려침과 동시에, 명치에 심각할 정도의 통증을 느끼며 날아갔다.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는 시야.
그러나 속 편하게 땅바닥에 처박히기를 기다릴 수는 없기에 그는 풀렸던 인지를 다시 한번 끌여 들였다.
그 속에서 보이는 것은 자신의 턱을 만지작거리며 다가오는 노네임의 모습.
김현우는 다시 한번 찰나의 시간 속에서 가속해 몸을 움직인다.
꽈아아앙!
이번에는 그대로 발을 휘두르는 남자의 발을 맞받아쳤으나, 결과는 이전과 마찬가지.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입을 악물고는 그다음 곧바로 인지를 찰나로 끌어내렸다.
주먹을 맞부딪친다.
발을 휘두른다.
얼굴을 노리고 휘두르는 공격을 막아낸다.
그 순간 순간 가속을 사용해 남자의 공격을 막아낸 김현우는 인지와 가속을 연속해서 사용한 부족용을 느끼면서도 노네임의 허점에 대해서 찾을 수 있었다.
‘단순하다.’
그것은 바로 움직임.
그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간단하고 간결했으나, 그와 동시에 무척이나 단순했다.
기본적인 공격에 신묘한 묘리 같은 것 없었다.
그저 노네임은 무식할 정도로 파괴적인 힘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김현우를 찍어누를 뿐이었다.
빠아아악!
“큭!”
또 한 방.
노네임의 공격을 막아낸 김현우는 욱신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또 한번 인지를 끌어들였다.
그제야 보이는 남자.
모든 풍경이 달라진 곳에서 그는 여전히 똑같았다.
폐허가 되어버린 관저에서 그는 여전히 일직선으로 달려오고 있었고.
부서진 대리석 바닥에서도 그는 여전히 맨 처음과 같이 오른 주먹을 크게 휘두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김현우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집중했다.
지척에 다가온 노네임.
그의 주먹이 이전과 같이 뻗어 온다.
애초에 주먹을 제대로 휘두르고 있다곤 느껴지지 않는, 그저 파괴력과 스피드만 앞세워 뻗은 주먹.
그의 주먹이 김현우의 얼굴을 정확히 노리고 휘둘러지고.
김현우는 주먹이 자신의 눈앞에 도달한 순간-
“흡!”
주먹이 얼굴에 닿는 짧은 간격을 이용해 주먹을 피해냈다.
순간적으로 무너지는 남자의 자세.
가속해서 이미 움직인 신체 덕분에 김현우의 인지는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 몸부림쳤으나 그는 억지로 인지를 이 찰나의 시간 속에 잡아놓고는 몸을 계속해서 가속했다.
뿌드드득!
부하를 이기지 못한 몸이 기괴한 소리를 냈으나, 김현우는 마찬가지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몸을 신경 쓰는 대신-
“뒤져-!!”
-무너지는 남자의 얼굴을 그대로 땅으로 내려찍는 것을 택했다.
꽈아아아아앙!!!!!